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이었다.
새벽녘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둑한 골목길 저 편에서 한 여자아이가 멀뚱히 서 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아무래도 여자다보니 새벽에 돌아다니는 것도 매우 꺼림칙 했고, 아무리 아이라고 해도 뭐든 못 믿을 세상이 아니던가.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멈칫했다.
골목이 좁고 어두운데다가 낡아빠진 나트륨등이 깨져버려 그나마 더 어두운 골목에 서있는 여자아이라니? 매우 소름끼쳤지만 이 늦은 새벽에 아이들아 돌아다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일례로 몇년 전에 동내에서 6살 7살 짜리 자매가 놀이터네서 놀다가 납치당 한 뒤 살해된 체 발견되지 않았던가? 요즘 세상은 나 어릴 적 처럼 밤에 맘놓고 돌아다녀도 괜찮은 시절이 아니었다. 나 역시도 해만지면 이 골목을 돌아다니기가 무서운데 저런 어린 여자애가 하필이면 사람도 잘 다니지 않은 곳에서 서 있다니.
어차피 가는 길이고 하니 성큼성큼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매우 귀여운 여자아이였다. 얼굴도 창백하다 싶을 정도로 하얗고 눈도 크고 코도 오똑하다. 입술은 앵두처럼 빨간데 날 올려다보며 눈을 깜빡이는 모습이 굉장히 사랑스러웠지만 평소같으면 호들갑 떨며 머리를 쓰다듬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알 수 없는 이질감이 들어 그러지 못했다. 아마 그 일련의 분위기가 나를 가로막은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이대로 둘 수도 없고... 아무래도 경찰서에 연락을 좀 해야할 듯 싶었다.
"안녕?"
내가 인사를 하자 아이는 큰 눈을 한번 깜빡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져 컷으로 자른 머리카락이 윤기를 내며 찰랑거린다. 마치 구체관절인형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못된 인간들이라면 단숨에 납치해도 이상할게 없을 정도였다.
"여기서 뭐하니?"
내가 물어보자 아이는 고개를 한번 두리번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엄마를 기다려요."
혹여 귀신이랑 얘기하는게 아닌가 싶었으나 아이가 대답을 하자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었다.
"엄마가 이쪽으로 오신다고 하셨어?"
"아니요."
"그럼?"
"그래서 기다려요."
아무래도 엄마랑 같이 가다가 손을 놓친 모양이었다. 그도 아니면... 아이를 엄마가 버렸나? 그러기에는 누가 보더라도 아이 엄마가 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 수 있는 구석이 여러모로 많이 보였다. 예쁜 옷 하며, 머리스타일까지. 거기에다가 이렇게 예쁘게 생긴 아이를 버린다니? 생각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집 전화번호나, 엄마, 아빠 핸드폰 번호는 알고 있니?"
내가 다시 되묻자 아이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든다. 머리카락이 찰랑찰랑 흔들리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끌어안아 주고 싶었다.
검정색 벨벳 원피스에 목과 소매에 하얀색 프릴이 달려있었고 귀여운 고양이의 얼굴이 붙어있는 머리띠를 하고 있었고, 마치 코스프레 할 때 신을법한 노란색과 하안색 검정색이 층층이 쌓여있는 타이즈를 신고 있었는데, 빨간색 플렛슈즈까지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무리 봐도 부모가 버렸다고 느끼기는 어려웠다. 간혹 버리기 전에 미안한 마음에 이것저것 사주는 느낌이 아니었다. 딱 보기에도 예전부터 이렇게 예쁘게 입히고 가꿔준게 분명했다. 손톱에 까지 귀여운 토끼나 호랑이 등등의 동물들의 머리가 그려져 있었는데. 어떻게 버리기 전에 미안하다고 저렇게 공을 들였겠는가?
그렇다면 부모가 정말 애타게 찾고 있을것이 분명하니 경찰에 신고하는편이 나았다.
아이를 여기 혼자두고 신고만 달랑하기도 그랬고, 내가 여기서 계속 같이 서있기에는 늦가을 추위도 상당했다. 더군다나 아이는 딱 보기에도 초가을에 입을법한 옷을 입고있었기 때문이다.
"언니랑 같이 집에 갈래? 거기서 엄마 기다리자."
내 말에 아이는 날 한참 올려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따라나섰다. 혹시나 "엄마가 아무나 쫒아가지 말라고 했어요." 할까봐 걱정했는데, 아이는 의외로 순순히 따라왔다. 아이에게 손을 내밀자 아이는 당연하다는 듯 내 손을 잡고 같이 집으로 걸어갔다.
집은 골목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빌라 2층이었다.
내가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자, 아이는 들어오지 못하고 현관 앞에서 쭈뼛 거렸다.
"왜그래?"
"들어가도 되나요?"
"물론이지. 집에서 같이 기다리자. 경찰아저씨들이 금방 부모님을 찾아주실거야."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는 밝은 표정을 지으며 후다닥 문 안으로 들어섰다. 아이의 귀여운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다. 망할... 조선시대 같으면 진짜 저만한 딸이 하나 있었겠다. 예닐곱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에게 나도 모르게 엄마미소라니...
현관문을 닫고 신발을 벗는데, 아이의 신발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신발을 신고 들어간건가? 그렇게 개념없을 나이는 아닌데? 혹시 집이 잘 사는 집이라서 신발을 신고 다니는 집에서 살았나?
후다닥 신발을 벗고 거실을 둘러보았지만.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얘~ 혹시 숨바꼭질 하니?"
그러나 17평 짜리 조그마한 집에 숨을곳이 많을리가 없었다.
그렇게 하루를 꼬박 찾았지만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으으윽!"
눈을 뜨니 이미 해가 저문 이후였다. 소중한 금요일 밤을 아이를 찾는답시고 집안을 온통 뒤지고, 건물 밖 까지 뒤지고, 심지어 경찰까지 불러서 찾았는데 없어서 허탕을 쳐야했다. 순간 내가 바보가 된 것 같았다.
아이의 인상착의를 말하고, 경찰관이 고개를 갸웃하다가 결국 돌아갔는데, 그 이후 연락이 없는 것을 보면 아이를 찾지 못했거나 아니면 아이가 부모를 만났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우리빌라에 사는 아이였을지도 모르지. 근데 분명 집 안으로 들어오고 내가 현관을 닫고 도어락이 걸리는 소리까지 들었는데 아이가 없다니... 귀신에 홀린건가 싶었다.
여튼! 오늘은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는 토요일 밤이니까! 오랜만에 애들 불러서 클럽이나 가볼까? 작년에 30살 기념식을 치룬 이후로 클럽을 끊었는데. 왠지 기분도 울적하고 한번쯤은 네온사인 가득한 거리를 걸으면서 술도 마시고 춤도추고 싶었다.
"그나저나, 아직 여섯시 밖에 안됬는데 벌써 밖이 깜깜하네?"
옷을 갈아입는데, 갑자기 창문을 뭔가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혹시 비가 내리나 싶었지만 그 소리는 두번 울리고서는 더 이상 울리지 않았다.
"뭐야? 기분나쁘게."
그때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과거에 방 창문에 계속 조그마한 돌을 던지면서 날 부르던 스토커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얘기인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다니! 하지만 거기와는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이었고.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갑자기 날 찾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창문 근처로 다가갔다.
"으으..."
커튼을 슬쩍 들추며 밖을 바라보았지만 다행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긴장했던 마음이 탁 풀리며 한숨이 흘러나왔다.
잠을 너무 실컷 자버렸나? 아니면 어제 그 사건 때문인가? 여러가지로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 느낌이었다. 문을 열고 밖에 나가며 빨래가 잔뜩 널려있는 거실 행거에서 속옷만 들어 목욕탕으로 향했다. 그때, 집 안에서 후다닥 하는 소리가 들렸다.
"꺄악!"
심장이 턱! 하니 떨어지는 느낌이 나며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그리고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없었다. 문은 전부 닫혀있었으므로 뭔가 들어왔다면 절대 눈에 띄지 않을리가 없었다.
"기, 기분나빠!"
집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샤워를 하려던 생각을 접고 방안으로 들어가 대충 옷을 주워입고 다시 거실로 나섰다. 다행히 이번에는 후다닥 뭔가 움직이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한숨을 내쉬며 현관으로 걸어가는데, 현관에서 갑자기 작게 똑똑똑 하는 노크소리가 들렸다.
"가, 갑자기 누구지? 설마 경찰인가? 아닌데, 경찰이 연락도 없이 찾아올리가 없는데?"
현관문에는 밖을 볼 수 있는 장치가 없었고, 또한 인터콤도 낡아서 고장나있기 때문에 현관 앞에가서 직접 말하거나 밖을 보는 수 밖에 없었다. 난 현관에 고양이 처럼 살금살금 다가가 잔뜩 찌푸려지는 이마를 애써 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누, 누구세요오?"
내 물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똑똑똑 하는 노크소리가 들렸다. 인터컴이 고장났어도 벨은 고장나지 않았는데 왜 자꾸 문을 두드리는거야? 쿵쾅거리는 심장을 다잡으며 좀 더 큰 목소리로 물었다.
"누구세요?"
그러자 한참을 노크소리가 들리지 않더니 나지막한 목소리가 현관 밖에서 흘러들어왔다.
"죄송하지만, 혹시 제 딸 보신적 없나요?"
어? 설마? 어제 그 아이 엄마인가?
"혹시 검은색 원피스에 빨간색 구두 신은 여자아이 말씀하시는거에요?"
"네."
쿵쾅거리던 심장이 천천히 진정되기 시작했다. 진짜 왜 이렇게 어제부터 심장이 약해진거지? 이래뵈도 예전에는 공포영화 매니아였는데 말이다. 난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문을 열었다.
"어휴... 어쩌죠? 어제 데리고 있으려고 했는... 아악!"
빼꼼히 문을 열며 밖을 바라보자 얼굴의 3분의 1이 박살난 머리가 덜렁거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지? 대체 저게뭐야!
난 문을 쾅 닫으며 현관에 주저앉아야 했다.
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뭐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있었다. 피떡이 진 머리카락이 엉켜있고 오른쪽 머리의 절반 가까이가 날아가 있었다. 그런게 날 보았다!
내, 내가 잘못본건가? 잘못본거야?
하지만 다시 문을 열어 확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절대 그럴 수 없었다. 또 열면 득달같이 달려들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얼마나 앉아있었을까? 엉덩이가 차가워지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난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똑똑똑.... 계세요?-
망할! 제길! 이게 무슨일이야!
미친듯이 소리치며 몸을 일으키자 갑자기 다리에서 서늘한 느낌이 왔다. 너무 떨려서 도저히 주체할 수 없는 턱을 악 물며 삐걱거리는 고개를 간신히 내려 다리를 곁눈질 하듯 내려다 보았을 때. 난 내 심장도, 떨림도 일순간에 멈춤을 느꼈다.
내 바지를 붙들고 선, 어제의 그 여자아이를 보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날 그 새카만 눈동자로 올려다보며 천천히 작은 입술을 움직였다.
"엄마가 왔어요. 엄마도 들어오라고 하면 안될까요?"
아이가 천진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제야 다시 턱히 세차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심장도 터질듯 두근거렸다.
-똑똑똑...-
또 현관문을 누군가 두드린다.
넘어지듯 거실로 들어가 바닥을 기며 방으로 들어갔다. 너무 급히 들어가 문을 닫는 것 조차 잊을 정도로. 내가 안으로 들어서서 문의 반대편을 파고들어갈 것 처럼 바닥을 벅벅 긁으며 계속 뒷걸음질 치자 아이는 내 방의 문 앞으로 서서히 다가왔다. 분명 걷고 있는데 마지 둥둥 떠있는 것 처럼 다가왔다. 그리고는 내 방 문앞에 서서 아이가 다시 입을 열었다.
"들어가도 될까요?"
"안돼!"
난 방문으로 달려가 문을 쾅 닫아버리고는 침대로 달려가 이불을 뒤집어 썻다. 그때 다시 창문에서 소리가 들렸다.
-똑똑똑... 계세요?-
방문에서도 노크 소리가 들렸다.
-똑똑똑... 들어가도 될까요?"
"안돼! 안돼! 절대 안돼! 들어올 수 없어!"
내가 미친듯 고개를 저으며 소리치자 노크소리가 잦아들었다.
끝났나?
끝난건가?
그때 거실 쪽에서 나지막한 울음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이의 울음소리였지만 섬뜩하이 이를데 없는 울음소리였다. 그러자 창문 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똑똑똑. 거기 우리 딸 있나요?-
"없어! 없다고!"
-거기 있지? 우리 딸 거기있지?-
지금까지 나지막하게 들려오던 목소리가 점차 흥분하듯 커져가기 시작했다.
-열어! 이거 열어! 이년아! 이거 열란말이야!-
창문이 깨질 것 처럼 흔들렸다.
이불 밖에서 나갈 수 조차 없었다....
날이 밝자 노크 소리도, 울음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나마 덜 무서운 거실의 문을 조금 열어보자 그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가기 무서워 도저히 발을 땔 수 없었다. 이 집에서 나가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집에 인터넷과 전화까지도 끊어져서 외부와 연락조차 할 수 없었다. 또한 어제 그렇게 비명을 질렀는데 누구하나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는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해가 떠있으니 혹시 귀신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었지만 도저히 한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다.
그때 어제와는 다른 노크소리가 들렸다.
-쿵쿵쿵! 미연씨? 김미연씨! 서구지구대 김영수 경사입니다. 혹시 집에 계십니까?-
그의 말에 아까와는 달리 용기가 샘솟으며 한걸음에 현관까지 달려갔다.
"겨, 경찰이세요?"
-예! 김미연씨. 전에 그 여자아이 실종건으로 말씀좀 드리고 싶은데. 들어가도 될까요?-
"네! 들어세요!"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누구라도 하나 같이 있으면 덜 무섭겠지! 다행이다! 다행이야! 경찰이 이렇게 소중한 존재였다니!
황급히 문을 열었다.
그리고 심장이 멈추는 것을 느꼈다.
문 앞에는 마치 거미와 같이 팔다리가 꺽인 여자가 반쯤 뜯겨나간 얼굴로 날 바라보며 웃었다.
-네가 들어오라고 했지?-
바짝 마른 나뭇가지 같은 손이 현관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