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부러지는 톡커님들의 속시원한 댓글을 보는 낙으로 매일같이 판에 들어오지만 글은 처음 쓰네요
남편과 이야기를 하다 너무 이해가 되지 않고 서로간의 의견차가 커서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현명한 톡커님들의 조언을 기대하면서요..
일단 남편은 2남 1녀 중 장남, 저는 2남 1녀 중 차녀(둘째)입니다.
너무 구구절절 사연을 쓰기엔 뭐해서 간추리자면 친정아버지께서 몇년 전에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 친정어머니는 얼마 전 교통사고까지 당해 일단 500만원 상당의 병원비는 일단 친정오빠가 부담을 했고 보험처리가 되어 보상받으면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현재 보상이 어려워 추가로 목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저도 직장생활하며 돈을 벌지만 결혼을 한 이후로는 씀씀이가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이고(괜시리 남편 눈치가 보이는.. 입장바꿔 생각해도 남편이 자기가 번 돈이라고 자기 맘대로 쓰는 건 싫을테니까요) 그래서 아버지 돌아가신 후로 닥치는대로 일용직도 마다않으며 생활비 벌러 다니는 친정엄마 가슴은 아프지만 모른 척 해 왔어요. 남편한테 아쉬운 얘기 꺼내는 것 같아 싫고, 내심 친정에 드리자면 시댁에도 똑같이 드려야 할 것 같고 그러면 저희 가정에 부담이 커질 것 같아서 선뜻 얘기가 안나오더라구요.. 이기적이죠 ㅠ
그렇게 나혼자 마음으로만.. 고생하는 울 엄마 안타까워하고 불쌍하게 생각하다 어제 남편한테 이래저래 말을 했어요. "내가 시댁식구들이 좋아서 이것 저것 챙기고는 있지만 그거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당신도 우리 엄마 좀 생각했으면 좋겠다. 우리 엄마 하루에 6만원 벌자고 일용직 나가는데 당신이 어머니 명품가방 사드리고 싶다고 백오십만원 보태고(도련님이랑 같이 보태서 사드렸어요) 의논도 없이 아버님 몇십만원짜리 안경맞춰드릴 때 내 마음이 어떻겠냐.. 지금 엄마는 병원비로 몇백만원 내야하는 입장이다....나도 돈 벌면서도 내 맘대로 쓰지도 못하고 사실 나 스스로도 그럴 생각이 별로 없었고 진짜 엄마한테 미안하다" (내용을 상세하게 적지 못하니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요지는 이랬습니다.)
그리고는 오늘 남편이 친정엄마께 3백만원을 보내드리자며 자기가 미리 생각하지 못하고 챙기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발단이 되었네요.
남편은 기본적으로 장남, 차녀, 막내의 역할이나 의무가 다르다고 생각하며 장남은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저는 형제끼리 균등하게 부담을 한다는 전제 하에 장남이 +a로 조금 더 낼수는 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 중에 제가 '친정엄마가 경제적으로 저리 어려운 상황인데 나몰라라 한 게 너무 마음아프고, 우리(친정쪽) 삼남매가 의견이 합치돼서 엄마 생활비라든지 병원비를 같이 부담하면 제일 좋겠지만 현재 그런 상황은 아니니 내 양심껏 내가 자식으로서 할 도리는 하고 싶다'라고 얘길 하니,
남편은 '장남이 할 부분이 있고 차녀가 할 부분이 있는데 자기는 형님(친정오빠)가 더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고 가끔 차녀인 니가 형님보다 너무 오버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얘기를 해서 싸움이 되었어요.
대체 내가 뭘 오버한다는 거냐? 난 엄마한테 한 게 없는데.. 구체적으로 말을 하라고 하니 계속 얘기를 않더라구요. 오빠네 부부 욕하는 것 같아 싫다면서.. 실랑이 끝에 나온 얘기가 이번 추석에 저희는 친정엄마께 20만원을 드렸는데 오빠네는 10만원 드렸다고 들었다고, 그래서 저보고 오버한답니다. (오빠가 엄마한테 따로 30만원쯤을 더 챙겨드렸어요. 남편은 그걸 몰랐다가 지금 알았구요)
어쨌거나 저는 '추석 용돈은 각집마다 형편껏 하는 거지.. 우리는 이번에 시댁과 친정에 20만원씩 드리자고 우리가 결정한건데 오빠네가 설령 10만원을 했다 한들 그게 무슨 문제냐. 난 오빠보다 더 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오빠가 얼마나 하는지는 관심도 없다. 오빠는 오빠 형편껏 엄마한테 잘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 그걸 오빠가 우리한테 떠벌리는 성격이 아니니 오빠가 엄마한테 뭘 얼만큼 했는지 우리는 알지도 못하지 않냐. 그런데 무슨 오빠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느니 그런 소리를 왜 하느냐'했고
남편은 무슨 돌림노래도 아니고 '그래도 장남, 차녀, 막내가 할 부분이 다 다른거다. 니가 오바한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구요...
싸우다 싸우다 남편한테 '그럼 추석에 오빠가 10만원을 드렸다고 치면 우리는 엄마한테 얼마를 드렸어야 한다고 생각하냐' 물으니 10만원을 넘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네요.
'그럼 친정에 10만원을 드린다고 치고 시댁에는 얼마를 드릴거냐?' 하니 10만원이라고 하네요.
'그럼 우리가 10만원을 하는데 아가씨가 20만원을 시부모님께 드렸다면 어떻게 할거냐?'했더니 그럼 더 드리고 싶다고 하구요...
아니 용돈을 우리 형편껏 드리는 거지 명절때마다 우리 친정오빠, 아가씨 모두한테 얼마씩 할건지 물어보고 정할 것도 아닌데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거냐고 아무리 말해도 남편의 결론은 그놈의 장남, 차녀, 막내의 역할이 다르다는 건데... 이거 저만 못 알아듣는 건가요? 정말 답답해 죽겠습니다. ㅠㅠ
남편이 대체 무슨 얘길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구요.. 새벽 내 악다구니 쓰며 아무리 얘기를 해봐도 의견차가 좁혀지질 않아요. 대체 누가 뭘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죠...?
(너무 길게 쓰지 않으려고 축약해서 적는다고 했는데 그래도 기네요.. 내용이 다 전달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