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예언법칙 Self-fulfilling Prophecy
사회학자 Robert Merton에 의해 쓰인 용어. 어떤 상황을 실제라고 믿으면 실제로 그렇게 된다는 것. 예측한 미래가 현실이 된다는 심리용어. A라는 생각이나 믿음은 B라는 사람들의 행동을 초래하고. 결국 B라는 행동이 다시 A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
지난화에서는 일말상초에 대해서 짧게 알아보았다. 글이 올라오고 나서 여러사람들의 피드백을 들어보니 LTE시대라 일말상초도 너무 길고 이말일초 또는 한술 더 떠서 훈말이초(훈련병을 말하는)까지 있다고 한다. 이러한 군대 연애에 대한 미신들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하여 오늘은 자성예언법칙 (Self-Fulfilling Prophecy) 이라는 흥미로운 심리학이론으로 다가가고자 한다.
군대에 있으면서 커플들을 참 많이 봐왔는데 그럴 때마다 짖궂은 선임들은
“야 다 일말상초여~ 너도 어디까지 가나 보자~”
라며 웃음을 쳤다. 커플로 군대를 들어옴과 동시에 꼬리말처럼 쫓아다니는 말이 바로 일말상초이다. 실재로 이병장은 이등병시절서부터 장난스럽게 “나도 일말상초처럼 되는거 아니야?”라는 말이 입에 붙었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그는 상병으로 진급하자마자 5년간 사귄 여자친구랑 헤어지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선임들이 얘기해오던 “일말상초의 전설”은 또 사실이 되어버렸다. 이병장은 이제 전입 오는 신병들이 만나는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면 제일 먼저 일말상초의 전설을 손수 이야기 해주는 친절한(?) 선임이 되버리고야 말았다.
믿쑵니까!! 믿는 대로 됩니다.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 (Robert Merton)은 이러한 미신이나 소문을 믿게 되면 정말 그러한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는 사회적 현상을 보고 “자성예언법칙(Self-Fulfilling Prophecy)” 이라고 이름 붙이게 되었다. 미국의 한 은행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퍼지자 은행 고객들은 서둘러 돈을 출금해가기 시작했고 결국 정말 멀쩡하던 은행은 한순간에 파산해버리고 말았다. 미신, 예언 또는 루머(Prophecy)가 결국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 행동들은 결국 그것들이 사실이 되도록 도움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Self-fulfill).
단적인 예로 미국 사회에서의 흑인 범죄율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 New York에 있는 할렘(지금은 뉴욕시장들의 노력으로 인해 많이 바뀌었다)이나 에미넴의 8-mile로 유명한 Detroit. 모두 흑인들의 구역으로 그리고 높은 범죄율로 악명 높던 지역이다. 이 때문에 미국인들은 ‘흑인들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더 높다’라는 편견과 막연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편견을 믿다보면 결국 사람들은 흑인들에게 더 관심을 갖게 되고 경찰들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흑인들에 대한 감시와 제재가 많아질 것이며 결과적으로 검거되는 흑인들 역시 많아진다. 결국 ‘흑인 범죄율’에 대한 미신이 사실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렇듯 자성예언법칙은 고정관념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그러한 고정관념을 확증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괜한 걱정과 우려에 빠지는데 이것을 “고정관념의 위협 (Stereotype Threat)” 이라고 한다. ‘여자아이들은 수학문제에 약하다‘는 고정관념을 의식하다 보면 실제로 수학시험을 보는 동안 잡생각이 많아지게 되어 집중을 못하고 결국 그 여자아이는 수학시험에서 불합격을 하게 된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부정적인 생각은 부정적인 행동을 초래하고 결국 부정적인 결과는 부정적인 생각이 맞았음을 증명해주는 그런 Feedback Loop.
그림 1
(우리의 믿음 → 우리의 행동 → 우리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믿음 → 주변인들의 행동 → 우리의 믿음 순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Feedback Loop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병장. 여자친구와의 사소한 다툼을 “아 이게 다 일말상초이기 때문이구나”라며 엉뚱한 미신의 탓으로 돌렸을 수도 있다. 또는 “어짜피 일말상초되면 다들 헤어진다는데...”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무의식적으로 소홀해졌을 수도 있다. 반면 이병장의 여자친구는 군인을 애인으로 둔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알 일말상초때문에 요즘 이병장이 자신에게 너무 무관심해졌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고정관념 위협에 빠진 경우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병장은 그의 입에는 “나도 일말상초처럼 되는거 아니야”라는 말이 버릇처럼 익숙했었다. ‘어디 네가 일말상초의 비극을 겪지 않는지 보자‘라는 선임들의 눈치. 후임들이 주는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고. 여자친구와 싸우지 않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밤낮으로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분위기를 살피는데 너무 급급한 나머지 예민해지기 까지 했다. 여자친구의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안 좋아지는 것 같으면 “무슨 일 있어?”라던지 “나 때문에 그런거야?”식의 말을 반복한다. 정말 평소 같았으면 아무것도 아닐 텐데 일말상초라는 편견에 사로잡혀서 그런지 이러한 불필요한 집착과 추긍이 어린 식의 질문을 많이 던지게 된다. 여자친구 역시 마찬가지이다. 괜히 군대안에서 고생하고 있는 남자친구에게 걱정을 주기 싫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피하는 그녀. 일말상초가 다가오자 더더욱 민감해지고 군대의 애인이 지쳐있는 목소리로 받을때면 자기 때문에 그런가? 라는 생각이 머리를 꽉채운다. 그러다보니 자신을 감추게 되고 결국 둘은 멀어지게 된다. 그들은 “일말상초의 전설”에 빠져 자성예언법칙의 희생량이 된 것이다.
여병장의 TIP :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생각으로!
불필요한 고정관념에 갇혀 살 이유가 없다. 일말상초라는 말은 그냥 재미로 웃어 넘겨라. 자꾸 머릿속에 되뇌면 되뇔수록 당신을 옭아매고 있다. 그 생각에 빠지다 보면 일말상초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마음이 답답해지고 긴장하게 되고 결국 그런 행동은 상대방의 마음을 상처받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감쪽같게도 일말상초 때 헤어진다. 요즘이 어느 시대인데. 공중전화도 있고 또 사지방의 페이스북도 있고. 서로가 노력할 수 있는 길이 참 많다. 군대 안이라서 못기다리고 헤어질 수 밖에 없다는 당신의 믿음부터 버려야 한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다. ‘우리는 잘될거야’ 라던지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상대방에게 심어주도록 하자. 일말상초 때 헤어지는 연인들도 있지만 21개월동안 이쁘게 만나다가 사랑이 더 확고해지는 경우도 많다. 부정적인 생각과 고정관념이 부정적인 결과로 이끄는 부정적 Feedback Loop이 있다면 당연히 긍정적 Feedback Loop도 있다. 오늘이라도 마음속에 전역날 위병소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애인을. 또 21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늠름하게 걸어나올 당신의 애인을 생각하라.
나라지키느라 사랑지키느라 고생하는 모든 연인들이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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