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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나가지마시오 81화

메시아 |2013.06.07 14:21
조회 380 |추천 4

 

 

 

 

 

밖에나가지마시오 76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http://pann.nate.com/talk/318421259

 

 

 

 

출처 - 웃대 삶이무의미함 님 -

 

 

 

 

“은혜야. 업히자.”

이 자세로는 멀리 갈 수가 없다. 최소 녀석들에게 대항이라도 하려면 양손이 자유로워야한다.

“응.”

군소리 없이 등에 업히는 은혜에게 꽉 잡으라는 말만 하고서 빠르게 이동한다. 어두워서 앞을 잘 분간할 수는 없지만 걸음을 멈출 수는 없다. 방금 전 귀를 후벼 파는 그 포효소리와 함께 당장에 놈이 내 앞을 막아설 것 같다.

“살려주세요!”

그런 나를 붙잡으려는 것인지 뒤쪽에서 여학생들의 처절한 소리가 내 몸을 멈추게 했다. 돌아볼 시간조차 아까운 상황이지만 이상하게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4층.. 쯤 되어 보이는 창가에서 불을 켜고서 손을 흔드는 여학생. 한 명이 아니다. 여러명. 저러면 노출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인데..

“크아아아!”

역시나. 녀석의 포효소리가 들린다. 멀리 있는게 분명한데 이상하게 지척에 그 존재가 느껴지는 것 같다. 미안하지만 너희들을 도울 수 없어. 다시 몸을 돌려 뛰기 시작한다. 심장과 폐에 전해지는 압박감이 점차 강해지며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희미하게나마 여학생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제길..

“헉.. 헉. 헉.”

운동자의 크기가 제법 된다. 그나마 다행이점은 운동장 입구 쪽에 빛나고 있는 가로등의 위치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기만 빠져나가면.. 괴물 녀석들과 조우하지 않고 저기만 빠져나간다면 희망이 있다. 서둘러야 한다. 변신한 녀석의 능력이라면 이 정도의 거리는 우습게 따라잡을 수 있다. 움직여라 다리야. 버텨라 심장아.

“저기..”

하지만 내 바람대로 쉽게 일이 풀릴 것 같지 않았다. 조용히 업혀 있던 은혜가 손을 들어 앞을 가리킨다. 그 말은 곧..

“크으..”

꾸물거리며 검은 인영의 그림자들이 붉은 눈알을 빛내며 가로등 아래에 꾸물거리기 시작한다. 제길.. 제기랄! 그와 동시에 몸이 멈춘다. 꽈악. 양손에 쥔 쇠파이프를 강하게 움켜쥔다. 선택해라. 선택해야 돼. 머뭇거리면 죽도 밥도 안된다.

“은혜야. 버틸 수 있지?”
“응.”

꿀꺽. 침을 삼키며 다시 뛰어간다. 은혜의 안전을 보장하지는 못하겠지만 뒤보다는 앞이 나았다. 녀석들은 필시 굶주려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변화할 힘도 갖고 있지 않을터. 문제는 그 수와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지 아닌지의 여부다.

좁은 철문 틈 사이로 한 녀석이 꾸물거리며 내게로 곧장 다가온다. 느릿하게 걸어오며 양손을 뻗는 그 모습은 그야말로 허점투성이다. 으드득. 이를 악물고 쇠파이프로 녀석의 이마를 강하게 날려준다.

퍼억!

소리와 함께 그대로 뒤로 무너지는 녀석. 이마가 크게 함몰되어있다.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크으.”

한눈 팔 시간도 없었다. 바로 이어서 들어오는 두 마리의 녀석들. 적당한 거리를 재며 곧게 뻗은 양 손목과 목 부분을 강하게 후려친다. 풀썩. 쉽게 쓰러지는 녀석들을 밀어내고 좁은 철문 틈 사이에 몸을 맡기고 앞을 가만히 주시한다.

밝게 빛나는 가로등 아래에는 더 이상 놈들이 보이지 않았다. 움직여야한다. 멀리서 희미하게나마 발이 끌리는 소리와 미약한 소리가 들리지만 머뭇거릴 틈이 없었다. 단박에 문틈을 벗어나 가로등의 영역을 벗어나 어두운 곳으로 이동한다.

학교 앞이라 그런지 아파트들과 민가들이 빽빽이 가득 차있다. 좋아. 희망이 있다. 몸을 숨길만한 곳은 많다. 길게 생각하지 않고 빌라가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뛰어간다. 짧은 전투와 살 수 있다는 희망 덕인지 이상하게도 힘이 들지 않았다.

“은혜야. 조금만 버텨.”
“응.”

등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무게를 느끼며 적당한 위치의 빌라를 찾는다. 은혜의 소중한 생명의 무게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 끝까지 지켜주고 싶다.

“크아아!”

움찔. 소리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린다. 여기서 빌라를 고르며 움직였다가는 위험하다. 당장 보이는 빌라에 들어가 계단을 오른다. 1층은 너무 위험하다. 적당히 3층이나 4층이 좋겠다. 도중 괴물 녀석들이 튀어나올 수 있으니 적당히 긴장을 해야한다.

탁탁탁탁.

계단을 타고 올라가는 발걸음이 바빠진다. 오랜 건물 특유의 매캐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헉.. 허억. 헉.”

다리에서 한계라는 신호를 보낸다. 슬슬 힘이 빠지려는 것 같다. 조금만 더.. 3층에 올라 굳게 닫혀 있는 두 개의 문 중 하나의 손잡이를 돌린다. 덜컥. 덜컥. 열리지 않는다. 제길.. 안되는데.. 여기서 이렇게 막히면 안되는데. 다시 남은 문의 손잡이를 돌린다. 덜컥. 덜컥. 제길.. 제길!

“헉.. 헉.”

올라가야 하나. 내려가야 하나. 내려가면 당장이라도 그 녀석과 마주칠 것 같다. 후우.. 숨을 크게 내쉬고 올라간다. 4층.. 역시나 굳게 잠겨 있는 문. 제발.. 덜컥. 덜컥. 열리지 않는다. 다른 문은? 덜컥..

“시.. 신발.. 허억. 헉.”

한계다. 더 이상 움직일 수가 없다. 이대로 주저 앉아야 하는 것인가. 꼬옥. 은혜의 얇은 팔목이 내 목을 강하게 감싼다. 그래 힘내자. 나 혼자가 아니다. 은혜를 맡고 있어. 내가 힘내지 않으면 은혜마저 죽게 된다. 움직여라 이진성!

덜컥.

“어..”

뒤에서 들리는 소리. 분명 이것은 문이 열릴 때의 그 소리다. 다급히 숨을 들이마시고 쇠파이프를 강하게 움켜쥔다. 느리게 열리는 문 사이. 어두운 공간. 그리고 두 개의 붉은 눈동자. 웃고 있었다. 투명한 액체를 흘리며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하압!”

망설일 것이 없다. 강하게 쇠파이프를 내리친다. 퍼억. 소리와 함께 녀석의 고개가 푹 꺾인다. 진득하고 찝찝한 피를 흘리며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녀석을 집안으로 대충 밀어내고 문을 닫았다. 덜컥.

“하아.. 하아.”

아직 안심할 수가 없다. 컴컴한 집 안에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일이다. 느린 걸음으로 방 하나하나를 점검한다. 혹시나 모를 장롱이나 큰 서랍장 같은 것을 열어보며 다른 괴물이 있나 확인한다.

“후..”

다행이다. 더 이상 괴물들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일단 은혜를 거실 소파에 앉히고서 처음 나를 맞아주었던 녀석에게 다가가 마무리 작업을 한다. 퍼억. 퍽. 두 번의 파이프질로 곤죽으로 되어버린 머리. 이제 안심이다. 이 녀석의 냄새라면 그 놈도 여기를 의심하지 못할 것이다.

“후우..”

안전이 확보되자 긴장이 풀린다. 그와 동시에 온 몸에 힘이 주욱 빠져버린다. 느릿하게 은혜 곁에 앉아 은혜를 강하게 끌어 안았다. 가볍고 여린 몸이 가슴 가득 느껴진다. 살아남았구나. 다행이다 정말.

“은혜야.”
“응.”
“절대 나가면 안돼.”
“응.”
“저기 커튼도 절대 걷지 말구.”
“응.”
“이대로 자고 내일 움직이자.”
“응.”

은혜를 소파에 눕혀주고서 아까 봐두었던 얇은 이불을 덮어주었다. 멍하니 나를 올려다보던 은혜는 곧 눈을 감고 잠이 들어버렸고 그 평온한 얼굴을 잠시 보다가 바닥에 대충 누웠다. 순식간에 무리한 탓인지 온 몸이 찌릿거리고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재수 없으면 알이 배길지도 모르겠다.

“후우..”

그나저나 학생들의 일은 쉽게 넘어갈만한 문제가 아니었다. 괴물들의 고기를 먹으며 연명하고 있었다니.. 게다가 자신에게 일어난 몸의 변화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그와 같은 괴물로 변해버리는 꼴이라니. 그런데 왜 그 녀석만 변해버린 것일까. 그 말대로라면 모두가 변해야 말이 맞지 않을까. 혹여 이곳 사람들이 그렇게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면 이곳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게 된다.

받아들이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순식간에 끓어오르는 욕망을 참지 않았기 때문인가? 만약 그 녀석이 우두머리급의 힘을 가지게 된다면? 그 지성과 힘으로 우리를 압박하게 된다면? 일이 복잡해 질지도 모른다. 꿈에도 그리던 부산에 왔는데 이런 꼴로 쫓기며 목숨을 부지해야 한다니.. 게다가 다른 일행들과 연락이 닿지도 않는 상태다.

“후..”

일단 날이 밝는 대로 정보를 모아야겠다. 세상이 엿같이 굴러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곳은 유독 수상하다. 그래 일단 날이 밝으면.. 지금은 최대한 체력을 보충해두어야 한다.

추천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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