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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인의 밥상]9개월간의 아프리카 방랑기

은두비두밥 |2014.01.21 22:26
조회 30,619 |추천 60

이번편은 사진이 많은데 이미지 업로드를 눌러서 업로드를 해도 여전히 등록이 안되는 이미지 때문에 그냥 또 네이버에서 복붙만 해놨어요.. 뭔가 굉장히 죄송하고 황송하고 그러네요..지송;;;

최대한 빠른시일 내에 뭐가 문젠지 알아볼게요 흑흑 그때까지는 사진은 블로그에서..ㅜㅜ

 

http://blog.naver.com/doobidoob90

 

 

 

 

 

내가 아프리카로 떠나기 전 머리를 자른 것은 관리하기 귀찮아서기도 했지만 사실은 다른 이유도 있었다.

나는 남장을 할 작정이었다.

 

내가 아프리카로 떠날 거라고 선언을 하던 그 순간부터 주위에서 들려주는 갖은 괴담과 우려, 특히 강간에 대한 걱정들에 머리가 아파진 나는 그냥 머리를 싹둑 잘라버렸다.

 

그리하여 여행을 다니면서 쭉 고수한 컨셉이 있다.

[최대한 남자같이, 거지같이, 그리고 초딩같이.]

남자같이 하고 다니는 건 머리가 길면서 포기했지만 내 옷은 늘 티쪼가리에다 구멍난 츄리닝, 그리고 어디서 사은품으로 받은 찢어진 싸구려 백팩이었다. 수단의 길거리를 걷고 있으면 뒤에서 수군대는 소리가 들리곤 했다.

"쟤 남자야 여자야?"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신기할 정도로 강도나 소매치기의 시도조차 당해본 적이 없다. 배낭여행을 다니면서 지갑이나 핸드폰을 잃어버리는 것 정도는 아프리카가 아니라 유럽이라도 흔해빠진 인데 아무도 내 소지품을 훔치려고 시도한 적이 없다................... 대체 왜지ㅠㅠ 왜일까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그렇게 파이터의 눈빛으로 카르툼에 떨어진 나는 오히려 수단 사람들의 친절에 개뻘쭘해짐. 내가 들은 아프리카의 이야기는 이게 아니었는데ㅡㅡ; 나랑 친구들이 세일링클럽에서 차를 마시거나 간식을 먹을 때면 친구들은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내 돈을 못쓰게 했다. 나는 손님이니 자신들이 대접하고 싶다고. 세일링클럽의 멤버들은 대체로 부유한지라 그런 줄 알았는데 그냥 길거리에서도 친구를 기다리고 있으면 근처에서 밥을 먹던 모르는 사람들이 빨리 와서 이것좀 먹으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밥 먹었는데요 이러면 친구 기다리는 동안만이라도 먹으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마단은 한달의 기간에 걸쳐 해가 떠있는 동안 물을 포함해서 금식, 금욕을 하는 이슬람권의 최대 행사인데 금식이 끝나면 음식판을 벌려놓고 이웃들과 지나가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다같이 음식을 나누어먹는다. 수단인들이 아무리 가난해도 나누어 먹는것에 익숙한 것은 이 영향이리라.

 

어쨌든 그러다보니 여기저기서 초대 되어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그때 먹었던 음식들을 비롯해서 수단의 밥상을 간단히 소개해볼까 한당.

 

 

 

 

 

 

 

 

앞서 말한 차와 커피. 길거리에서 차 한잔 사먹는데 2~3파운드, 즉 3~5백원 정도 한다. 수단의 물가는 결코 싸지 않다. 

 


 

세일링클럽 바로 옆의 식당에서 파는 가장 일반적 수단 음식. 풀fuul이라 부르는 콩을 빵을 뜯어 싸먹는다.

위 사진의 경우에는 풀 위에 여러 각종와 치즈를 뿌렸다. 옆에 고기는 소 간이다. 간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흔하게 먹는 음식이다.

이외에도 계란과 샐러드를 곁들였음. 위 사진은 2인분이나 1인분에 15파운드(2~3천원).

수단에는 라임이 너무 차고 넘쳐나서 거의 모든 음식에 라임을 뿌려먹는데 라임을 사랑하는 나는 거의 라임국물에 말아먹다시피 함ㅋㅋㅋ

 



 

가끔은 빵에 풀을 싸먹는게 아니라 아예 빵을 조각내서 저렇게 풀에 무쳐(?)먹기도 함.

 



 

길거리에서 친구 기다리다가 불려와서 먹은 밥. 수단에서는 엄청 큰 쟁반에 여러가지 반찬을 놓고 각자 빵은 하나씩 집어먹고 반찬은 공유한다. 먹을때는 물론 손으로.

 

 



 

아프리카를 돌아다니다보면 청혼ㅡㅡ;을 심심치 않게 받곤 하는데 심할 때는 하루에 두번씩 받은 적도 있다. 왠 부자 할아버지가 금이랑 차랑 집을 사줄테니 자기 두번째 와이프 하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부다처제인 이슬람 사회에서는 아내를 최고 4명까지 둘 수 있는데 아내가 한명 이상일 경우 남편은 무조건 모든 아내를 똑같이 대하도록 되어있다. 펜 하나를 선물로 줘도 모든 아내를 다 줘야 하고 결혼할때 예물도 무조건 똑같이 해야 한다. 때문에 돈이 어마어마하게 많지 않은 이상 사실상 아내를 한명 이상 두기는 힘들다. 그 할아버지는 결혼할때 와이프에게 금이랑 차랑 집을 사줬나봄.

 

한편 나는 가끔 고아들이랑 놀아주러 세일링클럽 근처의 성당에 가곤 했는데 성당에서 일하는 에리트리아인 난민 조셉은 눈을 반짝이며 내게 한국의 문화를 물어보곤 했다. 특히 한국의 연애문화에 관심이 많았는데 내가 한국에서는 자유롭게 연애를 할 수 있다고 말하자 자신은 폐쇄적인 에리트리아의 연애문화가 싫다며 자신은 언젠가 수단을 떠나 다른 나라에 가서 살면서 외국인을 만나 결혼하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난민신분으로 쉬운 일이 아니라며 시무룩해 했는데...

 

며칠 후 조셉은 내게 에리트리아 음식 지그니를 대접하며 나와 결혼하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수단에서 먹어본 음식중 제일 맛있어서 잠시 고민했음. 매콤한 소스에 닭고기와 삶은 계란을 으깨 빵에 싸먹는 지그니ㅠㅠㅠㅜㅜㅜㅠ수단음식은 아니지만 짱짱맨

 

나중에 카르툼을 떠나면서 연락이 끊겼는데 몇 달 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사우디 아라비아로 가 새 삶을 시작한 조셉의 국제전화였다. 조셉 머시쩡!

 

 

 





 

미국인인 이브라힘의 어머니는 나를 자주 초대해서 맛있는걸 해주시곤 했다.

 

 












 

레게 매니아, 세일링클럽의 히피 라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생선을 좋아해서 내가 가면 꼭 생선요리를 해주곤 했다.

물론 식전에 치즈나 올리브같은 간단한 안주에 아레기를 마시는 것도 잊지 않음.

세일링클럽에서도 보면 꼭 음료수병에 넣어가지고 술마시고 있음ㅡㅡㅋㅋㅋㅋㅋㅋㅋㅋ

 

 

 


 

아프리카의 최고간식 사탕수수!!!!!! 한 봉지에 1파운드 정도로 길거리에서 매우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더운날에 한봉지 사서 씹어먹으면 완전 행복하고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차게 해서 먹으면 천국이 따로없음.

 

 



 

어느날 집에 가는데 갑자기 누가 말을 걸길래 몇마디 나눴는데 그 사람이 너 먹어 이러면서 무슨 종이박스를 내 손에 들려주고는 사라짐ㅡㅡ;

집에 와서 풀어보니까 거의 설탕물에 절인듯한 패스트리류 디저트였는데 대체 이걸 왜 나한테 주고 사라졌는지 지금도 미스테리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혹시나 해서 아주 조금씩 조금씩 먹어봤는데 뭘 탔고 안탔고를 떠나서 너무 달아서 못먹겠다. 하지만 단거에 환장하는 수단인들 사이에선 인기절정!

 

 

 

 




 

수단의 개쩌는 정육식당. 음식이 개쩐다기보다는 (그냥 평범한 양고기) 인테리어가 엄청난 센세이션이다.

 

잘 보면 내부에 식탁과 의자가 갖추어져 있는게 아니라 무려 침대가 갖춰져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려 베개도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은 여기 모여서 다들 벌렁 드러누워서 노가리를 까다가 음식이 나오면 앉아서 먹다가 다 먹으면 또 드러눕는다. 누가 낸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개천재인거같다ㅠㅠ 

 

 

정육식당의 시스템은 이렇다.  

정육식당에서 고기를 선택해 주문을 하면 고기를 베어 팬 앞에 앉아있는 할머니에게 넘긴다. 그러면 할머니는 고기를 구워 또 다음사람에게 넘김. 그 고기는 양념이 되어지고 여러 반찬과 곁들여져 서빙된다. 

 









반찬으로 나온 낙타생간. 어디서 낙타고기는 시큼한 맛이 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낙타여서 그런건지 아님 양념이 그런건지 시큼시큼한 맛이 난다. 못먹을건 없는데 내 돈주고는 안사먹을듯. 

추천수60
반대수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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