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대한민국에 사는 30세 여자 사람이다. >>
나는 이 나라에 30년을 살았다.
가장 어릴적의 기억은 2살때의 기억이다. 한컷한컷씩 마치 사진을 보듯이 기억나는 그 기억은.. 언급할 필요가 없지.
나는 시골에 살았다. 초등학교까지의 거리는 초등학생 걸음으로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아침엔 아빠 차를 타고 학교에 갔지만 하교시간엔 친구들과 또는 혼자서 먼 거리를 걸어오곤 했다. 가로수따위는 없는 시골의 도로길을 따라 쭉 걸어오다보면 차가 지나갈땐 항상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뒤를 돌아봤다.
'아는 사람일까? 태워줄까? 아 힘들어... 나 좀 태워주지...'
어린시절 나에게 동네 아저씨들의 차는 마른사막의 오아시스였다. 나에겐 그랬다..
그렇게 20년이 지났다. 지금은 그 동네 아저씨들의 차는 잠재적 범죄현장이 되어버렸다. 어린 아이들도 그 차는 마치 시커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두려운 동굴과 같은 곳이 되어버렸고, 그 부모들에게는 더럽고 악취나는 하수구 같은 곳이 되어버렸다. 또... 그 차를 가지고 있는 성인 남성들에게 지나가는 아이들은 혹시나 건들이면 쩡 하고 금이 갈듯한 무서운 아버지의 도자기 같은 존재다. 절대 건들일 수 없는...
강산이 두번 변했고 우리에게 서로는 잠재적 범죄자가 되었고 건들이면 절대로 안될 그 무언가가 되었다.
무섭다. 세상이.. 서로 믿을 수 없고 의심하고 하나의 친절도 시커먼 속내로 보이는 세상이 무섭다.
우리 옆집 할아버지는 종종 살구도 따주시고 사탕도 손에 쥐어주시는 웃는 얼굴이 푸근한 할아버지셨다.
가끔 업어도 주셨고 지지배가 나무 타고 논다고 한걸음에 달려와 내려주시고는 훈계도 하시고..
우리 동네 아저씨는 가끔 학교에 다녀오는길에 만나면 참 반갑고 고마운 분이셨다.
바쁜 현대사회. 급격하게 질서보다 선진국 따라잡기 식의 무분별한 현대화. 그 안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맞벌이 가족간의 대화단절. 그리고 바쁜 엄마의 관심부족속에서 메마르고 척박한 대한민국을 살고있다.
그리고 급하게 보급된 인터넷속의 음란물들.. 그 안에 너무나도 무방비하게 노출된 우리네.. 온과 오프를 구분할 줄 모르는 몇몇 어른들. 그리고 아이들... 그 속에 희생양이 되어가는 아이들.. 여성들.. 또 잠재적 범죄자로 의심받는 한국의 남성들...
조금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미 벌어질대로 벌어진 이 시대. 그리고 지금 현재... 다시 돌릴 수 없다면 막아야지. 강력하고 무서운.. 두려운... 범죄 심리조차 그 앞에서 벌벌 떨어 한걸음에 달아나게 만들만한 강력한 그런 처벌... 그런 처벌이 필요하지 않을까...
다시 내가 살던 10대.. 20년 전의 그 때가 돌아왔으면 좋겠다.
무조건적으로 의심하는 이 시대는.. 너무 슬프고 너무 싫다.
또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어두운 거리를 홀로 걸을땐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는 내 자신이..
많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