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술 마시고 어머니께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트라우마가 생긴 딸

괴로워요 |2012.11.14 09:51
조회 368 |추천 0

안녕하세요?

판에 글을 처음 쓰는 28살 여자입니다.

 

어렸을 때 기억에는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들어오셔서 어머니와 다투고, 집안의 화분이며 올려진 물건들을 다 깨부순 장면이 있어요. 어머니가 묵묵히 치우셨었죠.

 

위와 비슷한 기억들이 몇 번 있었어요. 맨 정신에서는 아니고 술을 많이 드시고 오셨을 때 일이구요.

저는 몰랐지만, 이제와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는데 살림 파손뿐 아니라 손찌검도 하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사건이 좀 있었어요. 어머니랑 싸움이 벌어졌던 것들이 꽤 있었지만, 가장 최근의 문제를 말씀드릴게요. 아버지가 하는 사업은 제조업으로 회사에서 생산한 물건들을 직접 우리 가게에서 판매하기도 하였습니다.

 

배달 직원을 하나 두고, 저희 어머니가 함께 가게를 지키며 도우셨는데요.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는 경리과 여직원이 가게에 전화를 하면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착신번호를 보고 아버지 회사인 줄 알고 전화를 받으셨고, 밝은 목소리로 인사하셨답니다.

그런데 그 여직원이 전화를 그냥 끊더래요.

 

그러더니, 바로 어머니 앞에 있던 배달 직원의 개인 휴대폰이 울리더랍니다. 배달 직원에게 이것 저것 지시를 하더니 끊더래요. 어머니는 누구냐고 물었고, 그 경리과 여직원이라고 하면서 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머니는 기분이 나쁘셨습니다. 그렇지만 일단 두고 보기로 하셨고, 몇일 후 또 이일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배달 직원이 휴대폰을 받지 못했나봐요. 다시 가게로 전화가 오더랍니다.

어머니가 전화를 받자, 그 경리과 여직원이 대뜸 " 여기 회산데요, 거기 ooo씨 없나요?"

어머니가 배달 갔다고 하자 알겠다고 한마디 한뒤 끊더래요.

 

어머니가 화난 건 그래도 회사 경리과 직원인데, 형식적으로라도 인사를 안하면 되겠냐 이 부분이었어요.

그래도 회사의 얼굴인데.. 라고 생각하셨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퇴근하신 아버지께 말씀하셨죠. 직원이 인사를 잘 안하는것 같더라. 거래처에 이미지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그런데 아버지 하시는 말씀이 그럴리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출근하신 아버지에게 전화가 왔답니다. 경리과 여직원에게 물었더니, 펑펑 울면서 자기는 인사를 했고, 사모님이 오히려 인사를 안했다고 자기는 억울하다고 했답니다. 회사를 못다니겠다고 했답니다.

 

아버지는 그 얘기만 듣고 어머니께 화를 내며, 저만한 여직원도 없고, 인사를 했다는데 무슨 소리를 한거냐면서 오히려 어머니가 거짓말을 한 것처럼 몰아가셨고, 어머니는 어이없음과 섭섭함에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그 경리과 여직원이 눈물을 쏟으며 억울하다고 이야기하는데 아주 가슴이 아프더라며 그 직원이 그만두면 회사가 안돌아갈텐데 어쩔 것이냐며 어머니를 나무라셨답니다.

 

큰 일이 아니었을 수도 있는 사건이었는데, 자존심이 세고 졸지에 억울해진. 덧붙이면 사장 부인으로서 위신도 떨어진 어머니는 이후 부부 싸움이 있을 때 종종 이 여직원 얘기를 하셨고, 아버지는 옛날 얘기를 왜하냐며 점점 감정의 골이 깊어지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술, 친구, 유흥을 좋아하시는 편이고 어머니가 결혼 직후 소개 받았던 아버지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그 분들이 어머니를 놀리듯 말하길, 아버지 젊었을 때 여자가 엄청 많았다고 했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어온 탓인지 어머니는 그 경리과 여직원과 아버지가 좀 이상하지 않냐고 저에게 물으시곤 했습니다. 저는 증명된 사실이 아니니 섣불리 판단하시지 마세요 말씀드렸구요.

 

말싸움이나 감정적으로 크게 싸우시는 것은 봐왔던 터라 괜찮았습니다.

문제는 술을 드시고 오셔서 기분이 갑자기 나빠지실 때인데요. 저희 어머니께서도 술 취한 사람하고 무슨 대화가 된다고.. 그냥 무시하고 주무시면 좋을텐데, 꼭 일일이 조목조목 대응해서 말하시다가 아버지가 갑자기 흥분하고 눈이 뒤집히며 폭력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올해(2012)에만 5번째 목격하였습니다. 아버지가 주변에 있던 것들을 바닥에 집어던져 깨부수시고, 어머니의 배를 발로 차거나 발로 차 어머니가 나동그라지는 모습을..보았습니다. 저와 어머니가 온힘을 다해 팔 다리를 눌러 제압하고 흥분을 가라앉히게 해야 겨우 잠잠해지는데, 난 너희들을 죽일 수도 있다는 둥 무릎을 꿇으라는 둥 폭언을 하십니다.

 

2, 3번째 이런 일이 일어난 후에는 제가 퇴근하였을 때 아버지가 집에 없거나, 술 드시고 오신다는 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쿵쾅거리고 배가 아픕니다. 아버지가 집에 와서 방에 들어가 주무셔서 기척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마음이 놓이질 않습니다. 3번째 일때는 말리던 제 배도 발로 차 정말 무서웠거든요. 부들부들 떨면서 아버지를 증오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버지 싸움을 말리고 큰 딸로서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 싫은 티 안내고 아버지를 부드럽게 타이르거나 화해하라고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도 받아냈구요.

 

4번째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땐 몸이 덜덜 떨려서 아직 귀가하지 않은 남동생에게 울며 전화했습니다. 빨리 와달라고.. 동생도 놀라서 뛰어들어와서는 격앙되어 아버지에게 진짜 엄마 때렸냐고. 대들듯 물었고, 아버지는 본인이 행사한 폭력에 부끄러워하기보다 대드는 남동생에 화가 나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셨었습니다. 이 때도 술이 약간 깨서 돌아오시며 볼 면목이 없다고 미안하다고 하느님께 다신 안그러겠다고 약속한다고 하셨죠. 근데 이 때부터 전 안 믿게 되더군요.

 

5번째 일은 4번째 일로부터 이틀째 일어났고, 전 온몸이 분노와 놀람으로 크게 떨렸지만, 전과 달리 오히려 침착해졌고 아버지는 고쳐질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되새김질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실제로는 처음 목격한 남동생은 크게 충격을 받아 큰 목소리로 슬프게 울었습니다..

 

아버지는 미안하다면서도 어머니, 저, 남동생이 전부 필요 없다면서 다른 방에 들어가 코를 골며 주무셨고, 어머니와 저와 남동생은 마음을 가라앉히며 진지하게 앞으로에 대하여 이야기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저의 결혼과 아직 대학생인 남동생을 걱정하시어 이혼을 섣불리 결정치 못하겠다고 하십니다. 저는 현재 남자 친구도 없을 뿐더러 이혼한 부모를 빌미로 흠을 잡는 사람하고는 결혼 할 생각도 없구요.

 

제 어머니 정말 아버지께 헌신하신 분이고, 지금 아버지 사업체가 있기까지 그 시작부터 애쓰신 분이에요. 또한 저와 남동생에게 모자라는 것 하나 없이 내어 주신 분입니다. 싸워도 아버지 아침 밥상 꼬박꼬박 챙겨드리는 그런 분입니다. 어머니의 행복을 바라는 저로써는 감히 함부로 말을 못하겠고 너무나 답답합니다.

 

그리고 아버지란 사람을 용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술을 본인이 통제하지 못할만큼 먹는 남성들에 대한 혐오마저 생겼습니다. 물론 제 용서따위 아버지께 필요치 않겠지요. 아버지는 마땅히 통한의 심정으로 어머니께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과정을 다 지켜본 저로써는 아버지에 대한 가느다란 정마저 끊어내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떤 댓글을 바라고 쓰는 글이 아니에요. 하소연할 곳이 없어 씁니다. 제 속이 타들어가서.

쓰면서 그래도 마음이 좀 나아지네요. 해결된 것도 하나 없지만..

 

어머니가 행복하시길 제 온 마음을 다해 기도합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