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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헤어진다는 것...

32여자 |2014.06.05 13:59
조회 14,127 |추천 32

그저께부터 마음이 너무 안좋네요.

한동안 괜찮았었는데 그저께 문득 아파트뒷길로 퇴근하는 길에 서있는 흰색차. 아닌걸 알면서도 번호를 확인했었습니다.. 그러고는 그날부터 계속 울게 되네요.

어제는 방에 들어와 우는데 엄마가 들어오시더군요. 울고있는 저를 보시고는 왜 그러냐고 이제 끝났는데 자꾸 그러지말라고.. 괜찮다가 갑자기 왜 이러냐며 뭐라고 하시더라구요. 다 끝났다고 자꾸 말하는 엄마한테 저도 모르게 소리쳐버렸네요..

 

*********

알아!!! 나도.

끝난거 안다고!!! 아는데 인정하는게 너무 힘들어서 그래.

20대랑 30대의 이별이 뭐가 다른지 알아?

내가 30이 넘어보니까 다 알아서 더 슬퍼.

괜찮아질 것도 알고, 매달리면 안된다는 것도 알고 이게 끝이라는거 붙잡아도 안된다는걸 알아서 더 슬퍼. 잡아서 될 일인지 아닌지 사실 누구한테 묻지 않아도 내가 제일 잘알아. 붙잡아도 안된다는거 지금 내가 제일 잘 알아.

듣고 싶은 것만 듣는거.. 당장 내 마음에 위로가 되는거만 듣고 싶어하는 것도 알아. 그래서 사실 위로도 위안이 안돼.

그래도 상담을 요구하고 게시판에 글을 썼던건 그래도 위로가 있으면 마음이 편하니까. 잠깐이라도.

사람일은 모른다고 조금은 위로가 되니까.

 

근데 엄마.

내 글에는 아무도 희망적인 이야기를 안해줘. 다 아니래. 다 끝이라고만 말해. 희망도 없어. 마음가는대로 하라는 그런 말조차 없어. 내가 게시판의 글을 거의 8,000개가 넘는 글을 다 읽었어. 재회의 글. 그중에서 제대로 된 재회의 글은 10%도 안돼. 근데 그 중에서 결혼을 앞두거나 내 나이대의 재회는 1%도 안돼. 0.5? 그것도 안될지도 몰라.. 가능성은 나도 잘알아. 

타로같은거 믿지도 않으면서 가서 봤어. 근데 거기서도 아니래. 궁합을 봐도 최악이래. 어느누구하나도 좋은 이야기를 안해줘. 세상사람들 모두가 아니라고 말하는 기분이야.

근데 진짜 더 슬픈건 내가 안다는거야. 사실 아무한테 묻지 않아도 내가 제일 잘 안다고.

회사 후배 연애상담해주고나서 더 슬퍼졌었어. 남들이 나를 이렇게 보고있는거구나. 다들 아니라는데, 척봐도 아니라는데 나혼자 미련가지고 이렇게 마음아파 미련하게 지낸다고.

그래서 주변사람들한테 이제 더 말도 못해. 너무 민폐야.. 고민을 들어줄때 힘들다기보다 사실 뭐라고 말해도 안들리는거 아니까 그것도 상담해줄때 상당히 지치는 일이거든.. 그것도 알아서 나 마음 편하자고 주변사람들을 괴롭힐 수도 없어.

 

엄마, 다 알고 있으니까 제발 나한테 아니라고 엄마까지 말하지 마.. 기다리면 올수도 있다는 말도 거짓인거 아니까 그냥 아무말 하지마.

인연이면 언젠가 만난다.. 인연이라 믿고 싶은데.. 그것도 아닌거 같아. 인연이 아닌걸 알아서, 돌아오지 않을거라는걸 알아서 마음이 아파. 인연이란 타이밍과 노력이라는데 다들 노력도 하지말래. 근데 그 노력 나도 알아. 하면 안되고 해도 소용없다는거.

위로가 받고 싶은데 어느말도 위로가 안된다는것도 잘 알아.

나만 힘든게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내가 특별한게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아.

 

20대엔 뭣모르는 것도 있었고 왠지 모를 자신감도 있어서.. 무턱대고 잡을 수도 있었고, 하고 싶은대로 할 수도 있었고, 사람들의 조언에 이렇게도 저렇게도 괜한 희망을 품을 수도 있었어. 근데 이제 사람들이 하는 조언이 조언이 아니라 위로라는 것도 알아. 그냥 힘내라고 하는 말. 그때처럼 마음가는대로 잡지도 못해. 내가 그런짓을해서 좋을게 없다는 것도 알고.. 그가 더 힘들어할거라는 것도 알아.

나한테 이별을 말할 수 밖에 없을정도로 그도 힘들었을거라는 그런것도 알아. 내가 지금 아픈것보다 더 아팠을수도 있었다는거 그것도 알아. 그도 어리지 않아 심사숙고했을거야. 내가 사랑을 다시 시작했던것처럼.. 그래서 원망도 할수없어. 그냥 내가 다 안아야해.

정말 진심으로 좋아했던 짝사랑. 그 사람 잊는데 2년이 넘게 걸렸었어. 그냥 짝사랑이었는데.. 심지어 그 사람 알고보니 쓰레기같은 사람이었는데.. 쓰레기라는걸 알고서도 1년이 더 넘게 걸렸었다고..

근데 이 좋은사람은, 내가 너무 사랑했고 나를 사랑해준 이 사람은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내가 잊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 다 아는게 이거 하나 몰라서 너무 두려워.

 

그러니까 나한테 그런말 더는 하지마.

이별을 인정해가는게 너무 힘들어. 괜찮다가도 이러는거 아는데도 감당이 안돼. 이제껏이랑은 너무 달라. 나는 나름 쿨하다는 여자였는데, 이제껏했던 사랑이 우스울 정도로 이렇게까지 힘들줄 몰랐어.

엄마가 속상해할거 아는데.. 그래서 참고있었는데 안된다. 한번씩 이렇게 무너지는거 안된다 진짜..

미안해.

 

괜찮아. 이러다 또 괜찮아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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