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키 큰 여자 만나본 이야기

몽키D루피 |2013.01.17 12:26
조회 15,136 |추천 19

 




나 182 
전여친 키 177 이었음
솔직하게 여자들이 키작은 남자 심정 이해 못하듯, 
키큰 여자 심정같은거 이해 못하고 살았지.



여친이랑 사귀고 얼마 되지 않았을때 일
타임스퀘어 가려고 영등포역 지하길을 걷다보니
여자들 구두 파는 가게에 여자애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어



뭐지? 뭐 예쁜거 파나? 하고 가까이 다가가는데
여친이 팔짱낀 손에 힘을 주며 내 발걸음을 제지했어.
쓸데없는 소비라 생각했나 싶어서 왜~ 예쁜거 있으면 사줄게 ㅎㅎ 했는데도 말려.
튕기는게 아니고 강하게 거부하는 느낌이었어.


응? 
여자애들은 힐에 대한 일종의 로망을 갖고있지 않나?
집에 많아도 많아도 신을게 없다는게 여자들의 구두 아니었나?
플랫슈즈를 신고 나타나서 힐을 싫어하나 싶기도 했고

 





조금 지내다보니까 왜 그런 반응이었는지 알겠더라고.
그냥 여친이 예뻐서 그러려니 생각했는데
자꾸 길거리에서 다가오는 사람들마다
 남녀불문 흘끔흘끔 내 옆사람을 쳐다보고 가는거야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애들 눈빛과 표정이.....
단순히 예쁘다~몸매좋다~ 의 의미가 아닌건 내가 느낄 정도였으니까.


무엇보다 얘 자체가 움츠러드는 모습을 자주 보였어
말라서 어깨도 넓지 않은데 자꾸 좁히고 
고개도 살짝 숙이고 등허리도 약간 굽는 느낌이고
처음에는 가슴이 커서 부끄러워서 그런가 했는데....무슨 C컵 D컵도 아니니까
딱히 의식적으로 그럴만큼 무지하게 크지도 않았고 ㅎㅎ



얘기를 하고 더 가까워질수록
이친구에게 키라는건 정말 큰 스트레스 중 하나라는게 느껴졌어
들어보면 진짜 얼토당토않은 편견들이 그 사람들 눈빛에 실려있었고



나도 느꼈듯, 자기를 "두려워하는"것 같은 시선...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3의 성별을 바라보는 듯한, 
그친구 표현에 의하면 심지어 가끔은 
"괴물" 보듯 하는 "힘든 시선"이 존재하더라는...
무엇보다, 내가 자기를 그들처럼 "무서워"할 것 같고 이상한 시선으로 볼것같고
그래서 갖고놀다가 금방 떠나갈까봐 두려움 같은게 있더래;;;

 

 



초반에도 그런거 진짜 많이 물어봤거든.


키작은 여자들이 더 
아담하고 귀엽고 예쁘고 애교많고 사랑스럽지 않냐고
그런 애들이 진짜 "여자"로 느껴지지 않냐고


그때는 웃으면서 아니라고 하고 집에가서 돌이켜 생각해보니까
나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했던것뿐
그전에 만났던 여자애들이 다 158~165 사이에 늘 걸쳐있었던거야;;;


그랬구나..............싶으니까 이친구가 너무 딱한거야.
진작에 미처 알아봐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얘기에 여친은 술김에 엉엉 울었지.



뭐 자기가 크고싶어서 큰것도 아닐텐데 
남들 시선에 스트레스 받아가며 그런게....
마음도 아프고 그렇더만



 



나중에 기념일에 여친에게 구두를 선물했어. 
7~8cm정도 굽이 되는 꽤 화려한 힐로ㅎㅎ
발도 250쯤 되니까 
그냥 여자들 자주가는 구두가게에는 사이즈도 잘 없더만?


표정이 굳어질 정도로 처음에는 망설이더니 
막상 신고나니까
거울 보고있는 뒷통수만 봐도 즐거워하는게 눈에 보이더라 ㅎㅎㅎ


힐 신고나면 나보다 더 커지는것에 부담스러워 할까봐
나도 세미수트에 구두신고 둘이서 밖에 돌아다니는데
캬....우리끼리 자뻑이었지만 
유리에 비치는 이 커플 모습이 아주 훈훈해 훈훈해 ㅋㅋ
진짜 그날은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뭘 요구해도 다 들어주겠다는 태세였어 ㅎㅎ


알고보니 집에 힐이 한두켤레 있긴 있더라 -_-
그런데 그걸 신는것 자체가 도전일 정도로
이정도 예쁜 애들도 이렇게 어려워하나 싶을만큼
키큰 여자들의 키에 대한 컴플렉스(?)는 상상초월이더라고.


니들 너무 스트레스 받지마.ㅎ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여자 키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키큰 여자를 더 좋아하고 선호하는 놈들도 널렸으니까 ㅎ
추천수19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