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혼한 것은 아니지만 저희 부모님, 친정 얘기라서 여기다 썼어요.
23살의 저, 어렸을적부터 아빠는 엄마의 입에서 나온 '고모..' , '어머니가...' 라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자기 친정식구들을 욕하지 말라며 눈에 불을 키고 엄마에게 큰소리치기 바빴고 늘 싸움의 끝은 엄마에 대한 무시로 끝나 엄마가 뒤에서 혼자 우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습니다.
아빠에게는 5명의 여자형제가 있으며 아빠는 장남으로 온 가족의 관심을 받으며 자랐어요. 제가 태어나기 전이라 잘 모르지만 결혼하기 전부터 할머니는 엄마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다 하네요. 그래서인지 할머니는 저와 오빠, 동생에게도 별다른 애정을 보이지 않으십니다. 저와 둘이 있을때 대꾸도 안하시다가 아빠만 눈앞에 있으면 저에게 말을걸고 친근한척 하실 때는 빼구요. 제가 오면 안아주시고 뽀뽀해주시던 외할머니와 달리 손한번 잡아본적없고 안겨본적 없는 친할머니가 고모들을 동원해 우리 엄마를 괴롭히던 모습. 모든사람에게 할머니란 이런 존재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머리가 크면서 친구들과 간혹 집안얘기가 화두로 떠오를 때 저희 집안처럼 고부갈등을 겪는 집은 없더군요. 저는 한 가정에서만 자랐기에 이런 일이 당연한 줄로만 알았습니다..
할머니는 그리 살갑지 않은 분이셨고 혹여 저희집에 계시다 엄마가 밥을 제때 안챙겨드리거나 하나라도 서운하게 하시면 곧이곧대로 다섯고모들에게 엄마를 악역으로 만들어 자기를 굶기고 보살피지 않는다며 얘기를 돌리셨죠.
결과는 다섯분의 고모가 우리엄마 한사람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듯 전화가 불나도록 전화하셨고 이 생활이 3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네요.
저에게있어 아빠라는 존재는 무섭고 딱딱하며 바깥일에만 바쁜 사람이며 엄마에게 단한번도 칭찬한 말을 들어본 적이 없으며 부부관계는 비즈니스적인 것인줄 알고 자랐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아니더군요.. 이러한 아빠가 당연히 고모들과 할머니 편을 들어주기에 바빠 저희엄마는 어린 자식들에게 기댈수 없어 그렇게 혼자 참으며 몇십년을 살아오셨네요..
엄마가 고모들 모인데서 말한마디라도 귀에 거슬리게 하는 날에는 갖은 눈치들과 비아냥 대는 말들을 받기 일쑤였습니다. 너무 힘들어 아빠에게 하소연하는 날에는 예민해서 그거하나 못흘려듣고 자기 친정식구들을 욕되이 한다며 엄마만 타박을 듣곤 했습니다.
아무리 제가 어렸을 지라도 저도 다 보고 듣고 느끼며 컸습니다. 하지만 어려서 아무것도 못했던 그때와는 달리 이제 저희 가족을 바꾸고싶어요 도와주세요..
할머니가 아프셔서 저희집에 추석전 1주일만 계시기로 하고 모셔왔는데 1주일이 지나 나도 일을 해야하는데 이제 어머님 어떡할거나, 운을 떼니 아빠는 무슨소리냐 당연히 여기계셔야지 하며 학을 떼시더라구요.엄마는 의견하나 못낸 채 할머니의 대,소변을 갈아주고 꼼짝없이 입닫고 할머니를 간호해드렸네요. 엄마가 대,소변을 못가리시는게 심각해지면 병원으로 모시자는 얘기를 했던 것을 아빠는 할머니를 모시기 싫다고 했다며 고모들에게 얘기를 전했고 엄마는 욕을 먹을대로 먹고 고모가 간호비 받으며 간호하는걸로 얘기를 끝내고 엄마에겐 말도없이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모셔갔어요. 2달전 일인데 아직까지 고모들 만나면 투명인간 취급을 받으신다고 하네요(늘 그래왔지만 갈수록 더 심해지네요)
이러한 상황에도 아빠는 엄마가 일을 하기때문에가 아닌 '모시기 싫어서'라는 말로 바꿔 전했고 여지껏 몇십년간 엄마가 당해온 무시에도 엄마의 편을 들어주기는 커녕 고모들 편을 들고 할머니는 늘 천사같은 사람이라 우리엄마를 도리어 악역을 만들었네요.
어떠한 일에도 우는 일 없었던 우리 엄마가 아빠와 말다툼만하면 아빠의 '당신이 문제잖아' 라는 늘 같은 말에 우는걸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 초등학생때부터 우리엄마가 제일 예쁘고 엄마만한 사람이 없다고 말하며 언제나 엄마는 강한사람이었는데 엄마가 이런 존재인줄 알게되면서 저 또한 너무 슬퍼요.
오늘 처음으로 엄마아빠의 말싸움에 끼어 엄마를 왜 보호해 주지 않느냐, 나중에 아빠랑 평생 살며 돌봐줄 사람은 엄마다. 그러니 잘좀해줘라 얘기를 하다 끝까지 무시하는 발언에 아빠같은 사람이랑 결혼 안한다고 제 생각에만 있던 말이 튀어나와버렸네요.
엄마가 바뀌길 바라면서 본인은 바뀌려 하지 않는 아빠.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평생 욕을 들으며 살아야 해서 두렵다는 엄마. 어떡해야 이 불화가 없어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