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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때문에 미칠 것 같아요

22여 |2013.10.12 22:34
조회 183 |추천 0
안녕하세요 흔하디 흔한 22살 여대생입니다.

모바일로 쓰는 거라 답답하시더라도 이해부탁드려요.



저희 집은 딸만 셋이에요. 저는 장녀구요. 아래로는 대학교 1학년, 고등학교 2학년인 여동생들이 있어요.



어렸을때 IMF때문에 아빠가 직장을 옮기시고 술을 드시면서 집안 분위기가 안 좋았어요.

엄마랑 제가 아빠 술주정에 맞기도하고 싸우기도많이싸웠고

아빠가 진 빚도 많았어요. 엄마가 고생을 많이하셨죠.

엄마는 그래서 자식들한테, 그중에서도 맏이인 저한테 제일 기대를 가지고 살아오셨어요.



진짜 유치원때부터 고3때까지 용돈도 못 받아봤고 친구들이랑 어디 놀러가본적도 없어요. 뭘 사달라고 말도 제대로 못해봤고

무조건 학교 학원 집만 왔다갔다했어요. 핸드폰도 고등학교 입학하고나서 처음 샀구요.



그래도 다 이해했어요. 솔직히 엄마가 맏딸인 저한테 그렇게 제한을 걸고 엄격하게 한 덕에 동생들도 자연스럽게 범생이처럼 자랐거든요. 언니가 저러니까 우리도 그렇게해야하나보다 뭐 이런..?



그리고 아빠의 술버릇은 제가 대학교 입학하고나선 거의 사라졌어요. 지금은 가족들도 다 사이가 좋아요. 저도 아빠 원망 많이 했지만 좀 크고 보니 이해도 할 수 있게 됐구요.



문제는 제가 대학교에 합격하고부터 시작됐어요.

집이랑 멀지않은 국립대도 합격했지만 저랑은 적성이 맞지 않을 것 같아서 다른 학교로 갔는데, 사립대라 등록금이 너무 비싸서 학자금대출을 받고 1학년을 다녔어요.



학자금대출도 빚인데 빚 때문에 가난했던 집안 사정 때문에 빚이라면 지긋지긋했던 터라 1학년을 마치고 바로 휴학하고 일을 하면서 돈을 모았어요. 등록금 마련하려구요. 사립대 가겠다고 해놓고 등록금까지 해달라고 할수가 없었어요. 돈도 없어서 보나마나 학자금대출만 줄줄이 받았을테니까. 졸업이야 몇년 늦어도 창피할게 없지만 빚은 계속 남을거잖아요...



2년 휴학을 했는데 1년은 집근처 학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알바를 하다가 학원이 건물을 이전하는바람에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으려고 했다가 동네가 워낙 구석진곳이라 알바할만한 곳이 없어서 올해부터 학교가 있는 곳으로 와서 고시텔 하나 잡고 살면서 스튜디오 일을 했어요. 베이비 스튜디오 보조로;



처음 잡은 고시텔은 가격은 쌌지만 위생상태가 영 아니었어요. 치우고 치워도 건물 자체가 워낙 낡아서 비염도 생기고 기관지도 안 좋아지고..

그래서 엄마가 새로 생긴 다른 고시텔을 잡아주셨어요.

그렇게 지금까지 거의 10개월 가까이 거기서 지내면서 일을 했고 돈도 등록금 두 학기 정도는 모였어요.

그런데 계속 엄마가 복학하라고 하셨어요. 대출받아서 학교 다니라고 나중에 엄마가 갚아준다고.



거절했어요; 엄마 마음 모르는 건 아니지만 빚지긴 싫어요. 빚때문에 어린시절 내내 눈치만 보고 살았는데...

그래도 엄마 고집이 너무 세서 모으던 적금 깨고 이번에 복학했어요.

남은 돈은 다음학기때 등록금 하려고 따로 두고

다행히 일하던 스튜디오에서 편집 보조 알바로 계속 일하겠느냐고 해주셔서 복학하고 제 용돈은 벌면서 조금씩이지만 저축도 할 수 있게 됐어요.



그런데 엄마가 저를 자꾸 의심합니다.

휴학하고 일을 할때 남자친구가 생겼었는데 정말 모든 걸 걸고 부끄러운 행동 한 번도 한적이 없어요. 연애 자체를 처음 해본거라.

그런데 남자친구 있다고 말한 후부터 계속 만나보지도 않은 남자친구 흉을 보고 무시를 하시더니 결국 남자친구한테 통화해서 걔 복학도 안하고 너랑 연애질이나 하고 있냐 이렇게 소리 빽 지르고...

남자친구는 진짜 아는 사람마다 요즘에도 저런 젊은이가 있나 말할 정도로 예의바르고 착실해요. 거짓말 한 적도 없고 술담배 안 하고 어른 잘 공경하고 아이들 좋아하고...

그런데도 갈데까지 갔냐 생리는 언제했냐 애가진건 아니지 이란 말을 해요. 들을때마다 화가 치밀어요. 그런일 한적도 없는데



남자친구가 다 이해해주고 괜찮다 너만 보고 사신 분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말해주는데

휴일에 너무 피곤해서 고시원 방에 틀어박혀 있으면 집에 안 내려오고 뭐하냐 그놈 만나냐 전화해서 이상한 말만 하고

혼자 사랑과 전쟁 찍는 것도 아니고 자꾸 이상한 말만 해서 결국 남자친구랑 깨졌어요. 남자친구는 괜찮다 하는데 제가 미안해서 얼굴을 못보겠더라구요.



그런데 저 지금까지 한 번도 탈선해본적이없어요.

성적도 나름 상위권이었고 재주도 많았어요. 미술 쪽에도 소질이 있어서 고등학교때 미술 선생님이 다른 학생들 몰래 자기 제자가 운영하는 큰 미술학원에 보내주신 적도 있었고 글짓기로 국제대회 상도 타봤구요. 저랑 어울리는 친구들은 부모님들끼리 다 아는 사이였고 다들 성실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그런 애들이었어요.



진짜 다른 애들이 너는 어떻게 그렇게 사냐고 물어볼 정도로 학교 집 학원밖에 모르던 애였고 남자친구도 있던적이 없었어요



그런데도 자꾸 이상한 생각을 하고 의심을 해요.



스튜디오에서 일을 할때도 카톡하고 전화를 계속 하세요. 그런데 일을 하니까 당연히 통화나 그런게 안되는거잖아요. 그런데 계속 해요. 나중엔 사장님이 도
대체 니가 애도 아니고 너희 어머니 왜 저러시냐 할 정도로.



일부러 제가 일하는 스튜디오 주소도 안 가르쳐줬어요. 학교에 있다고 하면 안 믿고 강의실까지 찾아오려고 하는데 직장이라고 안그럴까 싶어서요



문제는 오늘 일어났어요



고시원에 제가 그동안 안 들어갔어요. 몇달은 잘 지냈는데 좁은 공간에 학교 끝나고 알바 끝나고 와서 숨죽이고 잠만 자는 생활이 너무 삭막해서요.. 다섯 식구가 좁은 집에서 복작거리고 살아와서 요즘 더 힘들더라구요.

티비도 크게 못 틀고 통화도 소리 죽여가면서 해야하고 옆 방 소리 들릴 때마다 내 소리도 들리겠지 하면서 눈치 봐야 하고



그리고 2년 휴학하다 복학을 한 거라 같이 수업듣는 동기가 없어서 학교에서도 혼자 다니는데 대화상대 하나 없는 좁은 공간이 버티기 힘들더라구요.



마침 같은 학번 친구 중 한 명이 가족들이 전부 몇달간 중국에 있다가 온다며 외롭다고 해서 그 친구 집에서 자주 지냈어요. 저도 대화상대가 있으니 좋더라구요. 마음같아선 원룸 잡고 친한 친구랑 같이 자취하고 싶은데 저희집이 그럴 형편이 안되었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고시원에 계속 전화하고 찾아가서 제가 고시원에서 잠 안 자는 걸 아신 거예요.

솔직히 지금 고시원 방세 엄마가 내 주시는데 그것도 매달 제때 못내서 달마다 고시원 관리실에서 문자 오고 전화 와요. 고시원에서 방세 좀 제때 내라며 눈치주는 터에 찾아와서 출입기록까지 다 물어보고 오셨더라구요.



오늘 주말이라서 하루종일 스튜디오에서 일했는데 부재중전화 일곱 통에 문자며 카톡이며 난리가 나 있더라구요.

일 때문에 답 못하고 일 끝마치고 전화했더니 일부러 전화를 안 받으세요.



제가 잘못한 건 알지만 자취할 형편도 안되고 환자 고시원에서 지내는 것도 외롭고 사사건건 제 일에 간섭하고 될 일도 못되게 하고 사람도 못 만나게 하는 엄마한테 지쳐요.



한번도 엄마 뜻에 엇나간 적 없고 불평한번 안하고 자랐는데 왜 제 말은 듣지도 않고 전부 자기 생각하고싶은대로만 하려는지 모르겠어요.



계속 전화 안 받으시네요. 연결음 가고 끊는 걸 보니 일부러 안받으시는데

속이 부글부글 끓고 하지만 걱정도 많이 되네요



두서없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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