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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기다리는남자 |2013.10.10 02:20
조회 7,754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25세 남자입니다.

 

저에게는 3년전 헤어진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녀를 많이 좋아했었고, 차였기 때문에 3년이 지나도 아직도 기억에 남는 그런 친구입니다.

이별당시 정말 좋아했었기 때문에 많이 아파했었고,

눈물까지 흘리면서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못해준게 무엇인지 자책하고 또 자책했던 일들이 기억이 납니다. 

 

최근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잘지내....?', '한번 연락해야지 싶었는데 참 오래 걸렸네^^;'

이별 후에도 제가 먼저 용기내어 문자 몇 번 주고 받았는데,

그녀가 먼저 저에게 연락을 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20분~30분가량 멍하게 있다가 답장을 보냈습니다.

'어~ OO야! 오랜만이네. 나야 잘 지내지~ㅋ 너도 잘 지내고 있어?^^'

그것을 시작으로 2시간 정도 안부를 서로 주고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녀와 헤어지고 잃어버린 설렘을 다시 되찾은 것 느낌이었고,

3년전으로 돌아간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기분이 묘해졌습니다.

 

<그녀와의 만남>

 

그녀가 저의 첫사랑은 아니었습니다.

남자는 첫사랑을 더 기억한다고 하는데... 저는 왜 그럴까요?

첫사랑이 아닌데 첫사랑 같은 친구... 그녀를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그녀를 처음 만난 건 대학교 수업 시간이었습니다.

20명 정도의 소규모 수업이었는데,

당시 교수님이 사람들과 마주보며 수업하면 좋겠다하여

원형으로 책상을 옮겨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아는 형님과 수강신청을 하여 이야기 하는 도중 맞은편 그녀를 보았습니다.

키는 150 후반으로 크지는 않지만 탕웨이 같은 동글동글한 얼굴형에 눈이 크고 예뻤습니다.

첫눈에 반했죠.

그 뒤로부터 수업은 안 듣고 마주편에 앉은 그녀의 얼굴만 흘깃흘깃 쳐다본 기억이 납니다.

 

20명정도의 소규모 수업이고, 사람들과 협동 수업이 많은 그 과목의 특성상

그 과목을 수강하는 사람들과 엄청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원래 주목받기를 좋아하고 나서기를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저는

그녀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도넛 세트를 사가지고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로 결심하였습니다.

물론 그녀가 없었다면 도넛 세트를 사지 않았겠죠^^;

그녀에게 저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수업이 끝나고 직접 사람들에게 도넛을 나눠주었습니다.

그게 뭐라고... 긴장이 되었는지 그녀에게 선뜻 도넛을 건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사람 수를 잘못 헤아렸는지, 도넛을 못받은 사람은 그녀를 포함한 2명인데,

남은 도넛은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남은 도넛 문양이 하트 모양이라서 그녀에게 선뜻 건네기가 애매해졌습니다.

결국, 도너츠는 다른 수강생 한 분에게 건네주게 되었고,

그녀에게만 도넛을 주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느꼈습니다. 그녀 앞에서 이렇게 긴장하고 떨고 있구나...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그녀를 꼭 내 여자로 만들어야겠다고.

 

하지만, 수업 듣는 사람들과 모두 친해져서 그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엔 주변 사람들의 눈이 많았습니다. 그녀에게 들이댄다라는 인식을 주변 사람들에게 받기 싫었던 것 같습니다.

어찌저찌하다가 학기말고사가 다가왔고, 이대로 있다간 그녀를 놓칠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그녀와 함께 듣는 수업이 이 수업만이 아니었는데,

그 수업은 수강생이 100명 정도로 사람이 많았고, 

그녀는 그녀의 친구들과 그 수업을 수강했었습니다.

그 당시 모둠 수업 과목은 종강했고,

그녀의 연락처를 알 수 있는 기회는 그 때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저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수업이 끝난 후,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용기내어 다가가 말했습니다.

'안녕하세요. oo수업 같이 수강했던 사람인데 기억하시죠?^^. 이 쪽 분야 되게 잘하시는 것 같아서 저도 그 쪽 분야 계속할 생각도 있고 해서 앞으로 자료도 공유하고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실례지만, 연락처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그 몇초가 저에겐 엄청 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그녀는 웃으면서 저의 핸드폰에 자신의 번호를 찍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 번호로 연락할께요!^^'하고 말하면서 뒷문으로 나갈때까지,

그녀는 그녀의 친구들과 계속 저를 보며 웃고 있었는데 그 순간은 아직까지 잊지 못합니다. 

 

그것을 계기로 저는 그녀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했고, 결국 그녀에게 고백하여 사귀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죠.

 

그녀와 함께일 때면 저는 항상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싫은 적도 없었고, 질린 적도 없었습니다.

저에겐 그녀는 귀엽고, 이쁘고, 소중한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

선물도 주고 받고, 여행도 가고, 수업도 같이 듣고...

사람들이 말하는 '연애'를 하게된 것이죠.

그 순간은 영원할 것만 같았고, 우리 둘은 언제나 함께일 것만 같았습니다.

 

<이별>

 

하지만 그런 저희에게도 이별이 찾아왔습니다.

그녀에게 특별한 날이었던 그 날, 후배들과 함께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그녀가 행복해할 모습을 상상하면서 들뜬 저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그녀의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미안한데, 오늘 못 나갈 것 같아...'

 

'왜? 어디 아파?'

 

'우리 헤어져야할 것 같아. 내 마음은 이미 정해졌어. 미안해...'

 

'... 갑자기 왜그래? 이유나 들어보자... 이유만이라도 가르쳐주면 안돼?'

 

'...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미안해.'

 

그녀의 일방적인 이별통보.

그녀를 붙잡고 싶었고, 이별을 막지 못한다면 그 이유라도 알고 싶었던 저였지만,

이미 확고한 그녀의 마음을 더 심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저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그녀의 의사를 존중하여 이별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시련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우울한 노래를 들으면서, 친구와 술의 위로를 받으면서, 그녀와의 추억을 돌아보면서

되돌릴수 없는 예전을 미치게 그리워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아픈건 캠퍼스 커플이었기 때문에 길가다가 우연히 마주치게 될 때였습니다.

미치도록 아프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웃으면서 그녀에게

'안녕? 잘 지내지..?^^:'

라는 말로 안부를 묻곤 했습니다. 물론 그녀는 '응' 한 마디만하고 지나갔습니다.

당시 저는 그녀와 친구로 지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려고 내가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그녀의 마음이 풀릴 것이고, 그럼 다시 돌아올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것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우리는 졸업을 하게 되었고,

저는 대학원 진학을, 그녀는 국가고시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헤어진 이후 그녀와의 연락>

 

대학원 진학을 하여서도 저는 그녀를 잊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그녀에게 연락을 하고 싶었지만, 국가고시 준비를 하는 그녀를 방해할까봐

함부로 연락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국가고시가 끝나면 그녀에게 고생했고, 수고했다는 말이라도 해주자라는 생각으로

그 날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헤어진 후 1년 뒤, 그러다가 시험날이 다가왔고,

고3 학생들이 수능 끝나고 그 해방감에 즐거워하는 것처럼

저도 그런 마음으로 그녀에게 용기내어 연락했습니다.

 

'oo야~ 오랜만에 연락해! 오늘 시험본 날이지? 시험 잘 봤어? 준비하는데는 힘들지 않았고?^^'

 

'어, 오랜만이네. 어휴~ 힘들어서 다시는 못 칠 것 같애.'

 

무뚝뚝한 말투였지만 답장을 해준 것에 신나 안부를 계속 물어봤고,

(질문에 대한 답만 해주는 정도였습니다. ex. 지금은 어디에 있어?->지금은  xx.)

그녀도 다행히 답장을 해주어 그녀와 간만에 문자를 주고받은 것 같습니다.

그 뒤로 저는 며칠간 그녀에게 문자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단답형이고 길게 대화를 주고 받진 않지만,

그녀와 오랜만의 대화에 그저 기뻐했고,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내다가 예전 이야기를 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조심스레 말을 꺼냈습니다.

 

'그 때, 왜 갑작스레 이별을 결심하게 된거야?'

 

저는 그녀가 대답을 주기 전까지 제가 잘못한게 있고,

그녀에게 못해주었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단답형의 대답이 아닌 긴 장문의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그녀가 이별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 말이죠.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녀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자존감이 부족하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잘해줄 때 좋긴 하지만 엄청 부담이었다고 합니다.

자신은 선물이나 이벤트를 남자들에게 해준 경험도 거의 없고,

받은 만큼 돌려주긴 해야하는데 그럴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와 연애하기 전 사귄 남자친구가 있는데 그 애를 먼저 그녀가 좋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유없이 전 남자친구가 어느 순간부터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더군요.

그래서 이번만큼은 달라질 줄 알았는데 저와 사귀고 보니 전과 똑같더라 하는 것이었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지게 되니 이별을 택했다고 하더라구요.

 

그녀의 대답을 듣고 뭐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이유를 알게되어 기뻤습니다. 그리고 너는 자존감이 부족한 애가 아니라고 북돋아주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무튼, 그녀와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이제는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녀와 문자 도중

장문의 문자를 보냈습니다.

내용은 대충 아직도 너를 잊지 못하고 있다, 만나서 얘기하자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거절'이었습니다.

 

그 때는 그 때고, 지금은 지금이라면서,

예전의 행복한 기억들을 언젠까지 곱씹으며 살꺼라면서,

과거는 과거에 묻어두고 새로운 삶을 서로 살아가자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그 후로 그녀에게 연락하는 일이 뜸해졌고,

대학원 일과 졸업준비로 바빠지면서 그녀와 거의 연락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먼저 문자를 제가 보내지 않으니, 그녀가 먼저 문자가 오는 일은 없더군요.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자 소개팅도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선배들이 소개시켜주면 마다하지 않고 말이죠.

 

하지만, 소개팅은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나가서 이야기는 재미있게 하고 오지만 그 뒤는 없었습니다.

그녀보다 더 괜찮은 사람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죠.

저도 답답했습니다. 언제쯤 그녀를 잊을 수 있을까 말이죠.

그러다가 석사 과정 2년이 끝이 났습니다.

졸업준비+졸업 후 취업준비로 석사 과정 말년엔 굉장히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일년에 한 번 그녀의 생일에 친구로서 축하나 해주자해서 보낸 생일날 문자도

석사 2년차 그 해에는 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점점 저의 마음속에서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그녀의 문자, 그리고 반가움>

 

'잘지내....?', '한번 연락해야지 싶었는데 참 오래 걸렸네^^;'

 

취업준비를 위해 여러가지 서류들을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연락이 끊긴지 1년정도 된 그녀가 먼저 연락이 온 것이었습니다.

먼저 연락이 온 것에 대한 신기함, 반가움, 설렘이 교차했습니다.

 

'어~ OO야! 오랜만이네. 나야 잘 지내지~ㅋ 너도 잘 지내고 있어?^^'

 

저를 아프게 했던 그녀라 나쁜마음이 들 법도 한데,

정말 기쁘게 주고 문자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렇게 2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녀가 말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연락한건데 기분 좋게 인사 받아줘서 고마워... 여전하네^^;'

 

'사람이 여전해야지! 오늘처럼 연락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연락해~^^'

 

그렇게 3년전 헤어진 그녀와의 문자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심정>

 

제 자신이 바보같긴 합니다. 어떻게 아직까지 그녀를 못 잊는지.

어떻게보면 그녀가 그냥 던진말에 제가 과민반응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녀를 잊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현재 그녀에게 다시 연락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또한, 그녀를 만나보고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한 편으로는 두렵기도 합니다. 또 저 혼자 들떠서 일을 그르치는 건 아닌지 싶기도 하구요.

 

궁금합니다.

그녀와 계속 연락을 하는 것이 좋은지, 해도 괜찮은 건지.

여러분들의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p.s) 불필요한 에피소드들이 많을 수도 있는데,

여러분들께 현재 저의 상황과 정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하였다는 점 이해해주시구요.

긴 글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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