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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똥강아지는 길에서 죽어도 되는 생명일까요?

니미 |2012.12.26 14:11
조회 3,060 |추천 36

안녕하세요. 이천의 회사원(^^;)입니다. 제 소개할 말이 참 비루하네요..

 

답글 달아주시고,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돼지농장 주인을 고발하라는 글이 많았는데, 그렇게까지 학대하시는건 아니에요.

다만 개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키우는게 아닌거죠. 그러니 배려가 없는것이구요.

 

큰 개들에게는 밥도 주는 것 같습니다. 애기들은 엄마젖을 먹겠거니하고 신경안쓰는것같아요. 개집도 없이 추운데 어떻게 사나 했는데, 다른 분들이 개들은 안춥다고, 컨테이너 밑에 묶여있으니 비나 눈도 맞지 않는다고, 안얼어죽는데 저보고 왜 유난이냐고하네요. 에효.

저번에 뭐라고 한 탓인지, 그 후로 엄마개와 강아지들은 안보이네요. 풀어놓지 않고 우리에 둔 것 같습니다. 최소한의 추위를 피할수 있으니, 그것만으로 다행이다 생각하고있습니다.

 

추후에도 이런일이 생기다면 그땐 단단히 조치를 취하려고합니다.

 

이번일에 강사님께서 많이 고생하셨어요.

아이 상태가 제가 발견했을땐 뒷다리를 이상하게나마 끌면서 걸었는데, 그게 마지막힘 다 한 행동이었나봅니다.

 

그동안 카톡과 문자로 계속 상태를 이야기했는데 24일 제가 글을 올린 후에 만나서 상황을 들어보니 제가 처음 생각했던것보다 훨씬 더 심했습니다. 그렇게 아픈데 낑낑거리지도 않아 유별나게 순하다 생각은 했지만, 아이가 말할 힘도 없던 거였네요..

 

강사님께서 병원에 데려가신 이후로, 제대로 걷지도, 자기힘으로 먹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엑스레이검사로는 머리에 손상을 입은 것만 알았지, 어느정도의 손상인지 나오지 않아 회복이 될지 안될지도 불투명한 상태였고, 그래서 더 많이 답답했습니다.

 

먹이도 자기힘으로 먹지 못하니, 두시간에 한번씩 주사기로 밀어넣어줘야 했습니다.

그래서 연말에 크리스마스 시즌인데도 미리 약속해둔 콘서트며 연말 송년회 등 강사님께서 아무데도 못가셨다고 해요. 돌봐줄 사람이 없으니까요.. 잠도 제대로 못주무시고, 무엇보다 언제까지 이래야하는지, 낫기는 하는것인지 기약이 없으니 더 답답하고 짐처럼 느껴졌을 겁니다.

 

착하다고 해주신 분들이 많지만.. (물론 강사님은 저보다 훨씬 착하신 분 맞습니다). 강사님께서 마더테레사도 아니고, 아픈 강아지를 위해 시간과 돈을 쓰는것에 감히 스트레스 받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병원비도 만만치않게 들었어요. 수십만원 들어간것 같습니다. 저희 둘 다 소 시민이라 수십만원쯤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펑펑 쓰는 사람들이 못돼서 이것도 참 부담스러웠어요. (이번기회에 다시한번 동물병원비 부가세 철폐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했습니다. 정말 이건 아닌것같아요..)

 

저는 비록 강사님의 1/10도 고생하진 않았지만,이녀석 입양처 알아보면서 마음 고생좀 했습니다. 강사님께서 오래 데리고있기 힘든 상황이라 하시고, 힘들어 하시니까 혹시나 이전 주인에게 돌려보내고싶다고 하면 어쩌나, 포기하시면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 많이 했어요.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요청해봤지만, 쉽지 않네요..대부분 동물협회에 보내라고 하더군요.

그 생각도안한건 아니지만, 아픈 아이를 제대로 돌봐주지도 못할것 같고, 15일 이후에 안락사 당할거라는 생각이 너무도 당연하게 들더군요. (누가 아픈 애를 데려가겠어요..)강사님과도 그부분에 대해 이야기도 했었습니다. 실제로 알아보시기도 했었구요.  전 주인이 찾지는 않는지 궁금해하셔서 (전 주인과 이야기는 제가 했거든요) 그부분은 단호하게 차라리 동물협회 보내는게 낫다고 했습니다. 전주인한테 가서 비참하게 굶어죽느니, 거기서 더 편하게 죽을 것 같아서요.

 

강사님께서 다크써클이 턱까지 내려와있는데도, 결국 포기는 안하시겠다 하셨어요. 어떻게든 건강하게 만들어서 좋은 집에 입양 보낸다고요.

 

24일 밤. 아이가 자기 힘으로 걸었다고 했습니다. 이제 자기 힘으로 먹느냐가 문제인데, 아직 다친 머리에 영양분이 제대로 가질 않아서인 것 같으니 며칠 더 두고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아침, 드디어 아이가 자기힘으로 먹이를 먹기시작했다는 카톡을 받았습니다.

 

빠르게 회복해서 제가 다 얼마나 기쁘고 고맙던지요. 그 작은 아이가 정말 살려는 운명인가 봅니다.

그렇게 아팠을때 길가에 나앉아있지 않고 농장 안쪽 구석에 있었다면, 그리고 그 시간에 강사님께서 오지 않으셨다면 (영어 강사님은 임원상대로 강의하셔서, 강의 시간이 랜덤입니다), 한 두시간만 더 늦었더라도 해가 지고나면 캄캄한 곳이라 절대 발견 못했을거에요.

 

이제는 아이에게 좋은 가정을 찾아주려합니다. 앞서 남긴글에 연락처까지 남겨주신 고마운 분이 계셨는데, 아이 상태가 좀 심각해서 연락못드렸어요. 이제 먹는것도, 걷는것도 혼자 힘으로 가능하니 본격적으로 찾아볼 겁니다.

 

아직은 좋은 곳을 찾지는 못했어요... 앞서 말했듯, 똥강아지를 바라보는 대부분 사람들의 시선이

그렇게 좋지 못하네요. 좋은 혈통의 개였다면, 좀더 이쁜 강아지였다면 달랐겠다 싶어서 좀 씁쓸합니다.

똥강아지든, 길고양이든 한 생명이고.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존재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어렵게 살려낸아이고, 힘겹게 이겨낸 아이라 아무한테나 맡기고싶지 않네요.

 

누군가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있어 아이가 추위와 배고픔에 떨지 않는 곳으로, 그리고 복날을 무사히(?) 넘길수 있는 곳을 찾고싶습니다. 가끔씩 아이의 소식도 듣고싶어요.

 

어떻게 살아난 아이인데, 사랑받고 무럭무럭 자라도록 해야지요..

 

절대 애완견으로 (복날용 아님!) 무지개다리 건널때까지 예쁘게 키워주시며 아이에게 마당 한켠을 내어주시며 가끔 소식 전해주실 수 있는 분이라면 아래 메일로 연락부탁드립니다.

prettykai@nate.com

 

마지막으로, 한 생명 살려주신 우리 강사님 (케이티)에게 감사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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