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사연은 현재 군복무중인 친한 형의 이야기입니다. 때는 형이 군입대를 하기전인 작년 여름이었어요. 그 형은(이하 군인형) 입대 보름전 쯤 부산 대연동에서 자취하고 있는 친구의집에서 한동안 머물기로 했었는데 자취방에서 지내는 동안 군인형은 군입대 전이라서 그런지 외로움을 많이 타고 있었지요. 그때 ‘하이데어’ 라는 어플이 있었는데, 쉽게 설명하면 인터넷 채팅 같은 채팅 어플 이지요. 군인형은 ‘하이데어’를 폰에 다운받았는데 소심한 성격이라서 그런지 말은 못 건네고 어플에 있는 여자들 프로필사진을 보는 것이 전부였죠. 사건은 그때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형의 친구가(이하 친구) 같이사는 친구로써 많이 안쓰러웠나봐요. 그래서 친구는 장난반 진심반 생각으로
‘그래, 군입대 하기 전까지라도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보게 해줄게’ 라는 생각으로 군인형과 같은 ‘하이데어’ 어플을 다운받았습니다. 그리고 닉네임을 ‘대연동 아가씨’라 하고 성별을 여자로 바꾸는 작업까지 한 다음 프로필 사진을 아름다운 미인 사진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있는 군인형 몰래 쪽지를 보내기 시작했어요.
“안녕하세요^^ 근처에 사시나봐요?”
그 어플에는 위치추적 비슷한 기능이 있어서, 위치가 자세하게는 안 나오지만
‘대연동에 있다’ 정도는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군인형은 놀란 나머지 옆에 있는 친구에게 말했어요.
“야, 이 여자가 나한테 말 걸었는데 얼굴 좀 봐라, 완전 대박아니가?”
친구는 옆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을 꾹꾹 눌러 간신히 참으면서 군인형에게 말했어요.
“와 진짜 이쁘네. 이 여자 대연동에 살고 있는가 보네? 이름이 대연동 아가씨네.”
친구는 모른 척 하면서 군인형이 하는 말을 받아주었죠. 그때부터 친구이자 대연동 아가씨인 사람과 군인형의 사랑은 시작되었습니다. 군인형은 틈날 때 마다 대연동 아가씨에게 쪽지를 보냈고 친구는 틈날 때마다 군인형 몰래 등을 돌려 답장을 주기적으로 보내면서 군인형의 사랑이란 감정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언제한번 밥 같이 먹자, 소주한잔 같이 마시자 등등 절대로 일어날 수 없고, 일어나서는 안 되는 기약 없는 약속들만 생겨나고 있는 상태로 대연동 아가씨 장난은 일주일 이란 시간동안 계속되고 있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친구는 점점 걱정이 생겨났어요. 이 채팅이 계속되다 사실이 밝혀지면 채팅이 끝나는 동시에 자신의 목숨도 끝날 것을 생각하니 슬슬 장난을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군인형이 대연동 아가씨를 좋아하는 단계를 넘어선 사랑하는 단계에 다다르고 있었죠.
군인형이 전화번호를 교환하자고 쪽지를 보내면, ‘다음에 몇 번 만나보고 번호를 알려주겠다’ 라는 식으로 말하고 밥 한번 같이 먹을 날을 정하자고 하면 ‘일이 바빠서 시간이 잘 안난다’ 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해도 군인형의 ‘대연동 아가씨’ 에 대한 사랑은 식을 줄을 몰랐습니다.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군인형이 한번은 그렇게 말했어요.
“이 여자 채팅으로 얘기만 했지만 나에 대해서 생각 해 주는게 깊고 내 마음을 잘 이해하는것같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 속 깊은 대연동 아가씨가 몇 년을 알고 지냈고 심지어 같이 살고 있는 친구인데! 모를 수 가없죠. 여튼 친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까 생각을 했는데 좋은 방법이 하나 떠올랐어요. 평소처럼 군인형과 채팅을 하면서 스스로 눈치 챌 수 있도록 말도 안 되게 채팅하는 것이었어요. 친구는 군인형 에게 직접 사실을 말하면 장난이고 뭐고 바로 죽을 것 같아서 나름 최선의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때부터 친구는 채팅을 대화내용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친구가 말을 먼저 꺼냈습니다.
“OO씨는 어디에서 살고 있어요?” 그러자 군인형이 말했어요. “저 OOO 이라는 원룸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때부터 친구가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헐.......혹시 OO부동산 바로 앞에있는 원룸 말하는거에요?”
군인형이 말했죠. “네 맞아요 어딘지 아세요?”
그러자 친구가 말했습니다. “저도 거기에서 살고 있거든요,, 202호에....”
그때 군인형이 머물고 있는 원룸은 201호였습니다. 친구의 생각은, 이렇게 말한다면 대충 낌새를 알아채고 옆에 있는 친구를 장난으로 때리면서, ‘그럴 줄 알았다’ 라는 식으로 장난스럽게 넘어가고 ‘미안하다 친구야’ 라고 말하며 해피엔딩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말한 친구에게 군인형은 말했어요.
“야야야 진짜 대박이다!!! 이여자 우리 옆집에산데!!”
군인형은 이말을 믿어버리고 만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당황한 친구가 말했어요.
“진짜?? 어떻게 그런일이 생길 수 있노..;;신기하네 하하”
그렇게 대박대박 소리를 지르고 있는 군인형에게 제발 좀 알아 차려라는 식으로 친구는 쪽지를 한번 더 보냈습니다.
“옆집에서 무슨 소리 지르는것 같은데 뭐에요??”
친구는 이렇게 말했는데 대충 알아 차리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틀렸어요. 군인형이 그쪽지를보고 “이거봐라 이거봐라 진짜 옆집 사는거 맞네!!” 친구는 더더욱 일을 크게 만든거죠.
그때 친구도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쪽지를 하였습니다.
“오늘은 좀 그렇구 다음에 한번 저희집 노크하세요~ 저희집에 라면 많아요~^^ ”
“네 언제한번 찾아가겠습니다^^”
장난을 마무리 지으려다 오히려 더 커지고 말았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 일, 친구는 군인형에게 쐐기를 박기 위해 작전 하나를 세웠습니다.
작전은 즉슨, 다른 한 친구가 우편물을 가지러 갔다가 옆집여자를 봤다고 하는 것이었죠.
그렇게 작전을 짜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군인형에게 쪽지를 보냈습니다.
“OO씨~마르셨네요?? 방금 우편물 가지고 들어가는거 봤어요.”
그렇게 쪽지를 보내자 군인형은 “아 제가 아니고 같이사는 친구에요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진, 아니 멍청한 군인형은 또 이렇게 믿고 말았죠.
그렇게 일이 커지고 말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군인형은 친구에게 “언제가지? 가볼까? 문 두드려볼까?” 등등 친구의 입장으로서는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을 받기 시작했죠. 그렇게 흐지부지하게 하루하루가 지나가다 군인형은 ‘대연동 아가씨’의 목소리도, 얼굴도 모른채로, 그렇게 입대를 하여야 했습니다. 이 모든게 장난이라는 사실을 모른채..........
군인형에게 이 사실을 말을 하자니 후폭풍이 두렵고, 계속 숨기고 있자니 군인형은 너무 진지하게 생각해 일이 더 커질 것 같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장난으로 시작해서 감당 안 되는 일로 된 이일을 어떻게 해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