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썼었던 글을 링크해 두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미 여러 차례 기사화 되었던 낙지 살인 사건의 피해자 윤혜원의 친동생 윤지원입니다. 작년 1심 재판 판결 기다리면서 초조한 마음에 글을 써 올렸던 것이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의 큰 반응에 위로를 많이 받았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또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이번 2심의 재판이 1심과 달리 너무나 억울하고 분해서 작년 그때의 그 마음으로 큰 맘 먹고 다시 용기를 내어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모르시는 분들이 있으실까봐 말씀드립니다.
작년, 1심의 판결은 피의자 김대현 무기징역형.
이번, 2심의 판결은 증거 불충분으로 인한 무죄.
무죄라니요.. 무죄라니요..........
1심의 판사님과 재판장님들은 무엇을 근거로 무기징역이라는 형을 내리셨고,
2심의 판사님과 재판장님들은 무엇을 근거로 증거가 없으니 무죄라고 하시는 겁니까...
형량이 줄어드는 정도가 아니라 아니, 아예 죄가 없다니요... 증거 불충분이라니요 그럼 1심에서의 증인들의 증언은 무엇이며, 김대현쪽의 증인의 행실들과 거짓증언들은 무엇입니까. 방송으로도 보도가 되었듯 보험금 수익자 변경 배서신청서의 필체 감정이 조작되었다는 사실도 있고, 여러 명의 여자를 동시에 사귀며 심지어 약혼녀라는 여자는 보험금 받는 날까지 다이어리에 적어 두는 행동을 보이고, 돈을 받고 잠적하는 모습과 그 간 김대현의 행실을 알 수 있는 모든 면들을 증인들의 증언을 통해 이미 노출이 되어 있는 상태인데 죄가 충분히 성립되지 않다고 무죄라고 정의하는 건 확실한 증거가 얼마나 더 있어야 죄가 있다고 판단이 되어지는 것인지요.
2심에 대해 판사가 얘기한 일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2심 문용선 판사는 사고 당시 언니의 만취 사실 자체를 인정 하지 않는 판단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언니가 만취였단 증거는 충분히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처음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의 담당의사분이 언니가 만취상태라 잠을 자고 있을 수가 있으니 기다려 보라는 말씀을 하셨었고, 1심 공판 때, 김대현이 구입한 낙지 음식점의 사장님께서 증인으로 참석하셔서 사고 당시의 목격한 부분을 진술하신 증언의 내용이 언니와 김대현이 가게에 들어올 때부터 저희 언니는 술에 많이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보였고, 그로 인해 카운터에 얼굴을 묻고 엎드려 있어서 언니의 얼굴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모텔 종업원도 여성이 술에 취해 남자가 부축하고 들어왔다고 법정진술 하였습니다. 그리고 김대현이 직접 진술했던 내용 중에도 모텔로 들어가는 길에 언니가 자신에게 ‘나 너무 취해서 땅이 흔들린다’ 라고 했다고 진술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판사님께선 왜 아예 만취사실조차도 인정을 할 수 없다고 하신 걸까요.
또, 만약 김대현이 저희 언니를 계획적으로 살인을 했다고 하면 언니가 반항을 하느라 몸에 상처가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언니가 중환자실에 있을 때 몸에 드문드문 멍이 들어 있는 것을 보았고, 얼굴 자체도 많이 부어있었습니다. 저희 엄마와 같이 확인을 해서 정확히 기억을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저희 가족의 말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증거 불충분에 속하는 것이라면 뭐 저희는 그때 사진이라도 찍었어야 되는 걸까요. 나중일이 어떻게 돌아갈지 모르니까 찍어뒀어야 되는데 못 찍어 놓은 저희의 잘못인가요..
서울대학교 의학박사님께서 증인으로 참석하여 진술하신 증언이 만취상태였고, 22살의 여성이라는 부분에서 남자의 강압에 저항하기는 힘들다고 말씀하셨고, 또 만취상태에서는 부드러운 천이나 베개나 젖은 수건(보통가정에서 욕실에서 사용하는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을 시에는 상처는 없을 수도 있다고 진술을 하셨습니다. 그런대 당시현장 사진에 젖은 수건(보통가정에서 욕실에서 사용하는 수건)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가 있는 것이고 그것을 고려한다면 단지 정황상의 심증을 바탕으로 한 것은 곧, 증거 불충분이라는 결론은 저희와 같은 피해자들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닌지요.. 당시의 저희 가족은 슬프고 아프고 괴롭고 억울한 여러 감정을 겪으면서도 정말, 어쩔 수 없는, 그냥 진짜 단순 ‘사고사’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언니의 부검을 거절한 그때의 결정을 탓할 뿐입니다.
답답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보험회사의 진술에서 통낙지를 먹었다고 하여 저희 가족이 그 음식점에 찾아가서 확인한 결과 낙지 음식점 사장님께선 가게에 낙지를 떼 오는 기준은 항상 있다고 하시며 한 달에 네 번 정도 가게 매니저와 교대를 할 때에만 나오셔서 분명히 저희 언니와 김대현을 기억한다고 하셨습니다. 둘이 사간 낙지가 두 마리는 썰어 보통 판매되는것처럼 포장을 하였고 나머지는 중낙지이고 연포탕에나 쓰는 낙지라 평균 길이가 40cm~45cm정도라는 점을 법원에 진술하였는데 지금까지 진술은 경찰서 진술, 검찰 진술, 보험회사 진술이 다 다르다 하여 법정에서 이 점의 진술도 묵과하였습니다.
고등법원 2심에서 처음의 판사님께서 5~6차례 재판을 담당하셨는데 매 재판때마다 판사님은 김대현을 쳐다 볼 때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으셨고, 김대현에게 질문을 할 때도 김대현의 죄를 인정하는 쪽에 기울여 말씀하셨습니다. 한번은 판사님께서 김대현에게 들어가서 충분히 반성을 하고 다음 재판에선 유가족한테 사죄하는 마음으로 나오라고 말씀하셨는데, 물론 최종 판결이 어떻게 떨어질지가 중요한 것이지만 저희 가족은 판사님의 이러한 태도에도 감사하며 조금은 안심하는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2월에 법정인사이동 관계로 저희 사건을 맡아주신 기존의 판사님에서 앞서 말씀드렸던 문용선 판사님으로 교체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판사님으로 배정받은 뒤 2심 선고까지는 3번 재판을 하였습니다.
판사님이 바뀌고 난 후 첫 재판 때는 형식적인 사건 확인절차였고, 그 다음 2번째 재판 때는 재판장님께서 재판도중에 피해자인 저희 언니 이름에 대해서도 기억을 하지 못하며 두 번 정도 윤누구, 박누구 이런식으로 다른 사람의 이름을 잘 못 말하기도 하였습니다.
네, 저희 가족이 너무 민감한 게 맞습니다. 기존의 판사님의 태도와 달라서 사실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사건에 대해 얼마나 파악을 하고 계신 걸까 하는 생각까지 앞서나가 점점 걱정이 심해졌습니다. 저희는 계속 불안한 마음에 판사님께 엄마가 7장의 탄원서를 쓰시면서 여태까지의 정황들과 사건내용을 간략하게 짚어 드리고 사진과 함께 참고 부탁드린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어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너무 너무 억울합니다.
저희는 김대현이 계획적으로 저질렀다고 줄곧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
검찰의 진술에서 김대현은 고모에게 사망금이 많이 나오는 보험으로 가입해달라고 하였다고 1심 공판 때 직접 그의 고모가 나와 증언을 하였습니다.
또 사고 당시 병원에서 언니의 생사가 왔다 갔다 하는 가운데에도 사고 3일 뒤 4월 21일 통장을 개설하여 보험사에 보험금 2억을 그 통장으로 받겠다고 접수를 했습니다. 이미 김대현은 언니가 가망이 없는 것을 어느 정도 감지하고 이런 행동을 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고 당시 모텔에 있을 때도 1시간 동안 둘만 있었는데 일부러 시간을 끌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도 사고 난 장소는 평소에 언니가 다니던 간호학원이 위치해 있었고, 둘이 주로 데이트를 하는 장소도 그 동네이며, 그 병원은 그 동네에서 너무나 유명한 병원입니다. 남자가 뛰어서 5분, 아니 1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15분 이상 언니는 이미 기절을 하였고 모텔 프론트에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행동 때문에 시간을 끌면서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했던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대현은 법정에서 불리한 질문에선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질문은 어쩜 그렇게도 기억이 잘나는지 똑같은 질문에도 여러 개의 답변을 보탰습니다. 처음 낙지에 관하여 김대현이 진술하기를 처음에는 언니가 통 낙지를 먹었다고 진술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큰 낙지는 통으로 절 때 먹을 수 없다는 낙지가게 사장님의 법정증언이 있자. 1심 재판에선 7cm-8cm의 정도의 낙지 다리를 먹었는데 언니의 입을 보니 낙지가 보여 자기가 꺼내려 손을 넣어 당겼더니 끊어져 2cm정도 꺼냈다고 번복 진술하였고 그럼 남은 5cm-6cm 낙지는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선 김대현은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처음 병원에서 언니의 진료 차트를 보았을 때 병원의 기록에서도 낙지는 찾아 볼 수 없다고 나왔습니다. 그러하자 김대현은 또 다시 말을 바꾸어 자신은 술취해 머리를 숙이고 앉아있었는대 혜원이가 스스로 무언가를 먹고 켁켁 거렸다고 진술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2심의 2번째 재판에선 자기가 낙지를 전부 다 꺼냈다고 또 한번 번복하였습니다. 이 번복진술에 대해서 김대현 담당 변호사는 김대현이 사고 당시 자기의 여자 친구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정확히 기억을 하지 못해 번복한다고 대변을 하던데, 왜 그 부분만 그렇게 말을 만들고 정정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질문엔 말도 잘하고 법정에서 친절히 재현까지 잘 하고 하던데.
위 말을 본대로 문용선판사의 판결은 이러합니다.
목에 걸려 있던 낙지는 입에서 스스로 튀어나올 수 있을거라구요.
저흰 낙지 판매상들 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한결같이 그럴 수 없다고들 하십니다.
낙지라는 생물은 무언가의 자극을 받으면 더욱 빨판을 바짝 조여 입안에 있는 낙지를 손으로도 꺼내기가 힘든데 스스로 입 밖으로 나올 수는 없다는 말들 하십니다.
문용선판사는 기도에 붙어 있던 낙지가 숨이 넘어가는 순간 낙지가 스스로 튀어나와 병원에서 낙지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음을 인정하여 살인에 대하여 무죄 판결하였습니다.
즉 언니가 혼자 낙지를 먹다 질식하고 숨이 넘어가는 순간 스스로 낙지는 튀어나왔다 입니다.
저는 법에 대해서, 법의 체제에 대해서, 법학에 대해서 무지합니다.
그러기에 지금 제가 여태 말씀드렸던 것은 판단 하나하나에 옳고 그름을 제 나름대로 합리화시켜서 해석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할 법적인 지식도 없고요. 이 글을 읽어보시는 분 중 혹시 법을 공부하신 분이 보셨을 때는 어떻게 비쳐질지 잘 모르겠습니다. 조금은 조심스러운 부분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언니를 그런 식으로 잃은 동생의 답답하고 슬프고 괴로운 마음이 품어낸 결과라고 헤아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이제 3심 대법원 재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만약 김대현이 최종 형벌이 정말로 무죄라고 선고되어 나온다면 저런 사람은 반드시 제2의 범죄를 저지를 것이며 더욱 더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하려 할 것입니다. 큰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무죄를 받고 나오게되니 무슨 행동을 더 못하겠습니까.. 저희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는 없어야 할텐데요....
조금 있으면 5월 5일입니다. 언니가 딱 저희 곁을 떠난지 3년이 되는 날입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2009년까지의 5월 5일은 5월의 첫 시작을 알리는 기분 좋은 공휴일이었습니다. 어린이날 그 특유의 분위기인 거리에 가족들과 아이들이 나들이 나가는.... 공공장소와 대중교통이 꽉 막히고 날씨도 따뜻하고 포근한 이미지에 상반되는 저희의 마음을 뭐라고 설명할 문장과 단어가 없는 것이 참 답답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무의식중에라도 3년전의 그 사건을 잊었으면 좋겠는데 오히려 더욱 또렷해져 목을 졸라오는 이 기분을 언제까지 겪어야 할까요..
이렇게 써보니 지난 번 글 올렸을 때와 지금의 심정은 또 다릅니다. 이 끝이 보이지 않는 지옥같은 3년간의 치열함이 저의 글을 두 번 보시는 분들에겐 이 사건을 또 접하게 되어 지겨워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여러 가지 복잡한 심정입니다. 그래도 한번 더 용기를 내 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불특정 다수의 모든 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articleId=137322
아고라에서 아빠가 직접 서명을 받고 있으니 서명을 부탁드립니다.
현재
KBS2 의뢰인K 5월 9일 저녁 8시 50분에 방송할 예정입니다.
SBS 궁금한 이야기Y 는 방송 준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