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꿍입니다.
오랜만이예요..
잠깐, 멀리 출장을 다녀와서,,
이제야 글을 올립니다.
다시한번,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하구요..
할머니와의 일화는 다음번으로 마무리 되겠네요..
그럼 시작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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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겠지만,
할머니의 시간은 어느덧,
중년으로 흘렀습니다..
당시 할머니의 집에는 큰 불이 났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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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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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시간은 그 시점에서 그대로 멈추신 건지..
그 이후로 다시 의식을 차리시지 못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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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제게 말씀하시려던 게 무엇이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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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 많은 자신의 인생이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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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한많은 자신의 인연이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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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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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께서 말씀하시려던..
제게 전하고 싶어하시던 게...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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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알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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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 계신 증조할머니..
할머니의 진짜 엄마라고 주장하고 떠난 강삼이 아지매..
그리고,
불연듯 나타난,,,,강삼이...또는 삼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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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연의 결과를 알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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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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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만 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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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다음날...
집으로 들어오는 골목에서...퇴근하시는 아버지를 기다렸습니다..
"아버지..!"
"어...그래...우리 쿵꿍이...왜 나와있어??..."
"아빠...기다렸어요..."
"뭐?...별일이네...우리 아들이 아빠도 기다려주고...어서 들어가자...춥다..."
"아버지...다름이 아니고...드릴 말씀이 있어서...."
저는,
퇴근하시는 아버지를 붙잡고,,
그동안, 몇달 동안 할머니와 나눴던 대화..
어젯밤 불이 난 꿈 이야기등...
모든 것을 상세히 말씀드렸어요..
"하....신기하구나...가시기 전에 할머니가...막내손자 쿵꿍이가 눈에 밞히셨나보구나..."
아버지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죠..
"맞아요...근데...이제 할머니께서 하실 말씀을 다 하신거 같아요..."
"?..."
"이제 제가..왠지 나머지를 알아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머지?..."
"네...아버지께서 알고 계신 것을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하...글쎄다...나도 어릴 적일이고...어머님께서 말씀을 안해주셨지만...."
아버지와 저는 집 앞 벤치에 앉았고,
아시고 있는 과거 일들을 천천히 기억을 되짚어 말씀해주셨어요..
"삼복이 아저씨...그 분이 어머님 형제일 수도 있다는 얘기는 나도 처음 듣는구나.."
"처음 들으신 거라구요?.."
"근데...쿵꿍이 얘길 듣고...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어머님께선 삼복이네 가족을 유난히 챙기셨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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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얘기를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예전 자신의 집 머슴의 아들이라고는 하지만,
할머니는 유독 삼복이와 그 가족을 챙기셨대요..
마을에 다시 나타난 이 후로,,
땅도 떼어 주시고..
집도 지어 주시고..
어떻게든 정착해서 잘 살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챙겼대요..
물론..
아버지와 또래 였던,
삼복이의 아들...용식이는 아버지와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구요..
근데..
이상한 게..
삼복이는 할머니 바램과는 반대로..
자기 집안을 안 챙기고...밖으로만 나다녔죠..
그리고,,
그 남은 식구들을 챙기는건,
할머니 몫이였대요..
아버지나...다른 식구들은..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이나 그 때나...할머니가 하시는 일을 가족 누구도 건딜지는 못했답니다...
아...
그리고..
교도소에 계셨던 저희 증조할머니께선...
결국 출소를 못하시고..
차디찬 교도소에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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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가 기억하는 삼복이 아저씨와 일화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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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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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버지께서...드디어 집에 불이 난,
그때의 일을 말씀해 주셨어요..
불이 나기 이틀 전..
삼복이가 몇 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할머니의 집으로 찾아왔대요..
때마침,
그 때 온 가족이 식사 중이라,
아버지도 대화를 들을 수가 있었대요..
.
.
"이보쇼...누님!...이것보쇼...!"
"너는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니다가, 불쑥불쑥 나타나는 거냐!"
"누님...어떻게...그럴수가 있소?"
다짜고짜,
몇 년만에 나타나 큰 소리로 할머니에게 따지는 삼복이를 보며,
온 가족이 황당했다고 합니다.
"뭔소리야?...대낮 부터 너 술 마셨냐?..."
"아니...누님...어떻게 우리 어무이 제사를 한번도 안지킬 수가 있냔 말이오..."
.
.
저희 아버지 입장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할머니와 삼복이는 아무리 어릴적부터 허물없이 같이 자란 사이라지만,
오랫동안 고향을 떠나있다가,
불쑥 처자식을 데리고 나타났고,
정착할 수 있게끔,
큰 도움까지 주었는데,
고마워 하지는 못할 망정..
밖으로만 나다니면서,
다시 몇 년만에 나타나서, 한다는 말이..
자기 어머니 제사를 안지켰다고 따지는 겁니다.
아버지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은 황당하기 그지없겠죠..
결국,
저희 할아버지께서 폭발 하셨답니다.
"삼복이..자네!..지금 남의 집에 불쑥 찾아와서 이게 무슨 행패인가? 불쌍한 자네 처자식 챙겨주는데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뭐? 제사를 안지켜? 그게 할 말 인가?"
"아...형님...남의 집이라뇨....모르면 좀 빠져계쇼..."
"뭐..! 이런 상놈의 자식이!..."
"이 형님...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아직도 상놈, 양반 따지쇼...내가 누군지 아쇼?..."
"어디 이 자식이 계속..뚫린 입이라고!..."
"내가...공산당원 이오!....지금 시대가...왕도 없고! 양반도 없고! 모두가 평등한 공산당의 시대란 말이오!..알기나 아쇼!"
그렇습니다..
때는 한국전쟁이 가장 치열했던 시기,
공산당인 북한, 소련, 중국군과 자유진영인 미국, 한국 등이..
엎치락,
뒤치락,
전쟁을 치루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저희 가족이 살던 지역은 꽤 밑에 지방이고 시골이라..
크게 피해가 가지 않았지만,
당시에는,
우리나라 내부에서도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패가 갈려,
대립이 극심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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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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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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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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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쟁이 반발하고,
사라졌던, 삼복이가 공산당원이 되어, 돌아온 것입니다.
"이 자식이 드디어 미쳤구나! 결국 빨갱이가 되서 돌아온거냐!"
할머니도,
노발대발 하셨습니다.
당시 철저한 반공교육과 전쟁의 잔혹함으로,
공산당은 사람이 아니고 악마라는 인식이 팽배했거든요..
빨갱이..
이 말이 그 때 나온 말이랍니다..
근데,
몇 년만에 나타난, 삼복이가..
어쩌면, 하나 밖에 없는 형제일지도 모르는 삼복이가..
그 악마같은 빨갱이라니...
놀랄만도 하겠죠...
"너 내가 빌려준 돈이며 패물은 어찌하고, 결국 빨갱이가 되버린거냐!"
할머니는 계속해서 호통을 치셨습니다.
"거..누님...말조심 하쇼...빨갱이라뇨...공산당원 입니다...지금...북조선이 통일을 눈앞에 둔 거 모르쇼? 이제 시대는 공산당의 시대란 말이오...이제 우리 북조선과 중공군들이 여기 고향마을까지 곧 내려올 것이요...내 그래서...누님 보호하러 이렇게 먼 길 왔잖소..."
"말같지 않은 소리 그만하고! 신고하기 전에 썩 나가거라! 이제 나는 너 모른다!"
"누님!...자본이란거...돈이라는거.. 다 쓸모없는 것 입니다..내 누님이 쥐어주신 쌈짓돈...노름으로 날리고...이 자본주의에 염증이 생겼소...돈이 사람을 죽이고!...돈이 가족을 망치고!..결국 돈이 나까지 망친다는 것요!..."
할머니는 화를 참지 못하시고,
결국 마당까지 신발도 안신고 내려와,
사정없이,
삼복이를 두들겨 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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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고 팔짝 뛸 노릇 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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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삼복이...
이건...
정말...악연 이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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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집안을 몰락시킨, 사람의 아들.
삼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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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 사람이 자기 동생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결국 그 사람의 가족까지 챙깁니다.
그리고 얼마안되는 재산을 털어 손에 돈까지 쥐어줍니다.
그리고,
몇 년 후에 불쑥 나타나,
자기 어머님 제사를 안지켰다고, 한 소리 하더니,
꿔준 돈은 다 날렸다고,
이제는 자기가 공산당원이라고,
돈 따위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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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악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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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람의 운명이라는 게...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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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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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이가 나타나고,
몇 일 후..껌껌한 새벽
할머니 집에 불이 나죠...
집은,,
몇 시간을 활활 타서 전소하고,
그 결과..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저희 아버지...이자,,,
할머니의 막둥이가 큰 화상을 입죠...
그리고,
이어서,
아버지께서 충격적인 사실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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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이의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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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맣게 타버린...
할머니 집 앞...
우물에...빠져..
자살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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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건,
삼복이의 시신이...
우물 안에서,
검게 타버린 나무장작같은 것과 같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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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은, 삼복이와 같이 발견된 타버린 나무장작을 보고,
삼복이가 할머니 집에 불을 지르고,
자살한 것이라고 수근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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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정확한 물증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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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저는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뭔가에 얻어 맞은 듯...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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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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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분명, 꿈 속에서 우물안에 빠진 어떤 남자와 대화를 했었습니다.
그 사람이 바로,
삼복이...
그는 분명, 저에게
"실수로 빠졌소...어서 좀 건져주시오..."
"어서 사람들을 불러주시오....지금 집에 불이 났단 말이오...."
라고 말했습니다.
불을 끄기위해 물을 긷다가 빠졌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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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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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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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꿈 속에서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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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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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에게 있어...
남편을 잃은 깊은 한이...
악연이였던,
삼복이라는 사람과 연결되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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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께...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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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그 한을 품고,
돌아가시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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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한을 풀기 위해,,
제가 그 한복판에 뛰어든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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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처음 쓰러지시고,
꿈 속에,
왜 삼복이, 할머니 그리고 제가,,
어디론가 같이 가는 꿈을 꾼 것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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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
할머니의 한을 풀어드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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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져 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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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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