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끝나감과 동시에 이별했네요. 헤어짐을 인정하지도 못한 채 울며 한 달을 보내고 이제야
정신이 드네요. 서로에게 이별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는지 헤다판 분들은 아실 거 같네요. 남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밥도 안 넘어 가더라구요.
도움이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저의 이별 극복 방법을 적어보려고 해요.
1. 헤어짐 인정하기, 추억으로 여기는 과정
헤어짐을 슬퍼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한 시절이 가고 너는 또 한 시절을 맞을 뿐'
유명한 구절이죠? 네. 맞습니다. 차갑게 뒤돌아선 그 사람.
원망스럽고 밉지만 사람 마음이 어떻게 영원할 수 있겠어요.
그래도 사랑했던 날들만큼은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날 안아주던 사람.
오늘 그 사람과의 사랑을 끝내고 좋은 추억으로 남기려고 합니다.
이런 마인드로 접근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일기'나 '편지쓰기' 입니다.
그동안의 추억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들, 첫 만남부터 이별까지 적어 내려갑니다.
끝마무리는 네가 올 때까지 난 기다릴 거야! 이런 것보다는
우리가 인연이면 언젠가 만나겠지. 우리 행복하자 이런 다짐이 좋습니다.
나를 많이 사랑해주고 아껴줘서 고맙다. 난 네가 밉지 않아 등등
-써내려가다 보니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많았네요. 밉지만 고마운 사람. 좋은 추억을 얻은 것으로도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했고 사랑받았으니 됐다. 앞으로 마음 굳게 먹자!
2. 그 사람의 흔적 지우기, 새 출발을 위한 과정
모두 정리를 합니다. 1주년 기념으로 맞춘 커플링, 선물 받은 향수, 인형들, 같이 찍은 사진들.
버리셔도 되고 상자에 담아 침대 밑 깊숙이 넣어놔도 됩니다.
더는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물건들을 눈앞에 두시면 안됩니다.
이제 울만큼 울었고 위로도 받을 만큼 받았고 슬픈 노래도 들을 만큼 들었습니다.
이것들을 하루에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별을 모두 느끼쎼여!
참고로 저는 사진 지우고 다이어리 치우기까지 한달 걸렸네요.
-핸드폰에도 컴퓨터에도 내 방에도 보이지 않는 그 사람 흔적. 차라리 이제 좀 시원하네. 휴......
3. 내 인생 살기, 새로운 나 멋진 여자로 변화과정
우선 자신의 올해 성취했던 것들을 적습니다.
보통 여자들은 사랑쟁이였기에 성과가 별로 없습니다.
취업도 못 했고 어느 스펙하나도 쌓지 못했습니다. 자격증도 없습니다.
나를 가꾸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습니다. 내년 내후년 5~10년 치 계획을 크게 잡습니다.
예를 들어 24살 토익800 25살 취업 26살 승용차 사기 27살 결혼 30살 집사기
그다음 더 세세하게 적어 나갑니다. 24살 인턴 25살 해외여행가기 26살 명품가방 사기 이렇게요.
그다음 페이지에 2014년!! 하고 싶은 목록 리스트를 적습니다.
자격증, 운동배우기, 취미 갖기, 여행, 악기 배우기 그런 것들이 주로 차지하겠지요.
그럼 이제 대략 울고 있을 시간은 없다. 나는 충분히 할 일이 많다. 변하는 건 없다.
내가 멋있고 내 삶에 충실할 때 사랑도 다시 시작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이게 무슨 계획 짜기냐구요?
자존감을 높이는, 내 삶에도 관심을 갖게 하는, 바쁜 삶을 살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저는 구체화 시키고 프린트시켜 책상위에 올려놓았습니다.
2013년 남은 2개월은 개인적으로 몇 가지를 추려 계획을 정하세요.
저는 자격증 시험공부와 책 10권 읽기와 요가학원 계획을 정해놨어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겠지만 나를 변화시키는 시점부터 사랑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한 달 동안 뭘 했지?.... 진짜 한심하다.. 정신 차리자! 달력에 꽉꽉 차있는 스케줄들 X표
칠 때마다 묘한 감정이 뒤섞인다. 그 사람 말고도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구나.
4. 실천하기, 이별 극복의 종착역
하나씩 리스트들을 실천합니다. 바쁘게 사는 것입니다.
저는 자격증을 공부하면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이별이나 사랑 관련 책들을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누구나 똑같이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에서 보통 여자들의 이별의 아픔은 4개월이라고 하더군요.
또한 자기계발서를 읽거나 추리류를 많이 읽었습니다.
세상에는 내가 관심을 두고 시간을 보낼 대상이 많습니다.
또! 이별노래 말고 이별 극복 노래들을 듣습니다.
추천하는 노래들은 (거미:사랑은없다, 그만헤어져/박정현:미안해/화요비:I'm Ok/쿨:벌써이렇게/
adele:set fire to the rain, rolling in the deep/alicia keys:brand new me 등등)
-그래도 뭐라도 하니까 낫다. 이번 주말엔 전시회 좀 가볼까. 요즘은 뭔가 내가 성장하는 느낌이다.
ㅎㅎ 행복해야지. 행복하게 살아야지!
5. 마지막으로
잊혀지진 않아요. 그렇지만 무뎌지죠. 한달은 울기만 했어요.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그 사람을 기다렸죠. 멍하니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말 울고불고 슬픈 노래 듣고 욕하고 위로받고... 근데 아무것도 변하는 건 없어요.
강하게 독하게 마음을 고쳐먹는 거에요!
그 결과 지금 열심히 제 일하고 잘 떠들고 잘 먹고 잘 자고 살아요!
우리 모두 사랑받을 만한 충분한 가치를 가진 여자가 돼요! 힘쇼!
6. 이별하고 나서 개인적인 comment
①카카오톡.페이스북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힘든 게 그 사람 꿈이었어요. 꿈속까지 쫓아와 나를 괴롭히는 사람. 생각해보니 계속해서 머릿속을 돌아다니게 했던 건 저였죠. 나를 아프게 하는 건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을 생각하는 저였습니다. 그래서 카카오톡도 지우고 페이스북도 비활성화 해놨습니다. 더이상 훔쳐보지 않아요. 이제 저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구요.
②자꾸 생각나요...
매일 차고 다니던 시계를 잃어버렸습니다. 손목이 허전하고 무심결에 시계를 보려는 행동을 나도모르게 하게 되죠. 완벽히 잊을 순 없습니다. 문득 생각납니다. 집 앞 자주가던 카페를 지날 때, 지하철을 탈 때, 지나가는 커플들을 봤을때 ... 시계 하나를 잃어버려도 허전한데 몇 년 붙어 다니던 사람이 곁에 없는데 당연히 그립고 허전하죠. 그렇지만 시계는 또 살 수 있습니다. 왜 못잊는거야. 왜 자꾸 생각나는 거야. 나를 꾸짖지 마세요.
③우리가 이제 남이라니...
네. 남입니다. 제가 가장 서글픈 건 우리가 남이라는 거였습니다.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뭐든지 함께했던 우리가 이제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됐죠. 목소리가 듣고 싶어도 연락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 한 번만 더 웃는 얼굴 보고 싶은데 볼 수 없습니다. 크고 따뜻했던 손 잡고 싶지만 잡을 수 없습니다. 사랑의 속성이 그렇습니다. 헤어지는 순간 내가 사랑했던 그 사람은 없는 겁니다. 죽은 겁니다. 그리워 할 수는 있지만 슬퍼할 수는 있지만 다시 만날 수 없습니다. 죽었다. 내 마음속에서 죽었다. 미래의 내 삶, 지금의 내 삶 속에서 죽었다. 하고 사세요. 세상 모든 것은 제자리가 있습니다. 멀리서 반짝이는 별처럼 말이죠. 나도 그 사람도 모두 제자리가 있는 거에요. 내 옆 이 자리의 주인은 따로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저 자기 자리로 돌아간 거라고...
④후폭풍
후폭풍은 재회와는 별개죠. 저는 재회가 아니라 '그리워했으면, 후회했으면, 한 번이라도 날 생각했으면' ... 바랬습니다. 물론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이라면 그리워하구요. 후회도 합니다. 한번? 10번도 넘게 생각납니다. 그런데 앞으로 사랑을 이어나가고 싶지 않기에 끝내버린 겁니다. 추억으로 받아들이시는 게 현명합니다. 재회를 바라시는 분들 계시죠? 남자는 단순합니다. 보고 싶으면 보고, 보고싶지 않으면 안봅니다. 의미심장한 카카오톡 대화명이 아니라 직접적인 연락을 할 거에요. 정말 인연이고 사랑이라면 돌아옵니다. 연락와요. 보고 싶었다고 너 같은 여자 어디에도 없다고. 그때도 마음이 남아있다면 재회할 수 있겠죠. 그러한 재회는 '미련이 없을 때, 자신의 삶에 충실할 때' 옵니다. 할 수 있는 건 이것 밖에 없어요. 마음 편하게 갖고 사세요. '오면 오나 보다 안 오면 내 인연 아닌가 보다' 하고. 참고로 저는 '다시 돌아올 사람이었으면 그렇게 매정하게 떠나지도 않았겠지'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⑤진정한 이별극복이란
언제나 사랑은 달콤하고 이별은 쓰기만 합니다. 하지만 또다시 사랑이 시작될 것을 알기에 포기하지 않는 거에요. 이겨내는 거에요. 지금은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아도 결국 만나실 거에요. 나만 바라봐주고 나를 자신보다 더 많이 사랑해주는 내 사람을. 시간이 약이에요. 바쁘게 살다 보면 내 사람은 돌아오고 아니면 또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상처는 아물고 비참했던 이별은 추억으로 변하죠. 작년에 무슨 걱정을 했는지 저번 달에 무슨 걱정을 했나요? 별로 감흥이 없잖아요. 사는 게 다 그렇고 이별 또한 별거 아닌거에요. 살다가 가끔 과거를 추억하고 미소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돼요! 저는 후회도 하지 않고 미련도 갖지 않아요. 앞으로의 사랑에도 최선을 다할 거에요. 고맙고 미안한 사람. 정말 나중에 반갑게 인사하고 싶네요. 멋진 모습으로.
내가 많이 사랑했어. 별과 같이 빛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