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막상 글을 올리려니 매우 쑥스럽네요.
요새 워낙에 키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와서, 저는 그 반대되는 듯한 제 이야기를 조금 써볼까 해요.
일단, 저는 25살의 여성이고, 키는 145cm랍니다J
놀라셨나요? 뭐, 놀라셔도 되요, 저를 낳아주신 어머니께서도 제 손을 잡고
'대체 남들 클때 뭐했니' 혹은 '왜 크다 말았니'라며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하시거든요.
하지만 전 제 키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지기는 커녕, 오히려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답니다.
현재 세계인구 70억. 특별하기 힘든 세상에서 제 작은 키는 저를 저로 만들어주는 특권이거든요.
‘작으면 불편하지 않아?’
글쎄요, 딱히 커본적이 없어서 불편한지 불편하지 않은지 잘 모르겠어요.
장보다가 까치발을 들어도 키가 닿지 않으면 주위 사람 아무한테나 부탁해요.
지금까지 누구도 절 귀찮아하지 않았어요. 그냥 서로 웃어요 ㅋㅋㅋㅋ. 썩소말고 기분 좋은 웃음으로요!
주변에 아무도 없다? 저는 키가 작은 거지 생각이 짧은게 아니에요!
원숭이들도 쓰는 도구쯤은 저도 쓸 줄 알아요!
굳이 사다리까진 아니더라도 발받침이라던지 의자라던지는 어디에나 있잖아요?
전구도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물론 조금 위태위태하게 침대위에 의자를 올려놓고 갈지만요 ㅋㅋ.
옷 입는 거요? 물론 모든 옷을 다 소화할 수는 없지요. 하지만 그건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사실이잖아요.
모두다 내게 어울리는 옷을 입어야 하는거잖겠어요?
저는 긴바지를 입을 수 없어요, 무릎이 갈 곳에 종아리가 가버리거든요 ㅋㅋㅋㅋ.
그렇다고 벗고 살진 않아요. 물론, 엄마가 옷수선 가게를 하셔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일 수도 있지만요.
작은 키가 특권이라고 말씀드렸죠?
제 키는 사람을 만날 때 매우 유용하답니다. 일단 좀 튀니까 기억하기도 쉽고,
Ice breaker용으로도 딱이거든요.
예를 들자면, 예전에 카페/레스토랑에서 서빙 알바를 할때 주문을 받으러 갔는데
손님들께서 무슨 말씀 중이셨는지, 딱 제가 도착하는 순간, 손으로 허공을 저으시면서
‘한 이정도 되?’ (1m 높이)라고 하셔서 ‘아니요, 전 그거보단 커요J’라고 말씀드렸더니 막 웃으셨지요.
주문받으면서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농담도 했고요.
남자들이 애로만 본다고요? 다행이네요. 그다지 세상 모든 남자에게 여자로 보인는 건 바라지 않아요…
좀 무서울 것 같아요. 그리고, 내 껍데기를 예쁘다 해주는 남자보다 ‘저’를 사랑해 주는 남자를 찾는 거잖아요.
그렇게 본다면 제 작은 키는 외모를 보고 들이대는 남자들을 걸러주는 filter 역활도 해주니 더 좋은거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딱히 키가 크고 싶다라고 느껴본적은 없어요.
때로는 내가 굳이 커야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기때문에 크지 않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어려보여서 못미더워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한 시기가 있기는 했는데,
그건 제가 더 열심히 제 할 일을 하면 되는거니까요J
여자라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키는 유전적인 부분이 크고, 제게는 두살터울의 남동생이 있답니다.
키가 큰것이 하나의 매력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매력으로 삼을 수 있는게 키뿐인건 아니잖아요? 저의 사랑하는 제 남동생도 키에 대한 컴플렉스는 딱히 없어요.
오히려 ‘나 좋다고 한 여자들은 다 나보다 키가 컸어. 그러니까 나는 능력자야’라며 저와 허허허 웃는걸요.
허허허.
물론 진화론적으로 큰 키는 유용하지요. 더욱더 빨리, 더욱더 멀리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2012년! 절 잡아먹기 위해 달려오는 티라노, 호랑이, 사자…를
굳이 주의하며 살 필요는 없잖아요? 아닌가요?
마무리로,
이제 나이가 조금 들어서인지 ‘밑에 공기는 어때?’같은 질문은 듣지 않게 되었지만,
‘당신은 앉아서, 혹은 누워서는 숨을 안 쉽니까?’가 제 대답입니다-
정말로, 진심으로 단언컨데, 키는 사는데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키큰/작은 사람의 불편한 진실 혹은 거짓…이… 비애…
아무튼, 키에 근거한 자격지심은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