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중반의 흔남입니다.
몇달 뒤엔 기다리던 딸 아이도 만나게 되고 직장에서도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 남들은 걱정이 없겠다며 부러워 합니다. 하지만 저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외롭고 가끔 울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한 때 목숨도 바칠 수 있다고 믿었던 그 친구들과 절교한 뒤, 친구 하나 없는 남은 인생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고민에 부쩍 우울해지는 요즘입니다.
제 친구들... ...
고등학교 때 만나 최근까지도 제일 친했던 친구는 직장을 그만두지 않으면 문서상의 문제로 형사처벌 받을꺼라는 점쟁이의 말을 믿고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집에는 어린 두 딸이 있고 어머니까지 모셔야 하는 상황임에도 점쟁이가 시키는대로 미련없이 회사를 그만 두더군요. 예전부터 사주팔자를 믿고 점보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대책도 없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보니 점쟁이가 저와 인연을 끊으라면 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었습니다. 점쟁이가 저랑 인연을 끊으라면 끊겠느냐고... 끊겠답니다. 15년을 만났는데...그 이후 제가 그 친구와 연락을 끊었습니다. 얼마전에 건네들은 바로는 그 친구, 아직도 백수로 방구들 지고 집에 있답니다. 와이프가 친정에서 필요할 때 마다 도음을 받아
생활은 겨우 꾸려간다는데...점쟁이가 버리라면 자식도 버릴것인지...
10대후반,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출을 감행할떄 아버지 차까지 끌고 나왔던 또 다른 친구...
친구는 지금 신문에서나 접할 수 있는 도박중독자 입니다. 대학을 가지 않은 그 친구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직장을 잡아 남들보다 빨리 목돈을 모았고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어떻게 그 세계에 빠지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친구가 저한테 도박떄문에 힘들다고 털어놓았을 때는 이미 상태가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제정신일 때는 와이프한테 미안해 하고 빨리 돈 벌어서 도박빚을 갚겠다고 다짐하지만 며칠 연락이 두절되면 또 다시 사고를 치고 나타났습니다. 죄는 미워하돼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처럼 친구는 미워하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지만 와이프랑 자식들이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빚까지 얻어 도박을 하는 친구가 더 이상 사람으로 보이지 않더군요.
또 다른 녀석....
대학 떄 만난 그 녀석은 꾸밈없고 소탈했습니다. 돈 벌어 시골 사는 부모님께 아파트 사드리는게 평생 꿈이라고 노래하던 친구,어느날 투자한 주식이 대박 나면서 친구는 180도 변했습니다. '이런 경차타면 창피하지 않냐?', '이깟거 얼마나 한다고 쩔쩔매나" 등등 그 친구를 만나면 항상 돈 없는 서러움(?)에 기분이 상했습니다. 그렇다고 밥 한번, 술한잔 사지 않으면서 항상 내가 사주는 밥과 술이 초라하다고 핀잔주는 친구를 보기가 싫더군요
이 외에도 7년째 백수로 부모님집에 얹혀 살면서 만났다 헤어질 때면 꼭 담배 한값만 사달라는 녀석.
칠순노모에게 하루에 한번씩 담배 심부름 시키는 이 녀석이 정말 꼴보기 싫습니다.
이혼 후 내일이 없는것처럼 흥청망청 돈을 쓰고 다니는 녀석, 와이프랑 헤어지고 인생을 즐기고 싶어하는 그 맘은 이해하지만 부모도 형제도 없는 녀석이 당장 통장에 100만원도 없이 사고라도 나면 어쩔려고 막나가는 것인지...
친구들한테 거짓말 하며 크고 작은 돈을 사기치는 놈하며..... 이런저런 이유들로 하나 둘씩 끊다보니... 이제 제 곁엔 직장에서 만난 동료들 외에 남은 친구들이 없습니다.
정말 궁금합니다. 제가 속이 좁고 고지식해서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제가 변해서 그 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아님 그들이 변해서 만날 수가 없는 것인지...
어린시절 만난 친구들과는 오랜친구로 남기가 힘든걸까요?
압니다. 도둑도 친구가 있고, 사기꾼도 친구가 있고... 누구든 친구가 있습니다.
저 역시 완벽한 사람은 아닌지라 친구들의 부족한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만 더 이상 진심이 없는 만남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맥주 생각이 간절해지는 밤입니다. 오늘 밤도 잠 못드는 긴 밤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