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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가는 날은 노예되는날..

|2013.06.07 15:01
조회 5,820 |추천 22

다양한 조언 댓글 감사합니다. 역시 익명성이 있다보니 댓글중엔 생각없이 말 내뱉으시는 분들도 계시네요...

 

읽으실지 모르겠지만 '인생은 배짱'님 조언.. 제일 감사드립니다.

 

싫으면 안가면 되지 이런게 무슨 고민이냐.. 짜증난다..  글쓴이가 어마어마한 약점이라도 있는거냐..   라는 투의 댓글들 보니..  참..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제가 비정상인가 싶기도 하고.. 어린아이 같은 댓글들에 웃음도 나고 그러네요.

 

아무리 꼴 보기 싫어도 어느정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그런 사이들이 있습니다. 젊으신 분들은 이해 못하실수도 있지만, 싫어도 미워도 내 가족이고, 남편 가족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노력들은 해야 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님께 되도록이면 잘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것도 중요하구요..

 

암튼 많은 분들이 말씀 해주신 대로 가는 횟수를 월 1회로 줄이고, 시댁 가는 하루만큼은 저 역시 즐기려고 노력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섭섭한 이야기를 하시면 넌지시 저도 섭섭함을 비추도록 해보려구요..

 

잘 하겠다는 마음으로 시댁 부모님을 대해왔던..  제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조하시는거 같아서 섭섭했는데, 제가 힘들다는 소리를 안해서 모르실수도 있었겠다 싶네요.  

 

아무튼 이렇게 글을 쓰고.. 여러 말씀들을 듣고나니 기분이 한결 낫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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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이 하나를 둔 워킹맘입니다. 신랑은 일때문에 머얼리 떨어져 살고 있어서, 주말에 자주 아이와 함께 시댁을 가서 하룻밤 자고 옵니다. 저는 한달에 한번정도만 가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엄청 서운해 하시고 심지어 시부모님이 심하게 제게 삐지십니다. 언젠가 한번 일이 있어 부득이하게 3주만에 갔었더니, 제게 그렇게 귀찮으면 안와도 된다.. 이런식으로 말씀하신것도 여러번 들었습니다.

 

제 속상한 이야기좀 들어보실래요?

 

- 시댁 바로 옆에 시누 집이 있는데, 아이 둘을 키우는 시누는, 워킹맘도 아닌 전업주부인데도 늘 피곤하고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삽니다. 시부모님은 시누를 너무나도 딱하게 여겨 주말에 시누 아이들 둘을 시댁에 데리고 오거나, 시누 집에 가서 아이들을 봐주시곤 하죠.

 

- 시누가 자기 친정 부모님에게 도움을 얻는건 뭐라고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도 주중에 일을 하고 주말이면 좀 쉬고 싶은데, 시댁만 가면 시누 애들까지 뒤치닥거리 하느라 이게 쉽지 않다는겁니다.

 

- 명목상은 저희 아이랑 같이 놀라며 종종 시누가 자기 애들을 시댁에 두고 나가거나 그러는데, 저도 저희 아이가 잼나게 노니 그럭저럭 넘기려 노력해봤는데, 아이들 먹거리 챙기고 청소하고 집안일에 잠깐 앉아서 쉴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저희 아이는 8살이라 밥도 혼자 잘먹고 늘 의젓한 반면, 7살, 6살짜리 시누 아이들은 밥도 혼자 못먹고, 심지어 돌아다니면서 먹고, 이것저것 흘리고 던지고 부수고 사고치고 어찌나 말썽꾸러기들인지 말로 표현을 못할 정도입니다.

 

- 저희 시부모님들은 워낙 고전적인 분들이라 며느리가 늘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인줄로만 아시고, 차 한잔, 과일 한쪽 까지도 제가 있으면 절대 본인들이 스스로 가져다 잡수시질 않습니다. 며느리인 저도 제가 해드리는게 맞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러다 보니 제 몸이 정말 너무 피곤합니다. 주말에 시댁에 가면 설겆이 통에 손을 쳐 박고 있는 일이 다반사고.. 밥상을 차려도 한끼에 꼭 두번씩은 차리게 됩니다. 주로 시누 식구들 때문에..

 

- 전 시누를 미워하고 싶지도 않고 시누가 절 골탕을 먹이거나 제게 나쁜 의도로 그러리라고는 생각 안하고 있습니다만, 이쯤되니 시댁식구들이고 시누고 점점 미워져서 고민입니다.  시부모님들은 늘상 제게 강조를 하십니다. 시누가 일하느라고 바쁜 남편때문에 혼자서 애들 키우느라 너무너무 힘들다고 불쌍하다고.. 

 

- 워킹맘인 제 회사생활도 절대 널널하지 않습니다. 주말에 일하러 나가는 시누 남편은 당연하게 생각하시고 제가 주말에 회사일로 시댁에 못가게 되면, 또 삐지시죠..  하아.. 연봉도 제가 시누 남편보다 많고, 저도 직장에서 할일도 많고 나름 인정받으며 다니는 사람입니다아아아아..

 

전 그냥 부처 보살 혹은 성모마리아가 되어 그냥 희생하는 맘으로 시댁가면 나 죽었다.. 나 노예다.. 감정없이 이렇게 있어야 하는걸까요.. 신랑도 없이 아이 키우며 워킹맘으로 바쁘게 사는 제가 더 힘들지.. 전업주부로 아이 둘 보는 시누가 더 힘들지.. 글쎄요. 시댁에 섭섭한 마음이 가득가득 쌓여서 어쩔줄 모르겠습니다.

추천수22
반대수3
베플난하늘서떨...|2013.06.07 15:23
자기 아들도 들여다보지도 않는 집을, 님이 왜 가서 자고 옵니까? 가지 마세요. 삐지든가 말든가. 며느리 낳았나? 자기 자식 낳았지. 그리고, 며느리가 무조건 희생하고 살길 원한다고? 그럼 자기 딸은 왜 친정와서 비비는데 냅둬요? 자기딸도 남의 집 며느리인데, 그집가서 희생하라고 내보내야지. 안가는게 상책.
베플유후|2013.06.07 16:03
저는 늘 하는 말이, 조금만 싸가지 없음 세상이 편하다... 입니다. 많이 싸가지 없음 부모님 욕보이는 일이니... 항상.. 조금만... 그럽니다. 예를 들어, 특이하게 저희 시댁은 아버님 제사에 아버님의 살아 생전에 절친이셨던 분들이 오십니다. 이제 안 오실법도 한데.. 해마다 오십니다. 그럼 밤 늦게 제사 지내고, 자기들도 오랜만에 만났으니 술도 마시고... 첫해엔 가실때까지 기다렸는데, 저도 아이를 낳고 보니 애보랴 음식하랴, 중간중간 설거지 하랴... 지치길래 12시쯤 잤습니다. 1시쯤 시어머니가 깨우시더라구요. 다 가셨다고... ??? 어쩌라고..... 나가 봤더니 그 큰 상이 빈 그릇들과 술잔들과 과일껍질들로.... 엉망이더군요. 다시 들어와서 자고 있는 남편을 흔들어 깨웠어요. 니가 치우라고, 난 아까 설거지까지가 끝이라고.. 시엄니 보든 말든 그랬더니 그 다음해부턴 안 깨우시더라구요. 다른때도 가서 제가 밥하고 음식 준비하는동안 다들 방에 들어 누워 있다가 밥 다 차렸다고하면 우르르 나와서 후다닥 먹고 다시 방으로 슉~ 들어 가거든요. 내가 식몬줄 아나.... 그럼 전 상만 대충 치우고 집에 그냥 와요. 설거지는 어머님이 하시라고.... 뒤에서 흉을 보시든 말든, 말은 지네집 식구라면서, 식모처럼 부려먹을라고 그러는건 용납이 안 되네요.
베플인생은배짱|2013.06.07 16:13
한달에 한번만 가세요. 그렇게 하면 서운해 하신다구요? 그건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시부모님 입장에선 며느리가 오면 일도 다 해주고 시누네 애도 봐주고 마냥 편하고 좋으세요. 손주가 매주 보고 싶은 것도 사실일거구요. 그러니 매주 오길 바라시는건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게 님에겐 너무나 버거운 일이죠. 사람이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줘야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무쇠로 만들어진 것도 아닌데... 그러니 시부모님께 고되고 힘든 님의 처지를 설명하시고 앞으로는 한달에 한번만 오겠다고 말씀드리세요. 그럼 당연히 서운타 하시겠죠. 그럼 죄송하다고 하세요. 심술궂게 '귀찮으면 안와도 된다~' 하시면 '아유~ 어머님 서운하세요? 제가 귀찮은게 아니라 몸이 너무 힘들어서 병이 날 지경이라 그럽니다. 어머님 아버님 서운해 하실거 잘 알아서 지금까지 매주 왔었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점점 힘에 부치고 어머님 아버님께 막 서운해지려고 해요. 기대에 부응하고는 싶지만 심신이 따라주질 않으니 이번엔 시부모님께서 조금만 이해해 주세요. 대신 한달에 한번은 꼭 올게요.' 하고 딱 자르세요. 그럼 아주 막장 시어른들이 아니시고서야 더이상 말씀 못하실겁니다. 물론 서운한 티는 팍팍 내시겠죠. 그래도 어째요. 내가 살고 봐야지. 그런데 님의 심정은 지금 시부모님이 알아서 '우리 며느리 주중에 일하느라 고생이 많으니 매주 오지 않아도 된다.'라고 알아서 이해도 해주시고 서운해 하지도 않으셨으면 좋겠다는거죠? 시부모님께 저런 말씀 드려야 한다는거 자체가 부담스러운 그 마음은 이해합니다. 이해심 많고 자애로운 시부모님을 만났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이미 저런 시부모님을 가지게 되었으니 어쩌겠어요. 강단 있게 나가세요. 차분히 님의 상황을 설명드리고, 무리되지 않는 한도내에서만 최선을 다 하시면 되는 겁니다. 시부모님이 서운한 티를 내시는건 그냥 뭐 그러시겠지, 그럴수도 있지 하지만 어쩌겠어 상황이 이런걸... 하고 쿨하게 넘기시면서요. 대신 한달에 한번 가셔서는 노예되러 왔다 생각하지 마시고 봉사활동 왔다 생각하시고 기꺼운 마음으로 시댁일 좀 해주고 오세요. 생판 남한테도 봉사 해줄수 있는게 사람인데 내 아이의 할머니 할아버지께 한달에 한번정도는 선심쓰듯 기꺼운 마음으로 봉사해주시면 님의 정신건강에도 좋고 그 마음자세가 알게 모르게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겁니다. 처음엔 줄어든 횟수에 불만을 가지시던 시부모님은 시간이 지나면 또 으레 얘는 한달에 한번 오는 애려니... 생각하고 적응하실겁니다.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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