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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를 바라보는 저희어머니가 톡에 남긴 글 입니다.

여우비 |2008.09.03 15:09
조회 4,001 |추천 0

 

요즘 엄마가 건강이 많이 안좋으세요...

 

어린나이에 돈한푼없이 아빠만 믿고 따라와 지금은 으리으리한 집은 아니라도 강남에있는 빌라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남들 다 있다는 빚도 몇년전에 다 갚으시고...열심히 사신 분들이십니다.

 

20살에 아무것도 모르고 아빠 쫓아와서 셋방에서 시작해서 콩나물값 아끼고 본인 하고싶은거 못하면서 두자식 키우고 재산까지 이정도 늘려놓은 대단하신 분들 입니다...

 

전.... 20대 중??후반?? 

그 집안의 장녀이구요...이젠 살만한데도 엄마는 동대문 옷이 좋다고 하십니다.

좋은 옷좀 사입으라고 아빠가 말씀하시면 백화점 옷 살돈으로 동대문옷 열벌은 산다며...

저한테는 여자가 싸구려 옷 입고 다니지 말라시며 백화점 옷사입히고 남부럽지 않게 못하는거 빼고는 다 해주셨습니다.. 

 

아버지도 무둑둑하신 성격에 고지식하셔서 28년 한 직장에서 일하시고 돈벌어다 주시는게 가족에게 최고라 생각 하시는 분 이십니다.

(물론 감사하죠..하지만 엄마께 100점짜리 신랑은 아닌듯..)

저랑 제 동생도 어렸을적에 말썽...참 많이 피우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아빠 일하는데 신경이라도 쓰일까봐 왠만한 저희 일들은 혼자서 처리하고 맘아파하셨던 엄마입니다.

 

몇년전에 담석(쓸개에 돌이 차는거...)으로 수술한번 하시고 ....

담석이 그렇게 아프다는데...다음날 출근하는 아빠 깰까봐 야밤에 혼자 아픈배 움켜지고 병원가신 참 대단하신 엄마 입니다..

엄마는 어린나이에 셋방살이 하면서 첫딸인 저 낳으시고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해서 아직 젊으신데도 퇴행성 관절염이 있으십니다...

 

 

저희가족은 엄마가 슈퍼맨 인줄 았았습니다...

그저 그렇게 하시니까 그렇게 하시는게 당연하단듯...

지금은 그 많은 것들을 혼자 가슴에 넣어두고 삭히려 하셔서 일까요??

아직 50도 안된 나이에 얼굴에 기미도 많고, 갑자기 흰머리도 눈 깜짝할 사이에 생기더니...

한의원 의사선생님이 몸이 너무 안좋으시다고 하네요...

게다가 지금 갱년기 이신데...

 

한의원에서 위 내시경을 한번 찍어보라는 말에...

저도 본의 아니게 취업난에 휩쓸려 장녀인 제가 2달째 취직도 못하고 있는지라...

어제 아침 8시에 엄마와 함께 병원에가서 내시경을 찍었습니다...

담낭이 없어 쓸개즙이 그대로 위로 나오고 용종도 있어서 조직검사 들어간 상태입니다.

 

엄마한테 항상 권위적이던 아빠도

요즘 엄마 몸이 안좋다는걸 아시고 신경이 많이 쓰이셨는지....

어제는 회사직원분과 술을 한잔 하고 오시더니...

저보고 앉으라 하십니다...

 

제발 엄마 속 좀 썩이지 말라고...

니 피부 보고 엄마 피부 한번 봐보라고... 지금 엄마가 50도 안됐는데 피부가 저게 뭐냐고...

아빠도 잘할꺼니까 저도 잘하라며....

 

어제.... 아빠말씀 들으며 엄마 얼굴을 보니 참 느껴지는게 많더라구요...

 

모든여자에게 친절해서 그러지좀 말라는데 일년넘게 만나도록 내내 사람 진빼던 ..

2달전 수술할때만 딸랑와서 맨날 온다고 약속하고 나타나지 않는 ...

지 바쁘다고 오지도 않았으면서 나 아픈데 딴년이랑 술퍼먹고 있던 몹쓸 ...

그런 자기가 잘못하면 미안하다 잘한다 약속하곤 똑같은 일로 사람 돌게하는 ...

이건아니다 이건 아니다 하면서도 1년 넘게 만난 정때문에 계속 용서하고 만나줬던 그남자...

헤어졌지만...계속 전화가 옵니다....

항상 미안하다 잘못했다 하면서 똑같은일을 또 저지를것이 뻔합니다.......

 

어제도 어김없이 밤에 전화와서 미안하다하더군요....왜 용서를 안해주냐며...ㅡㅡ;;;

자기가 바람이라도 폈냐더군요....

열이 확 받아서 소리소리 질렀습니다.....

 

( 야!! 내가 너한테 이따위 대우 받으라고 우리엄마가 배아파서 나 낳았는줄 아냐??

내가 너한테 이딴 대접 받으라고 우리아빠 뼈빠지게 돈벌어서 나 키웠는줄 아냐??

너한테 이따위 대우 받으라고 울 엄마 먹고싶고,사고싶은거 참아가며 나 이렇게 애지중지 키운거 아니거든!! 나 너같은사람 필요없으니까 그냥 너는 니 갈길 가라!! )

 

한방 크게 먹이고 네이트, 싸이 다 끊고, 전화수신거부, 문자스팸처리 해놨습니다..

머리는 이사람 아니다라고 하는데 마음이 아직 정리가 안되서 참 많이 힘들고, 많이 울었는데...

그런 딸 보면서 말은 안해도 엄마도 많이 속상했을텐데....

속이 다 시원하네요!!!

(혹시 이성때문에 힘드신 분들 집에 계시는 어머니 아버지 생각하시라고.....^^)

 

 

 

전 엄마와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습니다..

몇달전 제가 톡톡에 나온 재미있는 사연을 몇개 읽어드렸더니..잼있어하시고 관심을 보이시길래...

가끔 제 노트북을 사용하셔서 노트북 윈도우 사이드바에 톡톡을 볼수있게 피드설정을 해놨습니다..

 

몇주전 부터 자꾸 제꺼 아이디좀 가르쳐 달라고...ㅡㅡ;;

본인도 리플 달고 싶으시다고....

네이트 아이디라 가르쳐 드리기 좀 애매해서 가입하는 방법만 가르쳐 드렸더니 가입하셨나봐요..

아까 병원 다녀오시더니..

본인 글에 리플이 없어서 재미가 없다며...투덜거리시네요...ㅎㅎㅎ

곁눈질로 제목만 봐뒀다가 방금 겨우 찾아 읽어봤습니다...

저거 치면서 분명 독수리 타법으로 입력하셨을 텐데...오래걸리셨을듯..

중간으로 정렬까지 해 놓으셨네요 ㅎㅎㅎ( 엄마 짱이다!! )

저야 우리엄마가 쓴글 몰래 읽어서 감동이지만...

다른분들은 재미 없을수도 있는데....

 

그래도 저희엄마 힘든일 잊고 그나마 톡톡보며 웃을 수 있게...

http://pann.nate.com/b3216005

리플좀 달아주시겠어요???

 

제가 어두운 길을 갈때면 진짜...등불이 되어주시고...

비를 맞고 있으면 온몸이 다 졌어도 본인 몸으로 비를 가려주시는 엄마....

정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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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건 모르겠고 일부로 그 게시판 까지 찾아가셔서 답글 남겨주신 분들.....

제가 거기 하나하나 감사하다 말은 못 전해 드려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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