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헤어질 때 인사도 못 했었다.
예전엔 매일 너랑 손 잡고 걸어다니던 그 길들.
그 길에서 마주칠 때마다 모르는 척 지나치는 게 너무 싫어.
내가 좋아했던 니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게 괴로워.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서
푼수처럼 실실 대며 웃던 우리가 남이라는 게.. 정말 착찹하다.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서 널 꽉 안아버리고 싶지만 그럴 자신이 없네.
이미 니가 날 네 마음 속에서 완전히 밀어내 버린 건 아닌지.
더 멀어질까봐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잘 웃고 잘 먹고 잘 자는데,
감정이 예민해지는 이른 아침이나 새벽이 되면 우울해서 내 내면의 어둠에 깊숙이 잠식돼버려.
그러다 보면 죽고 싶어져.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주겠지. 그러니까 차분히 기다리자.'
생각해도 금방 또,
'아니,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 차라리 힘들어도 좋으니까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말아줘.'
이렇게 기억 속의 너에게 마음 속으로 간절히 빌어.
널 잡고 싶어. 희망이 있다면 무릎 꿇고 빌어서라도 어떻게든 붙잡고 싶어.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니가 떠나는 이유를 너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다시 시작해봤자 나는 그 이유를
고칠 수 없을테니까.
사랑했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