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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짝사랑의 기억을 사정없이 디비본다.

늙은것 |2003.12.20 23:18
조회 1,830 |추천 0

오늘 역시 사무실입니다-_-; 참고로 저는 중국이라는 곳에서 파견 근무 중이라, 퇴근 후에는 여타할 문화 컨텐츠가 없는 관계로 여지없이 사무실 죽돌이가 됩니다.

 

영어에 대한 지적 많이 받았습니다. 제 어줍잖은 영어 실력에 학원강사님까지 동원되어 바로 잡아 주셨습니다. 역시 한국은 참 친절한 나라입니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내일이 토익시험인가요? 토익 준비하는 분들은 토익 시험 잘 치시고요, because of + 구이라는 것 꼭 기억하시고요, Because of it's romantic occasion 에서 it's 는 it is 가 아니라 it 의 소유격이니 유의하시고요, 영어학원선생님의 지적이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잘못된 지식으로 인하여 전국 이천만 토익커들에게 지탄을 받을까 두려워 얼른 수정합니다. 구 입니다.

절 아닙니다. 지적해 주신 "풋" 님 대구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_-;)

 

오늘은 스무살 때 이야기를 한번 해 볼까 합니다.

신입생 시절, 꿈많았던 그 시절(?) 돌을 씹어도 황금색 변이 나오던 그 시절. 다들 한번씩은 가지고 계시잖아요?

 

다들 짝사랑의 경험은 한번 이상씩은 가지고 계시죠?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인생이란 참 묘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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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요이~~~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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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시험과 무책임하게 생각없이 치른 본고사가 끝이 나구, 이제 합격 발표만 기다리고 있던 1월의 어느날이었습니다..

때는 1995년,

이미 게으를 대로 게을러진 신체는 전기 장판 아래에서 푸-욱 퍼져 있고, 만사가 귀찮아지고...

합격 발표가 ARS 에 떠 있을 즈음에도,

이미 특차 지원에서 세차레 이상의 고배를 맛보아 떨어짐에 대한 정신적인 충격에 어느 정도 단련이 되어 있었던 차라...

 

하지만 집안에서 기르는 돼지처럼 우유에 조리뽕을 말아서 전기장판 밑에서 엎드려서 후루룹짭짭~하고 있는 모습을, 오늘따라 일이 안풀리신 일찍 퇴근하신 너무나도 근엄하신 저의 부친께서 뵈었답니다.

 

하루 이틀이야, 그간 얼마나 스트레스에 지쳤으면 저러겠냐 .......라고 생각하셨더랬습니다.

하지만, 웬 돼지새끼 한마리가 방구석 전기장판 밑에서 거무스름하고 허연 사료를 먹는 것을 보고는

충격에 마지 않으신 아버님께서 일타를 가하십니다.

 

퍼~~~~~~~~~~억.

꾸웨웨웨웨웨웨웩 푸루룩(조리뽕 튀어나오는 소리)

 

입가에는 허연 우유와 조리뽕이 묻어 있고, 수염은 깍이지 않은채로 덥수룩한 돼지 새끼를 아버님께서는 매몰차게 트렁크 빤스 바람으로 문밖으로 내모셨습니다...

 

아~~~띠발 ~~~추워.

 

뭔가 집안으로 들어갈 궁리를 찾아야 하는데...

 

"딩~동~딩~동"

"(-.-) 뭐냐?"

"아부지...오늘...저 합격자 ARS 발표하는 날인데요? -_-;;;"

 

철커덕,..........끼이이이익.

 

그래도, 아들의 합격여부는 확인하고 싶으신 것이 모든 부모의 인지상정!

추운 겨울 바람에 오글라진 손가락을 호호 불면서 ARS 로 합격 여부를 알아봅니다.

 

아.........떨어지면, 기다려라 동규야,진홍아! 내가 너희들과 함께 하리라!!!!

(자쉭들 본의아니게 실명이 나왔다 용서해라-_-; 참고로 저친구들은 재수해서 K 대 갔습니다....)

 

수험번호 94XXXXX 인문 계열 XXX대 중어중문학과에 지원하신 XXX님이 맞으시면 별표를 눌러주세요.

 

"*"

 

"축하합니다! 합격입니다"

 

얼-_-;

 

붙어버렸구나...

 

 

".........(의기소침)아부지....저요..."

"(-.-;)떨여졌냐?"

"우헷헷헷헷~~~~붙었지롱~아부지 속았지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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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어어억(꾸웨웨웩) ( 나가 떨어지는 소리), 대학생 되면 아부지랑 농담따먹기 해도 되냐"

"퍽(악)퍼어억(아악~아부지 고만~)퍼어억(호옵.....잘못 맞았어요...T.T)......"

 

그렇게....합격 발표의 기쁜 소식을 듣고도 저는 그날 돼지처럼 맞았습니다.

죄목은,아부지의 간을 콩알만하게 했다가 다시 고혈압으로 쓰러지기 직전까지 모시고 간것.

따라서 아부지는 원할한 혈액 순환을 위해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셨고.

적절한 운동이 끝나신 아부지는, 이제서야 기분이 좋으신지, 오늘 션~하게 쏘신다구 하더군요..

휴우....이놈의 인생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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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전 (예비)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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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손을 잡구, 합격증을 교부 받으러 대학교로 갔습니다.

아~~~캠퍼스란 곳은 고등학교 운동장 보다 넓구나~~~

야~~~담배를 물고 길거리를 다녀도 타치하는 학주가 없구나~~~

올~~~~저 잔듸밭에 펼처진 맥주병을 보라~~~~오~~~오~~~~(고교예비알콜중독자 --;)

 

먼저, 본부건물 아래에 가서(에헴) 제 이름이 있나 살펴봅니다.

그리고 남자는 몇명 , 여자는 몇명 대충 살펴봅니다. 오~5:25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군요.

일단 계시판앞에서 누나와 퍼포먼스를 한판 하고...

(누나! 여기 내이름이!!!,-> 오 자랑스런 내동생!!!->감격의 포옹)

대충 사람들이 봤다고 판단된 우리 남매는 발걸음을 본관으로 옮깁니다.

 

한걸음 한걸음이 뿌듯합니다.

뭐.....재수하는 친구들한테는 조금 미안했지만, 차마 이 자유로움을 목도하고선

"내가 너희들과 함께하마~" 라는 말은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우린 아직까지 연락이 없습니다 -_-;

 

합격증을 교부 받고 나오는데,

옆에 긴 생머리의 여자아이 하나가 걸어들어옵니다.

얼핏 고개를 휙 돌렸습니다.

피부가 무척 하햔 아이입니다.

 

"콩닥콩닥콩닥콩닥..............."

 

그렇게 한 일,이초간 그 여자아이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회색 겨울 코트에 까만 생머리가 유난히 빛나 보입니다.

 

"와.....쎄이....(중국식 감탄사...)"

 

다시 한번 정확이 얼굴을 봤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럴 용기는 안나더이다...생판 모르는 여자한테, 그럴수도 없고..

그냥, 나중에 학교 생활 하면서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 라고 하면서 가슴속이 짜릿~해오는 걸 담고서는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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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비슷하게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이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입니다.

오리엔테이션....푸-훗.

남들보다 튀어야지, 재밌게 보여야지~

 

아쉬다시피 오리엔테이션을 하면 큰 강의실에 사람들 잔뜩 모여 신입생들에게 자기 소개를 시키죠.

일종의 입문 행사랍니다.

 

남자들이 다섯 명밖에 안되는 관계로 제가 세번째로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한놈은 포항이라 안왔답니다.)

 

"음...음.. 76XXXXX-XXXXXX 95XXXXX, 집전화번호 XXX-XXXX 삐삐 012-XXXXXXX 중어중문학과 신입생, XXX 입니다."

 

"와~~~아~짝짝짝(박수소리)"

(정말 촌스러운데, 이게 먹히더이다...그래서 학교 이름은 밝히지 않겠소이다.)

 

대충 분위기 몰이에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이제 주저리 주저리 자기 소개를 합니다...저는 어쩌구어쩌구....중국어가...어쩌구...오바의 팔동작을 섞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당근 시선처리는 상위 15도 가끔 좌우로 시선을 돌려주며..

 

이야기를 거의 마무리 하는데, ....한쪽에 시선이 그냥 고정되더이다..

 

회색 코트에. 하얀 얼굴, 긴 생머리................다.

 

갑자기 얼굴이 뜨듯해지고 가슴이 또 뜁니다. 콩닥콩닥콩닥콩닥.

 

그녀는 우리 과이더군요.

머리가 쭈삣쭈빗하고, 대충 마무리 하고 책상에 앉아서도, 시선이 자꾸 뒤로 돌아갑니다.

그러다가 그녀의 옷깃이라도 보일성 싶으면 고개를 휙 돌립니다.

그냥 배시시 웃음이 납니다.

 

그녀의 발표 차례가 되었군요.

"안녕하세요 이번에 중어중문과에 들어온 정수희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정말 상투적인 인사가 아닐수 없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 목소리는 안들어오고 그녀의 목소리만 들어오더이다..

콩닥 콩닥 콩닥 콩닥.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구, 이제 게임을 하는 시간이 왔습니다.

게임은 4명이 한조가 되어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숨겨진 짐승(?:알고보니 선배들이더군요)을 찾는 것입니다.

제발..같은조...제발...같은조...제발...같은조.

 

"임성준,임현정,정수희,정수라 4명 같은조다~"

 

헐~진짜네~ 야홋~

 

하지만, 예전에는 남녀 칠세 부동석 이란 말이 있습니다.

지금이야 N 극과 S 극은 가까이만 있어도 철퍼덕 하고 붙어버리지만, 예전에는 N극과 S 극은 항상 일정 거리를 유지 하였습니다.

 

"까르르르 까르르~호호호"


"터벅 터벅(다섯 발자국 뒤에서...)"

옆에서는 도우미 선배가 쉴새없이 뭔가를 물어댑니다...너 진짜 웃기다. 원래 그렇게 웃기냐? 집은 어디냐 어느고등학교냐?등등....

 

여전히 그녀는 생머리를 찰랑~찰랑 거리면서 내 앞에서 걸어가고 있습니다.

대학 생활이 아주 좋아질 것 같습니다.

 

그렇게 캠퍼스를 돌아다니고 나서, 이제 잠시 우리는 풀밭에서 앉아 쉽니다.

서로 못다한 인사도 그때서야 합니다.

"안녕?(초 극도 어색 모드)"

"응 안녕?"

"취미가 뭐야(뜨앗~.뭐..이딴 질문을 해대냐? 나도 참....)"

"난, 음악 듣고, 영화보는거, 넌?"

"난..피아노 치는거, 남자가 피아노 친다니까 우습지?"

"아니, 멋있는데~"

 

그렇게 그녀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구, 술먹구 가라는 선배들의 만류와 협박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집에 일찍 간다고 하였기에 저도 나왔습니다.

"다음에 입학식때 보자!"

"응! 잘가"

 

야호!

 

아직 잘은 모르지만, 아무튼 그녀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입학식 날 그녀를 꼭 빨리 어서어서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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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식은 언제나 유관순 언니 생일(?) 다음날입니다.

3월 2일, 어색한 정장 차림 만큼이나 어리버리한 모양으로 신입생이 되었습니다.

우리 집안에서는 , 입학식때 언제나 정장을 입는다는 오묘한 전통이 있었기에,

아버지도,고모도,삼촌도,사촌형도....그리고 저도.-_-;

 

그녀 역시 정장입니다.

회색 정장에 하얀 블라우스 입니다.

그녀를 보고, 반갑게 아는척을 했습니다, " 안녕~!"

"안녕~!"

웃을때 그녀의 덧니 하나가 살짝 보입니다.

참으로 어여쁘다 아니할수 없습니다.

"정장 입었네? 멋있다,선보러가냐?"

"헤헤헤-.-; 선은 무슨 -.-;"

 

마침 남자애들도 다 모였습니다.

떡대 하나에, 재수생 처럼 보이는 아저씨가 르까프 잠바에, 얼굴에 칼자국이 있는 녀석, 비리비리해보이는 여전히 고삐리 같은 녀석.

훌.........................

켓캣켓켓....

 

그런데, 유독 비리비리가 저한테 친한척을 해 옵니다.

안녕? 난 비리하고 하는데, 앞으로 잘 지내보자. 난 포항에서 왔다.

아~~~그때 그녀석.

 

암튼..아저씨랑 칼자국은 또 서로 친해진 모양입니다.

전 비리랑 먼저 친해졌습니다....

 

떡대는 .... 왕따입니다 -_-;

 

엠튀를 갔습니다.

대학 생활 처음의 엠티였습니다.

선배들의 가르처준 한마디 " 동기사랑! 나라사랑!"

그 기치에 우리는 하나가 되어, 경상도 어디 시골 골짜기에 가게 되었습니다."

술과 밥이 어우러져 뱃속에서 일치 단결이 될 무렵에...이제, 대학 생활을 첨 하는 우리 아해들은

여러가지 고민과 서로에 대해 이야기 하고ㅡ 어떤 애들은 울기까지 합니다.

 

비리비리가 술이 많이 되었습니다.

녀석..술 첨 먹어 보는 모양이지 -_-;

비리 비리가 오바이투를 합니다 우웨...............엑.

헉헉헉헉...(토닥토닥토닥토닥.)

"준아, 너 혹시 우리과에 좋아하는 여자 있냐?"

"자쉭..별걸 다 묻네 . 없다. 울과 봐라, 쟤들이 여자냐?-_-"

"그래? 다행이다...나 수희 좋아하거든...."

 

..씹쌔....

..야이 *&@#&^!^@%의 자쉭아.

..갠 내가 먼저 찍었단 말이야.

 

"그래? 자쉭...너 눈 되게 낮구나...어이구, 이 형님이 팍~팍 밀어주마"

"고마워, 우웩.....(.토닥토닥토닥)"

 

이율배반.

우정과 , 여자라는 두가지 공존하지 못하는 가치 사이에서.

전 일단 우정이라는 걸 택했슴다.

 

그래서...공식적으로는 전 비리비리의 서포터즈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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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학원을 끊었습니다.

뭔가 열심히라도 해야지 머리 속이 조금 교통정리가 되고, 답답한 마음이 사라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녀도 컴퓨터 학원을 다닌답니다.

뭐...좋았습니다...이왕이면 같이 다니면 좋을 거라는 말에 같은 반을 끊었습니다.

매일 새벽같이 수업을 듣고.

아침에 늘 그녀와 같이 등교를 하곤 했습니다.

이성은 " 이러면 안되" 라고 외치는데, 마음은 그렇지가 안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맑고 화창한 금요일이었습니다.

아침에 어김없이 학원을 갔다가 학교로 오는 길에...

"야 , 정수희 너 수업 오늘 몇시간이냐?"

"나? 두시간인가???"

"나 오늘 학교 안갈란다, 바다나 보러 갈란다."

"같이 갈까?"

"아니..내 삐삐나 좀 맏아줘(광역삐삐 아니었슴다-_-)"

"그래...그럼 잘 갔다와"

 

그냥 바다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같이 갈까라고 하는 그녀의 말에, 정말 갈래? 라고 물어보고, 같이 가고 싶었는데,

예상치 못한 답변이라, 그냥 따라오지 말라구 했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다녀 왔습니다.

그런데, 친구 녀석이 급하게 찾는 바람에, 그날 바로 올라와야 했습니다.

그리고는 , 그녀를 찾아서, 낭만이고 뭐고 할거 없이 바로 삐삐를 찾아 왔습니다.

이런..-_-;

 

후까시좀 잡아 보려고 했는데..

 

비리비리는 여전히 그녀의 주위를 맴돌고만 있습니다.

차라리 그녀석이 강하게 대쉬라도 해서,둘이 사귀게라도 된다면.

그래도 좀더 나을 것 같은데...

저 바보같은 녀석이 미워지고...

저 바보같은 녀석한테 그녀를 양보한 제가 더 미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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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그녀와의 몇번의 약속과 만남.

제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한 시간이었고,장소였지만.

이미 우린 친구 이상의 사이를 극복하기에는 여러가지 제약 요소가 많았습니다.

비리비리 녀석이 그녀를 좋아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제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건 아무도 몰랐고요.

그녀 역시 저와의 만남에 특별한 이유를 부여하지 않는거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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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술에 찌들어가고, 나날히 사람들 틈에서 멀어질 즈음에,그녀도 저한테서 점점 멀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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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겨울이 다 되어가는 어느날, 결심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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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한테 고백을 하기로요.

그리고 군대 가기로요.

일종의 면피성이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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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를 샀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지요...

머리를 아직 깍지 않은 채로.

"군대 간다면서?"

"응."

"추울텐데, 위문편지 써줄께"

"응,고마워"

"이거 니가 쏘는 거냐?"

"당근이지~군대 간다구 해서 컴터 팔아버렸거덩~나 부자양~~"

(이얘기가 아닌데...)

(이야기를 해야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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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럼 다음에 봐, 가기 전에 학교에 올꺼지 한번?"

"엉,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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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이야기를 못했습니다.

주머니의 반지는 그대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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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주일 후.

다시 학교를 찾았을 때 그녀는 도서실에 있었습니다.

도서실에 들어가서는, 선물이라고 이야기하고.

반지를 주고선 도망치듯 나와 바렸습니다.

끝까지 이야기는 못했군요...바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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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하기 전날밤, 밤새도록 피아노 앞에 앉아서, 그녀 삐삐에 녹음을 했습니다.

한 서너번 치다가 틀리고, 옆에서 전화 수화기를 들고있는 동생이 안스러운듯이 이야기 합니다.

"형,담배 한대 피우고 하자"

이자식 -_-; 고삐리였습니다.

동생 : "아퍼?"

나 : "응..씨발.."

 

동생이 담배불을 붙여주고 지도 한대 태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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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NY G 의 WEDDINH SONG .이었습니다.

밤새도록 녹음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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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7일.

크리스마스가 지난 침상에서,

방금 위문물품이 침상을 휩쓸고 지나간,그 쓸쓸한 자리에,

해태 알사탕을 반합에 숨겨 놓고,치우지 않았다는 그 이유만으로.

조교들에게 심한 얼차례를 받고, 머리에 빵꾸가 날 정도로 대구리를 박은 다음에야..

그녀에게서 온 첫번째 편지를 , 동기녀석한테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녹색 편지지에 .... 야.....그녀의 글씨가 이렇게 작았던가.

 

성준이에게.

훈련은 잘 받고 있니?

다들 네가 간 뒤로 걱정 많이 하더라.

그런데, 넌 덩치도 좋구, 힘도 세니까 가서도 잘 할꺼라 믿는다.

이제 학교는 기말 고사가 끝나고, 다들 2학년이 되는 준비로 바쁘단다...

.....중략.....

이만 줄일께, 다음에 또 편지 쓰마. 건강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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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제 2학년이구, 넌 새 생활로 바쁘겠구나..

키득, 뭐라고? 힘이 세서 잘 할거라구? 이 나쁜뇬-_-; 동기가 죽어가는데....

그랬습니다.

그녀는 2학년이 되어가고.

전 알사탕을 짱박는,처먹을것 밖에 모르는 인간쓰레기가 되어 있었습니다.(당시 조교의 표현으론..)

갑자기 이 모든것이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눈앞이 뜨듯해 지더군요.

불과 삼주 전만 해도, 난 그녀만 생각해도 가슴이 찡한 그런 사람이었는데....

나에게도 설계하고픈 미래와, 부푼 꿈이 있었는데..

넌 2학년이 되는데..

난....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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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눈앞의 현실이 미웠습니다.

그녀도 밉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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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한창 훈련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을 때 편지를 받았습니다.

하얀 편지지에 그녀더군요.

오랜만에 편지를 썻다면서, 휴가 나오면 맛있는거 사준다고 자기 아르바이트 하는 대로 오라구 하더군요.

그래...나만 빼고 다 정상으로 돌아 가는구나...

그래도 정성껏 답장을 썻죠.. 여전히 그녀에게 좋아한다는 말은 못했지만.

우리는 친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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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군대 갈 무렵에 친해지게 된 칼자국한테서 편지가 왔습니다.

그녀석은 편지 말미에 충격적인 한마디를 적어 놓았습니다.

"성준아 수희는 떠나갔다..그러니 제발 탈영하거나, 자살하지 말아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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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발 102 보충대다, 춘천이다. 니한테 편지쓰다 영장 받았다! 젠장! "(작은 글씨로 -_-;)

 

쿠랫구나....나는 무서운 쿰을 쿠었쿠나..

전 행정병이었습니다.

행정반 무기고에는 실탄이 봉인되어 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에 만감이 교차되었습니다.

제가 믿던 뭔가가 일순간에, 기대고 있던 한가닥 희망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원래 이렇게 될 것 같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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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고에서 탄창을 꺼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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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다음 외곽 초소 근무자에게 이상없이 인계하였습니다 -_-;

 

물론 그녀의 소식은 슬프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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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다 그렇게 새죠,매져키스트가 되어(반발하시는 분은 방위-_-; 웃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제대할 무렵, 그녀는 4학년이 되었습니다.

전 이제 2학년 첫학기이죠.

4학년은 거의 과에 나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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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그녀는 서울로 취직을 했고, 전 중국으로 어학 연수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아래 스토리가, 바로 어린것하고의 연애담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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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에게 어색한 것이 무뎌질 만큼 얼굴에 세월이란 철판을 깔고.

그녀가 졸업한지 삼년만에, 제가 막 회사에 취직을 하고 서울로 출장을 왔을 때

그녀를 다시 만났습니다.

스물 일곱, 전에 사귀던 사람하고는 헤어지고요. 솔로라고 하더군요.

그래? 나도 꽤나 쏠로인데.

우리는 서로의 살아왔던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생각보다 그녀 술 잘마시더랍니다.

물론 세월이 그녀의 피부와, 긴 쌩머리를 바꾸어 놓긴 했지만.

여전히 99.9% 는 이쁘더이다.

 

나    : "야~너 내가 너 좋아한거 알았냐 몰랐냐?"

 

그녀 : 니가 이야기 안했잖아..뭐 대충은 짐작은 했는데.

 

나 : 아씨....그때 비리비리가 너 좋아한다 그래서 그랬단 말이야..

 

그녀 : 하여튼 둘다..그럼 치구 박고 싸워서라도 결론을 낼 일이지...남자들이 그렇게 박력이 없어서야...

 

나: 야...그럼 너 그때 사귀자고 했다면 어떻게 했을거 같아?

 

그녀 : 아마...나도 너 쫌 좋아했으니까, 사귀었을지도 몰라.

 

나 : 진짜냐 -_-

 

그녀 : 응, 근데 뻐스 떠낫다. 엄한 생각 마라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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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

그제서야 우린 진짜 친구가 되었습니다.

아픔과 쓰라림은 세월이 지나고 나서, 서로에게 웃을 수 있는 추억거리를 제공하는 약이 되더군요.

친구가 되고 나서야, 곰같은 그뇬의 성격을 알게 되었습니다 -_-;

나이가 들고 나니 서로 못할말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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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참...이렇게도 빗나가는구나.

그때, 내가 조금만 더 용기가 있어서 너와 사귀게 되었다면

우린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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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일 이후, 비리비리와, 아저씨, 칼자국과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찐한 우정을 쌓게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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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대는 여전히 왕따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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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비리에겐 예전에 어학연수 시절에 사실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일이 있고 나서 5년 만에 이야기를 한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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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비리비리, 띠불 미안해. 사실 나도 수희 좋아했어"

 

비리비리 : 그럼 나한테 이야기 하지....사실....나 한학기 지나고 나서 포기했었는데...

 

나 : "뭐어어어~~~!!!!이 띠불쉬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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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핫핫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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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이래서 재밌는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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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사회인이 되고

메신져라는 편리한 도구를 이용해서

우린, 지금도 여전히 강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고.

비리비리와 저는 중국에서

그뇬은 서울에서

칼잽이는 무술계로 진출할 꺼라는 소문과 다르게 대학원에 입성, 학문의 길을 걷고.

아저씨 역시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떡대는....-_- 부산에 있죠...

 

우리는 요새.

누가 먼저 시집 장가가나 서로를 갈구는, 아주 유익한 사이가 되어서.

다가오는 서른을 바라보고 있답니다.

 

 

 

 

 

* 예전에 중국 사원들 교육 들어갔을때 4시간이란 교육 시간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3시간을 때웠던, 그때의 기억을 되 살려서 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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