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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의 신기한 이야기들 - 6

쿵꿍 |2013.11.07 12:55
조회 8,208 |추천 33

제가 너무 여자 같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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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처음부터 형, 누나가 있는 집에 막내라고 말씀드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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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섬세해보인다는 칭찬으로 받아들일께요...감사합니다..

 

그럼,

 

오늘도 이야기를 시작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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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연' 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인연...

 

사람과 사람사이에 이어진 '끈' 이라 하죠.

 

즉,

 

내 등 뒤로 수백, 수천의 끈이 나와서,

 

다른 누군가와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이죠.

 

기억하시나요?

 

감우성하고 손예진이 나온

 

'연애시대' 라는 드라마 인데..

 

 

 

정말 재밌게 봤거든요...(명작!)

 

근데,

우연히 이 드라마의 포스터를 보고나서,

 

한 참을 멍하니 서서 운 적이 있어요..

 

전 진짜...

눈물이 많은편이라...

 

(찌질하네요...)

 

암튼,

이 포스터가 정말,

 

'인연'이 뭔지 정말 잘 말해주고 있는거 같아요.

 

얽히고 섥힌 두 사람의 질긴 인연,

 

끊고 싶지만,

 

혹은

풀고 싶지만,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의 관계.

 

그것이,

 

부모던,

 

형제던,

 

연인이던,

 

원수이던 간에..

.

.

그것이, 

 

바로,

'인간' 사이에 '연' 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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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그 연이 두껍고 질길수록,

 

깊은 인연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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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연이 좋은 인연이면 좋겠지만,

 

나쁜 인연일 수도 있겠죠..

 

정말 두껍고 질긴....나쁜 연...(욕 아닙니다..)

 

우린 그걸 다른 말로  

 

'악연'

 

 이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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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 두껍고 질긴 '연' 이 끊기는 걸 경험해 보셨나요?

 

그 '연'이 끊겼을 때 오는 아픔을 경험해 보셨나요?

 

잠깐,

제 얘기를 해볼께요.

 

오래전,

저는 한 8년 정도 사귄 첫사랑이 있었어요..

 

그런데, 

 

두 사람의 연이 다했는지...

 

결국,,

 

우리 둘은 헤어지게 되었죠,,,

 

헤어지고,

 

혼자 돌아오던 그 때가 아직도 가슴속에서 잊혀지지가 않네요..

 

그때,

.

.

갑자기,

가슴이 너무 아파,

 

숨도 제대로 못쉬는 경험을 했어요..

 

지하철 입구에서 가슴을 움켜쥐고 주저 앉아 버렸죠..

 

뭐랄까...

 

애끓는 심정..

 

내 등뒤에 그녀와 연결되어 있던.....

 

정말 두껍고 질겼던 그 '연' 이 끊겨서,,

 

제 모든 피가  그 끝으로 줄줄 세고 있는 느낌이였어요..

 

함께 했던,

 

파릇파릇했던 10대와 20대 초반의 모든 청춘의 기억들이..

 

피와 함께 역류하는 느낌이였죠...

.

.

한동안,

 

숨을 쉴수가 없었습니다..

.

.

 

얘기가 길었네요.

 

제가 말하고 싶은 요지는,

 

그 인연이라는 것이,

 

이어지는 것도,

끊어지는,

 

사람이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거죠.

 

그건,

정말 슬픈 일인 것 같습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가 없다는 것,

 

다시 말하면,

 

그 이어짐과 끊어짐에 대해 예상 조차 할 수 없다는 것.

 

정말 슬프지 않나요?..

 

그건,

그냥 앉아서 당하는 거잖아요..

 

뭐...

제 견해가 잘 전달 됐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전 인연이라는 것을 믿는다는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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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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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강삼이와의 인연은,

 

분명,

 

얽히고,

섥히고,

 

또한,

강하고,

질겼을거예요,,

 

그 풀 수 없는 인연의 실타래가..

 

언제,

 

다시 둘을 만나게 한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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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의 기억은,

몇 해가 지나고,

.

어느 따뜻한 봄 날 이었습니다..
.
.


할머니의 어머니, 즉, 저의 증조할머니께서는,

 

순사에게 끌려가시고,

 

몇 해가 지나도, 나오시질 못하셨죠...

 

자연스레,

 

집의 가장은 졸지에 유일한 혈육인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저희 할머니의 그 강인하고,

 

범접할 수 없는 포스는,

 

이 시기에 형성 된 것 같습니다.

 

어린나이에,

 

부모없이 혼자 집안을 이끌고 나가야 됐으니깐요..

 

여간,

강하지 않으면 안됐겠죠..

 

할머니는 그렇게,

 

아이에서 소녀로,,

 

또 소녀에서,,여자로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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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꿍아...들었나? 나 시집간다..."

 

"시집? 잘됐다...축하해..."

 

"고맙데이...아직 얼굴도 못봤지만, 괜찮은 사람이라 카더라...아 맞다...너랑 동네도 같고 성이 같던데...아는 사람 아이가?"

.
.

드디어,

 

저희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혼례가 정해졌습니다.

 

아버지께 물어보니,

 

할머니가 20살 되는 해 였구요..

 

할아버지는 할머니보다 7살이 많으셨다 합니다...

 

할아버지는 옆동네 사는 청년 이였고,

 

일본 정부에서 운영하는,

 

철도회사에 다니셨죠..

 

뭐,,,

친일파 아니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 계실겁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그 당시는,

 

일본의 지배를 받던 시대이고,

 

모든 것이 일본에 의해 운영되고 관리되던 시대였어요..

 

일반 사람들이,

 

살려면,

살아갈려면,

 

일본과 관계될 수 밖에 없었겠죠..

 

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안그러셨다.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

 

우리나라 국민들 중,

창씨개명을 한 비율이 80% 이상이였답니다.

(창씨개명이라는 것은 일본식으로 성과 이름을 바꾸는 거예요)

 

슬픈 역사, 비참한 시대속에서

 

어쩔수 없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일반 사람들을 이해해야죠...
.
.

각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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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얼굴도 대면하지 못한,

 

할아버지와의 혼례가 정해졌습니다.

 

비록,

 

부모는 안계시지만,

 

할머니의 집안은 오래전 부터 명망이 있었고,

 

무엇보다,

할아버지가 일본 회사에서 일을 하시다 보니,

 

증조할머니가 잡혀계신 교도소에 연줄을 좀 댈 수 있었나봐요..

.

.

 

증조할머니께서,

 

열악한 교도소 내에서,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었나 봅니다.

 

뚜렸한 유죄의 증거도 없지만,

또 그렇다고 딱 무죄를 입증할 수도 없다보니,

 

그냥 잡아두고 있던거죠..

 

탓할려면, 나라를 잃은 시대를 탓해야 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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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라도 빨리 할머니의 어머니를 빼내와야 됐습니다.

 

그러다가,

옆 동네 청년을 소개로 알게 되고,

 

서로 얼굴도 안본 상태에서 혼례가 결정된 것이죠.

 

지금 시대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인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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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형님...내 친척이다...나도 잘 안다...아주 좋으신 분이야..걱정마라..."

 

"그나?....다행이네...걱정했는데..."

 

저는 할아버지를 치켜세우며,

 

할머니를 안심시켜 드렸어요..

 

할머니는 강한사람 이였지만,

 

그래도

 

'여자' 이니깐요..

 

얼굴도 모르는 사람한테 시집갈려 하니.

 

우선, 걱정이 앞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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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혼례날이 정해지고,

 

저도 할아버지의 친척이자, 할머니의 친구로서 그 가운데 있었습니다.

 

물론,

할머니와의 대화속에서 느낀 상상이지만....

 

분명,

그날은 유난히 햇살이 따뜻했던, 봄날이였습니다.

 

서로를 처음 대면한

 

신랑과,

신부의 풋풋한 미소,,

 

하객들의 밝은 웃음에서..

 

온 동네가 더 따뜻하게 됐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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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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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할머니...

그리고 저의 할아버지...

 

그 젊은 시절.

 

그 아름다웠던 한 순간...

 

우리 아버지로,

 

또 우리 어머니로,

 

또 나에게로...

 

이어지는 그 순간,,, 

 

사진기가 있었다면...

 

분명,

제가 상상하는 것과 같이...

 

너무 벅차서 눈물이 나는 풍경이였을 거예요..

 

오랜시간,

 

할머니의 집안을 야금야금 잠식하던,

 

어둠이,

 

그 순간 만큼은,

 

두사람의 미소와,

하객들의 박수로,

 

말끔히 사라져 가는 것 같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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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머니...

나의 할아버지...

 

혼례를,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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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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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벅찬 마음으로 그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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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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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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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강삼이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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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어쩔 수 없는 인연,,,

 

어쩌면,

친 동생일지도 모르는,

 

강삼이..와의 어쩔 수 없는 인연.

 

그,

두 사람의 연이,

 

혼례가 한 창이던,

그 순간에,

 

다시 이어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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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삼복 이라고?.....니가 우째..성을 붙었노?..."


바로,,

 

강삼이가...

 

할머니와 같은 성씨를 붙혀...

.
.

'강삼복'으로서,

 

그 혼례식에 나타난 것입니다.

.
.
.

할머니는 연신,,

 

강삼이...

강삼이...

 

여기가 어디라고....

나타났느냐...

 

아지매는...아지매는....어디갔느냐...

.

.

어서 데려와서 우리 어무이를 풀어내라...


하시며,

 

봄날의 신부의 풋풋한 미소를 거두시고...

 

분노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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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강삼복...

 

그분은,

 

할머니의 형제로서 돌아온 것입니다...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그 놈의...

 

질긴...인연떄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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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서,,계속 욕먹네요.. (출장가야 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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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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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33
반대수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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