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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판 본다던 너 말 기억나서 왔어

안녕

너도 힘들까? 우리 사귈 때도, 헤어지고 나서도 왜 혼자 이렇게 야단인지 모르겠다 

궁상떨어서 미안한데 난 아직 힘들어죽겠어 

대책없이 그냥 매일밤 이불덮고 누워서 소리도 못내고 눈물만 뚝뚝 흘렸어

(그래도 일출 후 일상생활은 가능했어)

나는 그냥 등 떠밀리듯 널 놓고 뒤돌아 올 수 밖에 없었는데도  

끝까지 너를 도저히 미워할 수가 없는거야

너가 쇠사슬가죽바지 배불뚝이 대머리 땅딸보 콧수염게이라고 생각했는데도 밉지가 않아가지고

그냥 내가 항복할게 두 손 두 발 다 든다

 

그저께 우리 사진, 그 편지들, 예전 폰에 있던 통화 녹음까지 다 찾아서 아껴가며 보다가 듣다가

너한텐 내가 그냥 벌써 지나간 사람이 돼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거야

이제서야 그 실낱같은 희망을 놓을 수 있게 됐어 

하루가 멀다하고 너가 보고싶은 이 마음도 언젠간 지나가겠지? 

시간이 약이라던데 아직은 개소리같거든? 좀 믿어보려고해

하하 웃으면서 놓는게 아니고 정말 정말 힘들게 놓는거야

그러니까 이렇게 또 이런 주절주절 넋두리를 쓰는거지

놓겠다 했으면서 이러고 있는 내가 진짜 호구방탱이 같지만, 

안쓰고 떠나기엔 하고 싶은말이 너무 많아서 말이야

 

그 때 통화로 너가 나한테 마음 없다는 거 알아듣게 잘 설명해 줬지만 계속 기다렸어 너 연락

입대 앞두고 그냥 전여친 찔러보는 못난 심보로라도 연락이 왔으면 했어 

그랬는데! 이제와서 그런 전화 한 통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 

내 편지 무시하던 너, 돈 없다고 핑계대던 너를 이해하려고 하지 말걸 그랬나봐

더 닥달할걸.. 너가 그렇게 혼자 식을 줄 알았으면 더 보챌걸그랬어 

왜 난 바보같이 기다리고 있으면 너가 올 거라고 생각했을까 

너 이해하느라 많이 힘들었어 행동이 이래도 표현이 이래도 마음은 그대로 일거라고

가끔 불현듯 떠오르는 의심들, 안 좋은 느낌, 다 괜찮을 거라고 괜찮다고 다독이느라 힘들었어 


그래도 그런건 다 견딜만했는데...이젠 다시 너가 돌아온다고하면 겁부터 날 것 같애  

힘들었던 것들이야 까짓거 뭐 한 번 견딘 거 두 번 못견디겠느냐만

이렇게 허무하게 식은 니 마음이 언젠가 또 다시 식을 것을 알기에

그럼 난 또 혼자 마음 둘 곳 없이 어쩔 줄 몰라해야 하기 때문에 다시 너한테 마음 주기가 무섭다 

그래도 뭣 모르던 21살 여름부터 22살 겨울, 23살이 되버리고만 오늘까지 

20년 넘게 살면서 나조차도 스스로 온전히 가져보지 못했던 내 하루 내 시간들을 

아침에 눈뜨고서부터 새벽 눈 감을때까지 너에게 기꺼이 다 줄 수 있어서 정말 정말 행복했어

내가 영 쿨하지 못해서 부담스럽게 이런 장문 남겨서 미안해 혹시 무서웠다면 더 미안 먄! 먄먄!

새여친 생기면 꼭 여기저기 티 팍팍 내줘라 그땐 정말 울지도 않고 너 욕하면서 미워할게ㅋㅋㅋ

그동안 고마웠어 건강해 만수무강해 대대손손 길이길이 조카 행복할지어다 시바류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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