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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달린다..30대 실직 가장의 세월

한숨 세월... |2008.08.26 14:06
조회 86,319 |추천 1

열심히 살려 한다..세상을 향하여 외치고 또 외쳐보지만 좌절하고 또 좌절하게 되어 버린다..

세상이라는 놈은 날 가만 두질 않는다..국내 굴지의 대기업S사를 다닐때만 해도 세상은 정말

만만하게 보았노라..세상의 모든 이들이 내 아래에 있었고 내 코는 높은 줄 모르고 세상을 밟았다고

생각 했었다..그리고 그 좋은 회사를 두고 나와서 내 사업이라는 것을 하며 세상을 알게 된다..

세상은 내가 함부로 잣대질 할 만큼 가볍거나 작은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세상과 부딫히며 배웠다..

이제 37살..가지고 있는 것은 100에 15만원짜리 15평 아파트..그리고 아내와 아이들..

더욱이 사업 말아 먹으면서 생겨진 부채로 인한 신용불량자의 꼬리표..

좌절만 하고 있을 수 없어 무엇이든 해야만 한다..

약 4개월 정도 집에서 허송세월 보내고 나니 남는 것은 부채에 더 얹어진 세금..전기 끊는다고

난리가 났고..전화기는 아예 되질 않고..거기다가 끝내 도시가스는 끊겼다..

세월만 보내고 나니 남는 것은 한숨 한자락...이것을 끝인가?라는 허무한 꼬리표들을 정리한다..

아내는 그리고 아이들은 나만 바라본다..

큰 아이 유치원비는 이미 4개월 정도 미납이 된 상태다..

집세 역시 5개월 가량 미납이다..주인 아저씨가 잘 보셨던지..아직은 말이 없다..

지금부터라도 무엇을 해야 하는데..라며 주섬주섬 일어서지만 일어설 힘 조차

세상은 내게 허락치 않는다..

신용불량 꼬리표 그리고 휴대폰도 끊긴 마당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막노동..

그래 그거라도 하자며 일어선 것인 벌써 두달 되어 간다..

막노동 한달 만근을 채웠다..막노동을 하며 세월을 곱씹었고 이를 악 물었다..

서울의 유명한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과거...를 버렸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 S사의 근무 했던 추억도 버렸다..

사업을 하며 38평에 살았던 좋은 시절도 나에겐 이제 없다..

지금 내 두손엔 한달간 하지 않던 일을 했던 굳은 살과 피멍 그리고

양 어깨엔 가족의 무게만큼 크게 자리잡은 끈자욱..

그렇게 빈손에서 200좀 넘게 받았다..한달을..그렇게 말없이 보냈다..

그리고 지금..

난 새벽 4시에 나와서 해장국집 알바를 시작으로 4시에서 8시에는 해장국집 알바로

9시에서 오후1시까지는 내 전공을 살린 컴퓨터 프로그램 알바..그리고 오후2시에서

8시까지는 다시 내 몸을 살리고 과거를 지우게 했던 막노동 비슷한 선적 알바를 띤다..

이렇게 해서 내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은 약 400 조금 넘는다..

이제 시작 해야지..하며 시작했던 일을 이제는 한달이 지나 그만한 돈으로 세금 틀어 막고

방세 지불 하고 아이 유치원비도 냈다..

난 다시 새로운 일거리를 찾고 있다...9시에서 약 3~4시간 정도..할 수 있는 일거리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지나온 과거의 환형에서 벗어날 수 없을것이라 여겨 더욱

옭아멘다..내 스스로 세상의 품에 안기는 어린 마음처럼 그렇게 아무 의심없이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다..세상에서 가장 겸허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들녀석이 칭얼덴다..이제 4살인데도..참 똑소리 날 정도로 잘 키웠다..

다른 녀석들 같으면 백화점이나 상점에 가더라도 뭐 사달라 조르는 데도..

우리 내일 저녁에 짜장면 시켜 먹을까? 라고 말을 했더니 돌아오는 말이 가관이다..

아빠 우리 돈 없자나...

4살박이 입에서 나온 말 치고는 너무 황당하고 서글프다..

아무소리 않고 두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아내가 내 손을

꼭 잡는다..아무리 힘들어도 믿고 있다고..설령 우리 식구 다 굶기고 거리로 내 몰리는 한이

있어도 가장인 날 믿고 있다고 하면서 말없이 내 손을 잡고 읊조린다..

이런..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란 단어라 세삼 느껴진다..


 

추천수1
반대수0
베플夏淚|2008.08.26 14:48
다 잃었다고 생각하지만 잃은 건 돈 밖에 없구만. 그렇지 않은가? 착하고 현명한 아내는 여전히 자네 곁에 남아 힘내라 응원하고 있고 세상에 둘도 없을 아가들의 세상 보는 눈은 더욱 밝아졌네. 또한 자넨 오만과 편견을 버리고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부터 임하니 내리막이 있을 리 만무허지. 부모로 부터 받은 신체 또한 무탈하여 지금의 강도 높은 노동도 감당하니, 건강이 최고란 옛어른들 말씀은 정말 옳기만 함을 새삼 느끼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부디 건강에는 좀더 유념하게나. 지금의 노동량만으로도 이미 과부하가 걸림을 느끼고 있을 터, 더이상은 무리네.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빨리 갚고 싶어하는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자칫 그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을 수도 있다네. 그게 뭔 줄 아나? 조급증이네. 서두르지 말게나. 이미 한번 쓴 맛을 본 자, 급할 이유도 뛰어갈 필요도 없다네. 이젠 걸으며 내 발밑에 뭐가 있는지, 내 곁으로 뭐가 지나가고 있는지 정돈 볼 수 있어야 한단 뜻이네. 두번 넘어질 순 없지 않은가. 추가.. 퇴근 7분 전이네. 선물 하나 두고 가니, 노곤한 심신을 같이 달래 보세나. 나? 자네보단 그 그지같은 시기를 먼저 거친 자이네 음악듣기.. 음악이 너무 시끄럽단 지적이 있어 바꿉니다. ㅋ.. 하여간 베플되니 딴지도 많군요. 머 다 자기 멋에 사는 거 아니겠습니까? 좋은 날들 되시기를 빕니다.
베플19세|2008.08.27 08:27
현정아사랑해
베플red|2008.08.27 10:51
이래서 남자에게 개념이란게 정말 중요한거다. 마인드를 갖춘 남자에게라면, 지금의 시련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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