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께는 큰 불만이 없었고, 제집에 와서 같이 살면서도 손끝에 물한방울 안묻혀서 제가 새벽5시에 일어나 밥, 빨래, 청소, 설겆이, 젖병, 아기 반찬, 물끓이고 담기. 시어머니가 읽을 아기밥에 관한 메모.
등 모든 걸 다 해놓는데, 그걸 보고만 있고 방으로 쏙 들어가면서 거실한번 닦아달라고 출근길에 카풀시간이 임박해서 두번 부탁했다가 두번 다 무시당했다는 얘기 어제 썼는데요
아가씨에게 연락해서 내일부터애기 어린이집 가니까 안오셔도 된다고 했더니, 알았다고 해놓고는
시어머니가 아가씨 전화받고 제게 전화로 격앙된 목소리로 화내시면서
-방송 못봤냐? 애기 밀치고, 함부로 하고, 밥 안먹는다고 소리지르고 때리는 거 못봤냐?-면서
절대 보내지 말래요. 자기가 계속 키워준다고
그래서 아가씨에게 다시 연락해서 안보내겠으니 오늘이나 내일 아침에 와주시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다니 잠시후에는 다시 문자로
-내일은 우선 어린이집에 맡겨보고, 무슨 일 생기면 전화오면 자기가 아기 데려온다-라고 해요.
그래서 제가 그러시라고 하고,
시누이에게 제가 아기 어린이집 적응기간동안만 저희집에서 2주정도만 같이 더 살면서 어린이집에서 아기가 심하게 울어서 연락오면 좀 집으로 데려와 달라고해줄수 있냐고 했더니 그건 어렵대요
진짜 애기에게, 애기 엄마인 제게 필요한 게 지금 상황에선 그건데, 안된다고 하니까 화가 또 치밀었어요
안된대요. 어렵다네요. 아기 걱정이라서 맡기지 말랄땐 언제고. 그건 또 못한다네요.
그래서 부랴부랴 전에 잠시 오셨던 베이비시터 여사님께 밤늦게 연락해서 내일 저 출근시간에 맞춰서 오시게 하고,
가만 생각해보니, 내 화의 근원이 이 시누이였던지라 시누이대신 베이비시터 여사님을 앉히자, 하는 생각으로 아가씨만 해고하고 시어머니는 계속 오시게 하려고 했더니
시어머니가 시누이에게서 연락받고는
자기도 안하겠대요.
제 성격탓을 하면서 언성 높이면서
-너는 늘 니가 결정 다 해놓고 통보만 한다- 면서
내 딸 안하면 자기도 안할테니 아기도 어린이집 맡기든지 베이비시터 하루종일 쓰든지 알아서 하래요
-니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냐? - 하시길래 저도 막장으로
막가자는 심정으로 , 어차피 남편과도 남남처럼 말 안하고 지낸지 오래고, 이혼 얘기도 오가고 있기도 해서
막말 쏟았어요.
제가 전화로 시어머니의 말을 듣고는 피식 웃어버렸고,
-그러시면 제가 이혼하더라도 관여하지 마시라고 했고, 저 못지 않으시네요? -라고 두세번 빈정거렸어요.
저 못지 않으시네요, 했더니, 누가먼저 시작했녜요. 너 아니냐고 소리지르시는데, 조용히 -끊겠습니다.- 하고 끊어버렸더니,
왜 이렇게 후련한지 모르겠어요. 지금 제 안방에 시누이 옷, 짐, 시어머니 옷, 양말, 짐들 가득있는데
다 박스로 포장해서 내일 베이비시터 여사님 오시면 택배기사 불러드리고 보내라고 해야겠어요.
짐싸서 부쳐드릴 생각에
시댁사람들에게 치미는 화에.
잠이 안오네요.
저 임신중에 시댁에 한달간 머물면서 직장다녔는데, 어쩐지. 단 하루도 밥 한번 안차려주고 아침은 사먹고 저녁은 근처 중국집에서 시켜먹으라고 할떄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아기 밥 신경 안써주고, 방한번 닦아달란거 무시당했다고 제가 이렇게 실망할 게 아니라
원래 이런 근성인, 천성도 게으르고 집한칸 장만할 만원도 없이 자기 4대 종손이라는 장남을 제겐 빈손으로 장가보내고, 염치도 없고,
신앙이라곤 털끝만큼도 없다가 50세 넘어서 자기 막내아들이 임용고시에 자꾸 떨어지니까 그게 붙게 해보려고 부랴부랴 성당 다니기 시작했던 여자에게 저는 또 뭘 기대를 하고 이렇게 실망을 했던건지.
일이 이렇게 되려고 그제, 어제 이런일이 있었던 건가도 싶고, 이게 순리인 것 같아요. 이렇게 되려고 그런 것 같네요.
그 집의 5대 종손인 제 아기는 내일은 집에서 머물면서 베이비시터 여사님과 친해져야 하고
모레나 글피인 수요일부터 어린이집에 오전 7시 반에 맡겨져요. 아기가 걱정되지만, 어떻게 잘 되겠지요. 다들 이렇게 속으로 울면서 아기 맡기면서 직장 다니는 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