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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나가지마시오 80화

메시아 |2013.06.07 14:17
조회 359 |추천 0

 

 

 

 

 

 

밖에나가지마시오 76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http://pann.nate.com/talk/318421259

 

 

 

 

 

 

출처 - 웃대 삶이무의미함 님 -

 

 

 

 

 

녀석의 말에 분위기가 싸해진다. 말 없이 녀석을 본다. 양손은 은혜의 가녀린 어깨를 가볍게 쥐고 있다. 당장에라도 달려가 녀석의 머리통을 날려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상황을 살피자. 지금 나선다고 해결되는건 없다. 진정해라. 이진성.

“태, 태성아.”

하지만 은혜 옆에 앉은 여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생각조차 하기 싫다는 듯 인상을 찌푸린 여학생들은 태성이를 두려운 시선으로 올려다보았고 그 시선을 뻔히 알고 있는 녀석은 그것을 즐기기라도 하듯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야 박태성.”

처음 은혜에게 음흉한 눈빛을 보내던 녀석이 녀석에게 걸어가 한 손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미쳤어?”
“아니, 정상인데.”

자신을 말리는 친구를 보지도 않고 은혜만 주시하는 녀석. 뭔가 이상하다. 마지막 녀석이 뱉은 말과 표정은 절대 거짓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위험하다. 이곳은 위험해. 찬찬히 주위를 살피자. 태성이라는 녀석의 돌발 행동에 이곳에 있는 모든 학생들의 시선이 쏠려 있다. 그 틈을 타 은혜를 빼내고 싶지만 여학생들 사이에 앉아 있어 빼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제길.. 방법이 없는 건가.

태성이 놈은 은혜의 머리에 코를 박고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모르겠어? 이 여자한테서 나는 냄새를?”

냄새.. 그 말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주루룩. 순식간에 몸을 덮는 소름. 우두머리와 그 전의 괴물들이 은혜를 차지하려고 하기 전의 내뱉었던 말이다. 어쩌면 이곳에 있는 모든 놈들은 이미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분명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뭔가.. 뭔가가 꺼림칙하다.

“무슨 헛소리야 임마. 아무리 세상이 엿같이 굴러가도 그렇지.”
“....”
“사람을 먹을 생각을 해? 너 미쳤어?”

다행히 놈은 사리분별을 할 줄 알았다. 태성이라는 놈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모양인지 녀석은 아예 양손을 잡아 태성이를 뒤로 물러서게 했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태성이 놈은 안타까운 얼굴로 은혜를 바라보았다.

“이상해. 근데 먹고 싶어져. 저 여자가.”
“박태성!”

그 한마디에 참지 못하겠다는 듯 녀석은 태성이 놈에게 달려가 멱살을 단단히 움켜 잡고 뒤흔들었다. 그 행동에 여학생들은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숙였고 다른 남학생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둘을 지켜봤다. 제대로 된 서열이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 동갑끼리들만 모여서 그런지 그들 나름대로의 갈등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잘된 일이다. 차분히 녀석들을 지켜보며 기회를 봐야한다. 지금 이 때가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태성이 놈은 무미한 눈으로 녀석과 은혜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이거 놔.”
“너 지금 이상해. 알아?”
“놓으라고.”

순간 태성이 놈의 눈빛이 변한 것은 착각이었을까. 우두머리들의 특유의 눈을 한 태성이 놈은 순식간에 입을 벌려 친구 놈의 귀를 강하게 물어 뜯어버렸다. 찌지직. 찌직.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친구 놈의 비명소리가 크게 울린다.

“으아아아악!”

믿기 힘들다는 듯 폭포처럼 흐르는 피를 받으며 뒤로 물러서는 친구 놈. 반면 태성이 놈은 입안에 든 것을 여유롭게 씹으며 목을 천천히 돌리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겁이 많은 여학생들은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달아나 버렸고 남은 남학생들 역시 슬금슬금 눈치를 보다가 소수를 제외하고 내빼버렸다.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당장 은혜를 데리고 나갈 수 있는 찬스지만 이상하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계속 되는 친구 놈의 비명소리에 번뜩 정신이 든 소수의 남학생들은 그제서야 태성이 놈에게 달려들었다.

“이 미친 새끼!”

세 명의 남학생이 가하는 무게와 힘을 못이긴 태성이 놈은 그대로 바닥에 넘어질 수 밖에 없었고 잔뜩 흥분한 남학생들은 마구잡이로 발길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퍽. 퍼퍽퍼퍽. 둔탁한 소리를 애써 무시해가며 틈을 이용해 은혜에게 걸어가 손을 꽉 잡고 자리에서 일으켰다. 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은혜는 나를 물끄러미 올려다 볼 뿐 움직이지 않았다.

“은혜야. 빨리 가야 돼.”

작게 속삭이며 은혜를 잡아 끈다. 그제야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은혜.

“크.. 강아지. 강아지 박태성!”

다행히 잔뜩 흥분한 놈은 우리는 안중에도 없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하며 비틀거린다. 아슬하게 움직이던 친구 놈은 중앙에서 노릇하게 구워지고 있는 고기와 그 옆에 놓여진 뾰족한 꼬챙이 하나를 집고 남학생들에게 당하고 있는 태성이 놈에게 다가갔다. 설마..

“나와! 신발.”

그 소리에 발길질을 멈추던 세 명의 남학생들은 친구 놈 손에 들린 날카로운 꼬챙이를 보고는 대경하여 말했다.

“성호야. 너 설마?”

성호. 녀석의 이름은 성호였다. 성호 녀석은 세 명의 친구들을 거칠게 밀어내며 바닥에서 거칠게 숨을 쉬고 있는 태성이 놈을 내려다보았다. 귀에 흐르는 피를 지혈할 생각도 없는지 성호 녀석은 태성이 놈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말했다.

“신발.. 처음부터 니 새끼가 마음에 안들었어.”

진심이다. 저 상태로라면 그대로 태성이 놈에게 꼬챙이를 박아 넣을 기세다. 말려야하는 것인가? 소수의 인간끼리 이런 식으로 싸워야만 하는 것인가? 아니, 이 점을 이용한다면 도망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성호야. 일단 그거 치우고 얘기하자.”

큰 사단이 나는 것이 두려웠는지 세 명의 남학생들이 성호 녀석을 뜯어 말리며 강제로 꼬챙이를 뺏어버렸다. 버둥거리며 벗어나려고 하는 성호 녀석. 그 발작과도 같은 동작에 태성이 놈이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후우.. 후.”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태성이 놈은 입안에서 붉은 핏물을 한 움큼 뱉어내고서는 성호 녀석과 그 친구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움찔거리며 미세한 반응을 보이는 친구들. 하지만 성호 녀석은 굴하지 않겠다는 듯 태성이 놈을 노려보기만 할 뿐이다.

드드득. 드득.

곧 몸을 꽈대며 비틀거리는 태성이 놈.

“태, 태성아?”

기묘하고 낯선 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린다. 뼈가 갈리고 부러지는 소리다. 성호 녀석과 친구들은 적잖이 당황한 듯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 이제 정말 도망가야만 한다. 본능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단번에 은혜를 이끌고 복도를 달리기 시작한다. 타다다닥. 나와 은혜만의 발자국 소리만이 복도에 울려 퍼진다. 그 많던 녀석들은 다 어디로 간거지? 일단 밖으로 나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 몸을 숨길 곳을 찾아야만 한다.

“위험해.”

은혜의 목소리에 달리던 걸음이 저절로 멈춰진다. 숨을 잠시 고르며 뒤에서 비틀대며 서있는 은혜를 보며 말한다.

“뭐가? 무슨 말이야. 은혜야.”

은혜는 말 없이 우리가 지나쳐 온 곳을 가리켰고 그것은 곧 태성이 놈이 있던 곳이었다. 불길하다. 은혜는 절대 쓸데 없이 위험하다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단숨에 은혜의 몸을 품에 안아 아래 쪽 계단으로 뛰어간다. 서둘러야한다.

“크아아아!”

찌리릿. 잊을 수 없는 그 소리에 온 몸이 마비가 된 듯 멈춰버린다.

“하.. 으윽.”

침착해. 여기서 멈추면 뒤진단 말이다! 어서 움직여 이진성!

“크아아!”

계단을 내려오자 앞 뒤로 있는 유리문이 보인다. 껌껌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필시 밖으로 통하는 문일 것이다. 어쩌지. 선택을 해야만 한다. 밖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에 맞설 것인지 당장 학교 내부에 있는 것과 맞설 것인지. 이럴 때 아저씨라면.. 준우 아저씨라면 동생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제길.”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쓸 만한 것을 찾는게 우선이다. 잊을 수 없는 소리와 당황한 나머지 주위 사물이 분간이 되지 않는다. 심장의 고동이 점차 빨라진다. 침착해야하는데.. 그래야 해결 방법을 찾을 수가 있는데..

“저기.”

은혜가 뒤쪽 문을 가리키며 말한다. 망설일 것 없이 그 쪽으로 뛰어간다. 유리문 앞 꽤 정돈이 잘된 쇠파이프들이 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나가자. 이 곳에서 벗어나는게 맞을거야. 단숨에 쇠파이프를 집고서 유리문을 박차고 앞으로 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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