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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사귄 여자친구와 오늘 헤어졌습니다.

ㅅㅈㅎ |2012.08.28 21:46
조회 267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가난한 직딩..이었다가 이제는 잠깐 가난한 백수 상태로 돌아온 평범한 25살 남자 입니다. 오늘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와서 한숨 잤는데, 꾸는 꿈이 온통 그녀에 대한 꿈이어서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네요. 하소연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이렇게 제 마음 속에 있는 말들을 털어놓고 싶어서 익명성의 힘을 좀 빌리겠습니다.

 

여자친구는 2년전 회사에 입사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점심시간에 밥도 같이 먹고, 퇴근 후에도 만나서 같이 놀고 하다보니 어느새 서로 너무 가까워졌죠. 그녀는 이전에 다른 사람에게 받았던 상처나 집안 사정 때문에 힘들어 했었는데, 그땐 저 역시 비슷한 처지였거든요. 서로 의지하고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다보니 계속해서 사이가 깊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이끌려서 사귀게 되었고, 처음 시작할 때 부터 깊이 담아 두었던 고민들을 함께 공유해서 그런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귀는 기간동안 하루를 넘긴 말다툼이 한번도 없었던 것 같구요. (작은 말다툼도 사실 손에 꼽을 정도인거 같습니다)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녀와 저는 죽이 너무 잘 맞았고, 웃음코드도 비슷했거든요. 함께 있으면 웃음이 멈추질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살아온 25년 동안 요근래 2년이 제일 많이 웃은 날들이 아니었나 생각 되네요.

 

하지만, 모든게 다 좋았던 것 만은 아니었습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서 제가 가족들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생겼기 때문에, 다른 연인들 처럼 커플링이라던지 비싼 곳으로의 여행은 꿈도 못꾸게 되었죠. 사실 제 잘못이 큰거 같습니다. 회사에서 나오는 돈 만으로는 생활비 충당하기도 벅찬데 무리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그녀가 저에게 기대는 횟수보다 제가 그녀에게 기대는 횟수가 늘어난 것도 아마 그때부터 인거 같네요. 그녀는 괜찮다, 난 오빠라는 사람 보고 견딜 수 있다고 했지만 저보다 어린 그녀가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감당하기엔 벅찬 일들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대화도 많이 줄었던 것 같습니다. 제딴엔 편한 사이니까 그럴듯한 대화가 없어도 서로 통하고, 의지 할 수 있겠거니 했지만 이제와 돌이켜보면 참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생각이었던 것 같네요. 또 그녀는 그녀대로 제가 집안 사정과 금전적인 상황 때문에 힘들어하니까 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구요. 그런게 쌓이고 쌓이다 보니 그녀에게도 한계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거의 1년 넘게 지속되어 왔으니 그녀가 얼마나 힘들어 하고 있었을지.. 생각해보면 너무 미안하고, 부끄럽네요.

 

그리고 삼일전 쯤 그녀가 이별통보를 했습니다. 그녀 자신이 너무 힘든것도 있지만, 그녀가 제 곁에 있음으로써 제가 계속 의지만 하고, 발전하지 못하는게 너무 아쉬웠다고. 그리고 이젠 자기 자신을 추스리고 싶다고. 자신이 할 수 있는건 여기까지인거 같다고.. 가슴이 너무 아프고 많은 일들이 후회가 됐습니다. 내가 좀 더 노력했다면, 우리가 서로 익숙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사랑과 추억이 필요했는지 한번이라도 깨달았다면, 그녀가 저렇게 힘들어하진 않았을텐데.. 이기적이게도 저는 그녀를 잡았습니다.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이제야 그걸 깨달았다고. 그렇지만 돌아선 마음을 돌리기엔 너무 늦어버렸더군요. 저는 결국 받아들였고, 오늘 마지막으로 만나서 인사를 했습니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제 걱정을 해줬습니다. 건강하라고, 좋은 여자 만나라고.. 눈물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을 참을 수가 없네요. 저는 아직도 그녀를 많이 사랑합니다. 그러나 제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그녀에게 주었던 상처들과, 후회로는 덥을 수 없는 많은 잘못들을 이제는 깨달아기에, 그녀를 잡을 수가 없네요.

 

제발 그녀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저 같이 무능력하고 무심한 남자에게 시간 허비하지 말고, 그녀 자신을 챙겨줄 수 있는 능력있고 듬직한 남자를 만났으면 좋겠어요. 저 역시 저대로 많이 노력할겁니다. 미뤄뒀던 공부도 시작하고, 놀기만 했던 주말에도 파트타임으로 아르바이트도 하고.. 운동도 다시 시작하구요.

 

..제일 중요했던 톱니바퀴 하나가 빠져버린 기분이네요. 하지만, 빨리 털고 일어나고 싶습니다. 그녀가 행여라도 걱정하지 않게,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안심 할수 있도록요. 글솜씨가 형편 없어서 죄송합니다. 그냥 이렇게라도 제 속에 담아둔 얘기를 쓰니까 좀 나아진 것 같긴 하네요.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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