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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구칼럼, 이게 甲이다

달려라곰돌이 |2012.05.30 11:02
조회 183 |추천 0

<100불 토론> 헐크는 퇴화했는가



논란의 출발은 사진 한 장

5년 전 유출된(?) 사진이다.
인천 문학에 헐크 HULK가 나타났다.
정황을 보면 분명히 변신한 이후다.
상의는 온데간데 없다. 다 찢어진 듯 하다.
바지만 간신히 걸쳐져 있다. 마치 팬티처럼.
이상한 것은 몸이 울퉁불퉁한 헐크의 그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초록색도 아니다.
그냥 몸이다.
그러고 보니 바지도 쫄쫄이가 아닌 것 같다.
이상하다.

논란은 여기서 출발한다.
그가 과연 진짜 헐크일까?

<100불 토론>이 열리다

헐크에 대한 <100불 토론>이 열렸다.
쓸데 없는 소리, 허튼 소리 하면 벌금이 100불이다.
주제는 ‘그는 진짜 헐크일까’.
아시다시피 패널은 두 편으로 나뉜다.
‘진짜 맞다’ VS ‘아니다’.

‘아니다’ 측은 시카고에서의 9년을 의심한다.
흰 양말 신고 지내던 그곳에서 뭔가를 당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거기서 만난 아지 기옌, 제리 매뉴얼은 헐크를 쫓는 정부군의 스파이였을 지 모른다고 추측한다.
그러면서 결정적인 사진 한 장을 제출한다.
백악관에서 클린턴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이래도 아니라고 할테냐?”



시기적으로도 맞아 떨어진다.
그가 시카고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돌아오자,
2008년에 <인크레더블 헐크>, 2012년에 <어벤저스>가 나타났다.
헐크는 정말 정부군에 포섭된 걸까?

반증의 자료 ‘삽질’

‘헐크 맞다’ 측 패널들은 뽀글뽀글 거품 물고 넘어간다.
아니다. 무슨 소리냐.
시카고에서는 치료제 개발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쳤다.
생각 보다 오래 걸려서 9년이나 머물게 된 것이다.
운 좋게, 치료약을 만들 수 있었다.
현재는 감마선 영향으로 변형된 DNA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과정이다.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

다만 부작용으로 조울(躁鬱) 현상이 나타난다.
‘급 좋음’, ‘급 우울’ 모드를 오락가락 한다.
예전에는 화가 나거나 두려울 때 헐크로 변했지만,
요즘은 즐겁고, 신이 날 때 소리를 지르며 헐크가 된다.
반면에 잘 안 풀릴 때는 심하게 시무룩해진다.
치료제의 부작용인 것 같다.

반대파 역시 유력한 증거 자료를 내놓는다.
브루스 배너(헐크)는 대학 때 생물학을 전공했다.
이때 이공계열 부전공으로 <건축학개론>을 수강했다.
그래서 삽질을 무척 잘 한다.
봐라. 구장 관리소도, 심판들도 쩔쩔매는 마운드 작업을 30초 만에 가뿐하게 끝내지 않더냐?


SBS ESPN 중계화면

이게 헐크 야구인가?

그의 팀, 잘 한다.
개막 후 늘 선두권이다. 현재도 1위다.
그런데 뭔가 찜찜하다.
항상 숨 가쁘고 초조하다.

팀 타율은 8개 구단 꼴찌다. 0.252.
희생번트는 게임당 0.80개.
타이거즈(0.90개), 이글스(0.81개)와 선두를 다툰다.
어제(29일) 히어로즈 전에서는 무려 4번의 보내기 번트를 댔다.
선두타자 나가면 1회고, 3회고 거침 없이 번트다.

선발투수를 초반에 바꾸는 일도 잦다.
이영욱이 8일(두산전), 19일(한화전) 두번이나 그랬고,
2군 에이스 허준혁도 (27일 삼성전) 그랬다.
이기고 있는 상황인데, 1, 2점만 줘도 불안해서 공을 뺏는다.
그러다 보니 불펜의 엄정욱, 박희수, 정우람만 힘들어진다.
이래서 여름 나겠나 싶다.

‘무슨 헐크가 저래?’
반대편 패널들은 비판한다.
팬들을 위한 호쾌하고 공격적인 야구를 해보겠다고 하지 않았나?
선발이 길게 가는 미국식 선발야구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이게 헐크의 야구인가?



옹호파의 변론

반대파의 가열찬 공격에 잠시 흔들렸던 옹호파가 변론에 나선다.
아니 야왕, 야통도 있는데 왜 나만 갖고 그래.
걸핏하면 다치고, 드러눕는데 어쩌라고.
알지? 2군 멤버가 1군보다 더 좋은거?
그나마 이걸로 끌고 나가는 거 리더십이야.
소통의 리더십.
항상 어깨 두들겨 주고,
못해도 잘했다고 격려해주고,
덕아웃에 써 놓은 거 봤어?
‘네버 에버 기브 업(Never Ever Give Up)’.
멋지잖아. 유학파답고.
감독이 삽질하는 것도 그래.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이야.
내 새끼 잘 던지라고 감독이 직접 땅 파주고, 골라주고,
이런 감독이 어디 있어?

탄생에서 예고된 논란

그의 2012시즌, 누구보다 주목 받고 있다.
‘그래, 얼마나 잘 하나 보자.’ 이런 시선 때문에.
그에게 자리를 내준? 밀려난? 사람은 여전히 ‘신’으로 추앙된다.
CF도 찍고, TV 특집 프로그램도 만들어졌다.
그럴수록 그의 자리는 불편해진다.
물론 본인 의지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하겠지만...
어차피 탄생 때부터 예고된 숙명 아니겠는가.

아마도 우리는 둘 중 누군가의 편을 들 것이다.
속으로, 뒤에서, 곁눈으로,
하지만 하나만 잊지 말자.
이건 스포츠다.
그 본질은 즐기는 거다.
재미있고, 감동하고, 환호하면 된다.
비판하고, 옳고 그름 가리는 일 따위로 본질이 가려져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팬이라면 꼭 따져보고 싶은 일이 있을 터.
그럼 따져보자. 이번 시즌 내내.
‘이만수는 좋은 감독인가?’
‘그가 진짜 헐크인가?’

단, 즐겁게 따져보자.
인상 쓰지 말고.

goora-da@nate.com

 

 

ㅋㅋ 이 칼럼 완전 좋음. 문체도 튀는데 절대 가볍지 않은... 그래서 두세번 정독하게 된다능!!!

 

백종인 칼럼 -> http://sports.news.nate.com/spopub/column?cp=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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