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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곁에 계실 때 사랑하라」

 

저자 : 노희경

출판사 : 북로그컴퍼니

출판일 : 2010년 04월

 

■ 어지간한 통증이나 아픔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던 엄마였다. 천성이 무던하기도 했거니와, 몸이나 마음에 붙은 아픔을 그저 자신의 일부인 양 달고 사는 데 이력이 난 때문이기도 했다. -p.13

 

■ 자신의 병보다 할머니 걱정을 앞세우는 엄마가 새삼 처연하게 느껴졌다. 그게 엄마였고, 그런 엄마를 당연하다고만 여겨왔었다. 연수는 문득 이런 상황에 자신이 죄인처럼 느껴지는 건 순전히 그런 엄마 때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성이 이타적인 엄마가 곁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이기적이 되어버린 가족들. 연수는 그런 엄마를 살펴주지 못한 자신에 대한 원망으로 가슴이 먹먹해졌다. -p.128 

 

■ "가끔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보면서 난 그런 생각을 해요. 저들은 행복하다. 저들의 가족은 행복하다." 아버지는 윤 박사의 말이 뜬금없어 고개를 돌렸다. "난 가끔 집행을 앞둔 사형수한테도 그런 생각을 가져요. 저 사람들은 행복하다." "무슨 소리야?" "그들에겐 삶을 정리할 기회가 주어진단 말이예요. 사형 선고를 받은 환자와 가족들은 엄청난 고통의 대가로, 건강한 사람들은 결코 누리지 못하는 삶의 정리 기간을 가져요. 미안했던 사람에겐 미안하다 말할 기회를 갖고, 마저 사랑하지 못한 사람에겐 사랑한다는 말을 할 기회를 갖죠." -p.154

 

■ 자식이 부모한테 받은 걸 다 돌려줄 수는 없어.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어쩔 수 없는 거야. 난 그렇게 생각해. 사람들이 결혼하는 건 자기가 부모에게 받은 걸 주체할 수 없어서 털어놓을 델 찾는 거라구. 그래서 자식을 낳는 거라구. -p.250

 

■ 목숨도 무슨 물건처럼 내 것을 쪼개 남에게 나눠줄 수 있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p.272

 

■ "이번엔 뭘 줄까? 무나물? 버섯?" 엄마는 아들이 놓아주는 대로 가만히 밥술을 입으로 가져간다. "뭐. 두부? 엄마, 말해. 엄마 찌개 먹고 싶은데 내가 무나물 주고, 엄마 버섯 먹고 싶은데 내가 두부 줄까봐 그래." 아무 말 없어 수저만 들여다보고 있는 엄마에게 정수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묻는다. 잠자코 있던 엄마가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네가 두부 주면 두부가 먹고 싶었던 것 같고, 네가 버섯 주면 꼭 그게 먹고 싶었던 것 같아." 그랬다. 지금 엄마는 아들이 수저에 모래를 얹어준다 해도 꼭 그게 먹고 싶었던 것처럼 목이 메었다. -p.284

 

■ 죽는다는 것, 그건 못 보는 것이다. 보고 싶어도 평생 못 보는 것. 만지고 싶은데 못 만지는 것. 평생 보지도 만지지도 못하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죽음이라는 이름의 지독한 이별인 것이다. -p.296

 

■ 이제 저 웃음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천년 뒤 내생의 어느 이름 모를 마을에서, 아니면 낯선 어느 길모퉁이에서, 그런 데서나마 볼 수 있을까. 곱다…그 웃음…. 슬프도록 곱다… -p.300

 

■ 참 묘하다. 살아서는 어머니가 그냥 어머니더니, 그 이상은 아니더니, 돌아가시고 나니 그녀가 내 인생의 전부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그녀 없이 세상이 살아지니 참 묘하다. 나는 바란다. 내세에 다시 그녀를 만난다면, 다시 그녀의 막내딸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내가 그녀를 사랑했다는 걸, 목숨처럼 사랑했다는 걸 그녀는 알았을까. 초상을 치르면서는 잠만 잤어도 지금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그녀로 인해 울음 운다는 걸 그녀는 알까. 제발 몰라라. 제발 몰라라. -p.313

 

리뷰

 

노희경 작가님이 엄마에게 바치는 절절한 사모곡이 또 한 번 이렇게 가슴을 울린다.

이전에 읽었던 신경숙 작가님의 <엄마를 부탁해>라는 책이 그랬고, 김정현 작가님의 <아버지>라는 책이 그랬던 것처럼,

부모님에 대한 글은 어쩜 이리도 가슴을 아리게 만드는 건지, 책읽는 내내 몇 번이나 코를 훌쩍거렸는지 모르겠다.

잘 알면서도 다시 또 반성하게되고, 참 흔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늘 눈물짓게 만드는 그런게 바로 부모님의 사랑인걸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한 줄 한 줄 써내려간 이 글은 참 슬프지만 마지막에 따뜻한 감동을 선물해주는 그런 책이다. 

 

언젠가 영화관에서 영화로도 봤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또 한 번 읽으니 한 장면 한 장면이 다시 되살아났다.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느라 자신의 건강은 소홀히 하게되는 엄마가 자궁암말기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별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는데 정말 가슴이 먹먹해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세상에 모든 이별이 슬프지만, 이렇게 죽음으로 헤어지는 건 정말 사무치는 그리움을 남길 것 같다.

죽는다는 건 평생 보지도 만지지도 못하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는 거니까.

언젠가 시간이 흘러 한 번은 볼 수 있겠지, 하는 작은 희망조차 가질 수 없는 지독한 이별이니까.

거기다 그 대상이 사랑하는 가족중 한 명이라면 그 깊은 상실감은 도대체 무엇으로 메울 수 있을까.

소설속 이야기긴 했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언젠가는 맞이해야 할 이별이기에 가슴이 더 많이 아팠던 것 같다.

 

사람들은 누구나 소중한 것에 대해서 소홀할 때가 많다.

옆에 있을 때는 그 존재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서 그 소중함을 잠시 잊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인희'의 가슴 저리고 안타까운 삶과 그 옆에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족이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 한 번 돌아보게됐다.

얼마전 교통사고로 한 달 가까이를 입원해계셨던 엄마를 보면서도 정말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차라리 내가 대신 아파주고싶을만큼, 환자복을 입은 엄마모습만으로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으니까.

그 때 그 장면들과 책내용이 하나씩 오버랩되면서 눈물콧물 다 흘리며 읽은 책이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건, 그래도 나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늘 곁에 있을 것 같아 한 번 더 안아드리지 못하고, 언제나 나를 지켜줄 것만 같아 늘 받기만 했었는데

그런 부모님의 소중함은 물론,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마음속 깊이 느껴보며,

꼭 잃어버린 다음이 아니라, 옆에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감사함을 느끼며 살고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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