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금 지방 의대를 다니고 있고요
룸메가 몽골인이예요 ~
처음 봤을 땐
룸메가 거의 65kg 도 더 되보이고
옷입은 거 보니까
팔도 터질 것 같고 다리도 너무 두꺼워서
솔직히 좀 놀랐었는데
좀 살이 쪄서 그렇지 착한 애일 것 같다고
사람 겉모습만 보고 순간 놀랐던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앞으로 룸메랑 잘 지내보자 생각했었어요..
제가 첫날 편의점에 데리고 가서 룸메한테 먹을 것을 잔뜩 사주었어요
(그당시 편의점 티켓 20000원 짜리 아버지가 주신 게 있어서
혼자 제껏만 사와서 야금야금 먹기가 좀 그래서
룸메보고 아예 같이 가자고 말을 해서 룸메꺼 반, 제꺼 반을
샀지요..지금 생각하면 제가 너무 바보같고 순진했던 것 같네요ㅎㅎ)
그런데 룸메가
딱 보기에 '아 얘는 좋은 애다' 싶었던지
저녁 열한시에
자기 한국어 숙제를 들이미는거예요
보니까 15문장을 만드는 숙제였는데
(~는 ~를 했다 가령 이런 식으로 문장을 만드는..?)
저한테 '한국어 너무 어렵다 ㅜㅜ 잘 모르겠다' 징징거려서
아 정말 그런가보다 싶어서
제가 설명까지 해주면서 숙제를 해줬었어요
그런데 바로 그다음날 아침에
제가 수업가려고 준비하는데
저한테 하는 말이
자기가 오늘 출석을 안하고
몽골인 친구들과 소풍을 갈 거라더군요
왜 그 얘기를 저한테 하나 싶었는데
저보고 직접 자기 교수님을 찾아가서
(건물까지 친절히 설명해주면서^^;;;)
쪽지를 드리래요
자기 몸이 아프다는 쪽지를...
근데 그 쪽지도 저보고 직접 써서 드리래요 ....
순간 빡치더군요 ㅋㅋㅋ
룸메보고 내가 왜 그런 것까지 해야되냐고
그런 건 너가 하라고 냉담하게 말했더니
애가 표정이 굳어지는 거예요..
그리고 억지웃음을 지으면서 자기가 잘못했다고 하더군요..
생각해보니 한국어 숙제 그것도 자기가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저한테 그냥 귀찮아서 떠넘긴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그날 저녁에도 어김없이 숙제를 들고 방실방실
웃으면서 저한테 해달라고 하길래
제가 널 도와주는 건 너의 공부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고
나도 시간이 별로 없으니 너 혼자 해라 라고 하고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그뒤로도 무개념 행동은 끊이질 않았습니다
보통 저녁에 밥을 먹을 때
저랑 친한 같은 과 친구들은
대부분 30분 가량 통학해서 다니고
저 혼자 기숙사에 살기 때문에
저녁은 보통 룸메들이랑 먹는 게 다반사였어요
그리고 더더군다나
의대공부량이 엄청 많더군요.. ㅜㅜ
1학년 때는 그나마 살만한데
2학년 때니까 공부해야 할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거예요
그래서 저녁은 그냥 기숙사 식당에서
30분 내로 간단하게 떼우고 다시 급하게 기숙사로 돌아와서
공부하고 보통 이런 생활 패턴이었었는데
룸메랑 식당에 가려고 기숙사를 나서면
룸메가 기다리라고 한 뒤에
막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요
자기 친구 몽골인이 또 있는데
걔랑 같이 한국으로 왔다, 정말 친한 친구다, 몽골에 살 때부터
13살 때부터 친구다 묻지도 않은 말들을 술술 하더니
걔도 같이 먹었으면 좋겠으니까 기다려 달래요
처음엔 기껏해야 10분 정도 기다리는 거겠지 해서 기다려주는데
한 20분 뒤에서야 비실비실 웃으면서 어떤 남자애가 오는 거예요..
식당에서도 밥을 다 먹어서 일어날라 치면
룸메이트가 제 팔을 붙잡으면서
자긴 조금 더 앉아있다 가고 싶다고 수다를 떨고 싶다고 말을 합니다
처음엔 하루 정도야 그럴 수 있지..싶었는데
가면 갈수록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그냥 너희둘이서 먹으라고 하고
기숙사 근처에 사는 친구들 불러서 먹던지
시간이 없으면 혼자 기숙사에서 급하게 샌드위치 같은 걸로 떼우고 그랬네요
근데 더 가관인 건
그 남자애가 키가 155도 안 되고 생긴 것도 완전 못생겼는데
룸메이트보고 저를 소개해 달라고 귀띔을 했다는 겁니다..
룸메가 제 방에 와서
엄청 떠들더군요 ~
어눌한 한국어로
'걔가 널 좋아한다 . 걔가 넌 예쁘다고 말했다. 둘이 사귀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라고 얘기하는데
아..내가 너무 잘해줬나..?
보통 정말 예쁘거나 능력이 좋은 여자애들은
남자들이 함부로 잘 못 건드린다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나름 키도 161 이고(작은 키지만 ..그래도 ㅠㅠ)
이때까지 연애해봤던 남자애들 다
키도 크고 잘생기고 아니면 같은 과인 의대생들.. 거의 이런 부류였는데
이런 찐따찌질이 같은 꼬맹이가
저랑 연애할 생각을 했다는 게 너무 화가 나고
주제를 모른단 생각이 든 거예요
그래서 기분나쁜 표정으로
딱 잘라 말했죠
난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너 친구에게 관심이 없다
근데 그뒤에도 계속 자칫하면
제 기숙사 방으로 찾아오는 거예요 그 남자애가 ㅡㅡ
저희 기숙사 구조가
기숙사 호실을 열쇠로 문 따고 들어가면
방이 두개 있고 거실이 하나예요
각 방에 한 명씩 사는 거죠 ㅋㅋ
저랑 그 룸메이트랑 방 따로따로.
그런데
그 남자애가 늘 저희 기숙사로 놀러옵니다
그럼 그 여자애가 제 방문을 벌컥 열고
사라져요
그럼 그 남자애가 비실비실 웃으면서 들어와서 인사를 해요
근데 한번은 밤 11시쯤엔가 찾아와서
저한테 와서 막 인사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완전 쏘아보면서
공부하고 있었다고 얘기했더니
혼자 너무 뻘쭘해하더니
저 책상에서 공부하는데
제 침대에 좀 앉아보고
제 방 막 돌아다니다가
제 뒤에서 뻘쭘하게 서서
막 폰만 만지작 거리더라구요
노트북 모니터가 꺼져 있으면
까만 화면에
모습이 비치잖아요
슬쩍 보니까
발이 보이는 거예요 ㅡㅡ
제 뒤에서 걔 서 있는데
그 발이 ㅡㅡ
제가 너무 화난 표정을 짓고 있으니까
뻘쭘해하면서 나가더라구요
룸메의 개념없는 행실은 이 뒤에도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밤마다 치킨을 그렇게 시켜먹는데
(왜 그렇게 뚱뚱한지 알겠더군요)
평소엔 그렇게 한국어를 잘하면서
치킨 시키는 법을 모른다면서
저한테 시키게 하는 데
제 폰은 전화 할인이 아예 안되서
전화 많이 하면 아예 그냥 돈 나가는 거예요
그런데 걔 때문에
전화를 한 8통은 하고..
나중엔 제가 아예 대본을 써서 줬어요
'여기 주소는 ~구요
~ 치킨 ~ 마리 주세요 ' 걔가 늘 항상 치킨을 시키는 패턴이 있는데
그냥 그거 대충 휘갈겨서 던져주고
저한테 이제 부탁 안했으면 좋겠다고...
예전엔 전화기를 잠시 빌려가겠다고
친구랑 급하게 만나야되는데
자기 폰이 안되다는 겁니다
한 1분 정도 빨리 하고 끊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깔깔 웃으면서
무슨 즐거운 통화 내용이라도 하는지
말이 너무 길어지는 거예요
그런데 이건 좀 아니잖아요
남의 폰 급하다고 빌려다가
5분 넘어가도록 웃고 떠들고 수다떠는 건 아니잖아요
제가 바로 옆에 계속 서 있었습니다
걔보고 빨리 달라고 말했더니
애가 눈치보더니 다시 돌려주고 고맙다고 하는데
만약 제가 빨리달라고 눈치 안 줬으면
30분은 더 통화했을 것 같아요.....
룸메가 저한테 초반에 선물을 막 해주더군요
머리삔을 주고 머리띠를 주고 슬리퍼도 선물해주고..
그러면서 하는 말이
누구는 자기에게 우산을 선물해줬다,
누구는 예쁜 부츠를 선물해줬다 하면서
막 제 앞에서 보여줍니다
저한테도 뭔가 선물을 바라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참 어이가 없는 게
저희 룸메는 아예 처음 들어볼 때부터
아예 저 믿고서
밖에서 렌즈사올 때 세척액도 보통 같이 사잖아요
아예 세척액도 저믿고서 안 사가지고 온 애예요
제가 세척액이 두통 있었는데 벌써 그걸 본 거죠
그래서 제앞에서 세척액이 없어요 ~ ㅠㅠ 이 지랄...
진짜 처음부터 이년의 속셈을 알았더라면
안 줬을 텐데
처음에 얘를 잘 파악 못했을 때
세척액을 한통 줬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제가 돌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저한테 편의점 10000원 어치 얻어먹고
세척액까지 공짜로 받아놓고선
선물을 바라는 얘도 참 염치가 없구요
제가 잠자고 있을 때
몰래 제방 문 열어놓고선
제 옷 훔쳐입고 나간 것도 한두번이 아닙니다..
심지어 제 눈앞에서 뻔뻔스럽게
저 막 깨어나서 아직 잠이 덜 깨서 헤롱거리는데
제 침대 앞에 걔가 서 있는 거예요
저보고 웃으면서 일어났어? ^^ 하더니 나가는데
갑자기 눈 비비다가 든 생각이
쟤가 근데 왜 내 방에 있는 거지? 싶은 거예요
쓱 쳐다보니
문앞에 걔가 서서 신발을 신고 있는데
제 외투를 입고서 나가는 거예요...
왜 남의 방에 들어와서 남의 외투를 함부로 입는지 ㅡㅡ
제가 너무 화가 나서 걔 오자마자
한국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라고 화를 냈더니
몽골에서는 이렇게 한답니다
자기 옷은 남의 것 남의 옷은 자기 꺼래요
저보고도 자기 옷 입고 싶으면 마음껏 입으라고 하는데...
제가 별로 그러고 싶지 않다고
너도 앞으론 내 옷을 입지 말라고 하고
걔가 사과를 하고 끝났습니다
제가 점점 짜증을 내는 횟수가 많아지고
사실 좀 약간 다혈질...?
평소엔 착하다가 갑자기 화를 벌컥 벌컥 내는 성향이 좀 강해요
그래서 룸메가 처음엔 몰랐다가
제가 걔한테 화를 내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저한테 정나미가 떨어졌나봐요
제가 아침에 렌즈를 끼는데
보통 렌즈낄 때
비누로 손 씻고 끼잖아요
그런데 비누가 저희 같이 쓰는 공용 화장실에
제 비누는 온데간데 없고 걔 비누밖에 없길래
그냥 조금 썼습니다
그런데 걔가 일어나서 제 모습을 봤는데
솔직히 그건 제가 잘못한 점도 있고
아무리 급했다고 해도 남의 비누를 쓴 건 잘못된 거니까
사과라도 할 마음이었는데
갑자기 제 비누를 제 손에서 낚아채듯이 하면서
쿵쾅쿵쾅 거리고 비누를 자기 방에다가 들고
문을 잠그고 들어가버린 거예요...
그런데 완전 어이없는 거예요..
그렇게 제 물건은 많이 써놓고
그깟 비누 하나 렌즈끼다가 일단 앞에 있는 게 없으니
급하게 조금 쓸 수 있지
그걸 그렇게 굳이 제 손에서 낚아채서
쿵쾅거리며 방에 들어가서 문까지 잠그고.....
정말 어이가 없고 미친년 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밤에 잘 때는 어찌나 천박스러운지..ㅜㅜ
아무리 더워도 간편한 반바지나 윗도리 정도 입고 잘수있잖아요
그런데 그 뚱뚱한 몸으로
윗통을 다 까벗고
뱃살 출렁출렁한 몸 다 드러내고
핑크색 팬티 하나 입고선 잠을 잡니다 ..
그것도 문도 활짝 열어놓고요
그리고 밖에 나갈 땐
거의 신발장에 폭풍이 몰아친 것 같아요
자기 구두와 제 운동화 등을 다 포함해서
모든 신발들을 다 뒤엎어버리고 짓밟아 놓고서
코끼리처럼 나갑니다 ....휴.....
한번은 거실에 걔가 쓰레기봉투를 열다섯개 가량
까만봉지들을 잔뜩 쌓아놓은 거예요 ..
학교 갈려고 거실 지나가는데 완전 다 밟히고..ㅡㅡ
아정말 짜증이 ..
근데 지나가다가 실수로
쓰레기봉투를 하나 찼는데
그게 잘 안 묶어놓았던지
쓰레기가 다 흘러내린 거예요..
다행히 더러운 오물 이런 것들은 아니었고
그냥 종이들, 휴지쪼가리들, 캔들 이런 거..물론 그것도 충분히 더럽지만
근데 솔직히 제가 치울까 하다가
든 생각이
자기가 그렇게 쓰레기봉투를 예의없이
공동으로 쓰는 거실에 쌓아놓은 거 자체가 말이 안되잖아요
그래서 그냥 밖으로 나온 쓰레기들은
대충 모아서 쓰레기봉투 옆에 놨습니다
그런데 룸메입장에선
자기가 쓰레기봉투를 거실에 잔뜩 쌓아놨는데
그중 하나가 봉투가 열려있고
쓰레기들이 그 옆에 나와 있으니까
제가 요즘 걔한테 신경질도 많이 냈고 하니까
제가 무슨억하심정이 있어서 일부로 봉투 펼쳐놓고 간 줄 알았나봐요
수업 듣고 돌아와보니까
그 모든 쓰레기봉투들이 다 풀려있고
쓰레기들이 다 거실을 뒤엎고 있는 겁니다..
되게 난잡한 꼴을 보아하니
룸메가 화가 나서 모든 쓰레기봉투들을 발로 차고
던지고 한 것 같았어요
평소에도 지 방에서 하는 행실을 보아하니
물건을 집어던지고 차고 되게 거칠더라구요
정말 화가 나서
룸메한테 정말 심하게 뭐라 했고요
그다음날 룸메가 그래도 깨끗하게 치웠더군요
그리고 보통 룸메랑 사시는 분들이 불평하시는 것 중에 하나가
시끄럽게 통화하는 거잖아요
저희 룸메도 예외가 아닙니다
저희 룸메가 목소리가 그래도 예쁘면 모르겠는데
목소리도 완전 돼지 멱 따는 목소리예요
그 쉰목소리로 꽥꽥 거리면서 통화를 하는데
정말 가서 멱살을 잡아서 바닥에다 패대기를 치고 싶고
그리고 심지어 통화가 끝나면
시끄러운 몽골 노래를 틀고 몽골어로 막 노래를 부릅니다 ~
....... 시험 기간엔 정말 스트레스예요
그것도 해부 뭐 이런 어려운 과목 시험 앞두고는
걔의 노랫소리가 계속 제 귀에 맴돌고....
후..너무 답답한 마음에 글 남겨봅니다 ㅜㅜ
생각보다 무개념 룸메들떄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길래
그냥 동질감에 글 좀 써봤어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