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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곳에 장승이 있다

푸른바다 |2003.12.30 10:14
조회 332 |추천 1

 

 

신 귀거래사 (新歸去來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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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곳에 장승이 있다


얼마 전 불영계곡을 오르다 불영사 내려가기 전 휴게소에서 있었던 일이다. 푸른 솔가지가 계곡으로 쏟아지는 전망 좋은 곳에 무척 우람한 장승 두기가 서 있었다.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이 길손들의 안녕을 빌어주기나 하는 듯 다정한 모습을 한참 바라다보고 있을 때 초등학생인 듯한 오누이가 장승 아래로 다가왔다. 아이들 아버지가 사진을 찍으려 하자, 그때 아이들 엄마인 듯한 젊은 주부가 기겁을 하며 ‘사탄’이다, 사탄이야 하며 아이들 손목을 잡고 부리나케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가는 모습을 보고 나는 쓴 웃음을 삼켰다.


장승은 농경 마을을 사회 구성의 기초 단위로 했던 때부터 마을의 안녕과 수호를 맡고 농사의 성공을 보장하는 마을신의 하나로 성격을 굳혀 온 것이다. 인간에 의해 개척된 마을은 성역화 되었고 바로 그곳이 신의 보호를 받는 세계의 중심지임을 나타내기 위하여 장승이 세워졌던 것이다.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은 마을의 잡귀 잡신 악질을 막아주고 한해의 홍수와 돌림병 감기 고뿔도 들지 않게 막아 준다고 믿었다. 장승의 가장 큰 역할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인 것이다.


사람들은 또 장승이 남성 성기의 상징으로 잉태를 가능케 해준다고 믿었다. 이와는 반대로 여자들은 장승의 코나 눈 부위를 갉아서 감초와 함께 삶아 낙태 비방 약으로 먹기도 했다. 따라서 장승을 정확히 이해하려면 우리문화의 모든 측면을 상호 관련지어보며 생각하는 관점이 우선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 없이 자기가 믿는 종교의 교리적인 측면만을 고립적으로 해석하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편향에 빠져 우리문화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된다.


학자들은 장승을 단순히 미신과 우상숭배로 취급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문화 자체를 무시하고 부정하는 것이므로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전통문화가 지니는 나름대로의 논리적 근거와 존재가치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우상숭배와 미신으로 치부하는 차원에서 다루면 서양문화 우월주의와 일부 종교인들의 교리의 잣대로만 재단하려는 괴리에 빠질 것이다.


장승은 한국 전통문화의 보고나 전달자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쓸쓸한 들녘의 옛 마을이나 오지의 산촌마을에 들리면 우직한 선머슴의 모습처럼 꿋꿋하게 서있거나 민초들의 표정 그대로 너털웃음 짓고 있다. 장승의 형상에서 드러나는 표정들이 바로 우리들의 모습에서 찾아 낸 것이다. 풍상에 곰삭은 자화상 같은 이미지, 가식이나 위선이 들어 있지 않은 진솔한 민초들의 심성, 그것이 바로 마을 지킴이 장승이다.


장승은 ‘Devil Post' 또는 ’천하대장군‘의 이름으로 외국인들 사이에 가장 많이 선전된 한국 민속 유산 가운데 하나이다. 장승 중에는 사모관대와 족두리를 한 것도 있어 서양의 사탄과는 시작부터가 다르다. 장승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행복과 번영을 가져다주는 안녕 추구의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음력 정월 열나흘 날이면 팔도의 마을마다 대대로 장승을 세우는 것이다.

 

 

숱한 오해와 능멸을 받아온 우리 민속 문화유산을 이해하기 위한 문화상대론적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자기 문화만 우수한 것으로 믿고 자기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관점에서 타문화를 부정하거나 비하하는 이른바 문화국수주의를 철저히 지양하는 것이다. 식민문화의 잔재와 서구문화 중심주의가 우리 문화에 대한 오해와 왜곡을 불러왔다는 역사의 경험을 감안할 때, 우리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절감하게 된다. 다행이도 근래에 우리 것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참으로 다행인가 싶다.

 

 

2003, 12, 28

 

푸른바다

■장승들이 있는 풍경

서울을 떠나 양평을 거쳐 홍천을 지나 인제 쪽으로 가다 보면

신남 못 미쳐 어느 산 고개길 우측에

청정조각공원이라는 장승공원이 나온다.


무슨 한이 있어 장승 조각을 시작하셨는지는 몰라도….

이 조각을 하신 분의 심오한 깊은 뜻을

길가는 나그네들이 아는지 모르는지

모두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구경한다.



부러운 물건



잘 생긴 인자한 할아버지 인상에서부터

사천왕의 근엄한 인상의 장승

장난기 섞인 까불이 장승까지

모두가 머리에는 근엄한 물건을 이고 있다.



쓸만한 물건


메~롱! 기죽지^^*



내 짝은 어디갔지





다복과 풍요의 표상


얼굴은 못생겼어도

마음씨 하나만은 좋을 것처럼 보이는

옆집의 아저씨 같은 장승



놀란 도깨비 얼굴의 장승



쌍두마차



니 꺼, 내 꺼, 우리들 꺼

모두를 잘도 그려서조각을 하였단 생각이 든다.



실내에는 아직 채색되지 않은 많은 조각들이 있다.

이런 조각에 대한 관심은 남자들 보다 아낙들이 더 있는 듯...



촉수 엄금! 사진 촬영 금지!

분명 나도 모르고 사진을 찍었고

누군가가 만져서 까맣게 색이 변한

아저씨를 보며 실소한다.








음악-심진스님의 여기가 어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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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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