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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종일반 교사입니다 얘기좀 들어주세요

나홀로사단... |2013.10.22 21:15
조회 2,993 |추천 3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년도 대학을 졸업하고 첫직장으로 유치원에 취직을 했습니다. 원래 한달 인턴(?) 동안 배워가는 기간이있었고 원장님이랑 5세 담임을 맡기로 약속을 하고 한달내내 열심히 배웠습니다.

저랑 또 종일반 교사로 들어갈 저보다 한살어린 선생님이랑 같이 인턴일을 했는데요. 저보다 한살어린 선생님은 원장님이 교수님이였고 그 선생님이 제자였어요. 그리고 이 유치원이 처음이였지만 그 선생님은 실습도 했었고 재직중인 선생님들이랑도 친하더라구요.

전 되게 소외감이 들더라구요. 모두들 친하고 저만 외톨이 같다는 느낌? 그리고 그 한살 어린 선생님은 사교성도 좋아서 잘 하더라구요. 처음 한달은 청소하고 감사기간이라고 미친듯이 아이들 명단 정리 종일반 명단정리, 관리일지 등등 모든 컴퓨터 작업을 기존 종일반 선생님을 도와서 한것같아요. 그리고 한달이 지나 전 당연히 제가 담임을 할거라고 생각하고 날을 새서 신규 오리엔테이션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딱 일주일이 되기전에 알려주더라구요.

너가 종일반 교사를 해야될것같다고. 미안하다고. 월급은 정교사 수당으로 주겠다면서요. 너무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떻게 할수가 없었던데 다른 유치원에 취직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기 때문이예요.

12월달부터 교사를 뽑는데 2월 말에는 자리가 아예 없다고 봐야합니다.

그래서 전 결국 종일반 교사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오전8시부터 10시까지 아침차량을 다녀와서 유치원 업무를 보고 오후엔 종일반수업 그리고 다섯시에 종일반 수업이 끝나면 오후종일반 차량을 1차 2차 3차를 나누어서 1시간반을 탔습니다.

그러던 중 원장님이 강사이고 대학교수라 원장님 외부일을 자꾸시키는겁니다.

원장님 강의 피피티에 복사, 스캔, 피피티, 원장님 강의 때 쓰실 교구제작 등등 온갖 허드렛일을 시켜대기 시작했습니다. 거기다가 5세 아이들은 활동이 어려워 반에 들어가 아이들 담임교사 옆에서 활동도 도와주고 아이들이 옷에 실수를 하면 다 씻겨줘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교재가 오면 교재 정리에 각 반에 선생님들께 무거운 책들을 하나하나 다 가져다 줘야만 했고 종일반 수업에차량 까지하면 전 녹초가 되었습니다.

퇴근이 빠른것도 아니였고 녹초된 몸으로 원장님 강의 피피티를 만들고..

업무량이 너무 많아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던지 어느날은 아침에.일어났더니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더라구요. 하늘이빙빙돌고 미칠것같아서 병원에 가서 시티까지 찍었습니다. 시티에는 이상이 없고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것같다고 병원에서쉬엄쉬엄하라고 말하더라구요.

그렇게 아픈데도 원에 폐 끼치는것같아 오후에 출근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원장님이 하는말이 몸관리도 자기관리라면서 일을 또 주시더라구요. 일부로 걱정하실까바 웃으면서 원에 갔는데 말이죠. 너무 나도 서러웠습니다.

그렇게 전 당연히 지금도 미친듯이 일하고 있습니다.그리고 제가 일을 완벽하게 하고 싶어하는 스타일이고 빨리하고 쉬자는 스타일이라 대충대충대충은 안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원장님의 오더는 더욱 많아졌고 업무량도 더많아졌습니다.

원장님이 외부에서 주최하는 큰 대회가 있었는데 팜플렛에 대회에 나가는 아이들 교육, 프린트, 물품정리까지 제가 다 해야 했구요. 유치원 선생님들이 다들 그러더라구요.

정말 니가 제일 고생이라고 제 이름을 넣어서 00 사단법인이라고 .. 전 그래도 꾹 참았습니다. 아직 배워가는 시기이고 당연히 원장님밑에서 일하는 말단 사원이니 시키는 일은 최대한 열심히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일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제가 자기들 하인인줄 아는지 어쩐지 유치원에서 같이사는 할아버지 ,할머니 심부름까지 시켜대기 시작했습니다. 태풍부는날 종일반 차량을 다 끝내고 녹초가 되어서 유치원에 도착했는데 할아버지가 설사병이 낫다고 얼릉 낚지 한마리를 사오라는 겁니다. 너무 화가나고 고생했단 한마디도 없이 .. 그래서 너무 하신거 아니냐고 그냥 원감님이니까 장난식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그랬더니 하는말이 어 너무 한거 아니까 얼른 빨리 사오라는 겁니다. 솔직히 실습선생님도 있었는데 그 실습선생님이 어렸을때부터 이모 조카하는 사이였대요. 그 실습선생님한테 시키면 어디가 덧나나요? 꼭 태풍불고 비 쫄쫄 맞고 온 저한테 시키셔야 했을까요? 너무 서럽고 눈물이 났습니다.

이일만 있는게 아닙니다. 유치원에서 가끔씩 학부모님이 보내주신 음식이나 원장님이 어쩌다 한번씩 사주는 간식이있습니다. 젓가락들고 입에 넣으려는데 선생님 빨리 할아버지 가져다 주고 오라고... 진짜 제가 하인도 아니고..

아침 차량갔다오면 더합니다. 주방이모가 원장님 원감님 친 이모예요. 그 이모가 자꾸 주방 재료를 까먹고 무가 없다 설탕이 없다 밀가루가 없다 깜빡했다 하십니다. 결국 전 주방이모 심부름 까지 해야했습니다.물론 지금도 하고 있구요. 정말 모든 것들을 말 하려면 삼일밤을 꼬박새도 모자랄것같아요.

제가 이글을 쓰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오늘있었던 일 때문입니다.

저희 유치원 선생님이 결혼을해서 일주일동안 휴가를 갔습니다. 당연히 선생님의 빈자리는 제가 채워야 했구요.

힘들게 일하고 선생님들께서 돈모아 산 간식을 먹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원장님 원감님이 오시더니 저한테 00이 아버님이 몹시 화나셨다고 전화좀 하라고 말하더라구요.

저번주에 종일반차량으로 아이를 보내달라고 했는데 반일반 차량으로 보내 아이가 더군다나 혼자 하원하는 아이라서 그냥 올려보냈나봅니다. 아이가 한시간동안 집앞에 서있던 거죠. 그런데 전 전화를 받은 기억이 없습니다. 정말 .

그치만 아무도 전화를 안받았다하니 원장님이 그냥 너가 했다고 하라고 해서 제가 했다고 말하라고 하고 원장님이 사과 전화를 하고 좋게 마무리 지었어요.

그런데 오늘 그 아이 엄마가 찾아와서 원감님께 많이 뭐라고 하셨나봐요. 아빠도 지금 많이 화가 나있다고.. 그러면서 원감님이랑 이야기하고 웃으면서 마무리 짓고 집에 가셧는데 아버님이 또 화가 나셔서 원으로 전화를 하셨나봐요. 그래서 저보고 죄송하다고 전화좀 해주면 안되겠냐고 그러더라구요.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원감님이 00선생님이 만만하니까 니가 좀해라고 말하는 겁니다.

교사들도 다 있고 저보다 어린 교사도 있는데 너무 자존심상하고 눈물이 났습니다.

아버님에게 결국 전화해서 입이열개라도 할말이 없다고 죄송하다고 오십번은 넘게 말한거같아요.. 그렇게 일을 마치고 퇴근하도 집에 걸어가는길에 눈물이 자꾸만 흐르는겁니다. 4년동안 대학교에서 미친듯이 공부하고 얻어낸 성과가 이것일까. 내가 과연 교사인가.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정말 맘같아선 노동청에 신고해 버리고 싶어요.

유치원 비리도 엄청납니다. 진짜 다 교육청에 신고해버리고 싶은 맘이 굴뚝 갔습니다.

하지만 1년 경력이 저한텐 매우 중요한지라 그만 두지도 못하겠어요. 정말 저 어떻게 해야할까요...
다른 유치원 종일반 선생님들도 저처럼 일하는지 궁금합니다...

이렇게라도 글을 쓰니 마음이 조금이 수그러지는것같습니다.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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