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진 거라곤
튼튼한 두 다리가 전부인 서른둥이 아... 이제 새해니까
서른둥이+1 남자 어른이입니다.
뭐,,, 자기 소개는 차차 하는 걸로 하고
바로 서른둥이+1 남자의 씐나는 도보여행기, 1푠!!
속초-인제 무작정 걷기 들어가볼까요??
(2013년, 그러니까 지난해 했던 여행기부터 주욱 시작해볼게요!!)
새해 다짐한 목표 몇가지
-절주, 절주, 절주(술을 줄여야겠다고 새해가 오기 전날 깊이 다짐했으나, 첫날부터 코알라가 되고 말았다는 슬픈 전설이....)
-1주일에 한 권씩 책 읽기(3주차만에 깨질 위기. 아직 2/3밖에 못 읽은 세번째 책,,)
-6~7주에 한 번 돌아오는 월차 때마다 여행 다니기
새해 첫 월차를 맞이하여 속초~인제 1박2일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혼자 다니는 제 여행의 모토는 최대한 많이 걸을 것!!!!!
이 컨셉을 기초로 이번 여행의 테마는 잡념 비우기로 정했습니다.
속초 바다를 거쳐 인제 백담사, 자작나무숲을 보고 돌아오는 대강의 계획을 잡았습니다.
춘천에서 속초까지는 무정차 시외버스 2시간이 소요되는데 여행 전날인 17일 속초에만 33.5cm의 눈이 왔습니다.
강릉과 삼척 등 동해안 지역에는 이보다 더 많은 눈이 내렸구요.
이 동네들이야 워낙 제설의 달인인지라 큰 문제는 없겠지만, 새벽 일찍 차에 타야하는 저로서는 걱정이 앞서
친구들과 밤 늦게까지 술을 마셨죠 (응??)
18일 새벽 5시 30분, 숙취가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간
헐레벌떡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입고 옷가지, 아이젠 등 여행용품을 부스스 챙깁니다.
전날 여유있게 준비하려던 계획은, 예정에 없던 술자리로 인해...... 하.... 술이 웬수니 내가 웬수니
부랴 부랴 가방에 우겨놓고 새벽 공기를 마시며 택시를 탑니다. 아 상쾌하다... 속 쓰린다. 머리 아프다
춘천-속초 오전 6시30분 출발 버스표를 끊고 버스에 승차합니다.
무정차 시외버스엔 저 포함 5명이나 탔을까요? 이래 가지고 장사가 될까 또 쓸데없이 남 걱정을 합니다.
1시간 남짓 달렸을까? 어느덧 차창엔 눈 속 세상이 펼쳐집니다. 인제쯤 지난 것 같군요. 조금 더 지나자
차창 밖으로 강렬한 햇빛이 비칩니다. 바다가 가차워졌구나 싶더니 이내 속초에 도착합니다.
2시간 걸릴 거라더니, 전날 눈도 많이 왔다더니, 속초까지 버스는 1시간 30여분만에 도착했습니다.
역시 제설의 달인 동네입니다. 그려
터미널에 내려 정신차리고 보니, 역시 눈이 가득합니다.
순찰차는 마치 눈 초밥같군요..
가차운 곳에서 요기를 해결하고 속초해변을 거쳐 엑스포가 열렸던 곳, 동명항까지 살포시 걸음을 내딛습니다.
전날 수많은 눈이 내렸지만 이미 도로는 제설이 깔끔하게 돼있고 골목도 주민들이 나와 스피디하게 눈을 치워나갑니다.
하지만 재수가 지지리도 없는 춘천의 30세 관광객은 그 광경을 지켜보다 골목에서 제대로 꽈당!! 아이고 내 도가니...
엑스포가 열렸던 곳과 청초호 주변은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제대로 보지도 못 하고 큰 길가로 돌아서야만 했습니다.
잠시 뒤 도착한 메인 코스, 동명항입니다. 눈도 많이 내렸고 파도도 심해 바다쪽으로 돌출된 전망대는 폐쇄됐지만, 영금대라는
전망 좋은 정자는 출입이 가능했습니다. 다만 오르는 계단에 쌓인 눈이 치워지지 않아 마치 히말라야 등반하듯, 조심조심
사투를 벌여가며 올라야 했지요.
파도가 맥주 거품처럼 부서집니다. 동명항은 나름의 인연도 있고 아득히 펼쳐진 바다를 보니 기분이 이래저래 묘해집니다.
한참을 영금대 위에서 머물며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바다는 말 없이 부서지고 또 밀려옵니다. 제 마음 같이...
바다에 한동안 정신이 팔렸던 마음, 시계를 보니 어느새 낮 12시가 가까워집니다. 시내로 발걸음을 돌려 터미널 근처 커피집에서
따땃한 헤이즐넛 한 잔을 마십니다.
참 싸구려 커피에 저렴한 향이 나는데 이상하게 요 헤이즐넛이 좋습니다. 저렴하디 저렴한 이 입맛이란...
블로그와 인터넷 검색을 주욱 해본 결과 속초에서 인제 백담사로 가는 버스가 오후 1시 30분에 있다고 해
일찌 감치 터미널에 가 표를 사려고 봤더니 1시 5분에도 있다고 하는군요.
역시 지역 버스 터미널은 노선 시간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인터넷에만 의존했다가는 낭패보거나 애꿎은 시간을 낭비할 수가 있습니다. 뭐든지 전화로 확인하는 게 최고죠!!!
어쨌든 예상보다 빨리, 또 예상보다 소요시간도 훨씬 짧은 백담사행 버스를 타고 인제로 향합니다.
30분 달렸을까? 어느새 버스는 저를 휙 버리고 다시 달아납니다.
30분 전 속초만 해도외투를 벗고 싶을만큼 날이 따뜻했는데 이곳 인제는 바람이 제법 찹습니다.
골목을 두어 번 잘못 들어가는 실수를 범하고 나서야 백담사행 버스 타는 곳을 찾았습니다.
뭐 초행에 이 정도면..나쁘지..... 바로 앞에 큼지막한 표지판도 못 보는 바보,,, 아....
춘천에서 귀한 손님이 왔다고 인제의 환영객이 저를 맞이합니다.
어찌나 순하고 싹싹하던지, 집에 데려가고 싶을 정도이더군요.
꽤 오랫동안 저를 쫄래쫄래 쫓아 오길래, 저를 좋아하나 싶었지만, 단지
이 녀석이 가고자 했던 곳과 제가 가는 곳이 적당히 일치해서였던 것이더군요.
저랑 그리 신나게 걷고 장난치더니, 자기 갈 곳 도착하니까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리는 냉정한 그대...
이윽고 백담사행 셔틀버스가 다니는 간이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제가 버스에서 내린 곳부터 백담사까지는 7.5km 거리입니다.
때문에 대부분 마을 초입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갑니다.
저도 버스를 타려고 근처로 가는데 인기척이 없습니다. 어라?
터미널 문도 굳게 닫혀있습니다. 어? 점심 자시러 가셨나?
아니 이게 뭐야...??????
아놔 블로그 어디에도 겨울철에는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는 안내가 없었는데 악악악악악!!!!!!
잠시 멘탈이 붕괴돼 울부 짖었지만, 어차피 제 여행은 많이 걷고 고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숨 한 번 깊게 들이마시고 진득히 걷기로 마음 먹습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