안녕하세요 톡커님들..
여기가 시친결인건 알지만 가장 진지하고 좋은 댓글들이 많이 달리는 곳이기도 하고, 또 나이많은 언니들의 조언이 필요해서 용기를 내어 글을 써봐요..
저는 엄마랑 악연입니다.
누군가가 ‘가족중에도 악연은 있다’라고 했다는데 그말이 정말 딱 맞네요
엄마랑 정~말 안맞습니다. 무슨말을 하더라도 서로 이해 못하고 서로 이기적이다 말을 못알아먹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전 세 자매중 유일하게 아버지랑 잘 맞는 편인데 아버지는 이혼하셔서 더 이상 왕래가 없습니다. 결국 아버지가 떠난 후로 지금까지 집에서 왕따입니다.
왕따 되는게 싫어서 어떻게든 엄마랑 맞는척, 다른 자매들이랑 맞는척 해보았는데 정말 너무너무 불편하고 힘들고 미치겠더군요.. 회사에서도 가면, 집에서도 가면, 내 작은 마음 하나 쉴 곳이 없없어 미칠 것 같았어요
엄마는 이상이 높고 품위나 격조, 스펙, 물질적인 것 등을 중시하십니다. 저는 실용적이고 소박하고 심적인 평화를 중시합니다.
문제는 엄마는 무조건 엄마생각이 옳다고 생각하십니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면, 품위, 격조, 스펙이다라고 결론 내리시고 실용적이고 소박한 것들은 질이 낮은것으로 폄하하시고 무시하시죠.. 저도 그 무시당하는 것중의 하나입니다.
본인 딸인데 그렇게 끔찍하게 싫은 (이정도 까지 싫어하게 되신건 아버지랑 연관이 있긴 합니다.) 것들을 가지고 있는 걸 보실 때 마다 엄청 스트레스 이신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은연중에 ‘멍청한것’ ‘바보같다’ ‘성격 이상하다’ ‘덜 떨어진 것’ 같은 말들을 무의식 중에 저에게 투하하셨고 저는 착한 딸로써 그말을 하나하나 가슴에 새겼어요
진짜 멍청한줄 알았습니다 제가.. 그런데 공부하느라고 몇 년 부모님과 떨어져 살 기회가 생기면서 점점 원래의 나 자신이 살아나더라구요.. 그래서 더 공부해서 스펙을 쌓아야 한다는 엄마 말을 거역하고 취업을 했습니다. 정말 내 생각이 맞는지.. (엄마 눈에만 멍청이 이지 원래는 정말 근사하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그런 생각..) 확인 해보고 싶었어요
결과는 대성공이었네요.. 회사에서 인정받고 남들보다 특진하고.. 어린 후배들 들어오다 보니 저보다 더 심하게 눈치없고 답답한 친구도 있더군요.. 근데 아무도 그친구를 필요 이상으로 멍청하다거나 쟤 왜저래? 하는 사람이 없다는걸 내 눈으로 확인하면서 내가 이상한게 아니었구나..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그순간 집을 나와 독립해 버렸어요
독립 하니 어찌나 마음이 편하던지.. 사실 엄마에게서 매일매일 내려받던 저런 마이너스적인 기운 때문에 늘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스스로를 잘 다독이다가도, 잘 하다가도 가끔 삐끗하면 겁이 덜컥 나면서, 역시 엄마말이 맞는걸까? 내가 멍청한걸까? 끊임없이 이런 생각들과 싸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래도 가족이라 조언좀 받을라 치면 결국 되돌아 오는건 네가 멍청해서 그렇다.. 네가 잘못한거다.. 그런 말들.. 매일같이 죽지 못해 산 것 같네요.. 전철역에 서있으면 난 왜사는거지? 내가 여기서 뛰어내리면 어떻게 될까? 항상 그런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집을 나온 나는 정신적으로 너무너무 건강해 졌습니다. 살것같아요!! 행복합니다!!! 행복이 이런거구나 처음 느꼈어요!!!!
그리고 이 행복에는 지금의 제 남자친구가 함께해요.. 아마도 엄마에 대한 반동으로 저는 더더욱 스펙, 품위, 격조, 이런것들을 경멸했던 것 같고 (사실 어느정도 필요한 부분이 있는건 알고 있지만 아예 피하게 되어버리더라구요..) 실용적인것을 중시하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심적인 부분이 건강한, 그래서 내 우울한 부분조차 모두 흡수해 버리는 그런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건 제가 저 스스로의 모습으로 있을 수 있다는거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걸 같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걸 같이 하고 싶어하고 같은 꿈을 꾸고.. (집에서는 미친사람, 혹은 덜떨어진 사람 취급 받았기 때문에 아예 입을 다물었는데..) 너무 좋은데..
남자친구는 전문대졸입니다. 저는 서울 상위권대에 유학파..
전 돈이 많지 않아도 되요.. 돈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거기에 얽매여 행복하지 못하다는 걸 알아요.. 모든 건 상대적인거고 모자람을 알아야 가지고 있는게 크게 느껴지고 행복한거죠.. 모든 세상을 손에 쥐고 있는사람은 과연 행복할까요? 모든게 원하는대로 되면, 참 재미 없을 것 같은데..
물론 저도 현실은 그것만이 다는 아님을 알기에 정말 고민을 많이 했고 다행히도 재산은 중상층 이상을 가지고 계신 남친 부모님이 계셔서 행복을 위한 기본 조건은 충분히 충족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근데.. 결혼을 생각하려니 부모님을 제낄수가 없네요..
독립한 후 제가 한동안 연락을 피했던 엄마랑 자리를 마련하여 남자친구랑 결혼 얘기 꺼냈다가 크게 싸웠습니다 엄마랑.. 결국은 또 원점입니다.
저는 나 정상이야!!! 나 정상이라고!!!!! 나 못나지 않았어!!!!!! 라고 외치고 있었고
엄마는 정말 차갑고 표독스럽게 그러니까 니가 문제인거지. 남이 문제라고 하면 뭐가 문제인지 돌아볼줄은 알아야 될거 아냐? (근데 난 정말 그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정장이 아닌 청바지를 좋아하고.. 부모님 잘만나서 학벌 좋은걸 지 능력인줄 알고 거들먹거리는 그런 인간들 보다는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책임감 강한 내 남친이 더 좋고, 내 의견이 있어서 내 의견을 말하는게 왜 문제인거지??) 니가 아무문제가 없으면 왜 주변에서 (그래봐야 가족들 뿐..) 못났다고 하겠어? 그리고 니 주변에서는 다 너보고 괜찮다고 한다고? 그건 남이라 그런거지 정신좀 차려
무슨 말을 해도 제가 문제라는 엄마에게 저는 결국 하면 안되는 말을 하고 말았어요.. 엄마만 아니었으면 훨씬 더 잘 클 수 있었다고.. (정신적인 부분을 얘기한거긴 했지만 흥분해서 앞뒷말은 다 잘라먹었네요..)
엄마는 파르르 떠시면서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라고 하셨습니다.
니 아버지가 내 뒷통수 치면서 떠날 때 분명 자식중에 하나가 똑같이 내 뒷통수를 칠 거라고 생각했고, 그게 누구일지 짐작이 갔는데 니가 결국 내 뒷통수를 치는구나!! (결국은 은연중에 저를 문제자식으로 인식하고 계셨다는 반증이 되는거라 저는 또 상처받았네요.. 제 말에대한 반동이긴 했지만.. 사실 세자매중 제가 제일 착하고 엄마말을 잘 들듣고 공부도 잘했는데도 그런건 전혀 소용이 없었네요..)
네.. 알아요.. 혹독한 시집살이, 의지되지 않는 남편, 무정한 친정.. 이를 악 물고 모든걸 자식에게 거셨죠.. 내새끼들 크면 두고보자고.. 내새끼들 얼마나 정말 잘 키워서 니네들 코 납작하게 해주겠다고.. 그렇게 키우셨죠.. 엄마 인생은 없었어요.. 그와중에 그 높은 이상을 이해 못하고 못따라오는 내가, 아버지를 닮은 내가 끔찍하셨던거죠.. 자식인데, 사랑하지만 어찌보면 끔찍한..
만약 무슨일이 생겨서, 혹은 때가 되서 엄마가 돌아가신다면 전 엄마에게 상처주고 막말한 이런 상황들을 아마 엄청 후회하겠죠.. 미친듯이 울 것 같아요..
근데 엄마한테 효도하자니 제가 미칠 것 같아요… 엄마한테 효도하려면 내가 못난애라는 확고한 엄마의 생각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근데 전 더 이상 못난이로 살고 싶지 않아요
전 그냥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인데, 왜 내 행복이 엄마의 가슴에 못을 박는걸까요?
나도 효도하고 싶고, 엄마랑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데.. 가까이 갈수록 숨을 쉴수가 없어요.. 이번에 결혼 얘기하면서 진심을 얘기하면 받아주시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는데 결국은 나는 못난이라는 원점이네요..
엄마는 결국 포기하신듯 (모르겠네요.. 진짜 어떤 생각이셨는지.. 전 결국 버려지는 느낌이었는데..) 부모자식 인연 끊는것만은 안하기로 했다면서 남친 및 남친의 집안과 엄마의 이상간의 합의점을 찾기 시작하셨는데, 전 그것조차 숨막힙니다…
어차피 처음부터 없었어요 그런 합의점.. 그런게 있었으면 저부터가 엄마랑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겠죠..
엄마는 나중에 언니 동생 결혼하면 그 남편들간에도 화목하게 지내야 하는데 네 남편만 모자라면 그건 또 어떻게 하냐고 그러십니다. 전 사실.. 그정도의 가족모임도 싫습니다. 그냥 안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저에게 은연중에 말했던 멍청이, 덜떨어진것, 이런 말들 때문에 언니랑 동생도 저를 은연중에 무시하는게 있었습니다. (본인들은 절대 모릅니다. 그런적 없답니다. 엄마도 언니도 동생도 아무도 그런적 없는데 저혼자 성격이 이상해서 피해의식에 쩐답니다.) 그리고 언니랑 동생은 엄마랑 성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어찌됐던 불편합니다. 그런 불편함과 은근한 무시를 내 남친에게, 남편에게 고스란히 전달하는 것이 싫습니다. (제 남친 전문대라고 스스로 위축되는거 없습니다. 당당합니다. 필요에 의해 본인이 선택해서 전문대 간 사람입니다.)
못났으니까 못났다고 하는 것이 맞다고 하는 사람들인데, 스펙이 낮은 사람인데 무시하는 발언 무의식중에라도 한두개 할수 있는거 아니냐 할겁니다. 기분 안좋다 하면 피해의식이다 그러니까 결혼 말리지 않았냐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을 볼 때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보는 사람들입니다.
그렇지만 엄마가 저에게 죽을죄를 지신것도 아니고, 방법이 잘못되긴 했지만 엄마를 희생해가며 저를 위해서 하신일임에 틀림없는데.. 언니도 동생도 마찬가지고.. 제가 인연을 끊을 명분이 참.. 없네요..
그나마 말이 통하는 언니에게는 몇번이고 내가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보기 싫다 해봤지만 그저 철없는 어린애 취급입니다. 본인들이 안당해봤으니까 전혀 이해를 못합니다.
저번 싸움의 결과로 오늘 엄마에게 남친을 정식으로 소개하는 자리를 잡았습니다. 무슨말을 하실지..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앞으로 결혼하게 되면 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삶의 경험이 많은 언니들, 혹은 저랑 같은 처지에 있는 분들의 조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