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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걷기는 나의 인생 여행! - 건딕스토리 l 그림 : 건디기

Gundigi |2013.12.03 10:05
조회 29 |추천 0

 

[#109] 걷기는 나의 인생 여행! - 건딕스토리 l 그림 : 건디기

 

 

 

  5월이 되면 제게는 지워지지 않는 기억 하나가 떠오릅니다. 어느 날 심한 하혈로 병원에 실려 간 막내아들의 창백한 얼굴이지요. 4년 전. 저는 병원을 나서자마자 출장 간 아내를 급히 불렀지요. 그리고 그날 저녁 인사 담당 책상 위에는 34년간 공직에 몸담아온 나의 명예퇴직 신청서가 힘없이 놓여 있었습니다. 6월 말 명예퇴직을 한 저는 졸지에 백수가 되었지만, 자유를 만끽하는 안온함은 커녕 시간을 주체할 수 없었지요.그러던 중 병원에서는 발병의 원인도 확실한 치료 방법도 우리나라에 밝혀지지 않은  ‘크론병’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아들은 서울의 큰 병원에서도 역시 크론병 진단을 받고 퇴원을 했지요. 저는 병원에서 하늘을 원망하기도 감사를 드리기도 하며, 참 많은 것을 느꼈답니다.  이후 저는 홀로 제주를 찾았고, 그곳에서 제게 힘을 주는 곳을 만나게 되었지요. 바로 세상 가장 잔인한 병이라고 불리는 ‘루게릭병’으로 생을 마감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었습니다. 제주 올레길 ‘바닷가 우체국’을 만났을 때는 두모악에서 받은 힘을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지요. 병이 빨리 나아 아름다운 제주 올레길을 함께 걷는 날을 바라며 말입니다. 그 엽서의 힘 때문인지 아들의 건강은 많이 회복되었답니다. 그날 보낸 엽서는 아들의 책상 서랍 속에 소중하게 간직되어 있고요. 이제 걷기 여행은 나의 일상이 되었고 틈만 나면 길을 나선답니다. 길을 걸으며 느끼는 행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지요. 마음을 비우고 인생의 무거운 짐도 내려놓고 인간관계에서 생긴 상처도 말끔하게 치유할 수 있는 ‘힐링 캠프’이지요. 죽기 전에 꼭하고 싶은 일을 써두는 것, 버킷리스트라고 하지요? 제게도 이 버킷리스트가 있답니다. 그것은 건강을 회복한 아들과 함께 프랑스의 생장피드포르에서 스페인의 산티아고까지 장장 800km를 40일간 뚜벅뚜벅 걷는 것이지요. 그날이 되면 저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하려 합니다.

 

“아들아, 인생 뭐 있어! 가슴 떨릴 때 떠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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