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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비에 대한 이야기

얼마 전에 올렸던 글인데 학생회비 관련해서 논란이 많은 것 같아 다시 올립니다.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고,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고, 억울하신 분들도 있어서 글 남깁니다. 물론

 

저도 욕 먹을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만, 오해도 있고 진실도 있다는 점에서 글을 씁니다.


  저는 지방에 있는 국립대를 졸업했습니다. 3학년때 과 학생회장을 했고, 4학년 때는 단과대 대의

 

원 의장을 지냈습니다. 대의원이라 하면 좀 낯설어 하실 수도 있는데(대의원회가 존재하는 대학교

 

가 많지는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감사기구입니다. 학생회가 학생회비를 올바르게

 

 쓰고 있는지, 예산 사용의 규모는 적절한지 평가하고 학생들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죠.


  먼저 학생회 얘기를 좀 하자면, 구분해서 생각하셔야 하는데 총학생회가 있고, 단과대학 학생회

 

가 있고 과 학생회가 있습니다. 총학생회는 등록금에 포함되어 있는, 대체로 10000원~15000원 정

 

도의 학생회비로 운영됩니다. 물론 이 돈이 모두 총학생회의 예산으로 활용되는건 아니구요. 학내

 

재학생들이 낸 총학생회비는 단과대학 재학생 수의 비율에 맞춰서 단과대학생회비나 중앙자치기

 

구들(학생복지위원회, 총여학생회, 교지편집위원회 등등)에 분배됩니다. 그러니까 만 명이 1만원

 

의 총학생회비를 냈을 경우 1억원의 총학생회비가 모이고, 여기에서 1000명이 있는 단과대는 얼

 

마, 2000명이 있는 단과대는 얼마 하는 식으로 나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예산을 가지고 단과대학

 

학생회가 1년 단위로 운영되는 거구요. 총학생회가 다른 자치기구와는 좀 구별되는 것이, 총학생

 

회의 기본 예산은 총학생회비에서 분배되는 것이 맞습니다만, 총학생회가 진행하는 학교 단위의

 

행사들은 기성회비 예산, 그러니까 학교에서 따로 예산을 집행합니다. 그래서 억소리 나는 대학

 

축제들도 진행할 수 있는 것이죠. 저희 학교에 경우 총학생회의 총학생회비는 1500만원 정도였는

 

데 운영할 수 있는 학교예산은 2억 좀 넘게 잡혀 있다고 들었습니다. 총학생회장이 개인적으로

 

마구 빼서 쓰는 돈은 아니고 예산안을 제출하면 학생처에서 교직원들이 집행해주는 방식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다만 비리가 있다면 예산 집행이 문제가 아니라 예산을 집행하는 업체

 

선정에서의 비리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리베이트 같은 방식으로요.)

 

  학교마다의 차이는 있을 것으로 압니다. 저희 학교에 경우엔 이 총학생회비에서 지원되는 각 과

 

예산은 없었습니다. 기성회비에서 학과로 편성되는 예산 중에 학생회에게 지원금 형식으로 일부가

 

제공되기는 하지만, 단위가 크지는 않습니다. 학과도 학과 나름대로 여러모로 쓸데가 있고, 또 예

 

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넉넉하게 줄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무튼 그래서 학과 행사에 소요되는 비

 

용은 1학년들에게 걷는 학생회비로 충당합니다. 이것도 좀 세세하게 아셔야 하는데, 저희 과를 예

 

로 설명하겠습니다. 제가 다닌 과는 재학생이 160여명 정도 됩니다. 이중에 신입생은 40명 안쪽이

 

구요. 학생회비는 제가 학생회장 할 때는 17만원정도 받았습니다. 대략 680만원에 해당하는군요.

 

이 비용으로 1년 예산을 잡습니다. 가장 크게 소요되는 예산은 역시 엠티나 답사인데요. 엠티로 예

 

를 들어 보겠습니다.

 

(지금하고 시세가 다를 수는 있습니다. 이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엠티는 1박 2일이거나 2박 3일 일정일텐데 저희는 1박 2일이었습니다. 보통

 

인원은 80~90명, 많으면 100명 정도 참석합니다. 버스는 45인승 버스 2대 대절하게 되는데, 보통

 

싸게 잡으면 대당 60~70정도 들어갑니다. 순수하게 엠티 장소를 갔다 오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죠.

 

다음으로 숙박비는 1인당 만원~만 오천원 정도 선에서 잡힙니다. 능력에 따라 6~8천원으로 잡히

 

는 경우도 있구요. 보통 만원으로 했을때 80~100만원 정도가 잡히게 되죠. 엠티 때 마실 술은 단과

 

대에 속한 학과들이 대부분 비슷한 시기에 가기 때문에 업체를 통해 대량으로 구매합

 

니다. 이렇게 사는게 시중가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이 때 다른 행사에 사용할 술(보통 보관이 용이

 

한 소주를 많이 사죠, 맥주는 그때 그때 삽니다.)을 사게 되는데 20병 한박스에 만 오천원

 

정도 잡습니다.  각종 안주와 필요한 물품들을 사는 데 드는 비용은 보통 20만원 정도를 넘지는 않

 

았습니다. 식사는 첫날 아침은 버스를 타기 때문에 김밥 한줄~두줄 정도 제공되고, 점심은 도시락

 

을 샀습니다. 도시락은 개당 3000원 정도 하구요. 저녁 때 고기 구워 먹을 건, 많이 사면 30~40근

 

정도, 그러니까 인원의 3분의 1정도로 맞춰서 사구요. 시세는 때에 따라 다르긴 합니다. 둘째 날 돌

 

아오는 길에 식당에서 밥을 사먹는데요, 보통 엠티는 관광지 쪽으로 많이 가기 때문에 식대가 인당

 

6천원~7천원 정도 하는 걸로 정합니다. 100명 잡고 60~70만원 정도가 들어가죠. 대충 이정도만

 

계산해도 버스비 120, 숙박비 100, 술+안주 40~50, 고기 30~40, 김밥+도시락 40~50, 식당 60~70

 

해서 380~430 정도가 드는겁니다. 이 밖에도 필요한 물품들이 있을 경우 예산은 더 들어갈 수 있

 

겠죠. 보시다시피 680만원을 걷은 돈에서 저정도 규모를 사용하게 되면 남는 돈이 얼마 없습니다.

 

그래서 학생회비를 걷은 돈으로 학과 행사를 모두 소화할 수는 없는 것이고,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따로 엠티비를 걷는 것입니다. 학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엠티는 학기당 한 번 정도 가게 될테

 

고, 체육대회나 다른 행사들이 있다면 돈은 더 들어갈 테니까요. 물론 참석자외엔 돈을 받지 않습

 

니다. 예전엔 미참석자에게도 절반의 엠티비를 걷었다고는 하는데, 제가 입학하고는 그러진 않았

 

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그럴거면 학과 행사를 하지 말라고 하는 분들도 계신데, 그건 좀 억지인거

 

같구요. 행사를 재밌고 즐겁게,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게 좋겠죠.

 

  마찬가지로 학생회 예산을 사용한 것은 영수증 하나하나 다 첨부하고 장부 정리해서 매 행사 때

 

마다 공개하고 게시합니다. 그리고 대의원회를 통해 따로 감사를 받고 장부 정리가 부족하거나 예

 

산 사용이 미심쩍은 부분은 지적받고 공개적으로 자보를 붙이도록 하구요. 그래서 1년 예산을 잡

 

아서 예산사항이 계획과 큰 변동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했습니다.

 

  학생회에 관한 건 더 길겠지만 이정도로 하겠습니다. 다음으로 대의원회인데, 저는 학생회장을

 

했기 때문에 학생회비 사용에 있어서 허술한 점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때부터

 

세칙을 개정해서 간이영수증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구요. 간이영수증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될 때는 저에게 연락해서 왜 그렇게 되었는지 설명하도록 하였고, 그 금액도 3만원 이내가 되도록

 

했습니다. 또한 장부 정리하는 양식도 정해진 것이 없어서 각 과별로 총무들이 대대로 알려주곤 했

 

었는데, 이게 총무 눈에나 정리지 학생들 눈에는 그냥 숫자묶음들이라 알 수가 없는게 태반이었습

 

니다. 그래서 학과 총무들에게 장부 정리하는 방법을 교육하면서 따로 저희 대의원회의 양식을 만

 

들어 배포했습니다. 장부 규격도 정했고, 현금내역도 필히 적도록 했으며, 현금보유는 분실이나 도

 

난을 당할 염려가 있어 인출하고 1주일이 지나기 전에 다시 통장으로 넣도록 지시했습니다. 1년 예

 

산안을 미리 받았으며, 각 과의 특성에 따라 어느 정도 융통성을 두고 학생회비를 집행하도록 했습

 

니다. 다만 예산안과 다른 행사가 진행되거나 혹은 예산안의 범주에서 너무 벗어나는 예산집행은

 

자보를 통해 학생들에게 알렸고, 또 학생회 자체적으로 사과문과 함께 해당 사유와 예산집행내역

 

을 2주간 게시하도록 했습니다. 감사 때는 저와 부의장, 상임위원들이 3일 밤을 새며 예산사항과

 

비교하고, 예산사용이 적절했는지, 보다 많은 학생들을 위한 예산집행이었는지 꼼꼼히 따져봤습니

 

다. 학기마다 하는 정기감사는 솔직히 비리를 저지르고자 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

 

에 학칙상 인정하고 있는 수시감사를 불시에 진행하기도 했구요. 이에 따라 행사가 있고 만 일주일

 

이 지나기 전에 장부 정리가 안 된 과는 사과문과 함께 장부를 정리하도록 지시했으며 다음 날 바

 

로 재감사 했습니다. 또 특별감사라고 해서 필요한 경우 대의원 의장의 재량에 따라 수시감사나 정

 

기감사 외에 지정 학과를 감사할 수 있는데요, 예산안과 다른 행사가 잡힌 학과는 특별감사를 진행

 

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총무들 중에 장부 정리를 눈에 띄게 잘하게 된 경우에는 자보를 붙여

 

학생들이 알 수 있게 했으며 해당 과에 저희 예산을 쪼개서 상품을 지급하기도 했습니다.(작은 단

 

과대라서 저희 예산은 학기에 20~3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아 좋은 상품은 못줬습니다. 이 예산

 

으로 감사도 하고 자보도 붙이고 대의원 활동 홍보도 하고 여러 가지 하느라 빠듯합니다.)

 

  장부는 통장내역, 카드 영수증, 도안(도안은 구입한 물건들을 사진 찍어서 붙이는 걸 말합니다.

 

실제로 구매했는지 알기 위해서 꼭 첨부해야합니다.) 등이 포함되어 있는지, 누락되었다면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적어도 제가 대의원으로 있을 때 학생회

 

비에 관련한 비리는 없었습니다.


  이건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적은 것이기 때문에 이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너무 원색적인 비난을 하지는 말아 주셨으면 좋

 

겠습니다. 흔히들 일반화의 오류는 매우 싫어하지 않으신가요? 학생들에게 더 즐겁고 재밌는 대학

 

생활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다만 그들은 이런 공간에서 드러나지 않을

 

뿐입니다. 비리를 저지르는 학생들에게 쓴소리를 하시는 건 말릴 수 없겠습니다만, 모든

 

학생회가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꼭 알아주시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두서 없이 끄적거려서 글이 매끄럽지 못한 점은 사과드립니다.

 

아. 추가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립니다. 1학년에게 4년치 학생회비를 걷느냐? 하는 궁금증도 있으실

 

텐데요. 일단 저도 그 부분에 있어서 학생회장 하는 당시에 고민을 많이 해봤습니다만, 현실적인

 

부분이 강합니다. 매년 1학년에 학생회비를 내 왔고, 그것으로 1년치 예산을 충당하다보니, 신입생

 

들에게 걷지 않으면 다른 학년에서는 받을 수가 없게 됩니다. 그게 문제였죠. 방법은 각 학생회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당해 년부터 신입생에게 학년당 학생회비를 걷는 것(이 방법은 1학년만 기존

 

학생회비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학생회비를 내기 때문에 예산이 엄청 줄어듭니다.)과 내규를

 

통해 전 학년에게 일괄적으로 받는 것(이건 2,3,4학년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무튼 그러다보니 저도 어쩔 수 없이 1학년들에게 4년치를 받을 수밖에 없더군요. 이 부분에 대해

 

서는 저도 딱히 방법이 생각나지 않네요. 좋은 대안 있으신분들은 의견을 올려주셔도 좋을 것 같

 

습니다. 학생회를 없앤다와 같은 원색적인 비난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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