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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아픈 남편 반품.. 이번에도 좀 깁니다

혼자살아넌 |2014.01.14 16:12
조회 100,315 |추천 271

날씨가 많이 춥네요. 다들 안녕하신지요?

오랜만에 찾아뵙네요. ^^

 

사실 제가 글을 올릴 땐 신세한탄 반, 혹시 내가 잘못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 반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남편 자존심 상할까봐 친한 친구들에게도 얘기하기 조심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인생은 긴데 내가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는건 아닌가..

어차피 결혼했으니 같이 잘살아보자고 한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ㅁㅊㄴ처럼 남편을 들볶아서 결혼생활을 망치고 있는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들어보고 싶어서 글을 올린 것이 사실입니다.

 

생각보다 너무 많은 분들이 비루한 글을 읽어주시고.. 톡에도 오르고 ㅎㅎ

제가 잘못 생각한게 아니라는 걸 확인한 순간,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큰 힘이 되어서...

며칠내내 댓글을 볼때마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군요.

많은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셔서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 이혼합니다!

그간 얘기가 길어서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ㅠㅠ

 

예전 글을 읽어보니 매우 격한데요 ㅋㅋ

사실 그날 남편과, 아니 이젠 전남편놈과 병원을 다녀오던 길에 말다툼을 벌이고 쓴 글입니다.

 

병원가기 일주일 전쯤 부부교육을 다녀오면서

"성격을 왜 바꾸려 하냐"는 그 말에 큰 다툼을 벌였습니다.

그 이후의 대화를 간략히 추리자면

 

저: 병이 조금이라도 호전되는 모습을 보고 아이를 가지고 싶다.

최선을 다했는데 안되면 할수없는거다. 하지만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수는 없지 않느냐.

6개월정도 최선을 다해달라. 내게 조금이라도 나아질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달라.

아이는 6개월을 지켜보고 갖자.

남편놈(이하 남) : 그럼 아기를 안가지면 되지. 난 상관없다.

저: 최선을 다할 자신도, 노력할 자신도 없는거냐?

남: 그럼 6개월후에 상태를 보든지 해라. 난 나아질 자신 있다.

 

그래서 본인이 뱉은 말이니 마지막으로 지켜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사이가 안좋음에도 병원 진료를 함께 받으러 갔습니다.

의사는

"강직성 척추염의 경우 염증수치가 높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갑자기 나을수도 갑자기 악화될수도 있다.

갑자기 악화되는 경우를 막고자 병원에 다니는 것이다. 의사가 해줄수 있는건 여기까지다.

뼈가 망가지는건 피할수 없으나, 굳이 말하자면 덜 망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염증수치가 높다.

주2회 운동으로는 부족하다. 밥먹듯이 운동해라.

운동으로 염증수치를 낮출수 있다" 라고 했고

저는 출산에 대해 물어보았으며, 의사는 임신계획 전에 말하면 처방약을 바꾸어준다고 했습니다.

(현재 스테로이드계 약물 복용)

병원 밖으로 나와서 약국으로 걸어가면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갑자기 나아질수도 있지만 갑자기 악화될수도 있다고 하지 않느냐.

아이가 생겼을때 이런일이 생기면 안된다."고 제가 말하자

 

남편놈이

"넌 이해력이 딸리냐? 의사말 뭐들었어?"

 

라고 말하는 순간

머리가 멍해지면서, 뭔가 필름같은게 끊기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여기까지구나..

 

이놈은 의사말이라도 지가 듣고싶은것만 듣는구나...

"운동 열심히 하면 염증수치가 낮아질수 있다"는 말은 듣지 않고

"출산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얘기만 들었구나.

출산이야 지놈은 약 바꿔먹고 내가 아이 가지고 낳으면 되는 문제이지만

출산 이후에 생길수 있는 문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구나.

 

그래서 그날 처음으로 길거리에서 고함을 질렀습니다.

"병있는 남편 데리고 사는것도 짜증나는데, 내가 너한테 이런 소리까지 들으며 살아야 되냐?

전세보증금에 들어간 친정돈, 니네 엄마한테 받아오라. 끝내자."

하고선 집에 돌아와서 쓴 글입니다.

 

하긴 제가 결혼초에

"이렇게 살다 드러눕기라도 하면 어떡해? 아이랑 나는 어떡해야 하는건데?"

라고 했을때

"그렇게 되면 그때 생각해보지 뭐."

라는 무책임한 말을 던지던 놈입니다.

 

집에와서 친정엄마에게 이제 참을만큼 참았으니 이혼하겠다 알렸습니다.

엄마는 "그만큼 노력했으면 됐다. 그렇게까지 힘들게 하면 애없을때 이혼해라" 했고요.

시댁도 알게되었는데

처음엔 시모는 "네 말이 다 맞다. 내아들이 잘못한거 맞다"고 하면서

"이혼 다시 생각해봐라. 우리 아들이 병신인걸 어떡하냐. 내가 어떡하면 되겠냐"

라는 말만 반복해서 하길래

"어차피 부모님 말씀도 듣지 않는 사람 아니냐. 시댁에서 해줄수 있는게 뭐가 있겠냐.

그런 사람 데리고 여기까지 오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남편에게 물어본적 있다.

내가 운동하게 하고 병원 바꾸게 했던 것, 이게 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라 생각하느냐?

하니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도 모든 제안에 그냥 싫다, 한번 해볼생각도 않고 싫다고만 한다.

이제까지는 내 업보라 생각하고

달래기도 하고 협박하기도 하면서 여기까지 왔지만

이젠 너무 지쳤다. 그냥 혼자있고 싶다

나는 할수있는 최선을 다했다. 이제 내가 해줄수 있는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이혼 문제를 생각해보니

그냥 전세보증금에 보탠 친정돈, 결혼후 같이 모은돈 중 제몫인 500만원, 혼수만 들고 나가자니

저는 이제는 필요없어진 혼수 다 팔아도 500만원도 안나올텐데

남편놈은 오히려 500만원 벌어 나가는 꼴이 되는 겁니다.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것 같은데

아는 것도 없고 뭘 어떡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몰라서

무작정 법률사무소 여러군데를 다녔습니다.

"결혼생활에 지장을 줄 중대한 질병"에 해당되며

남편의 비협조적인 태도와 대화 거부를 고려하면

법정에 가면 천만원까지 위자료가 나오겠지만

소송하면 마음고생까지 하게 되니 그냥 합의보는 것이 낫다..

이 경우 예단, 예물 정도는 유책 배우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고 하여

남편놈에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때만 해도 죄책감과 미안함이 그래도 제게 남아있어

예단, 예물, 위자료 따위는 남편놈에게 말을 꺼냈지만

주면 고맙고 아니면 할수없다.. 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편놈도 한번 생각해보겠다.. 하며 나름 매너있게? 진행하던 도중

 

결정적인 사건이 터졌습니다.

 

사이가 안좋아진후 남편놈은 침대에서 저는 소파에서 자는데

(뭐 환자니까요 ㅋ)

남편놈이 출근전 씻으러 가면 제가 침대로 가서 잡니다.

보통은 침대로 옮겨 자는 순간부터 깊이 잠이 드는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남편놈의 핸드폰에서 색다른 알림음이 들렸고

화면을 열어보니 조건만남? 이런 문구가 보였습니다.

어디서 왔는가.. 하고 찾아봤더니

 

헐... 채팅어플을 받았더군요 ㅋ

 

신혼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비롯해 오만 사진을 올려놓고

유료채팅으로 여자들을 꼬시고 있더군요.

한명도 아니고 여러명...

대화를 시작하면 돈이 드는 모양인지

아이디를 알아내서 카톡 추가까지 해가며 "000씨 맞나요?"하면서..

 

...............기가 막혀서 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이혼하자고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집을 내놓은 것도, 합의를 한것도, 돈을 정리한 것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가 너무 바빠 척추교정 운동도 빠지면서

그래도 회사 사람들과 퇴근후 밤늦게까지 어울려야 사회생활을 잘하는 거라면서

회사에서 틈틈이? 운동을 한다는 거지같은 변명이나 하면서

채팅하면서 여자들을 꼬실 시간은 있나 봅니다.

그러고 나서 조용히 이틀 지켜보니

추워 죽겠는데 집에 들어오지 않고 주차장에서 30분 이상 통화하기도 하고

어처구니가 없네요 ㅋ

새벽 3시 15분..

앞의 대화 내용은 지워버리고

"잘 들어가요. 그리고 우리 다음엔 공부(??)해서 만나요"

 

남편놈보다는 제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이런 쓰레기를 남편이랍시고 골랐구나.....

 

무책임하고 나약하고 입만열면 싫다소리밖에 못하는 초딩만도 못한 ㅅㄲ지만

그래도 한때 남편이었다고, 내가 먼저 버리고 나가는 거라고

죄책감과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던 제 자신이

얼마나 멍청하게 느껴지는지...

예단 예물 위자료까지 챙겨나가는건

그래도 한때 인연이었던 사람한테 너무 야박하게 구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주변 사람들한테 헛똑똑이 비난까지 들어가며

끝나는 순간까지 서로 힘들게 하지 말아야지...

추억까지 더럽히지 말아야지...

이런 생각이 얼마나 바보같았는지요.

 

수백명의 사람들 앞에서 열심히 살겠다고 맹세했던 결혼인데...

저 ㄱㅆㄴ에겐 이정도의 무게밖에 되지 않았구나.

연인 사이라도 완전히 끝내기 전에 환승하는건 예의에 어긋나는 짓일텐데?

사랑까지 거짓으로 만들어버리는 짓일텐데?

비록 끝은 이렇게 되었지만 한때 많이 사랑했던서 결혼했던건 사실인데

이렇게 해서 그 추억까지 쓰레기통에 쳐박게 만드는구나.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누구보다 본인이 잘 알고 있을텐데...

합의하고 집 처분하고 길어야 두세달...

그후엔 뭘하든 어떻게 살든 본인의 자유인데....

이렇게 이런 순간까지 쓰레기같은 밑바닥을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좋게좋게 웃으며 얘기하고 마무리지으려던 마음을

순식간에 악에 받치게 만드는구나..

 

1차 합의의 날, 제가 얘기했던 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주겠다는 남편에게

저도

 

 

싫다.

 

 

그 금액대로 주지 않으면 법정에 가겠다.

 

위에 썼던 말들을 그대로 들려주며

악에 치받친 인간

얼마나 무서운지 한번 보아라..

회사에서 운동한다고?

담배 피우면서 목이나 돌리고 어깨나 돌리는 수준이겠지.

회사일이 바빠 죽겠다면서 틈틈이 운동할 시간은 있나보지?

그렇다면 법정가서 회사 사람들 증인으로 불러들이면 되겠네..

회사에서 얼마나 운동 열심히 했는지 입증할 기회가 되겠네?

회사 사람들한테 일 안하고 운동 열심히 했다고 증명하라고 해...

이혼 구두합의가 효력있다고?

아직까지 한집에 살고 합의도 안했고 집조차 내놓지 않았다면 사실혼 기간 맞아.

넌 지금 유책사유 한가지 추가한거야.

채팅만 할뿐 만나진 않았다고? 유부남인거 다 밝혔다고? 대화할 상대가 필요했다고?

운동할 시간도 없이 바쁘다면서 채팅할 시간이 있었나보네?

그럼 너나 나나 통화내역 카톡대화내용 낱낱이 다 까발리고

니말대로 안만났는지 알아보고, 그년들이 유부남인거 알고 대화했는지 알아보고

필요하면 법정으로 불러들이면 되겠다..

 

고 저도 얘기하고 싫으면 법정 가자고 했네요.

 

이일이 있은후

저자세로 나오던 시모가 돌변합니다.

거기다 이혼 두번한 형님년까지 끼어들어 사랑과 전쟁이 되네요 ㅋ

 

지금도 남편ㅅㄲ 부탁으로 전셋집이 나가면 합의금을 받기로 되어서

얼굴보면 토할것 같지만 한집에 살고 있습니다.

남편ㅅㄲ는 여전히 바쁩니다.

채팅어플에서 만난 여자들한테 한번 호되게?? 데였는지..

채팅은 이제 하지 않고

제가 있을 시간엔 침실에서 나오지도 않고 죽은척하고 있다가

제가 나가면 돌싱동호회에서 채팅하고 여자 꼬시고 다니고 있습니다.

함께 쓰는 컴퓨터에서 저런 짓거리 하고 다니면 다 남는걸 모르는지..

머리가 나쁜가 봅니다.

돌싱 사이트에 버젓이

"성격 차이와 생활 패턴 차이로 이혼했어요"

(저놈 말대로라면 기러기 부부, 주말 부부는 다 이혼하겠네요..)

"자기 주장이 너무너무너무 강한 사람은 싫어요"

(의사 주장을 왜 내 주장이라고 생각하는지?)

라는 개짖는 소리같은 프로필을 올려놓은걸 보고 한참을 웃었네요.. ㅋㅋㅋㅋ

뭣도 모르는 지 엄마가 한 개소리를 그대로 올려놓았네요.

 

글이 너무 길어져서..

시모와 형님년 얘기는 나중에 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속시원해지고 갑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추천수271
반대수3
베플불치병이네요|2014.01.14 16:26
몸이 아픈건 약먹고 운동해서 고치면 되지만, 멘탈에 문제가 있는건 뭘로 고치나요? 나중에 정말 자기가 허리때문에 움직이지못해봐야 땅을치고 후회하지 말입니다. 그러나 때는 늦으리......... 그동안 무료봉사 하느라 수고가 많으셨어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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