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그리 즐겨보지도 않고 글을 써본 적도 없는데 ,
이건 뭐 어디 하소연하기도 그렇고 답답한 마음에 몇자 적어봅니다
저는 부산에 사는 평범한 남자입니다
글 재주가 없어서 그냥 주저리 주저리 넋두리 해볼께요.
작년 연말에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다 우연히 한 여자를 알게 됐습니다.
성격도 밝아보이고 말도 잘 통해서 호감을 가지게 되었고 얼마 후 연락처를 알게 되서
연락을 주고 받기 시작했습니다.
몇일동안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다가 여자쪽에서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을 하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군요 .
그래서 저는 뭐 아 회사 동료나 뭐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나보다 싶었죠.
그래도 그냥 친구처럼 계속 연락은 하고 지냈습니다.
1주일쯤 지났나 그때쯤부터 이 여자가 마음을 여는게 느껴졌습니다.
카톡을 하는 중간 중간에 자기야 , 라는 표현들 . 좋아해 라는 표현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아 짝사랑 하던 사람 정리를 했나보다 싶어 속으로 쾌재를 불렀죠.
회사 옆에 병원이 있는데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점심시간에 링거를 맞으러 가는데
와달라고 하더라구요 . 그래서 가서 링거 맞는동안 손도잡고 얘기도 많이 하고 ,
커피도 한잔하고 헤어질땐 안아달라고 해서 안아주기도 하고 ,
회사 앞이라 보는 눈이 있을지도 모르는데도 거침없이 표현하더라구요.
저도 오랜만에 하는 연애라 되게 설레고 기분 좋아서 그렇게 금새 빠지게 되었습니다.
정식으로 연애를 시작하기로 하고 혼자 사는 저의 집에와서 같이 영화도 보고
요리도 해주고 술도 한번씩 먹고 그렇게 아무 문제 없이 잘 만나고 있었습니다.
만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 , 예전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표현했던 사람이
그냥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4년동안 만나던 남자친구라고 말을 해주더라구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는데 , 힘든 결정을 하고 제게 왔구나 싶어서 더 잘해주고
아껴주고 더이상 묻지 않았습니다.
같이 있는 동안에도 전화가 많이 걸려오곤 했었는데 왠일인지 제 앞에선 전화통화를 안하더라구요.
남자친구 전화 포함해서 집에서 오는 언니나 엄마 전화까지 , 전화는 그냥 다 받지 않더군요.
말은 집에서 구속이 심해서 특히나 언니가 구속이 심해서 그렇다고 대충 둘러대더라구요.
계속 만나다보니 이상한 것이 한두가지씩 생겼습니다.
먼저 약속이 너무 자주 깨지더군요. 일 마치고 저녁에 잠깐 보기로 하면 언니 때문에 일찍 들어가야된다.
주말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으면 , 언니랑 어디 가야하는데 아직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걸 말 못해서
핑계거리가 없다고 약속이 깨지기도 했구요 .
그래서 왜 말을 안하냐고 하니 , 그 전에 4년 만났던 남자친구랑 언니도 친해서
헤어졌다고 하면 자기를 가만 두지 않을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
솔직히 나이가 27살이고 직장생활도 하고 있는 어엿한 성인인데 부모님도 아니고 언니를 그렇게
신경쓰는게 이해는 가지 않았지만 , 진짜 많이 좋아했던 사람이라서 다 믿었습니다.
부모님이 울산에서 배 농장을 하고 자기는 언니랑 둘이서 부산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데 ,
같이 사는 언니가 구속이 심해서 일을 마치면 늘 집에 가야하고 집에 있을땐 전화통화도 안되고
아무튼 그런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그 여자가 구x 학습지 교사로 일을 하고있었는데 몇번 일하는 곳으로 불렀던 적이 있어서
수업하는 아파트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날은 서프라이즈로 걔가 수업하고 있는
아파트에 보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여느때처럼 웃고 떠들고 집까지 바래다주는데
집앞에 왠 남자가 있더라구요 . 갑자기 이 여자애가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오늘은 이만
돌아가달라 나중에 연락하겠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
그래서 아 .. 그 4년만난 남자친구가 아직 정리가 안되서 찾아왔나보다 싶었습니다.
그 여자애가 평소에도 한번씩 그 남자에 대해 죄책감 같은 걸 많이 갖고 있단 걸 느끼고 있어서
저도 알겠다고 조용히 돌아왔습니다.
다음 날 새벽 6시무렵에 충격적인 문자가 오더군요.
혹시 양다리였을지도 모른다 생각정도는 조금은 하고 있었는데 , 그 이상이더라구요 .
사실은 작년 5월에 결혼을 했답니다.
그 순간 2가지 사건이 머리를 스쳐지나갔고 , 그 외에도 늘 갖고 있었던 궁금증들이 해결되더군요.
한 번은 미니홈피 메인사진 히스토리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진을 본 적이 있어서
물어본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웨딩카페에 언니커플이랑 놀러가서 찍은거라고 하더라구요.
석연치 않았지만 안 믿을수도 없으니 그냥 믿었습니다.
또 한 사건은 그 언니란 사람의 카카오스토리를 보다가 이 여자애의 사진이 있고
5월의 신부 Sunny 라고 돼있더라구요. sunny는 얘가 학습지교사 하기전에 영어유치원 같은데서
선생님을 했는데 그때 이름이 그거 였답니다.
아무튼 그래서 이 사진을 설명해달라고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는 사실 결혼준비까지 했었는데 조율이 잘 안되서 결혼이 깨졌었다고 말을 하더라구요.
그런데도 그런 사진이 남아있는 것도 이상하고 뭔가 개운하지 않았는데 아픈 과거라고 하길래
더 묻지 못하고 그냥 넘겼습니다.
아무튼 그 이야기를 듣고 일단 만나서 얘기를 했습니다.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동안 만난거냐고 ,
만나면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저희도 결혼에 대해 웃으면서 얘기 나눈 적도 있었는데
그때도 참 뻔뻔하게 웃으면서 이야기 잘하더라구요.
남편이라는 사람 집이 중소기업 건설쪽 사업을 하는데 ,
그 일을 하다보니 지방에 내려가 있는 일도 많고 사이도 그다지 좋지 못했답니다.
그러다가 저랑 연락하게 됐는데 사랑받는 다는 느낌 뭐 그런게 오랜만에 들어서
결혼했다는 사실도 잊은채 그냥 만났답니다. 그러다가 한번씩 정신차려야지 싶어질때면
제가 자기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서 말을 못하고 못하다가 계속 만남을 이어왔다고 하더라구요.
웨딩 사진을 봤을때도 , 결혼얘기가 오고 갔던 정황을 포착했을때도 거짓말로만 일관 하던 사람이
제가 지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서 말을 못했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뺨이라도 한대 치고 깔끔하게 돌아섰어야 했는데 ,
일단은 너무 황당하니까 현실파악이 되지 않았고 참 꿈같더라구요 .
그렇게 돌아와서도 계속 멍하게 있다가 , 화가 치밀어 오르다가 , 보고싶다가 , 또 화가 치밀어오르다가
보고싶다가 . 하루 아침에 갑자기 터진 일이라서 머리로는 따라가겠는데 감정 정리가 참 쉽지 않았습니다.
그 후로도 뭐 이혼을 할 것 같다는 둥 , 제가 지 남편이었으면 좋겠다는 둥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면서 제가 정리해 나가는 걸 방해하더군요.
참 사람 겉으로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는데 그렇게 미인형은 아니지만
눈이 웃음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서 늘 웃는 밝은 인상에다가
학습지긴 하지만 어쨌든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에다가
직장내에서도 자기 일 똑부러지게 잘 하는지 입사한지 1년정도 됐다는데
경남1윈지 부산1윈지 아무튼 능력도 있다더라구요. 이것도 확인한건 아니니 믿을 수 없지만
자랑 많이해서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아무튼 진짜 이렇게 멀쩡한 사람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나 싶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간도 큰 것 같은게 .
그 집이 신혼집이라는 얘긴데 제가 그 집을 한두번 데려다 준게 아닙니다.
어떤 날은 엘레베이터까지 타고 올라가서 현관문 앞에서 뽀뽀까지 한 적도 있고 ,
데이트 장소도 걔 집과 직장이 가까운 하단 번화가에서 자주 놀았었고 ,
회사앞에도 아침에 한번씩 데려다 주면서 동료 선생님들을 본적도 있구요 .
모텔도 회사랑 도보로 3분도 안 걸리는 그런 곳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갔었구요.
지가 결혼한 걸 동료 선생들은 물론 수업하는 집 학부형 들도 다 알텐데
그 아파트까지 데려다 달라고 데리러 오라고 한 적도 많았구요 .
요즘 세상이 진짜 미쳐간다지만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정신나간 사람도 있네요.
뭐 돈을 떼인 것도 아닌데 뭘 그러냐 할 수도 있겠지만 ,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많이 좋아했습니다.
제가 원래 마음을 많이 쓰는 편이라 열과 성의를 다해 만났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확실한 이별 이유를 선물해주네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저는 어차피 시간 지나면 정리하면 그만이지만
그 남편 같은 남자로 생각해봤을 때
정말 안됐다 싶네요.
결과적으로 보면 희대의 사기꾼 같은거지만 진짜 평소 모습이나 이미지 말 행동 같은 걸로 보면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거든요. 하긴 , 사기꾼들이 대체로 호감형의 인상을 가졌다고 하더군요.
뭐 돈을 잃지는 않았지만 한동안 마음을 잃게 생겼네요 .
뿌린대로 거둔다는데 그것도 미신이라 믿을 수도 없고 ,
답답한 마음에 넋두리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