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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레스토랑 5년 알바 에피소드 17

곰순이 |2012.08.16 02:43
조회 1,129 |추천 7

안녕하세요~곰순입니다^^

광복절인데 비가 많이 와서 아침에 태극기 게양도 못했네요 흑..ㅠㅠ;;

우리 판남판녀님들은 다들 뭐하셨나요?

저는 이 비를 뚫고 A양과 R양을 만났다는;;

정말 오랜만에 앗백 가서 맛나게 얻어먹었어요부끄(전 수험생이니까여 흑..ㅠㅠ)

사랑해요 A양, R양~ 알라뷰 쏘 머치~음흉

돈을 버는 그대들이 사랑스러워요 꺅흐흐

구럼 글쓴이는 돈이 음쓰므로.. 음슴체로 고고!!

 

 

 

오늘은 아주 특이했던 U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함

글쓴이가 일하면서 봤던 아이 중에 가장 특이한 아이였음

 

내가 앗백에서 일하고 2년차쯤 되었을 때의 일임

다른 서버들과 직원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음

(대부분의 앗백은 직원식당이 따로 있어서 밥이랑 반찬을 차려놓으시면 알아서 먹는거임.. 아니면 지정된 식당이 있어서 가서 먹기도 함!)

 

그런데 C매니저님이 뿔테안경을 쓰고 키는 170정도 되어보이는 남자아이를 데리고 들어오시면서 락카룸이랑 이곳저곳을 소개해주셨음

그러면서 덤으로 우리도 함께 소개해주심

앞으로 같이 일할 서버들이라며..

우린 "방가방가 신참~!!"을 외치며 다시 밥 먹는데에 열중함

그것이 U군과의 첫만남이었음

 

소문을 듣자하니 TGIF 주방에서 1년 정도 일했다고 했음

그래서 우린.. 그럼 일은 어느정도 잘 하겠다~ 주방일에 질려서 홀로 지원했나보다~ 등등의 추측을 하고 있었음

 

U군의 교육이 끝나고 함께 일하게 되었는데..

뭔가 점점 이상한 거임..

하지만 다들 자기만 그렇게 생각하나 싶어서 첨엔 말하지 않았음

 

그러던 어느 날 락카룸에서 쉬던 우리들은 U군에 대해 이야기하게 됨

원래 신입을 교육시키는 트레이너끼리는 신입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어 있음

이를테면 U군을 교육시키면서 느낀 나름대로의 평가라든가.. 뭐 그런 거에 대해서..

(여기서 트레이너란 이론 교육 외에 몸으로 일을 가르쳐주는 사람을 말합니다.. 제가 전편에 썼듯이 3일 정도 서버를 쫓아다니는데요.. 여기서 쫓아다니는 서버를 트레이너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당)

 

뭐랄까..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고..

무척이나 고집이 세서 트레이너들 말은 듣지도 않고..

분명 TGIF에서 일해봤다는데 아무것도 모르고..(TGIF와 앗백은 쓰는 용어라든가 시스템이 좀 비슷합니다.. 아무리 주방이어도 1년 정도 일했다면 모를 수가 없는 것들이 있죠..)

 

어쨌거나 이런 부분들은 U군이 일을 하면서 몸으로 체험하며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됐지만..

협동이 안 되는 부분에서는 어쩔 수 없이 U군을 무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음

앗백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U군은 우리 말을 완전 무시했음..ㅠㅠ;;

 

우린 도저히 안되겠다고 생각했고..

점주님과 매니저님, 그리고 트레이너들이 갖는 미팅자리에서 U군이 좀 이상하다고 말함

전혀 협동이 안돼서 아이들이 힘들어한다고..

그랬더니 점주님께서 알겠다고 이야기해보겠다고 하셨음

 

그러고나서 알게된 사실은..

U군의 어머니께서 U군이 어렸을 때 집을 나갔다는 사실과..

어렸을때부터 경제적 책임을 지고 살았다는 것..

그래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는.. 티비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였음

 

U군에 대한 것을 알게된 우리는..

더 이상은 U군에게 뭐라고 할 수 없어서 그냥 참고 일을 했음

사람에 대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아이에게 더 이상의 상처를 주긴 싫었기 때문임

게다가 이 알바가 생계수단인 아이를 차마 자를 수는 없었기에.. 점주님은 우릴 다독이셨고 우리도 밑에 서버 아이들을 다독여가며 그럭저럭 지냄

 

그치만 U군은 점점 서버들과의 불화가 잦아지기 시작했음

자기가 잘못하고도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으니 남자애들끼리는 싸움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임이해하고 참아도 한계라는 것이 있는 법이니..

게다가 고객님께도 마찬가지였음..

서비스는 그럭저럭 했지만 고객님이 컴플레인을 낸 상황에서 사과를 하지 않아 일이 더 커지기 일쑤였음

 

그러던 어느 날 U군은 쌍트레이를 들겠다며.. 어깨에 치운 그릇들이 쌓여있는 트레이를 들고서 옆에 서 있던 신입 N양에게 나머지 트레이를 올려달라고 함

나머지 트레이에는 수프그릇이 몇 개 있었고.. 그다지 무겁지 않아보였기에 신입이었던 N양은 U군의 스킬에 감탄하며 나머지 트레이를 올려줌

 

그러나 U군은 몇걸음 못 가서 수프그릇이 든 트레이를 쏟았고 옆에 있던 N양은 그 수프를 다 뒤집어씀

물론 옆에 앉아서 식사를 하시던 고객님께도 튐

우린 죄송하다고 빌었지만.. 고객님께선 화가 가라앉지 않으셨음

세탁비도 드리고 식사권도 드리며 매니저님이 싹싹 빈 후에야 돌아가셨음

 

매니저님은 정말 안 되겠다고 느꼈는지..

U군을 따로 사무실에 불러서 화를 내며 이야기 함

그동안의 잘못에 대해서도 함께.. 그러면서 오늘은 그냥 퇴근하라고 했음

그 아이는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고 함

 

그리고 한 시간 쯤 뒤 매니저님은 불이 꺼진 3층 홀을 통해 락카룸에 가다가 룸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여 들여다 봄

거기에서는 퇴근을 했어야 할 U군이 무언가를 하고 있었음

 

매니저님은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어 다시 주방으로 내려가 주방 매니저님(남자임)께 그 사실을 말함

그랬더니 주방 매니저님께서 U군이 커터칼을 빌려달라고 해서 빌려줬다고 말하는 거임

참고로 이 커터칼은 우리가 쓰는 문구용 커터칼은 아니고 좀 컸음

 

깜짝 놀란 매니저님은 점주님을 불러 자초지종을 이야기했고 점주님께서 3층 룸에 올라가보심

그리고 뭔가를 하고 있는 그 아이에게 다가가니..

그 아이는 커터칼로 자기 손가락 끝을 살짝 베고 있었다함

 

점주님께서 화를 내며 뭐하냐고 소리쳤더니 U군은 혈서를 쓰려고 그랬다고 대답함

매니저님께 너무 죄송해서 혈서로나마 기분을 풀어드리려고 했다고..

점주님께서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짓 하지 말라며 U군을 데리고 밑으로 내려와 매니저님께 사과하라고 했고.. U군은 사과를 하는 걸로 그 일은 마무리가 되었음

 

하지만 우린 그 아이가 했던 행동에 대해 너무 놀랐음

우리의 상식을 너무 벗어났기에..

그 일이 있고난 후에는.. U군을 좀 피하게 되었음..ㅠㅠ;;

 

그 외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음

고객님 옷에 케첩 떨어뜨린 사건..

서버 애들이랑 커뮤니케이션 안 해서 음식이 안 나가거나 계산 잘못한 것도 많았고..

일을 매뉴얼대로 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해서 주방, 홀 다 빡치게 만든 적도 많았고...실망

 

암튼 그러고나서 얼마동안 더 일하다가 자기가 그만뒀던 것으로 기억함

아마 1년정도 같이 일했을거임

그래도 꽤 오래 같이 일했다는..^^;

 

 

 

 

우선 기억나는 U군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사실 U군에 대한 이야기들은 참 많았는데..

워낙 오래된 일이라 생각은 안나네요

뭐라 표현하기 힘든 아이인데..

가끔 티비를 보면 마음을 닫고 사는 아이들이 나오잖아요

자기 고집만 부리고 자기가 옳다고 믿는 아이들..

사람에 대한 상처가 너무 커서 마음을 닫은 아이들..

아무리 잘해주려고 해도 우리의 그런 마음을 튕겨내버리는 아이들..

U군이 그런 아이였어요

티비에서 볼 때는 참 도와주고 싶었는데..

막상 마주하니까 도와줄 방법이 없더라구요

우린 "일"을 하는 곳에서 만났기 때문에 더 그랬겠죠..

가끔 티비를 볼 때마다 생각납니다

나중에 다른 일자리 구했다며 우리 매장에 찾아와서 점주님 뵙고 인사하고.. 우리들과도 작별인사하며 환하게 웃었던 그 아이가요..

지금은 어디에선가 잘 살고 있겠죠

조금쯤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을까요?

그랬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오늘은 참 무거운 이야기가 되었네요

다음편엔 좀 더 가벼운 에피소드로 돌아올게요^^

 

P.S. 오늘 A양과 R양과도 이야기했지만.. 우리 이야기들은 다 실생활에서의 깨알 같은 즐거움이라서..

이렇게 글로 표현하려니 재미없어져서 슬픈 곰순입니다..ㅠㅠ;;

 

추천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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