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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만 효자인 남친 결혼해야 할까요

고민고민 |2014.05.24 17:53
조회 23,945 |추천 4
고민고민하다가 글을 씁니다. 우선 결혼한 사이도 하다못해 날을 잡은 사이도 아닌데 결시친에 글 쓰는 걸 양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결혼한 선배로서 후배의 넋두리를 들어주신다고 생각해주세요.

저랑 남자친구는 대학교 CC입니다. SKY 중 하나이구요. 남자친구가 저보다 두 살 위에요. 저는 이십대 중반, 남친은 후반입니다. 제가 이십대 초반, 남친이 이십대 중반일 때부터 만나기 시작해 지금까지 알콩달콩 사귀어오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현재 공부 중인 것만 빼면 완벽한 남자입니다. 공부도 전문직이 되려고 하는 거고 될 확률도 높아보입니다. 다정하고 섬세한 성격이고 공감능력이 굉장히 뛰어나 제 마음을 저보다 잘 읽어주고요. 이과생이라 그런지 논리적인 사고력도 좋고 한 번 뱉은 말은 반드시 지킬 정도로 책임감도 강합니다. 여자와 남자의 장점만 모아놓은 성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수영 태권도 헬스 등 운동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해서 체격도 좋고 건강하고 외모도 약간 취향을 타는 외모긴 하지만 잘생겼습니다. 사귀는 동안 정말 행복했고, 여자로뿐만 아니라 하나의 사람으로서 많이 성장했다는 걸 스스로 느낍니다.

이런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고민하게 되는 딱 한가지 이유는 남자친구가 지극한 효자이고 남친 부모님이 상당히 보수적인 분들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아버님이 한학자 집안의 장남이시고 어머님은 아들 둘 낳은 것을 포함해 맏며느리 노릇을 흠잡을 데 없이 해낸 분이세요. 성품은 좋으시지만 옛날 분인... 남자친구가 뜻한 바대로 전문직이 된다면 더더욱 며느리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시겠죠. 남자친구도 이걸 인정하고 있어요.

남친은 자기를 지금껏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합니다. 그 마음은 저도 당연히 이해가 돼요. 문제는 접니다. 저는 강성은 아니지만 양성평등주의자, 페미니스트입니다. 제 나이 또래의 배운 여자가 다 그렇듯이요. 그런 제가 남친 부모님이 바라는 며느리의 도리를 다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남자친구에게도 솔직히 내가 부모님의 기대를 다 충족시켜 드릴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늘 얘기합니다. 남자친구는 그 말이 너무 서운하대요. 제가 부모님께 해드린 건 다른 방식으로 뒤에서 자기가 어떻게든 보상을 해줄 거라고 약속하긴 했거든요. 그리고 너무 부당하다 싶은 건 자기도 부모님께 얘기해서 자를 거라고요. 다만 자기가 서운한 건 다른 여자가 시부모님께 이렇게 효도한다더라, 하는 얘기를 들으면 제가 그 여자보다 내가 더 잘해드려야지 하는 욕심을 내는 게 아니라 설마 나도 저렇게 해야하는 건 아니겠지? 하고 겁내는 게 눈에 보인다고요. 맞벌이 하는 여자가 현실적으로 모든 며느리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건 자기도 이해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며느리의 도리를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아쉽다고요.

제가 야속한 건 제가 양성평등주의자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우리나라 결혼제도에서 며느리와 사위의 역할이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그걸 이해해주길 바라는 남친의 태도에요. 저는 연애에서나 결혼에서나 남녀를 떠나 동등한 인격체로서 평등한 관계를 맺기를 꿈꿨고 그래서 연애할 때도 남자친구에게 일방적으로 기대는 철부지가 아닌 혼자 설 수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학생 때도 제가 과외를 해서 돈을 벌었기 때문에 지금은 취직한 직장인이기 때문에 제가 돈을 더 썼습니다. 2~3년 내 결혼을 하게 된다면 남자친구 집안이 넉넉하지 않고, 남자친구도 경력이 얼마 되지 않으니까 양가에 손벌리지 않고 제가 모은 돈으로 할 생각이거든요.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구요. 이것에 대해서는 조금 아쉽긴 해도 불만은 없습니다. 제가 권리를 주장하고 싶으면 당연히 그만큼의 의무도 져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제가 너무 사랑하고 인간적으로도 멋진 남친이지만 이 사람과 결혼하면 내가 꿈꿨던 삶, 내가 지금까지 옳다고 생각했던 가치관을 포기해야 하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응원이든 질책이든 아무 말이나 좋으니 선배님들의 조언을 기다립니다...
추천수4
반대수29
베플바부|2014.05.24 22:30
결혼은 연애랑 다른거 알져?ㅋ솔직히 효자랑결혼하면 마누라가 눈물 마를날없다는데... 옛말틀린거 하나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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