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답답하네요.
결혼 4년차 부부이고, 얼마전 기다리던 아이가 생겼습니다.
임신과 동시에 심한 입덧에 시달리게 돼서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상태고요.
밥 냄새라도 맡는 날엔 바로 화장실 직행이고
하루종일 거의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고생하고 온 남편 저녁은 꼬박꼬박 챙겨주고 있고요.
저도 아이 생각해서 하루에 한끼만큼은 억지로라도 챙겨먹으려고 남편과 저녁은 같이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편 쪽 가족은 어머니, 결혼한 형, 결혼한 누나 이렇게 있고요.
8년전쯤 형이 결혼을 하시면서 어머니를 같이 모시고 살고 있고, 3살 된 예쁜 딸 하나도 있어요.
누님은 작년에 결혼하셔서 현재 저와 같이 임신중인데 다행히 입덧은 없고
이제 슬슬 배도 불러오고 하니 휴직을 미리 내려고 해도
대체자를 구할 수 없어 눈치 보는 상황이라 막달까지 다닐 예정이라고 하시더라고요.(직업은 공무원)
일단 상황은 이렇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볼게요.
형이 사는 집이 엄청나게 노후된 아파트라
결로 현상 곰팡이 등 문제 때문에 이번에 리모델링을 하게 된거예요.
리모델링 하는 4개월 동안 형 식구들은(형, 형님, 3살 딸) 형님네(친정)에서 머문다고 하는데
어머님이 계실 곳이 마땅치 않은거예요.
근데 문제는 어머님이 연세가 꽤 많으신데다 정신도 온전치 않으셔서 손수 뭘 하지 못하는 상태이신지라
다른건 몰라도 옆에서 삼시세끼는 꼭 차려드려야 하거든요.
며칠전에 형제끼리 모여 누가 모시냐 의논하다 누나도 직장에 다니고 있기 때문에
어머니를 모실 사람은 저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게 된거예요.
입덧 심해서 제 밥도 제대로 못 챙겨먹고 있는 판국에
어떻게 어머니 삼시세끼를 차려드릴수가 있겠느냐고 남편에게 물으니
어머니는 음식 안가리시니 대충만 차려드려도 상관없다며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데
너무 막연한 거 아닌가요?
밥 냄새만 맡아도 바로 쏟는 상황에서 대충 차려드리는 것도 힘들테고
어떻게 또 대충 차려드리나요? 밥 국 반찬 할 생각하니 생각만으로도 넘어오네요.
남편은 저에게 이런 부담감을 주게 되어 미안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제 태도에 섭섭함을 표하며 벌써 1주일째 서로 의견 대립 중이고 합의점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모시는 방법 외엔 정말 다른 방법이 없는걸까요?
그리고 이런 상황에 제가 남편에게 섭섭하고 화나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남편 말대로 제가 이기적인건가요?
저 정말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