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은 세팅 기간, 박정희식 통치 굉음내며 가동될 것
새 정부가 꾸려진 뒤 1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국정의 틀을 새롭게 짜고, 거기에 맞는 인사를 하고, 국민에게 약속했던 공약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약속’을 깨서 세운 정권
대선 후보 시절 박 대통령은 개혁, 복지, 통합을 외치며 진보적 이념까지도 공약에 적극 반영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였다. 12월 19일 밤 당선이 확정되자 첫 일성으로 “저에 대한 찬반을 떠나 국민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며 통합과 상생을 강조했다.
대통령 인수위를 꾸리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 등 국민과의 약속은 꼭 지키겠다”고 다짐했고, 선대위 해단식에서는 “야당을 소중한 파트너로 생각해 국정운영을 해 나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무엇을 했을까.
경제민주화와 검찰개혁, 복지공약 등은 대표적 ‘먹튀공약’이 됐다. ‘경제개혁 전도사’라고 추켜세웠던 김종인. 검찰개혁 등 권력기관 쇄신을 공약으로 내걸며 앞장세웠던 안대희. 이들의 자리에 경제성장론자인 현오석 부총리와 유신헌법을 만든 김기춘 비서실장이 들어섰다.
통합-포용-섬김 사라지고 겁박과 호통만
대통령의 주변은 ‘박정희의 사람들’과 ‘유신 잔당’ 그리고 군 출신으로 채워졌다. 전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맹비난하던 그녀가 열심히 낙하산을 내려 보내고 있다. 이전 정권보다 낙하산 출몰이 더 잦다.
‘박근혜 복지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 문재인 후보를 외려 힐난하며 자신은 “약속을 지키고 실천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목청을 한껏 높였던 박근혜 후보. 대통령이 되더니 복지공약 대부분을 파기하거나 대폭 축소했다.
통합, 상생, 공존, 포용 이런 단어는 아예 사라졌다. 야당은 싸워 이겨야 할 상대인 양 적대시하고, 자신을 비난하거나 잘못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분열을 야기하는 일”이라고 몰아세우며 “절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겠다”고 겁박한다.
툭하면 ‘북한카드’, 공안통치 부활
대한민국을 바꿔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더니 과거로 회귀해 공안통치를 부활시켰다. 전교조가 불법이라며 10년간 유지돼 온 합법적 지위를 박탈하고 법 테두리 밖으로 내쫓았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에 대해서는 노조설립 신고서조차 받아주지 않은 채 불법 선거운동 혐의를 씌워 핍박하고 있다.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개입의 정황과 증거가 수천만 건 드러났는데도 성실하게 수사에 임한 검찰총장과 특별수사팀장을 내쳤다.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최측근 비서관의 직속 부하인 행정관이 개입됐다는 사실이 명확한데도 “개인적 일탈”이라고 우기며 거짓말을 일삼는다.
국정원 대선개입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에 “댓글 때문에 당선됐다고 생각하느냐”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 “전 정권의 일에 사과할 필요없다”며 핏대를 세운다.
대한민국을 호령하는 세 가지 원칙, 발원지는 유신독재
국정원 뿐 아니라 국방부, 국가보훈처, 안행부, 통일부 등과 관변단체까지 동원돼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엄연한데도 눈을 감고 두둔하기 바쁘다. 12.19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한 야당 의원들을 제명하려 하고, 진보정당에 내란음모 혐의를 뒤집어 씌워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툭하면 ‘북한카드’로 위기국면을 돌파하려 했다. 유신 정권의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었던 수법이다. NLL대화록을 불법 유출시켜 종북몰이에 활용하고, 이석기 사건을 내란죄로 몰았다. 정상적인 노조에 ‘북한카드’을 들이대 ‘종북노조’로 만들고, 정당한 시민단체 활동을 ‘종북활동’으로 낙인찍었다.
‘개혁-복지-상생-통합-섬김’이라는 위장옷을 입고 대선 무대에 올랐던 박근혜 후보. 집권 1년 만에 완전히 제 모습에 어울리는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공안-독선-반공-국가주의-불균형-반민주’ 등으로 짠 게 그녀의 옷이다.
▶ 정치논설 블로그〈오주르디의 ‘세상과 사람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