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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노예 사건과 전라도 지역차별론

홍길동 |2014.02.16 04:30
조회 229 |추천 1

섬노예 사건이 어떤 이유로 정당화될수 없는 극악무도한 인권유린 범죄이며, 그 규모가 매우 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번에 드러난 것만 얼마이며, 또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고 2000년데 들어 TV방송이라던가 뉴스에서도 여러 번 거론된 일이다.


여기에는 모두가 동의하지만, 과연 이것을 '전라도 섬노예'라는 프레이밍으로 전라도를 차별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


여기에 대해서는 인터넷에서 논쟁이 뜨겁다.


읽는 사람을 헷갈리지 않게 하기 위해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전라도 섬노예라는 명칭을 지역차별주의로 볼 수 없으며, 이번 사건에서는 전라도민이 욕을 먹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이제부터 설명해보자.


모두가 알고 있듯이, 섬노예 사건은 염전 주인들을 비롯한 노예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예들을 탈출하지 못하도록 감시한 섬 주민들, 그리고 육지까지 도망쳐 갔는데도 불구하고 택시기사가 다시 주인에게 되돌려 줬다는 점, 경찰서에 가도 협력을 얻지 못했다는 점, 그것이 알고싶다라던가 긴급출동SOS에서 취재를 갔을때 근처 관공서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점 들을 보면


그 지역 섬 주민들만이 아니라, 근처 해안지방의 일부 주민들, 관공서, 경찰까지 모두 관여된 일이다. 이들은 이번 섬노예 사건에 직접적으로 관여된 사람들이다. 1차적으로는 노예주들과, 노예주들에게 그들을 팔아넘긴 사람들이 주범이지만, 위에 언급된 섬 주민, 해안지방의 일부 주민들, 관공서, 경찰들은 노예들의 탈주를 막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거나, 혹은 묵인함으로써 모두 공범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범죄자로 규정해 비난하는 것은 거의 모두가 현재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여기에 '전라도'라는 지역을 싸잡아 비난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 현재 논란중이다.


그들의 논리를 몇 가지 살펴보자. 첫 번째는, 좁게는 노예사건이 이번에 벌어진 신안지방에 국한시켜야 한다. 또는 그 이전의 섬노예 사건이 일어났던 일부 섬에만 국한되는 문제이므로, 이들 섬 지역의 문제라고 보아야 하지, 전라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다른 사례들도 함께 생각해 보자. 우리는 중국에서 각종 불량식품 문제가 터졌을 때 중국인을 싸잡아 욕하고, 러시아에서 푸틴이 지지율 합계 120%라는 어이없는 사건으로 당선되었을 때 러시아를 싸잡아 욕했고, 미군이 한국에서 각종 범죄를 저질렀을 때, 안톤 오노가 김동성을 탈락시켰을 때 미국 전체를 싸잡아 욕하곤 했다. 이렇게 어떤 사건이 터졌을 때 전체를 싸잡아 욕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관행적이고 자주 일어나는 일이므로 정당하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고 본다.


그렇다면, 저렇게 일반화시켜서 싸잡아 욕하는 행위는 틀린 행위일까? 아니면 나름대로 정당화될 수 있는 행위일까?

일반화시키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라고 본다. 특정 범죄/사건/사고가 일어났을 때 그것은 그 범죄/사건/사고를 일으킨 범죄자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지 못한, 주변의 책임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그 범죄가 한번만 일어나는 단발성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러난다면, 그런 범죄가 두번 세번 또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감시와 노력을 하지 않은 그 주변의 책임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주변에는 과연 어디까지 해당되는가? 사실 주변이란 것이 칼로 딱 자를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론적으로는 세계인 전체가 포함되지만, 그 범죄를 막기에 좋은 위치에 있었을수록 그 책임이 무거워진다. 예를 들어, 그 범죄현장을 직접 봤으면서도 외면하고 도망간 사람은 법적으로도 책임을 물을 만큼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고, 그 범죄현장과 가까운 지역사회가 그 다음으로 무거운 책임, 그리고 그 지역사회가 속한 도시 또는 행정구역이 그 다음으로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고, 그 다음으로는 그 행정구역이 속한 국가가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것이다.


즉, 이론적으로는 세계인 전체가 책임이 있지만, 그 범죄현장과 가까이 있을수록, 그 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막기에 가장 용이하고 가까운 위치에 있었었을수록 책임이 더 무겁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중국에서 각종 범죄가 벌어질 때 중국인을 싸잡아 욕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범죄들에 대해서는 중국인들이 중국인이 아닌 사람들보다 더 큰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각종 범죄와 도발의 경우에도, 일본인들이 일본인이 아닌 사람들보다 더 큰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일반화시켜서 싸잡아 욕하는 행위는, 그 대상이 전부 다 범죄자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다른 사람들보다는 더  상대적으로 책임이 더 크기 때문에, 그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번 전라도 섬노예 사건은 어떤가, 우선 이 사건은 지속적으로 일어난 일이고, TV 방송에도 보도되었고(물론 전라도 지역에서는 이러한 TV 방송들이 보도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런 것이 면죄부가 될 수 없고, 오히려 더 가중책임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모두 이해할 것이다.), TV 방송 뿐만 아니라 인터넷 뉴스 기사, 신문,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에도 이러한 글들은 지속적으로 올라왔다는 점에서


몰랐다는 것은 면죄부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전라도 사람들은 이번 섬노예 사건에 대해, 섬노예가 일어난 지역과 지리적으로도 가까웠고, 혈연, 인맥적으로도 가까운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섬노예 사건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더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전라도 사람들이 전라도가 아닌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고, 다른 지역 사람들은 그렇기 때문에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전라도 섬노예라는 것이 단순히 일반화에 의한 지역차별이라고 볼 수 없으며, 전라도 사람들을 욕할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논해야 할 것은 일반화의 범위이다.


그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부터의 거리(단순히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그 사건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을수록 거리가 가까운 것이라는 의미의 거리개념이다.)가 가까울수록 책임이 크다는 것은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디에 선을 긋는 것이 합당한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신안? 전라도 서남부 해안? 아니면 전남? 아니면 전라도? 어디에 선을 그어야 하는가?

이 선을 긋는 데에는 기존의 전라도에 대한 지역감정이 개입할 여지가 충분하므로, 신중하고 비판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 선을 어디에 그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쉽게도 도덕만 가지고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형평성의 원칙에 따라, 기존의 사건, 사고에 대해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보아왔는지를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대구에 있는 학교에서 자살사건이 났을 때, 혹은 광주에서 폭력단 사건이 났을 때, 한국의 언론은 도시의 이름을 거리낌없이 붙여왔다.

'대구에 있는 학교에서 또 자살.', '광주 폭력단 검거.' 이런 식으로 말이다.

어떤 강력범죄가 터졌을 때 그 도시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그다지 한국사회에서 문제시되지 않는 기준으로 보인다.

대구에 있는 학교가 예를들어 대구의 XX구에 있었다고 해서, XX구에서 자살이라고 하지 않고, 대구에서 일어난 자살사건이라고 한다.

광주의 경우에도 그동안 마찬가지였고, 기타 대도시들의 경우엗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이 경우에도 해당 섬의 이름만을 붙여야 형평성에 맞는 것일까?


하지만 이 경우에는 다른 것이, 위의 강력범죄들은 지역 주민들까지 공범이 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즉, 범죄자는 직접 범행을 저지른 범죄자에 국한되지, 그 지역사회가 함께 범죄에 가담해서 공범이 된 경우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섬노예 사건의 경우에는 섬 지역 주민, 경찰 및 관공서, 일부 해안지역 주민들까지 연루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범죄의 규모, 공범자들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다면, 이를 그 섬 지역만 문제삼는 것은 형평성이 맞지 않다.


비례성의 원칙을 생각하면, 전남 또는 전라도라고 부르는 것도 이 경우에는 본인이 보기에는 합리적이다.


따라서, 선을 긋는 것을 '전라도' 로 설정하더라도, 본인이 보기에 그동안의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대해 '전라도 섬노예' 라고 이름을 붙이거나, 전라도를 욕한다던가 하는 것은 내가 보기에 문제가 없으며, 전라라도민은 욕먹을 만해서 욕을 먹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말하고 나면 간혹 어떤 사람은, 외국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 한국 섬노예라고 하지, 전라도 섬노예라고 하지 않지 않겠느냐며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본인이 말한 거리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한국에 살기 때문에, 부산이나 대구, 광주를 구분한다.


하지만 외국인은 멀리에서 보기 때문에, 부산이나 대구, 광주가 모두 비슷한 곳으로 보이는 것이다.


같은 거리에 떨어져 있는 물체도 멀리에서 보면 별로 안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고, 가까운 곳에 있으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원리와 같다.


따라서 외국인이 전라도 섬노예가 아니라 한국 섬노예라고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다.


이 정도까지가 본인이 이제까지 섬노예 사건과 관련해서 인터넷에서 벌어진 각종 논쟁을 보고 생각을 정리한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이야기해 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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