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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묻은 군화와 꽃고무신61(꼽추 할머니)

꽃고무신 |2003.12.29 09:36
조회 307 |추천 0

 

안녕하세요?

 

제가 한동안 뜸했죠?

 

진짜 진짜 진짜..... 죄송해요......

 

변명을 하자면......

 

우리집 컴터가 고장나서 들어오고 싶어도 올 수가... 없었어요

 

이글은  제가 알바 하면서 써놨던 글 옮긴거구요

 

다음엔.....

 

이번 크리스마스날 신군이 군기카드 긁~~~~힐~~~~~뻐~~~~~~~~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다들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셨는지....???


올해 얼마  안남았는데 마무리  잘 하시구요...


2004년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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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외딴집 이었지만 동네에 있는 어느 집보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집이었다


우리집은 양묘장에서 사무실 처럼  쓰는 산림조합의 출장소 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소일꺼리를 찾는 노인네들은 손보따리 하나씩 들고 아침마다 우리집


문을 두드렸다

 

 

 

 


" 아여~ 나 오늘도 일하려고 왔구만.. 오늘은 머햐?"

 

 

 

 


하며 방안에  자고 있는 우리들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신발을 벗고 들어왔다


일 하러 오시는 할머니 중에는 몇가닥 남아있지 않은 머리카락을 총 집합 시켜 아슬아슬 하게


비녀를 얹은  분들도 계셨구 훤칠한 키에 얼굴빛이 까만 할머니도 계셨다


하지만 내 기억에 가장 뚜렷하게 남아있는 할머니는 꼽추 할머니 였다

 

 

 

 


작은 산을 등에 이고 있는 듯이 어떤 옷을 입든지 불쑥 튀어나온 등은 감추어지지  않았다


우리 엄마를 비롯하여 다른 할머니들은 그 꼽추 할머니를 영란네 할머니 라고 불렀다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양팔에 토씨를 한 후  자기가 편한 손에 호미를 들면 모든 준비는 끝이다 

 

 

 

다른 할머니들의 허리 정도 밖에 오지 않는  그 영란네 할머니도  몸집 만큼이나 작은


손에 호미를 들고 목에 수건을 두른 후 어린 묘목들이 자라는 곳에 떡 하니 자리잡은


잡초를 솎아내는 김매기를 하러 가셨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다른 할머니보다  영란네 할머니를 더 잘해주셨다

 

 


처음엔 그 할머니가 불쌍해서 그러시는 줄 알았다


예전에 거지가 밥 달라고 찾아왔을 때처럼,


보따리 장수가  뭐 필요한것 없냐며  온갖 물건을평상에 펼쳐놨을 때처럼


 그 영란네 할머니가   태어나면서부터 겪었을 온갖  설움이  딱하고 그녀의 인생이


불쌍해서 그러시는 줄 알았다


어린 내눈에도 그 영란네 할머니는  충분히 불쌍해 보였다.

 

 


다른 할머니들은  그 영란네 할머니를 배냇병신이라며 소근거리길 좋아했으니 말이다.,.

 

 


더운 기운이 몸 속으로 들어오려는 어느 날 아침 그 할머니가 역시... 일등으로


우리집엘 도착하셨다


매일 아침잠을 빼앗기는  나로서는 억울하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했다.


매번 방문을 활짝 열어 그 할머니를 반갑게 맞이하시는 엄마한테도 화가 났으니......

 

 

 

" 엄마.... 엄마는 저 할머니한테 왜 그렇게 잘해줘?"


"................."


" 저 할머니 좀 이상하자나... 생긴것도 그렇고....."


" 헛소리 하지 말고.. 학교 갈 준비나 해"

 

 

엄마는 나의 질문에 대답해 주시지 않으셨다


말없이 차리시는  아침밥상엔 그 할머니 몫의 밥과 국이 놓여져 있었다


엄마가 그 할머니를 깍듯이 대하는 이유는 같은 초등학교를 다니는 셋째 언니한테 들을 수


있었다

 

 

 

" 야.... 너 아침마다 우리집에 일하러 오는 그 할머니 알지?"


" 어.. "


" 그 할머니  아침마다 우리랑 같이 밥 먹는거 넌 좋냐? "


" 아니.. 싫어.."


"그치? 나도...... 우리도  가난한데 남한테 해 줄 밥이 어딨냐 "


" 맞어...  그렇다고 그 할머니가 우리한테 밥값을 주는 것도 아니잖아..."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에 하나둘씩 불평이 쏟아져 나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난 참 못된 아이였다 )

 

 


" 난 엄마가 왜 그러는지 알어 "

 


" 어? 진짜 ?  왜? "

 


" 불쌍해서 그러는 건 아니고...... 엄마가 다른 아줌마랑 얘기 하는거 들었는데 그 할머니가

 

대단해서 그래 "

 


" 치........ 대단하긴 머가 대단하냐.... 대단한 사람이 맨날 와서  김 매구 가냐 "

 


" 아줌마가  그러는데 그 할머니는 나라에서 주는 돈도 거절했대 "

 

 

" 돈? 왜? "

 

 

" 장애인한테 주는 돈이 너무 적고 생색내기에 그치는 그런 돈 필요없다고 거절했다는 거야


그 할머니가 스스로 벌어서 모아놓은 돈이 디게디게 많아서 읍내 농협에 그 할머니가 뜨면 다


다들 일어서서 인사를 한다드라 "

 

 

 

 

" 치....... 거짓말...... 옷도 다 떨어진것만 입던데 "

 

 

 

난 그말을 믿지 않았다


아니 다 안 믿은건 아니였다


그 할머니의 바깥양반 되시는 분이...... 약간 바보라는 건 믿을 수 있었다


엄마가  그 할머니한테 쌀을 받는 모습을  보지 못했더라면 난 아마 평생 그 할머니의 진실을


모를 뻔 했다


엄마  하나만 바라보고 손가락 빨아대는 자식이.....6명이나 되고..... 식성  좋은 아이들을


여자 혼자 힘으로   벌어서  먹여 살리기엔 역부족 이었겠지만......


설마.......... 그   꼽추  할머니의 도움을 받을 줄은 몰랐다....


어쩔 줄 몰라하던  엄마의 그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

 

 

 

"  나한테 미안해 할것 없당께~~~~"

 

 


" 매번.... 죄송해요..."

 

 


" 난... 영선네 엄마 볼때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한두 새끼도 아니고.. 여섯 씩

 

이나......도망 안가고 어떻게서든 키워보겠다고 닥치는대로 일하는 모습 볼때마다....

 

내가 뭐 해줄 것 없나 생각 많이 했었당껜  헛튼 생각하지 말고 열심히 살어....

 

복 받을 겨...... 영선네엄마..... "

 

 

 

쪼그려 앉은 자세로..... 서있는 영란네 할머니와 이야기 하는   엄마를 보자.......

 

눈물이 났었다...........

 


엄마가 도망 갈 수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었는지.......

 


내가 생각해도 불쌍한 할머니한테 도움을 받는 우리집 처지가 싫어서 였는지....

 


이유도 알 수없는  눈물 때문에.........

 

그날 밤은 밤새 흐느끼듯 잤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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