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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엄마 1,2,3

hazel |2014.06.13 04:06
조회 6,322 |추천 15

제가 처음 글을 올렸을때 짱공유 hyundc님의글을 가져왔었는데 최근에 완결된 이야기가 하나 더있어서 기쁘게 가져왔어요 한꺼번에 올리려다 그래도 3편씩 올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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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엄마 1

 

 

 

 

 

 

 

 

 

 

그러니까 그때,

 

만약에 그때 집에 어머니가 계셨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가끔 생각한다.

 

인생을 살아가며  '만약에' 라는 단어로 과거를 치환하는건 불가능 하다지만.

 

그래도 가끔 생각해본다.

 

만약에 그때 집에 어머니가 계셨더라면.

혹은

내가 어머니를 찾아보겠다며 나서기 라도 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해 본다.

 

 

 

 

 

 

 

 

 

"어머니 계시니" 라고 옆집 미루 엄마는 내게 물었다.

나는 중학교 삼학년 이었고

그날, 토요일은 12시부터 보충 학습이 있는 날 이었고.

그래서 나는 11시경 집을 나서기 위해 준비 중이었으며.

 

어머니는………

 

어머니는 그때 같은 아파트 다른 집에 마실중 이셨다.

 

웬일인지 미루 엄마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고.

 

중학교 3학년의 남자 아이는 단지 목소리가 좀 힘이 빠지고 이상하다는 것 만으로

무언가의 예시를 느낄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

 

"어? 엄마 지금 안계시는데요" 라고 빼꼼히 연 문으로 나는 대답했고

 

"그러니?" 라고 미루 엄마는 풀이 죽은 표정으로 뒤돌아 섰다.

 

그때 나는 어머니를 찾아 나서야 했다.

 

최소한

 

'잠깐만 계셔 보세요 엄마 금방 찾아 올게요' 라고 말이라도 했어야 했다.

 

나는 예정대로 짐을 꾸려 학교로 나섰고

평상시 대로 콩나물 시루 같은 교실에서 화창한 토요일 보충 수업을 받았고

 

 

 

 

그리고 옆집 미루 엄마는

 

 

 

 

 

 

10층에 위치한 아파트 복도에서 단단한 시멘트 바닥 아래로 몸을 날렸다.

 

 

 

 

단지 우연일 뿐이다.

 

그 시간에 어머니가 집에 계시지 않았던 것도.

 

혹은, 내가 보충수업에 늦을까봐 부랴부랴 짐을 꾸리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도.

 

모든 것은 우연일 뿐이다.

 

그리고 인간의 삶에 '만약' 이라는 단어로 치환 될수 있는 것은 없다.

 

단지 벌어진 일이고 지나간 일일 뿐이다.

 

 

 

 

 

 

 

미루 엄마는 항상 친절 했다.

항상 밝았고 정말 고운 마음씨를 지닌 옆집 새댁의 이미지 그대로 였다.

 

보충수업을 마치고 밤늦게 집에 오다 마주치면 웃으며

"이제오니? 힘들지? 요즘 학생들은 힘들어서 어쩌니" 라는 인사를 빠뜨리지 않았고

각종 아파트 행사에 앞장서 나섰으며 가끔은 리어카를 끌고 가는 낯 모르는 늙은 할아버지에게 집에서 못입는

 옷가지를 들고 나가 전해 줄 정도의 넓은 마음을 가진 그런 고운 심성을 가졌었다.

 

 

 

 

동네 아줌마들은 가끔 모여 타인의 신상을 거리낌 없이 풀어 놓는다.

"글쎄 미루 엄마는 원래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친정에서 사위는 무조건 명문대를 나와야 한다 그래서 억지로 헤어지고 지금 신랑하고 결혼 한거라네"

 

"미루 엄마 시어머니가 여간 아냐 어휴, 끔찍해 끔찍해. 아주 며느리를 쥐잡듯이 잡아"

 

동네 아줌마들은 타인의 신상을 풀어 놓는데 거리낌이 없기 때문에 중학교 삼학년의 내 귀에도  미루 엄마의 대략적인 신상정보는 들어 온다.

 

 

 

 

 

가끔 노래를 흥얼 거렸다. 미루 엄마는.

 

 

 

복도형의 우리 아파트에다 내방은 복도쪽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루엄마가 흥얼 거리는 노래 소리는 바로 내방으로 타고 들어 왔다.

 

"흠~ 흐흐흐흠~~흐흠~ 흐흐흠~~~"

 

 

 

나중에 내 나이가 들어,

 

미루 엄마가 자주 흥얼 거렸던 노래가 모짜르트의 편지이중창 이었던걸 알았다.

 

미루엄마는 그 노래를 아주 좋아 했다.

 

가끔 공부를 하다 아줌마가 노래를 부를 때 볼펜을 놓고 가만가만 노래 소리에 귀를 기울인 적도 있었다.

 

노래는 아주 사근사근히

 

내가슴에 침잔 했다 

 

 

 

 

 

"글쎄 피가 사층까지 튀었대"

 

보충 수업을 마치고 저녁나절 집에 돌아오니 우리 집에 동네 아줌마 들이 모여 있었다.

 

"청소 아줌마가 봤는데 무슨 박스가 떨어진 것 처럼 보였다네"

 

동네 아줌마들은 늦은 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집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 들을 하고 있었고,

궁금증에 나는 누나방으로 건너가 무슨일이 있었나 물었다

 

"글쎄 미루 엄마가 복도에서 뛰어 내려 자살 하셨대"

 

누나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고, 그 말을 듣는 나는 온몸에 소름이 찌르르 퍼졌다.

 

 

 

 

 

한동안 나는 밤에 복도를 나가지 못했다.

 

화장실에서 문을 닫고 머리도 감지 못했다.

그때,

그 아파트 우리층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 했다고 한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더더욱이 정상적인 죽음이 아닌 죽음을 체험하게 된다면,

공포는 배가 된다.

 

상상은 극대화 되고 극대화 된 상상은 머릿속에서 춤을 춘다.

 

그렇게 조금씩 시간은 흘렀고.

하루하루의 시간만큼,

딱 그만큼.

우리는 조금씩 미루 엄마를 잊어갔다.

아니.

그렇게 조금씩 잊혀져 가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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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엄마 2

 

 

 

 

 

 

 

 

 

처음 미루 엄마가 자살을 한 후 얼마동안

아파트 우리 층 주민들은 거의 패닉에 빠졌어.


우리는 신문과 방송에서 날마다 자살에 관한 소식을 접하지만 실상 그 일이 내 옆에서 일어 났다고 생각해봐.

어제까지 웃으며 인사하던 그 사람이 갑자기 죽은거야. 

그것도 우리가 사는 층에서 투신으로.


다른 층 주민들은 어땠는지 알수 없지만 하여간 우리층 사람들은 공포에 빠졌어.


그때 우리 아파트는 복도식 이라 층에 12가구가 살았어.

그리고 집집마다 모두 친했는데 일종에 단체 공포심이 생겨 난거지.


물론 나도 그떄 굉장한 공포감이 들더라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집에 들어갈때 까지의 스산함은 물론이고 머리 감기도 무서워.

특히 머리 감을 때 제일 공포감이 극대화 되더군.

누가 쳐다 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말이야. 

눈감고 머리를 비비고 있는데 손이 하나 더 스윽~ 내려와 내 머리를 만질 것 같은 공포심 같은것 말이지. 



그리고 그때 참 웃겼던게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그런 일이 있었나 의심이 갈 정도지만

그 일이 일어났던 다음날 어딘가 나갔다가 조금 어둑어둑할 때 집에 들어 가는데 우리 층수에 서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데 바로 정면에 시커먼 관이 바로 떡 서있더라구.


정말 심장 멎는줄 알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윽 열리는데 정면에 시커먼 관이 벽에 기대져서 떡 하고 서있는 거야.

문짝에 한문으로 뭐라고 크게 두글자가 써있었던 것 같은데 그건 잘 모르겠고.

정말 놀라서 집앞까지 한달음에 뛰어 들어 갔지.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가물가물 한거야.

분명 실제로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던건데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정말 그런일이 있었을까?’ 라는 의구심도 들고 말이지.


왜냐하면 너무 이상하잖아?  그 집으로 관 자체가 들어올 일이 없는 상황 이거든.

집안에서 죽은것도 아니고 시신이 집에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래서 세월이 흐르고 흐르면서 내 스스로 그 기억들을 무엇인가 오류가 난 기억의 칸에다 편제를 바꿔 놓았던 것 같아. 

분명 내가 봤던 시각의 형상들은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지.


내가 그 일이 있고 한달정도 있다가 미루 엄마를 본것도 그저 기시감 비슷한 걸로 치부해 버렸어.


미루 엄마가 죽고 한달쯤 후에 아파트 복도를 지나 우리집으로 가는데 미루네 집 문이 열려 있는거야. 

별 생각 없이 지나가는데 말이지,


얼핏,

집안에 미루 엄마가 거실에서 청소를 하고 계시더라구.


그때 왜 그랬는지 그냥 ‘아! 미루 엄마가 청소를 하시는구나’ 라고 생각 하고 집에 들어 갔는데.


집에 들어가서 가방을 내려 놓고 책상 의자에 멍하게 앉아 있다가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쫙~ 올라오는거야.


이상하지? 왜 그때 미루 엄마가 청소 하고 있는 상황에 전혀 괴리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한 동안 두려움에 떨었는데, 그 얘기는 가족이나 아무 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어.


왜 그런거 있잖아, ‘내가 착각 했겠지’ 


사실 이라면,


사실이라면 그 공포감을 견딜수가 없잖아.


그렇게 진실의 저편 깊숙히 어딘가에 담아 놓기로 했어.


그러니 아무에게도 이야기 할수 없었던 거지.

사람의 망각 이라는게 참으로 신기해서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또 내가 무엇인가 잘못 봤겠거니 하는 생각이 드는거야.


인간은 적응의 동물 이잖아.




뭐 어쨌든,  사실 이 이야기는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아.




그렇게 한동안 우리 아파트 주민 대부분이 공포에 휩싸인채 지나갔어.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 이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까.

그렇게 하루하루의 시간이 지나갔고 우리의 공포심은 딱 그 하루의 시간만큼씩 희석되어 갔어.


물론 중간중간 1002호집 아줌마가 복도에서 미루 엄마의 목소리를 들은적이 있다고 목소리 낮춰 은밀히 얘기하는걸 지나가다 들은 적도 있었고, 

1006호 아저씨가 고주망태가 되어서 밤에 들어 오다 복도 끝에 서있던 미루엄마의 형상을 보고 깊은 새벽에 복도가 떠나가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등의 몇번의 소동이 있었지만,

그것도 그때의 작은 소동일뿐 결국 우리는 차근차근히 평범한 자기 일상으로 돌아 왔어.


그런 것 아니겠어?

결국 인간 개개인 누구나의 삶은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잖아?

남겨진 자는 결국 스치운 자국을 어떻게든 하루하루 메워가며 제자리를 찾아 간다구.


그렇게 아무일 없이 3년이 지났어.

아 참! 아무 일이 없지는 않았지. 아까 말한대로 일련의 작은 소동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나름대로의 바쁜 일상으로 공포감을 꾸역꾸역 지워가며 잘 살아가고 있었다구.


그렇게 3년이 흘렀고 나는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어.


그리고 삼년이 지난 그해  

미루 아버지는 재혼을 하셨다. 


사실 우리는 미루네집이 이사를 갈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계속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 집에 계속 살더라구.

자세한 이야기는 기억이 나진 않지만 미루의 할머니가 오셔서 미루를 봐주셨던 걸로 기억 나는군.


지금 생각하면 왜 이사가지 않고 계속 그 집에 살았는지는 많이 의아해.

내 기억에 사건 당시 미루가 초등학교 1학년쯤 됐을거야.

아무것도 모를 나이가 아니란 거지.

그 아파트에서 계속 큰다면 모친의 죽음이 여러가지 종류의 트라우마로 작용할 위험도 있는데 말이지.

어쨋건 내 알바 아니지만 미루네 집은 여전히 그 집에 계속 살았어.


그리고는 재혼을 하신거지.


물론 미루 엄마가 돌아 가신 뒤에 동네 아주머니들도 그 집과 왕래가 전혀 없어서 몰랐다가 나중에 알았다. 

처음 보는 아주머니가 그 집에 들락날락 하니까, 그리고 미루가 갑자기 그 처음 보는 낯선 여자에게 “엄마” 라는 단어를 쓰니까 알게 된거지.

당연한 일이라고 라고 생각 했어.

미루도 조금씩 커가는데 당연히 엄마가 있어야지. 










“근데 너는 요즘 이상한 소리 못들어?”


라고 어느날 옆집 미란이가 뜬금없이 나한테 묻는다.



미란이는 우리 옆집에 살던 동갑내기 여자 아이야. 

같은 학년에 동글동글, 뽀얀피부에 이쁘장하게 생긴 아이 였어.

나는 숫기가 없고 사교성이 부족한 반면 그 아이는 아주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은 아이였어.

그때 동네 아주머니들은 서로의 집에 자주 들락날락 자기 집처럼 드나 들었고,

그 아이도 자기 엄마를 따라 우리 집에 자주 왔었기 때문에 우리는 친했었지. 




그 때가 아주 더운 여름 밤 11시경 이었던걸로 기억해.

 밤 늦은 시간 이었기 때문에 가족들은 다 잠들어 있었고 나는 내방에서 무언가의 책을 읽고 있었는데 내방 창문으로 뭔가 허연게 스윽 나타나더라구. 

심장 떨어지는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미란이야. 


“너 안자?” 라고 그녀는 나한테 말을 걸었어

“어? 응. 책 좀 보느라고”

“그래? 안자면 나랑 놀자” 라고 얘기 하면서 그녀는 내방으로 들어 왔어.


그때 우리 아파트는 여름이면 현관문을 다들 열어 놓고 있었거든.


그렇게 그 아이가 내 방으로 들어 와서 내방 의자에 앉는데 막상 그 아이가 내 방으로 들어 오고 나니 기분이 묘해 지는 거야. 

더운 여름 밤 늦은 시간에 여자 아이가 나시에 숏팬츠만 입고 동갑내기 남정네 방에 들어 오다니,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이건 그림이 좀 이상 하잖아. 

그런데 뭐 안방문, 건넌방문, 현관문 다 활짝 열려 있고 하니 그려려니 했어. 


“웬일이야? 이시간에” 라고 물으니 갑자기 자기랑 놀자는 거야 공부하기가 너무 지겹다고.

그래서 내가 웃으며 말했어 

“잉? ㅋㅋ 이 시간에 뭐하고 놀아? 고스톱 이라고 치랴?”

라고 말하니 “오! 그거 좋은 생각이다 우리 고스톱 치자, 화투 가져와봐” 라고 말하는 거야.




이게 적성에 안맞는 공부하다 쳐 돌았나 싶었지. 

내가 어렸을 때 굉장히 보수적 이었어. 

보수적인 것도 보수적인 거지만 그 상황은 너무 웃기잖아?

아무리 시대가 바뀐다 해도 남녀가 유별한데 다 늦은 밤에 단 둘이 앉아서 고스톱 이라니.

그래서 내가 목소리를 짐짓 가다듬고 낮고 차가운 톤으로 그녀에게 말했어.

 

 

 


“판돈은……… 준비 됐나?”

 

 


그녀는 집에서 동전을 가져 왔고 나는 마루에서 화투를 들고 꺼내왔어. 

그리고 우리는 내방에서 판을 벌렸지. 


한여름 밤에,

고3 남녀 둘이,

핫팬츠에 나시만 입은채 우리는 고스톱 삼매경에 들어 갔어. 


어쨋건 가족들이 다 잠든 늦은 시간 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목소리를 상당히 낮춰서 조용히 대화를 했고 고스톱을 쳤어. 


그래도 둘이 시간이 지나가며 낄낄대는 소리, ‘탁탁’ 패 놓는 소리가 나잖아.

그녀가 갑자기 아줌마, 아저씨 깰수 있으니까 내 방문을 닫으라는 거야. 

사실 나도 덥거나 시끄러운건 둘째 치더라도 문까지 닫으면 분위기가 묘해 질까봐 일부러 열어 놨던건데 문을 닫으라니 좀 망설여 지더라구.


“왜? 덥잖아 그냥 열어 놓자” 라고 말하니 그녀가 직접 일어 나서 문을 닫는거야. 

“아줌마 깨시면 나 혼나잖아 그냥 닫자” 라며 문을 닫더라고. (웬지 점점 야설 삘이 되어 간다)


그런데 이게 문이 열려 있을때만 해도 화투를 손에 쥔 고삐리들의 명랑명랑한 분위기 였는데 문이 닫히자 마자 묘오~~~~~한 분위기가 생성 되는거야. 



그 날 초저녁에 무슨 일이 있었냐 하면

미란이 어머니와 미란이가 우리 집에 놀러 왔는데 아줌마가 홀겹 파자마 바람에 온거야.

웃도리 속옷을 안 입고 말이지.

뭐 서로 내집처럼 드나드는 사이고 아무리 어머니 뻘이라도 그건 좀 민망 하잖아.

다 비친다구. 

웃가슴의 형상이 말이야.

민망해서 마루에 앉아 있다 내 방에 들어 왔는데 미란이는 내방으로 따라 들어 오는거야.


“야 마루에 참외 깎아 놨어. 나가서 참외 먹어” 라고 미란이가 말하는데 내가 됐다고 했어. 

별로 참외 생각 없다고.


그러니까 뜬금없이 그녀가 실금실금 웃으면서 그러는거야.



“왜? 여자 둘이 속옷도 안입고 오니까 흥분돼?”


난 아직도 저 워딩 하나하나가 안잊혀져.


잊혀질수가 없잖아? 안그래?



아주 어린 나이였고, 난 아주 순진 했다구.


피가 확~ 꺼꾸로 도는 느낌 이었거든.

 

 


‘응?’



‘둘?’


‘여자 둘?’


그럼 미란이 얘도?


그말의 의미를 이해 하자마자 고개를 책상쪽으로 쳐 박았어.

 

 

 


얼굴은 뻘개지고 말은 ‘어? 어…’ 라며 더듬 거리고 있는데 그녀가 낄낄 거리며 나가더라구.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잔망 스러운 아이 였지.

 

 



어쨋건 초 저녁에 그 일까지 강렬히 생각 나면서 이상 야릇한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 오는거야.

 

 


갑자기 그녀의 새하얀 살결이 신경 쓰이고,  어 쟤가 가슴이 저렇게 컷었나? 란 생각도 들고, 웬 침이 이리 고이는 거야?, 라는 생각이 나는 동시에,  근데 왜 자꾸 침이 넘어가냐? ‘꼴딱꼴딱’ 의 상황이 발생 한거지.


그러면서 점점 머리 속이 복잡해 지는 거지. 몸땡이는 단순해져 가……

 

‘애가 왜 뜬금없이 이 시간에 내방으로 고스톱 치러 온 거지?’ 라는 생각과

‘문은 왜 닫았을까? 설마?’ 라는 생각들과,

‘얘 진짜 나랑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이방에 왔나? 도대체 나를 뭘로 보고. 내가 다른 남자들 하고 똑같은 짐승으로 생각하고 이 야심한 밤에 내 방으로 왔다면 정말 커다란 오예인데’ 라는 주접을 속으로 떨고 있을때쯤.





그때쯤,





그떄쯤 미란이의 동전을 내가 홀랑 다 따 버렸어.



그래서 내가 그랬지.


 

“동전도 다 떨어 졌고 시간도 늦었으니 이제 그만하자”


근데 내가 동전이 떨어 졌으니 그만하자며 미란이 얼굴을 보는데 얼굴이 빨개져 있는거야. 


‘아니 얘가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져 있지?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나? 동전이 다 떨어 졌으니 이제…… 설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녀가 내앞쪽으로 스윽 다가오는거야.


그러더니 아주 나즈막한 목소리로 나한테 얘기하는거야.



 

 

 





“근데………… 너는 요즘 이상한 소리 못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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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1편이 1월에 올라가고 5월에 2편이 올라가니 대략 사개월만에 올라 가네요.
개인적으로 조금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실 계속 글을 써야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도 들었고.
제 글이 대부분 제 경험에 기반한 사실들을 올리는 글들이라 쓰면서도 마음이 오락가락 하네요.
그래서 굳이 1편을 다시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썻습니다. 
이번 글만 보셔도 큰 무리는 없을 거예요.



이번 이야기도 제 경험의 조각들을 복잡하게 혼합해서 재배열 하는 형식 입니다. 
그러니 그저 마음 편하게 그저 누군가 확인되지 않은 허구의 이야기를 옆에서 들려 준다고 생각 해 주십시요.
   
   -------------------------------------------------------------------------------- 미루엄마 3

 

 

 

 

 

 

 

 

 

“너는 요즘 이상한 소리 못들어?” 라고 뜬금없이 미란이가 묻는거야?

 

뜬금없이 이상한 소리라니, 이 상황에서 니말이 더 뜬금없다.

“이상한 소리? 무슨 소리?” 내가 뜨아한 표정으로 되물었어.

 

그런데 내 대답에는 아랑곳 하지 않게 한참을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일어 나는 거야.

 

“나 이제 갈게.  잘자”

그러고는 미란이는 자기 집으로 가버렸어.

 

아니 뭐 이런 쌍금탕 같은 상황이……..

이것저것 방을 다시 정리하고 나도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겠어?

머리 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지.

이상하게 그런 오묘한 상황을 한번 겪고 나니까 미란이가 단순한 옆집 동갑 아이로 느껴지지 않는거야.

 

그 후 한동안 그 생각이 머리 속 에서 떠나지 않았지.

계속 그 상황이 생각나고 상상되고 상상은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풀어 오르고.

하여간 그 일이 있고 몇 일 정도 지났을거야.

 

그 날도 밤에 내방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복도 쪽에서 뭔가 조그맣게 노래 소리가 들리기 시작 하더라구.

 

내방 창문이 아파트 복도 쪽으로 나있었거든.

처음에 누가 집에서 부르는 노래 소리가 울리는 거려니 생각하고 별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조금 지나자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멜로딘데?’ 라는 익숙함이 들더라.

 

‘어디서 들었지? 어디서 들었지?’ 라는 의아함이 들면서 노래 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있다가

순식간에 온몸에 소름이 쫙 올라 왔어.

 

그 노래는 미루 엄마가 살아 계실 때 허밍으로 자주 불렀던 노래거든.

 

모짜르트 ‘편지 이중창’

 

저 노래가 쇼생크 탈출 교도소에 울려 퍼지는 노래로도 나왔었지.

 

그걸 깨닭는 순간 그간 여기저기 꾹꾹 눌러 담고 감춰놨던 공포감이 거대한 파도가 되서 날 집어 삼키는 거야.

 

미루엄마가 죽고 난 후에 그 노래를 누가 부르겠어?  흔하디 흔한 유행가도 아닌데 말이지.

미루엄마가 자살하고 난 뒤 악착같이 공포감에서 도망 쳤는데 그 노래 멜로디가 주술이 되서 내 안에 숨어 있던 모든 공포감을 뒤흔들어 깨워 놓은거지.

 

그날 그 더운 여름에 창문을 다 닫고 불 환하게 켜놓고 있다가 잠들었어.

어떤 공포감 이라도 어둠이 걷히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힘이 약해 지잖아?

그때도 그런 것 같아.

 

다음날 날이 밝으면서부터 진짜 내가 멜로디를 들었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 ‘에이 내가 무언가 잘못 들었겠지’ 라는 단순한 결론을 내버리고 있었던 거지.

 

 여튼,

 

그때가 여름 방학 이었기 때문에

고3이니 당연히 여름방학 보충 수업을 갔다가 조금 일찍 집에 들어 온 날 이었어.

 

그 날 집에 가니 동네 아주머니들의 놀이터는 우리 집이 되어 있더라구.

미란이네 어머니도 우리 집에 와 계시고.

그런데 그 날은 분위기가 좀 이상 한거야.

보통 동네 아줌마들이 모이면 떠들썩 하잖아. 깔깔대고.

그런데 그날은 둥그렇게 둘러 앉아 머리를 맞대고 무슨 비밀 얘기하듯 속닥속닥 조용히 얘기들을 하고 계시더라.

그리고는 내가 들어가니까 하던 얘기들을 딱 멈추 시는거야.

그때는 그저 그려려니 했지.

동네 아주머니들 모여서 남 흉볼 때 많잖아.

그냥 또 다른 집 누구 흉보다가 내가 들어가니 말을 멈췄겠거니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어.

 

 

 

대충 다녀 왔다고 인사를 하고 내방에서 이것 저것 정리를 하고 있는데 미란이 동생 호진이가 내 방 창문으로 왔어.

 

“형, 집에 있었네 잘됐다.”

 

호진이는 미란이 동생이야.

아마 두살 어렸던 걸로 기억 하는데 얘도 형, 형 그러면서 나를 잘 따라 다녔었지.

 

“왜?”  내가 물어 봤어.

 

“아니 나 지금 친구 만나러 나가야 되는데 누나가 자꾸 나가지 말래잖아.  그래서 형 집에 있으면 좀 불러 달래 혼자 있기 무섭다고”

 

아니 무슨 말 만한 처녀가 벌건 대낮에 뭐가 무섭다고.

평소 같았으면 별 생각 없이 갔을 테지만 며칠전 일 때문에 조금 망설여 지더라구.

머랄까,

내가 혼자 이상한 생각을 했던건 아닐까 하는,

왜 그런거 있잖아 이상한 상황에 혼자 도취되어 있다가 정신을 퍼뜩 차리고 난 후 밀려드는 민망함, 죄책감 같은거.

 

“야 이렇게 밝은 대낮에 뭐가 무섭대?”

“아, 몰라 또라이 같은게. 형 우리 집에 좀 가줘라 부탁할게, 나 벌써 약속 많이 늦었단 말이야” (남매 맞구나-_-)

 

그래서 내가 알았다 그랬어.

“어, 형 고마워.”

그러더니 자기 집앞으로 가서 큰소리로 미란이 한테 말하더라

“hyundc형 집에 있어. 와 준대, 난 나간다” (제기랄 닉을 개떡 같이 만들어 놨더니 이런 개떡 같은 상황이)

그러더니 득달같이 달려 나가 더라구.

 

대충 옷갈아 입고 10분쯤 후에 미란이네 집으로 갔을거야.

 

그때 미란이 엄마는 우리 집에서 놀고 있었고 대 낮이었고, 이상한 생각을 할 상황 자체도 아니니까 그저 별 생각 없이 갔어.

 

너털너털 미란이네 집으로 들어 갔는데 아무도 없는 거야.

‘머야? 미란이 혼자 있대더니 왜 아무도 없어?’ 라고 생각 하는데 욕실에서 물 소리가 나더라구.

 

“야 너 안에 있어?” 라고 물으니 안에서 미란이 목소리가 나더라.

 

“응 왔어? 나 샤워 하고 있으니까 마루에서 놀고 있어”

 

아니 얘는 사람을 불러놓고 왜 샤워를 하고 난리야? 라고 생각하고 마루에 앉아 있었지.

 

그런데 또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 며칠전 있었던 일과 연계 선상으로 이어져서 머리속이 복잡해 지더라구.

 

그때 욕실에서 물소리가 그쳤어.

그러더니 갑자기 욕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라.

다 씻었나? 라는 생각에 고개를 돌리려는데 미란이가 그러더라구

 

“야 나 아무것도 안 입고 있으니까 고개 돌리지마” 

 

 

 

 

 

 코피 쏟을뻔 했어.

 

진짜 뒤돌아 앉아 있는 상태에서 돌부처 처럼 몸이 딱 굳더라구.

무….물론…다..다른게 굳은건…에헴…..

 

그런데 웃기는게 내가 욕실을 등지고 앉아 있고 내 앞으로 브라운관 티비가 있었거든.

그 티비로 미란이 실루엣이 적나라 하게 비추는 거지.

 

이건 국가 핵 재난 보다 더 위급한 재난이야.

 

미란이네 엄마도 장난이 심하셔서 그 당시에 호진하고 내 나이를 ‘지나가는 여자 치마만 봐도 설 나이’ 라는 말 장난을 곧 잘 하셨는데 (그 당시 동네 아줌마들이 짖궃은 장난을 많이 치셨어) 이건 지나가는 여자의 치마 차원이 아니잖아?

 

그런 상태니 이젠 움직 일래야 움직 일수가 없는 상황이 된거지.

 

고개를 돌리면 뒤에 미란이가 다 벗고 있고, 앞을 보자니 티비에 실루엣으로 다 비추고

 

난 누구? 여긴 어디? 상태에서 ‘딱’ 꽂꽂히(응?) 얼어 있는데 얘가 웃기는게 내 뒤에서 지 옷 찾으러 다닌다고 홀딱 벗은채로 막 걸어 다니면서 나한테 깔깔거리면서 이런저런 농담을 하는거야.

 

‘애는 테레비에 비춘 다는걸 모르나? 모르니까 저러겠지? 아니 지네 집인데 모를수가 있나? 아님 내가 가족 같나? 그럼 이건 근친상…..아 이건 아니고, 내가 우습나? 근데 정말 잘 성장해 주었구……아, 이것도 아니고’  뭐 이런 개떡 같은 온갖 생각이 드는데 테레비 속 화면이 뭔가 이상 한거야?

 

미란이는 내 뒤에서 욕실과 자기 방을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 욕실에 아직도 누군가 있는 것 처럼 보이더라구.

 

‘지금 욕실에 서있는 사람은 누구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

미란이가 누구랑 같이 욕실에서 샤워를 했을리는 없고 근데 분명 저거 지금 사람이 서있는거 아닌가?

 

 

그래서 내가 등돌린 채로 미란이 한테 말했지.

 

“집에 다른 사람 또 있어?”

“아니 너랑 나 밖에 없는데”

 

아주 쿨하게 대답하는데 소름이 오싹 돋는거야.

 

“야 나 우리 집에 가있을 테니까 너도 우리 집으로 와” 그러고는 나는 바로 밖으로 나와 버렸어.

 

내 방으로 와서 이래저래 쿵쾅거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고 있는데 너무 무서운 거야.

 

분명히 그건 사람 실루엣이 분명 했거든.

 

그때 아마 그 동안 있었던, 혹은 부정 하고 싶었던 여러가지 공포감이 겹겹이 쌓여서 밀어 닥쳤던 것 같아.

 

안절 부절 못하고 있는데 미란이가 내 방 창문으로 오더라.

 

근데 외출 하는 차림인거야?

 

“너 어디 가?”

“응 그냥 독서실 가서 공부 하다 오려고”

 

엥? 미란이 얘가 독서실도 다녔나? 싶더라구.

 

“그래? 그래 그럼 잘 다녀와” 라고 말했는데 미란이가 그런다.

“근데 나 이따 한 열시쯤 들어올 생각인데 열시에 아파트 앞으로 나 좀 마중 나와 줘라.  호진이는 오늘 친구 집에서 자고온대”

“마중? 열시에? 어….그래 아…알았어”

그리고 미란이는 나가더라.

그 때 핸드폰 같은게 있었던 시기가 아니니까 나한테 미리 그렇게 얘기를 하고 나간거야.

 

그러고 나서 혼자 방에 있는데 오후 내내 심란 한거야.

 

아까 미란이네 집에서 본 어딘가 익숙한 그 실루엣에 대한 공포감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든 미란이의 행동들이나 그런 일련의 일들로 머리가 멍 해지 더라구.

 

지금 나이에 그런 일들이 일어 난다면 어떤 시그널 인지, 혹은 어떤 상황인지 바로 느낄수 있을 텐데 말이지.

 

어린 나이의 남자들이란 정말 멍청한 애송이들 이거든.

나 역시 그 중에 한 부류 였고.

끼리끼리 모여서 다 큰 척, 성인인척 해 봐야 또래 여자들에 비하면 덩치만 커진 꼬꼬마니까 머.

 

 

그렇게 밤이 돼서 미란이 마중을 나갔어.

놀이터 그네 의자에 앉아 삐걱 대고 있는데 한 십분정도 지나니까 미란이가 오더라.

 

미란이를 픽업하고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이런저란 농담을 하고 있는데 얘가 조금씩 나한테 가까이 온다는 느낌이 들더라구.

어떻게 느꼈냐 하면,

샴푸 냄새가 나는거야.

엘리베이터가 와서 내가 먼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 갔는데 갑자기 얘가 뒤에서 따라 들어 오면서 내 팔뚝을 잡고 따라 들어 온다.

 

속으로 생각했어 ‘팔짱을 끼려면 팔짱을 끼던가 이건 머야?’

 

암튼, 우리는 우리 층에서 내려서 복도를 걷고 있는데 미란이가 나한테 그러는 거야.

 

“너 언제 잘거야? 지금 잘건 아니지?”

 

“나? 난 좀 늦게 자겠지. 왜?”

 

“그래? 그럼 내가 이따 니 방으로 놀러 갈게, 자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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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짱공유 hyundc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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