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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교실】-3 ~ 4-

이효진 |2012.05.30 10:17
조회 472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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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무슨 일 인지 말해주실 수 있죠?”

 

“학생, 학생?”

 

“아..예예”

 

“네에~. 자. 힘들겠지만 저희들이 간단하게나마 파악을 해야 합니다.

밖에 기자들도 통제가 거의 불가능 할 정도로 모여들고 있기 때문에,

아~ 어디서 듣고 왔는지, 허 참. 어쨋든 어느 정도 수습을 하려면 지금쯤..”

 

“아, 맞다!”

 

“?”

 

“내가 말했나요? 몇 분까지 오라고? 말 했나 내가?”

 

“예? 아!......따라가!, 빨리!”
 
 

 

 

 

교실 안을 비집고 들어오는 사람들 사이사이를 뚫고 정신 없이 계단을 오른다.

‘잊을 게 따로 있지. 잊을게' 갖가지 걱정들이 미호의 머리속에 맴맴거렸고,

 뭐가 그리 안타까운 것인지 '아씨''으이구'하는 앓는 소리를 내면서 뛰던 미호가 갑자기 우뚝 멈춰 선다.

5층 복도에 사람들이 꽉꽉 차서 발을 디딜 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조급함에 기웃기웃 까치발을 하고선 앞을 내다 보지만 안타깝게도 마땅한 길이 보이질 않는다.

 

결국 점심시간마다 쌓아온 새치기 기술 중  몸을 세워 어깨 힘으로 사이사이를 밀며 게 걸음으로

걷는 방법을 사용해 가까스로 방송실 앞 문 까지 도달했지만 이미 10분이나 흘러 버린 뒤 였다.

주위에 깔려 있는 이 사람들은 아마도 아까 학교 TV에 방영되었던 영상을 따기 위해 모여든

취재진들 같았고 미호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취재진들이 미호를 알아 보고선

잡아먹을 듯 이 달려들기 시작한다.

 

 

 

 

 
“아까 그 교실에 있던 학생 맞죠?”

 

“에, 에?”

 

“사건의 주도자라고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네? 무슨..”

 

“김영분씨가 목을 졸려 살해 당했다고 하는데, 그 범인이 학생이라는 소리가 있습니다. 맞습니까?”

 

“아니,아니,아니 잠깐만요. 누가 그래요. 저는 그 남자가..”

 

 

 

 

 
미호가 갑자기 말을 끊고선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자, 여기저기서 파파파팡하고 플래시 터지는

소리가 연발한다. 분명 교내 안으로 들어올 때 카메라는 모두 압수당했을 텐데 어디서

갑자기 꺼내온 건 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이제야 소란함을 눈치챈 경찰들이 달려 올라 왔고,

한 그룹씩 소속을 다시 한번 체크하더니 몇몇만 남겨두고는 모두 쫓아버린다.

 

 

 

 

 

 
“한미호학생이죠?”

 

“…”

 

“지금 우리도 뭐가 뭔지 모르겠고..하니까 우선 경찰서만 같이 가죠.”

 

 

 

 
빠르게 분산되는 사람들을 보고 있던 미호의 시선이 일반 경찰 이라기엔 차림이

그럴 듯 하지 못한 남자의 말에 서서히 초점을 찾는다. 강형사는 그런 미호를 흘깃 내려다 보더니

몸을 더 붙이고 미호의 귀에 입을 들이민 채 말을 이어나간다.
 
 

 

 

 

“뭘 걱정하는 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목격자신분으로 가는 거니까 걱정하지마시고.

뭐, 우리도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아야 말이지. 그치?”

 

“아저씨. 핸드폰 있어요?”

 

“폰?, 있지, 그럼”
 
 

 

 

가슴께 와 골반주위를 툭툭 치면서 말하다가 ‘어?’하고는 주머니에 손을 마구 집어 넣었다 뺀다.

그러더니 곧 엉덩이부근의 주머니에서 척 봐도 낡아 보이는 핸드폰을 꺼내, 당당하게 척! 내민다.

 

 

 

 
 
“엉?”

 

 

 

 

 
상황인 즉, 바로 옆에 있어야 할 여학생은 보이지 않고, 대신 강형사의 부하쯤 되어 보이는 경찰이

이상한 포즈로 방송실 문에 붙어 있을 뿐이었다. 없어졌다는 사실보단 짧은 시간에 눈 앞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 주위를 휙휙 둘러봤지만 역시 여학생 치맛자락 하나 보이지 않았다.

강형사는 ‘하-’하고 한숨을 널찍이 쉬더니 여전히 문짝에 집착중인 경찰을 보고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를 툭툭 치면서 묻는다.

 

 

 

 

 

 
 

“여기 옆에 있던 여자애, 못 봤나?”

 

“요 안에..들어가서 나오질 않습니다”

 

“여기?”

 

“호, 혹시 증거인멸이라고..찍혔다는 그 영상을 삭제를, 억”

 

 

 

 

 
퍽 하고 억 하는 소리와 함께 내팽개쳐진 경찰이이 다리를 휘-청하더니 이내

자세를 고쳐서, 강형사를 노려본다. 잠깐 그러더니 아무렇지 않게 기자들을 몰아내는

경찰무리들에 평화롭게 섞여 쓸려가 버린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미호에게 낚인 것을 눈치 챈 강형사는 핸드폰을 손에 꽉 쥐고선

방송실 문을 두드리는 동시에 그에 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다.

상황에 비해 여유있던 아까의 모습이 금방 없어져 버린 것을 보니 그의 성격이 대략 짐작 된다.

그때 지지직하는 잡음 소리가 잠깐 들리더니 교내방송을 알리는 종소리가 띵-동-댕-동- 하고 느리게 터져 나온다.
 
 

 

 

 

-아잇! 놔요!-

 

-아니~, 작업중인 데 이러면-

 

-아직 안 끝났어! 6분 남았어! ..아유, 놓으라니까, 아! 그리고 학교 밖으로 나가면 안되고,

  또, 뭐지..또..5분남았어,빨리 와야..!- 뚝.

 

 

 

 
마이크머리를 손에 꼭 쥔 채 안절부절 말을 이어가던 중 별안간 마이크 선이 떨어져 나간다.

미호가 몇 번 마이크를 손으로 때리더니 옆에서 뭔가 바쁘게 움직이는

한 사람을 노려보며 바락바락 성질을 부린다.

 

 

 
“ 아. 아저씨! 다시 연결해요, 빨리!”

 

“허어, 그거 나중에 하면 안되나?, 할말도 다 한거 같은데. 지금 방송사 케이블 연결 때문에 바쁘다고

…아니, 정 그러면 5분 후에 다시 연결해 주고.”

 

“..아이..”

 

 

 

 
드르륵

 

 

 

 
 

“어이!”

 

“!!”

 

“방금 뭐라 한 거야? 뭐가 5분이 남고 왜 학교를 나가면 안 되는 건데? 무슨 꿍꿍인 거..”

 

“.. 몰라요!”
 
 

 

 

 

대체 뭘 모른다는 건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모른다는 외마디를 남기고선 날름 방송실을 빠져나와

다시 무작정 달리기 시작한다. 뒤에서 쿵쿵쿵거리는 동시에 씩씩거리는 강형사가 따라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무렇대도 상관없었다.

다른 아이들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우선 미호 자신부터 반에 들어가야 했다. 4분 안에.
 
 

 

 

 

 

미호가 헐레벌떡 교실 안으로 뛰어 들어오자 남자가 교단에 선 채로 미호에게 고개를

돌리더니 씨익 웃어 보인다. 참..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이다. 교실 안은 대 여섯 명 빼고는

거의 모든 아이들이 있었다. 그 외의 다른 사람들은 밖에서 서서 들어오질 않고 있는 걸 보니

이미 안에 있는 얘들이 손을 써 둔 모양이다. 방법이야 알 턱이 없었다.

 

미호가 아이들을 둘러보고선 천천히 교단으로 발을 옮기는 순간 미호의 어깨가

누군가에게 턱하니 붙잡힌다. 그 충격에 미호가 크게 한번 휘청거리더니 동시에

‘아차’ 하는 듯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왜..왜 자꾸 내가..아오 힘들어. 내가 말도 다하기 전에 끊고 가는 거야!!”

 

“놔요”

 

“아무튼, 지금 행동을 본 이상 안 갈수가 없을 것 같네. 그냥 좀 가지?”

 

“가고 싶어도 못 가거든요, 악. 놔요!”

 

 

 

 

 

 

 
씩씩거리면서 말하는 강형사와는 대조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받아 치는 미호의 태연함에

강형사는 성질이 극에 달했는지 미호의 팔을 꺾어 잡고선 문 밖으로 끌어내려 애를 쓰기 시작한다.

사실 미호는 태연했던 게 아니라 다급했던 것 이었다. 이런 다급한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 버릇이 있는 미호로서는 끌려가는 이 상황이 억울할 뿐이다.

 

그때, 교실 한 켠에 서 있던 한나가 발에 무게를 잔뜩 싣고 쿵쿵 다가오더니 미호의 팔을 잡고 있는

강형사의 팔을 퍽 쳐낸다. 별안간 공격을 당한 강형사가 어이 없는 눈으로 한나를 내려다 본다.  
 
 

 

 

 

 

“뭐야”

 

“아저씨 잠깐 나가있으면 안돼요?”

 

“넌 뭐냐고”

 

“아, 닌 뭔데요”

 

 

 

 
강형사가 ‘하!’하고 헛웃음을 뱉더니 미호의 어깨를 잡고 있던 다른 손도 뗀다.

그 다음엔 자신만의 ‘나름대로 성질을 죽이는 숨쉬기’ 운동을 하더니 눈을 부리부리하게 뜨고

서 있는 한나를 보며 멋지게 말한다.

 

 

 

 

 
“난 말이지..”

 

“경찰이에요?”

 

“어.” 

 

 

 

 

 
멋지게 말하려고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또 다시 말허리를 잘려버렸다.

그 주인공은 내내 사물함 위에 걸터앉아있던 강우. 얼떨결에 빠르게 긍정해버린

강형사는 곧 알 수 없는 허탈감을 느꼈는지 작게 욕을 읊조린다.

그러더니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짝 다리 자세를 하고선 편안히 걸어오는

강우에게 시선을 떼지 않는다. 나름대로의 기선제압인 듯 보였다. 

 

 

 

 

 
 

 

“학생은 또 뭐야, 와- 나 진짜 물어볼게 너무 많네.”

 

“무슨 증거로 잡아가는 거예요”

 

“우선 목격자 진술로 잡아갑니다. 됐나요?, 근데 내가 물어볼게 많다고”

 

“목격자는 반에 있던 우린데, 누가 진술을 했는지?”

 

“밖에 있던 사람들은 눈 없나”

 

“눈도 눈 나름이죠, 창 밖에서 사선으로 본거랑, 바로 눈 앞에서 본 우리랑 같나요”

 

“아무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건 사실이잖아”

 

 

 

 

 

 
강우가 미호를 살짝 흘겨본다. 핸드폰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초조해 보이는 표정이다.

그렇게 계속 강우가 미호에게 시선을 떼지 않자 강형사도 따라서 미호를 본다.

 

 

 

 
“할말은 많은데..시간이”

 

 

 

 
어느새 표정이 사라진 얼굴로 변해버린 강우는 <?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xml:namespace prefix = st1 /><?xml:namespace prefix = st1 /><?xml:namespace prefix = st1 />시선하나 흔들리지 않고선

아쉬움이 붙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 와중에도 ‘내가 물어볼게 많다니 깐?’라고 계속

자기주장을 떠벌리던 강형사는 방금의 강우 말을 당연히 이해하지 못하고선 ‘뭐?’하는 표정으로

강우에게 고개를 돌린다.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핸드폰 벨 소리가 터져 나온다.

갑작스러운 소음 덩어리에 강형사는 어깨까지 들썩이며 놀란다.

아마도 아이들이 반에서 나오자마자 교무실에서 핸드폰을 찾아 와 그 시간에 알람을 맞춰 놓은 듯싶은데,

아이들의 이런 뜻 밖의 적극성은 한편으론 미호를 섬뜩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교실에 붙어있는 시계가 아까로부터 30분이 지난 지금을 가리키고, 그와 동시에 미호가

강형사를 퍽하고 밀치더니 앞문을 세게 닫아 버린다. 뒷문과 복도창문은 이미 다 잠겨 있었다.

무거운 분위기는 여전했지만 아이들은 아까에 비하면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있었다.

그 안정은 너무나 굳게 보여, 심지어 어떠한 사명감을 지닌 것처럼 보이기 까지 했다.

그 중 유일하게 튀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강형사일 것이고 반에서 유일하게 유별난 것은 그의 호들갑일 것이다.
 
 

 

 

 

 

“뭐,뭐이 뭐야!”

 

[나 여기 있어요?]

 

“아”
 
 

 

 

 

 

존재감을 되 찾고 싶은 남자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자,

미호는 흠칫 놀라더니 천천히 몸을 돌려 그를 본다.

남자는 지루한 듯 하품을 하는 시늉을 하더니 씩 웃어 보인다. 역시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이다.
 
 

 

 

 

 

 

“어, 어. 학생 뭐야!”

 

[30분이 너무 길었나요?]

 

“아뇨!”

 

“?”

 

[..시간 됐는데 투표 안 해요?]

 

“벌써..?”

 

 

 

 

 
아까부터 계속 어딘가를 보며 혼잣말을 하고 있는 미호의 뒤통수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던

강형사는 강우를 보며 조그맣게 ‘쟤 좀 그런 앤가?’하고 진지하게 묻는다.

그 소리에 강우는 반사적으로 ‘픽’ 하고는 바람 새는 소리를 내며 웃더니 살며시 손사래를 친다.

그런 강우의 반응에 더더욱 상황의 갈피를 못 잡고 있던 강형사.

그의 시야엔 이제야 이상하리만큼 침착하게 앉아있는 아이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이상한 느낌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미호야..”

 

“?”

 

“비는 자리가 많은 것 같아..정희도 없고, 의철이도 없고..나진이도”

 

“이기준도 없는데-!”

 

“아영이도!”
 
 

 

 

 

 

 

우수수 쏟아져 오는 제보들에 미호의 표정은 안쓰럽게 일그러진다.

그러고 보니 비는 자리가 5개 정도는 되어 보인다. 들어오자 마자 교실을 둘러보긴 했지만,

강형사가 따라 붙는 바람에 정신이 없어 그것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그걸 지금 알아챈 것은 미호뿐만이 아닌 듯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이제야 술렁이며 반응을 보인다.

 

미호는 맥이 탁 풀린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고, 미호와 눈이 마주친 남자는 창 밖으로 눈을 돌려

그 시선을 유인한다. 그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차 머리가 빽빽한 운동장이 창문을 너머 빼꼼히 보였고

그걸 보자마자 미호는 갑자기 정신이 뜨인 것 마냥 얼른 tv장으로 뛰어간다.

 

그 주위를 치고 있던 현장보호용 테이프가 그런 미호에 의해 전부 망가져 버렸지만 미호는

아랑곳 않고 TV전원을 켠다. 미호의 심상치 않은 리 액션에 술렁이던 아이들도 미호의 행동에

모두 주목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는 강형사까지 분위기에 사로잡혀선 입조차 떼지 못한 채

계속 미호 쪽을 두리번 거리고 있다. TV를 켜고 검은 화면이 몇 초간 유지 되는 그 순간,

우습게도 교실 안의 표정들은 한결같이 똑 같은 표정들이었다.
 
 

 

 

 

 

 

 

-..S 뉴스 한지윤입니다.-

 

-네. 한지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곧이어 사건이 진행되는 현장상황에 나가있는 안가윤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안가윤 기자?..상황이 어떻게 되어 가고 있습니까.- 

 

-예, 현장에 나와있습니다. 한 사람의 목숨으로 끝이 난 것 같은 이번 사건은 방금 전 인

오후 5시 45분경에 학생5명이 동시에 추가로 목숨을 잃음으로써 사건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현재 목숨을 잃은 아이들과 같은 반임과 동시에

첫 번째 사건이 발생했던 곳에 있던 아이들이 교실의 외부출입을 차단했으며

지금은 아예 봉쇄를 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의도에 대한 것은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으며 경찰은...-
 
 

 

 

 

다른 곳으로 채널을 옮겨봐도 이 곳의 사건을 전하는 뉴스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역시 오후 뉴스라 그런지

소식들이 발빠르다.

 

 

 

 

 

 
-숨진 5명의 아이들의 사인은 무엇입니까?-

 

 

-네. 아직 정확하게 보고된 바는 없으나 갑자기 가슴을 움켜지고 쓰러졌다는 목격자진술로 보아

심장마비인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숨진 아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으나

이들의 소생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장에서, KDS뉴스 한천우입니다.-

 

 

팟.

 

 

 

 

 
마치 무거운 것이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이 분위기는 조용하다 못해

심지어 숙연하기 까지 했다. 밖에서는 쿵쿵 쿵쿵. 안에서 걸어 잠근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확성기를 통해 나오는 시끄러운 소음소리, 그리고 걱정스러운 눈들이 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의미 없게 얼굴을 두 손으로 몇 번 문지르던 미호는 말없이 TV장의 문을 닫고선 교탁으로 걸어간다.

남자가 마치 미안하다는 듯이 찡그린 표정을 미호에게 지어 보인다.

그러나 미호는 그 표정에서 또 다른 불안감을 느낀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이번에는 제 손으로 지휘봉을 든다.
 
 

 

 

 
 
“아까 얘기 들었지? 투표.”

 

“투표라니, 우리..뭐 한 것도 없는데”

 

“쟤들 진짜 죽은 거야? 그 사람이 한 거야?”

 

“야 이경아. 보면 몰라?  아까부터 했던 얘기했잖아. 걔들이 말귀 못 알아 듣고 뛰쳐나간 게 잘못 이지”

 

“윤정연, 말이 심하다?!”

 

“이 상황에 착하게 돌려 말 할 새가 있냐? 그리고 넌 남자새끼가..우냐?”

 

“넌 같은 반 얘들이 죽고 선생이 죽고 하는데도 아무렇지도 않냐? 너도 죽을 수도 있는데?! 혹시 네가 그 범인 이냐?”

 

“하! 웃기고 자빠졌네, 나,난.. 빨리 끝내고 집에 가고 싶은 거야,.. 누군 이 상황이 맘에 드는 줄 알어?”

 

 

 

 
당당하게 말하는 채 했지만 결국은 정연이 약간 울먹이는 투로 말을 맺자,

병철이 더 몰아붙일 태세로 벌떡 일어나 정연의 자리로 걸어 간다.

정연도 당당하게 병철을 노려보곤 있지만 속으론 겁이 난 듯 몸에 긴장이 잔뜩 들어가 있다.

하지만 그 중간을 강우가 막아 선다.
 
 

 

 

 

“근데.”

 

“…”

 

“그 게임 원래 자기소개부터 하고 시작하는 거 아니야?”

 

“…!”

 

“맞다. 맞다 자기소개하고 해야 토론을 하든 뭘 하든 하지”

 

“아~ 마피아게임이었지!”

 

 

 

 

 

 
이때까지 잠잠했던 아이들은 마치 얼음 밑에서 한 줄기 빛을 발견한 펭귄들

마냥 줄줄이 말문이 터지기 시작했고 미호도 아차 한 듯 서둘러 남자를 쳐다봤지만,

남자는 왜 날 보냐는 식으로 고개를 가로 젓더니 시계를 가리킨다. 그리고선 하는 말이,

 

 

 

 

 

 

 
[아까 할 시간 드렸었는데]

 

“그런 말 없었어요”

 

[그런 말 할 시간이 없었던 거겠죠. 곧바로 사람들이 쳐 들어왔잖아요]

 

“그..건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요”

 

[아, 그럼 내 잘못인가요?]

 

“아뇨! 그렇지만 그건 우리 잘못도 아니 예요! 그렇게 융통성이 없어요?!”

 

[왜.. 갑자기 화를 내시는지]

 

“제발 좀 돌려 말하지 마요!! 당신은 이런 상황이 재밌어요?,

아 재밌긴 하겠지만~ 근데 우린 아니거든요, 진지하거든요!”

 

[아하하..아니, 저도 재미는 없습니다]

 

 

 

 

 
남자는 갑작스러운 미호의 폭발에 당황했는지 양 손을 들고 휘저으며 멋쩍게도 웃는다.
당연히 미호는 그 모습이 곧아 보이진 않을 테다.
 
 

 

 

 

“아!!, 진짜!”

 

“저..저기 쏘 씨리어스(so serious)한 상황 중에 미안한데, 난..”

 

“?”

 

“왜 학생은 갑자기 화를 내고..그리고 누가 더 죽었나?..아까보다 물어볼게 되게 많아졌는데?”

 

 

 
이제까지 교실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지켜보며 조용히 헛추리를 잔뜩 하고 있던 강형사는

이젠 도저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미간 사이를 한 껏 좁힌 채 드디어 미호에게 말문을 튼다.

어느새 남자에게 등을 돌리고선 강형사를 난감하게 보고 있는 미호도 그를 잊고 있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지금의 상황 모두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기는 왠지 꺼려지는 감이 없잖게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시간도 없고. 그래서 적당히 둘러 대기로 했다.

미호가 마땅한 이유를 찾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는 동안 시간은 1분이 더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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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웃긴대학[풍운풍신]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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