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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만에 재회 했어요

재회 |2013.07.09 16:45
조회 8,408 |추천 41

 

특별히 혼전 순결자이진 않았지만 20살때 성폭행을 당한 이후로

성에대한 공포가 생겨 함께 밤을 보내고 싶다는 남자친구를 계속 거부했습니다

물질적으로든 심적으로던 제가 많은걸 해주는데도(힘내라는 여러가지 이벤트,더치 8:2등 제가8)

남자친구는 결국 바람이 나서 저를 버렸습니다

잦은 술자리,받지 않는 전화,기본 2시간 텀의 카톡 끝에 결국 이렇게 되버리더군요

(상대 여자는 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함께 했고 그사람 친구들까지 전부 멀리 사는 저보다 그 여자가 낫다고 헤어지라고 했었어요)

4시간에 걸쳐 집앞까지 찾아가 매달렸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빨리 꺼지라고 밀어서 무릎이 까지기도 했어요

이미 그여자에게 푹 빠져버렸으니 결혼할때까지 자주지도 않는다는 여잔 필요 없겠죠

(사귈때도 육체적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매번 설명 해서 세뇌당할 지경이었음,여행 가자,자기집에 와라 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했음 그래서 그렇다 생각합니다)

게다가 장거리이니..눈 뜨면 바로 만날수 있는 그여자가 더 좋겠죠

 

그런데도 저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여자보다 내가 더 많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에 희망을 얻고

밥도 못먹고 친구만 만나면 울어버리는 민폐를 끼치면서 까지

매우 잘지내는 척을 했습니다

사실은 그사람 카톡 프로필에 걸려있는 사진만 봐도 눈물이 쏟아지고

제가 해준 이벤트 잔해물 같은걸 자꾸 보게 되고 페이스북 염탐하고...

카톡 대화 메일로 보내논거 그사람이 처음엔 날 어떻게 대했었는지..

변해가는 모습들을 매일 머리에 새겨 넣으며 지낸지 한달쯤..

 

두시간씩 땡볕에 걸어다녔습니다

비오는 날도 우산 쓰고 계속 걸어 다녔어요

그리고 세끼를 모두 우유 아니면 과일로 대체해서 먹고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살을 뺏네요 그것도 극단적으로요

두달만에 동물이나 음식 사진이 아닌 제 셀카를 카톡에 걸었습니다

매일 염탐하던 그사람 카톡에 그날은 왠일인지..본인 셀카만 걸려 있었습니다(친구 또는 여친이랑 찍은 사진만 올리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았음 상태명은 항상 무)

 

혹시라도..혹시 이사람도 나를 염탐하진 않을까 라는 1%의 희망에 자극 받아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책들을 사 읽었습니다

심적으로도 변하고 싶었어요

결과적으론 자존감이 높아졌는지 아닌진 잘 모르겠지만

그 2주뒤 연락이 왔습니다

잘지내냐고요.. 점점 무덤덤 해져서 괜찮은줄 알았는데 정말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었네요..

 

벌벌 기면서 답장 하면 다신 연락 안올까봐

그사람과 사귈때의 '나'는 버리고 지금의 '나'라는 생각으로 대충 답장하고

반응을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실망감이란...또 울어버렸던것 같네요

 

포기하면 장거리 커플이였던 지라 이대로 끝날까봐 계속 저에 대한 투자를 했어요

염색 한번도 해본적 없는데 튀는 색깔로 염색을 해봤어요

화려한 화장대신 쌩얼 메이크업 이란것도 하고 다니고

옷스타일도 전부 바꿨어요 살을 빼니 나시도 입고 다닐수 있게 되고..

또 변한 모습 셀카를 찍어 올리자

이번엔 문자가 아니라 카톡으로 연락이 왔고(이때 확신 했네요 그사람도 저 염탐 한다는거)

몇주 정도 주고 받다가 만나기로 했어요

 

서로 왕복 8시간이 걸리는 지역에서 딱 중간지점에 만나기로 했죠

만나서는 그사람이 너 정말 많이 변했다고 예쁘다 라고 칭찬 해줬고..

짧게 만나고 서로 집으로 돌아가는데

하필이면 카톡으로 다시 시작하지 않겠냐 묻더군요

그래도..그 말이 어디인가요?

연락 하지말고 꺼지라 했던 사람이 제게 다시 만나자 하니

붕붕 뜨는 느낌도 나고 변하길 잘했다는 생각 들고 내 자신에게 마구 칭찬을 해줬네요..

 

그 다음주에 다시 만나서 그여자를 정리 했냐고 물었더니

계속 머뭇 거리더군요

모진 말로 정리하게 했습니다

나한테 했던 것처럼 꺼지라고 연락하지 말라 하라고 했어요 자업자득이죠

제 눈으로 직접 확인 한뒤 함께 밥을 먹는데

쩝쩝 거리며 처먹는 버릇 하나 고치지 않았네요

옷에 질질 처흘리는 버릇도

처먹으면서 말하는 버릇도 처먹다 웃기면 다 뱉어버리는 것도 전부

 

나는 체형부터 스타일 모든걸 바꿨는데

그인간은 아무것도 변한것이 없네요

그렇게 다시 만나고 싶고 헤어진 이유가 내 탓인것 같아 눈물 흘리며 지냈는데

돌아오면 한번만이라도 자줘야지 라는 각오로...

달라지면 돌아올까봐 내 모든걸 바꿨는데

이제서야 깨달아요

 

제가 그리웠던건 그사람을 사랑하던 내 자신이었음을

사랑하며 지내는 나에게 심취해 있었던건가 싶네요

이제야 자존감이란게 높아졌나봐요

그토록 꿈에 그리던 재회

꿈만 꾸도록 냅뒀으면 이렇게 허무하진 않았겠죠

제가 먼저 이별을 선택하겠습니다

심적으로 성숙하게 해준 그사람과의 이별에 감사하며

다시 이별을 택할래요

인과응보 그사람에게 제가 돌려주겠습니다

추천수4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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