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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생의 흔한 테크트리.txt

검고신 |2013.05.01 00:26
조회 709 |추천 0

안녕 형누나삼촌이모동생들?

 

말투의 편의를 위해 음슴체를 쓰겠음

 

필자는 96년생 18살 고등학교 중퇴자임.

 

자퇴한지 1년쯤 되가고 이번달 14일에 검정고시도 봤음

 

요즘 추세가 학교 관두고 나오는 중고등학생 친구들이 많길래

 

자퇴하면 어떤게 좋고 나쁜가, 어떤 일을 하게 되는가 에대해 조금 써보려고해

 

필자는 평범하게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도 인문계지만

 

수도권 대학 진학률 높은 남고에 진학했었음

 

그러다 작년 5월 말에 자퇴를 했음

 

자퇴한 이유를 대체로 사고를 쳤거나 무슨 문제가 있어서 학교를 못다닌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런 사람도 많지만 아닌 사람도 꽤 많음

 

난 입학 후 3개월 내내 고민하다가 내린 결정이야.

 

필자는 학교를 더 다니고 싶지 않았고 검정고시 + 대입수능 을 거치면

 

남들보다 1년 대학을 일찍 갈 수 있다는 길을 봤었지.

 

물론 공부 잘해야 갈 수 있는 루트야.

 

근데 처음 자퇴서 도장찍고 승인 받고 나올때

 

되게 시원하면서도 한편으론 섭섭하더라고

 

자퇴 한 날 짐챙겨서 매점들려서 빵사먹는데 매점아저씨가 우유 하나 공짜로 줬지 잘살라고..

 

무튼 얘기가 조금 샜는데 자퇴를 나같은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 요즘 느는 추세래.

 

근데 첫날 둘째날은 뭔가 진짜 서울대 갈 기세로 공부를 열심히해.

 

그러다 이제 남는 시간이 많다보니 기상 시간도 늦춰지고.

 

수능까진 17개월 남짓 남았네 열심히 놀아야지 하면서 두달을 집에서 게임만 하다 보냈어.

 

물론 수학하고 영어는 중요하단 이유로 과외나 학원으로 조금씩 배우고 있었지만

 

그냥 왔다갔다 하는식의 공부였으니 공부라 할 것도 없지.

 

낮에는 집에서게임 밤에는 학교끝난 친구들하고 놀고

 

처음 자퇴한 목적이랑 점점 어긋나는 방향으로 가고 있었지.

 

그러다 갑자기 돈이 좀 벌고 싶어졌어.

 

그래서 남는게 시간이렸다 아르바이트를 하나 구했지.

 

그래서 패스트푸드점에서 두달정도 일 했는데,

 

해본 사람은 알거야 청소년이면 보통 저녁때 쯤 불러서 밤10시정도에 끝나.

 

근데 일하면서도 문제가 많았어.

 

10시에 끝나면 뒷정리를 하고 나오면 대충 11시가 되.

 

거기서 밥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미성년자인데 형들 따라 술집도 가고,

 

당구장도 가고, 정말 집에서 혼자 있는것보다 더 가관일 만큼 놀아댔어.

 

어떤날은 새벽 5시에 첫차 다니는 시간에 들어간 적도 있었고.

 

그렇게 10월 말까지 나는 완전 알바 하나 하는 백수에 개같은 삶을 살고 있었지.

 

그러다 2013학년도 대입 수능날이 된거야. 11월 8일이지.

 

그때 갑자기 뭔가 확 깨달았어.

 

아 정신없이 놀다보니 1년 남았구나.

 

그리고 당장 마음 고쳐먹고 알바도 때려치우고 재수학원에 들어갔어.

 

마침 수능 직후라서 재수생 수강신청하는 기간이더라고.

 

그래서 매일 아침8시에 일어나서 저녁 10시에 끝나고 집에오면 완전 녹초가 되서

 

바로 곯아떨어졌지.

 

그렇게 차츰 생활 습관도 굳어가고, 하루 공부량도 점점 늘면서 잘 될것만 같았어.

 

재수학원 다니면서 느낀건데 거기 사람들은 주로 20살에서 많게는 30살도 있었어.

 

들은 얘기로는 작년 최고령자는 44세 아저씨였다나.

 

그러다 또 한번 슬럼프가 찾아왔지.

 

재수학원을 두달쯤 다녔을 무렵에, 이대로 해서 과연 정말 대학을 갈 수 있는가?

 

이런 의문이 든거야. 뭔가 공부를 많이는 하는데 진도도 영 느린거같고.

 

그래서 또 재수학원을 그만 뒀어.

 

이쯤 되니까 내가 사회부적응자 같고 오래 하는 근성도 없는 놈처럼 느껴지더라고.

 

그치만 어느정도 맘을 잡고 공부를 하자고 생각해서,

 

EBS 수능특강 책도 사고, 혼자 독서실 단과반 인강 전전긍긍하면서 공부를 했어.

 

그러다 2월에 검정고시 신청도 하고, 혼자 열~심히 공부하면서 2개월 또 보내고

 

누가 검정고시는 지금 내 수준이면 무난하게 본다는 말에

 

시험 당일날 앞에서 나눠주는 요점정리만 받아서 쉬는시간 짬내서 공부를 했는데,

 

무난하게 통과하더라고 과목누락도 없고.

 

물론 검정고시가 합격목적 시험이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진 않아.

 

그리고 검정고시끝난지 2주인 지금, 글을 쓰고 있는거야.

 

이제 수능만 남겨놓고 있지.

 

근데 자퇴 일찍 하면서 느낀점이나 배운점들이 되게 많았어.

 

학교 다니면서는 배우지 못할 교훈도 많이 얻고 사회생활 비슷하게 해보기도 해서,

 

나한테는 정말 남들 학교다니는 시간 못지 않게 값진 삶이었다고 생각해.

 

여기까지는 내가 살아온거나 긍정적인 측면이고,

 

사실 좀 더 현실적으로 말하면 부정적인 측면도 좀 있어.

 

일단 좀 외로워,

 

이건 사람마다 다른데, 오전시간에 마땅히 갈 곳도 없고, 할 일도 없고,

 

남들은 친구들하고 보내는 시간에 혼자 외로워지는 시간이 많아져.

 

그리고 이제 학창시절의 추억 같은게 없지.

 

고등학교 졸업앨범도 없을 뿐더러.

 

그치만 내가 노력해서 얻을 1년의 시간에 비하면,

 

이런 일시적인 외로움이나 아쉬움은 좀 덜해.

 

몇가지 자퇴하면 일어날 흔한 해프닝을 써 보자면,

 

비밀로 하다 보니까, 머리도 길거나 잘 안자르고 염색에도 제재가 없어.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학교에서 머리 이래도 괜찮냐고 물어봐 ㅋㅋ

 

그러면 두발 자유 됬다고 애써서 일일이 거짓말을 해야되

 

그리고 우리 부모님은 굉장히 자유로운 편인데,

 

친척들은 보수적인 편이어서,

 

할머니나 다른 친척들이 와서 하룻밤 자고 가는데 그날이 방학도 아닌 평일이면,

 

아침일찍 부리나케 교복입고 나가서 학생 코스프레를 해야되.

 

보통 이럴때는 독서실가서 공부하거나 동네 찜질방가서 잠을자

 

내가 말하고 싶은건 여기까지야.

 

사실 벌써 1년이나 됬다는게 믿어지지가 않음 ㅋㅋ

 

아무튼 자퇴 고민하는 친구들은 이 글 읽고 고민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됬으면 좋겠고,

 

어떤 길을 가든 그 길에 최선을 다하는건 정말 중요한 거 같아.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고생많았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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